지나간 여름 내내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않다가 지난주에 마라톤대회에 참가하고 나서 1주만에 다시 풀코스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다. 지난 4월 MBC한강마라톤에 참석한 이후로 5개월동안 대회에 참석하지 않다가 이번에는 연속 2주 대회에 참가하게 된 것이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않는다고 해서 달리기 자체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대회에 참가를 하지 않게 되니 확실하게 달리는 시간과 횟수도 줄어버렸다. 장거리 훈련을 한번 하게 되면 또 왜 이렇게 힘이 든지 모르겠다. 옛날 어떻게 풀코스를 뛰었는지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여간 1년에 4번 대회를 참석하게 된다면 빼 먹지 않고 달리려고 마음먹고 있는 대회에 이번 철원 DMZ 평화마라톤 대회가 포함되어 있다. 봄에 개최되는 동아마라톤 대회와 하남에서 개최되는 한강마라톤과 가을 춘천에서 개최되는 조선일보 춘천마라톤대회가 내가 1년에 꼭 뛰고 싶다고 생각하는 대회이다. 지난주에 참가한 100회 마라톤 대회는 코스가 좋았거나 운영을 잘해서라기 보다는 대회 주최자를 잘 알고 있어,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서 참가했었다.
대회 전날 철원의 일기예보를 확인해 보니 대회 당일 날씨가 영상 30도에 육박할 것이라고 한다. 더위에 뛰는 달리기에 유난히 약한 나로서는 한여름과 같은 날씨에 달리려고 생각하니 걱정이 앞선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준비를 해서 5시에 분당구청에서 대회 주최측이 마련해준 버스를 타고 철원으로 이동했다. 철원마라톤대회는 수도권의 여러곳에 무료 셔틀버스를 준비해서 참가자들의 이동을 도와주고 있다. 다른 대회와 굉장히 차별화된 서비스라고 생각한다.
대회 주최측에서도 대회때마다 더운 날씨를 고려해서인지 올해 대회의 출발시간이 오전 8시 30분으로 당겨 놓아 조금이라도 덜 더운 시간에 뛸 수 있도록 조치해 놓았다. 철원에 도착하니 날씨도 화창하고 예년과는 달리 구름도 없이 훈훈한 느낌이 들어 오늘 대회가 무척 더울 것이 예상된다.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대회장으로 바로 가지 않고 한탄강관광호텔로 이동해서 대회에 참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화장실도 깨끗하고 넓은 홀에서 준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호텔 로비에서 이번 철원마라톤에서 하프코스를 처음 뛰신다는 김중식님을 만났다. 춘천마라톤에서 풀코스를 처음 도전하면서 이번에 하프를 연습삼아 오셨다고 한다. 내가 늘 부러워하는 것이 부부가 함께 마라톤 여행을 다니는 것인데 부부가 함께 다니셔서 부러워 보였다. 호텔 앞에서 철의 삼각 전적관을 배경으로 김중식님과 함께...
철의 삼각 전적관 앞에는 앞선 대회때와는 달리 각종 장갑차를 전시해 놓았다. 전차에 올라가서 사진도 찍을 수 있었지만 출발하기 앞서 해야할 일이 많아서 전차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만 찍고 대회장으로 이동했다. 최근들어서 군이 민간과 가까와지기 위해서 행사장에 이런 이벤트를 많이 하고 있는 것 같다. 남자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은 좋은 체험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물품을 보관하기 위해서 고석정랜드 앞쪽에 있는 운동장으로 이동했다. 작년에는 이곳에 비가 내려 잔디밭이 완전 물밭이였는데 올해는 운동장 상태가 좋아 많은 참가자들이 출발선으로 이동하지 않고 모여 있었다. 행사가 있는 날 비가 내리면 어려모도 힘들다. 작년 대회가 그랬었다. 하지만 올해는 비가 내리지 않는 대신에 날이 너무 더워서 고생할 것이 예상된다. 아침에 구름이나 안개가 있어도 도움이 될텐데...
