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철원마라톤 (2012.9.9)

남녘하늘 2014. 6. 11. 23:09

 

 철원마라톤 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새벽 4시에 일어났다. 서현역에 도착하니 버스 출발까지는 시간이 남았는데 벌써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철원마라톤 대회는 대회 주최측에서 셔틀버스까지 운행해주는 아주 운영을 잘하는 대회로 소문나 있다. 대회 포상금도 많아서 기록이 좋은 선수들도 많이 참석하는데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야 상금에 대한 욕심을 가질 수 없지만, 상금 이외에도 여러가지 면에서 주자를 위한 배려가 많은 대회다. 하여간 매년 참가하고 싶은 국내에서 개최되는 4개의 대회중에 꼭 포함되는 대회이다.

 

 오늘은 철원마라톤 대회에 참석하면서 처음으로 풀코스 부문에 참석하지 않고 하프코스 부분에 신청했다. 바쁠 것을 예상하고 하프대회를 신청한 것이 아니라 매년 철월마라톤 대회에서 풀을 뛰었더니 너무 더워서 고생한 기억밖에 없는 것 같아, 이번 대회는 하프를 뛰면서 여유를 가져 보자는 생각에서였다. 결과적으로 너무 잘한 선택이었다는 생각이다. 풀코스를 신청했으면 대회 자체를 참석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있고, 또 최근에 워낙 연습을 하지 못해서 뛰더라도 고통스럽게 뛰었을 가능성이 100%이다. 최근 바쁜 일로 인해서 거의 매일 밤 늦게 오다보니 운동을 할 수도 없었고, 달릴 마음의 여유도 없었기 때문이다. 운동도 마음이 편해야 할 수 있는 것이지 먹고 사는 문제나, 큰 일이 닥쳐 있는데 편하게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번 뼈져리게 느꼈다.   

 

 분당 구청에 승용차를 세워 놓고 서현역으로 이동. 버스 2대에 참가자들이 나눠타고 철원으로 이동했다. 우리 검푸마라톤 클럽 식구들도 10명이 훨씬 넘게 참가하는 것 같다. 잠이 부족했던지라 버스에서 부족한 잠을 보충해 주어 좋았다. 철원에 도착할 무렵에 깨어 다른 클럽 사람이 준비한 떡을 몇 개 얻어먹었다. 새벽부터 버스에서 에어콘을 어찌나 쎄게 트는지 춥다는 느낌이었는데 아무도 말을 하질 않네. 난 잠 자느라 말하지도 못하고, 바같날씨가 그다지 덥지 않은데 무슨 에어콘을 트는지 모르겠다.   

 

 

 

 


 철원에 도착해서 분당 검푸마라톤 클럽의 회원 몇사람과 함께 다른 해와 마찬가지로 호텔로 이동해서 출발 준비를 했다. 호텔 화장실도 이용하고, 쇼퍼에서 달리기 복장으로 갈아입고 출발시간이 될 때까지 휴식을 취해 주었다. 처음 호텔을 이용했던 몇 년전에는 달리는 사람이 거의 없었는데 이제 소문이 나서인지 우리처럼 호텔로 와서 준비하고 있다가 대회장으로 가는 달림이 들이 많아졌다. 내년부터는 호텔 출입을 통제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네. 깨끗하게 잘 사용하고 나왔는데...

 

 

 


달리기 준비를 마치고 대회장으로 이동해서 내가 가져간 카메라로 사진 몇장을 찍고나서 물품보관소에 옷도 맡기놓고 아직 축축한 느낌의 잔디가 깔려 있는 운동장으로 이동했다. 출발하기 전까지는 날씨가 선선해서 아침에 달리기는 꽤 좋을 듯하다. 이곳의 날씨는 아침에는 선선하다가 낮이 되면 그늘한점 없이 뛰약볕이 내려쬐이는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보인다. 몇 년동안 달리면서 너무 더웠던 기억밖에 없다. 오늘은 하프 코스이기에 날씨가 더워지기 전에 결승점에 도착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출발전 검푸마라톤 클럽 회원 몇사람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오늘도 풀코스가 먼저 출발했는데 하프 코스 참가자는 풀코스 참가자에 비해서3-4배는 많은 듯하다. 오랫만에 비교적 앞쪽에서 뛰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 내 배번이 3903번인데 함께 갔던 정혜숙선배님이 배번이 1시간 39분3초에 뛰라는 의미라고 말한다. 잘 달릴때야 1시간 24분대에도 뛰어 보았지만, 요즘 운동도 하지 못해 오늘 1시간 45분에 들어오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말처럼 하려면 예상하는 것보다 6분을 빨리 뛰어야 하고, 그러면 최소한 1km를 4분 45초에는 뛰어야 하는데 운동을 많이 할 때는 상관없지만 요즘같이 운동을 하지 않은 상태에선 쉽지 않은 기록이라고 생각된다.  
 
 하여간 그런 소리를 들었으니 최소한 4분 50초로라도 뛰어보고 중간에 몸이 풀리면 조금 더 빨리 뛰어보고 기록에는 욕심내지 말고 달리자고 생각하고 출발점을 이동했다.  

 

 

 

 

 

 출발점에는 사람이 많이 물려 있어 빨리 갈 수도 없는 상황이다. 첫 1km까지는 거의 밀려서 가는 듯한 느낌이다. 괜스레 빨리 가려다가 리듬에 문제가 생기면 완주도 하지 못할 것 같아, 그냥 물 흐르듯이 함께 뛰어 나갔다. 1km 구간 기록은 5분. 사람이 많아 속도를 내지 못한 것 같은데 그리 나쁜 기록은 아니다. 이후 15km까지는 거의 매km를 4분 40초에서 45초의 속도로 달렸던 것 같다. 이 속도로 나가면 39분도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하프라고 아무런 준비도 하지 않고 달렸더니 발바닥에 물집에 잡히려는 느낌이 들어서 속도를 더 높이기가 부담스러워 졌다.
 
 날씨도 더워지고, 운동을 하지 않아서 몸은 좀 천천히 달리라 하고, 발바닥도 불편해지고, 또 빨리 달려야할 이유를 찾아도 이유가 없고 해서 조금 천천히 달렸다. 속도가 6분까지도 나오는데 처음 마음 먹었던 1시간 45분은 넘기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심정으로 달렸다. 4분대로 달릴 때에는 나를 추월해가는 사람들이 거의 없었는데 속도를 늦추니 나를 추월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하여간 힘은 들었어도 몸이 피곤하다는 느낌 없이 1시간 43분57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밟았다. 날씨가 더워지는데 결승점에 들어오니 너무 기분이 좋다.

 

 철원마라톤 대회의 유일한 흠이였다면 사진을 찍어준 업체가 사진을 다운 받아가지 못하게 막아 놓아서 달리는 사진이 한장도 없다는 것, 뛰는 사진 엄청나게 많은데 돈을 주면서까지 사진을 다운 받아야할 필요가 없어 그냥 달리는 사진은 없게 되었다. 사진 싸이즈가 적게라도 받아가게 만느는 것이 진정한 서비스가 아닌가싶다. 아쉬운 대목...

 

 

 


 하프를 뛰었지만 땀범벅이어서 주최측에서 준비해 놓은 샤워실을 이용해야 했지만, 샤워는 식사를 하고 하기로 하고 먹거리를 찾아서 오니 웬 줄이 운동장 반바퀴나 서 있다. 아침을 제대로 먹지 못했는데 끝에 가서 서 있을수가 없어 다른 사람 눈치채지 못하게 슬쩍 새치기를 해서 밥 한그릇과 탕수육 한그릇을 받아와서 먹었다. 미안하지만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마 밥 짖는 것이 늦어지는 바람에 줄이 길어졌던 모양이다. 
  
 식사를 맛있게 하고, 샤워부스에 가서 샤워를 하고 오니 지난 여름 무의도에 함께 여행을 떠났던 58개띠 형님과 누님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내가 지난번 여행을 갔을 때 좋은 인상을 남겼나 보다. 오늘 일행과 함께 버스를 타고 분당으로 갈 처지가 아니었는데, 흔쾌히 신철원으로 가는 버스르 탈 수 있는 곳까지 차를 태워 준다고 한다. 쉬는 날임에도 불구하고 혼자 바쁜 일이 너무 많아서 대회가 끝나기도 전에 먼저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 가장 바쁜 날이 아니었는가 싶다. 정말 오랫만에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운동은 꾸준히 해 주어야 한다는 것을 다시 한번 절실하게 깨달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