대회장 한쪽에 '여행춘추' 여행사에서 부스를 설치해 놓고 참가자들에게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다. 옛날 싱가폴 마라톤대회때 함께 갔었던 여직원이 있어 차를 한잔 얻어마시면서 사진을 한장 찍었다.
오늘은 사진을 많이 찍어주는 친구 종호가 철원대회에 오지 않아 가방을 보관 시킨 이후의 사진은 거의 없다. 사진이 없으니 사진을 찍어주던 친구의 고마움을 새삼스럽다. 출발선에서의 사진도 없고 중간에 달리던 주로에서의 사진도 없다. 대회 주최측에서 몇 장의 사진을 찍어 주었는데 개인이 사진을 다운받아 가지 못하도록 설정해 놓았다. 다른 대회와는 달리 비용을 지불해야만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았는데 굉장히 기분 나쁘다. 뛰는 사진이 워낙 많아 굳이 사진을 다운받을 필요성을 느끼지는 않지만, 대회 주최측에서 서비스 차원에서 다운 받을 수 있도록 해 놓아도 괜찮았을텐데 많이 아쉽다.
사진을 찍어주는 업체가 많이 있었을텐데 굳이 이런 업체와 계약을 맺었는지 모를 일이다. 달리면서 찍은 유일한 사진은 100회 마라톤클럽의 선배이신 김상원선배님께서 40km지점에서 가까운 태봉대교에서 찍어준 사진이다. 이 사진이 없었다면 달리는 사진은 한장도 못 건질뻔 했다.
4시간 6분 5초의 기록으로 풀코스 115번째 완주를 마쳤다. 달리는 내내 구름한점 없고, 그늘하나 없는 길에 굉장히 고생하면서 달렸다. 어떻게든 4시간 안에 들어와 보려고 노력했었는데 막판에 훈련부족과 더위에 지켜서 속도를 올릴 수가 없었다. 그래도 한가지 다행스러웠던 것은 바람이 불어서 체온을 낮추어 주었다는 점이다. 바람마져 없었다면 이번 대회는 중간에 포기할지 몰랐을 것이다. 날씨는 더워 중간에 물은 엄청나게 많이 마시고, 체력은 많이 소모되는데 급수대에서 먹거리가 부족해서 나중에는 허기가 몰려왔다. 그나마 아침에 버스에서 김정옥선배 부부께서 찰밥을 주지 않아 먹지 못했다면 중간에 퍼졌을 확률이 100%라고 생각한다. 버스에서 먹거리를 나눠주신 김기남-박정옥 선배님 부부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린다.
오늘 대회에서 풀코스 100번째 완주한 100회 마라톤클럽의 변동구 선배님의 뒷풀이에 가서 식사를 마치고 분당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주차장으로 이동중이다. 뛰면서 물을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식욕을 잃어버려 점심을 먹으로 갔는데 도저히 밥생각이 나지 않아 억지로 먹었다. 매콤한 닭도리탕이었음에도 식욕이 돌아오지 않아, 맛있는 음식을 억지로 먹은 셈이다. 식당에 함께 갔었던 100회 마라톤클럽의 박세현선배와 함게 아침에 보았던 장갑차를 배경으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아침에 버스를 함께 타고 왔던 분당검푸마라톤 클럽의 김기남선배님, 김정옥선배님. 송민영씨와 함께 분당으로 돌아갈 버스를 기다리면서 함께 찍었다. 특히 김기남선배님과 김정옥선배님 부부는 아침 일찍 찰쌉밥을 준비해 오셔서 버스에서 나눠줘 오늘 대회를 무사히 마칠 수 있게 해 주었다. 김정옥선배님은 오늘같이 더운 날에도 작은 체구에 3시간 12분의 기록으로 여성부 5등을 차지했고 나보다는 거의 1시간이나 빨리 들어왔다. 꾸준하게 연습하는 사람은 당할 재간이 없는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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