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9일에 개최되는 대회를 신청했었는데 폭설로 인해 대회가 1주일 연기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겨울대회는 눈때문에 이런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가능성이 항상 상존하는데 이번에 실제로 대회가 연기되는 상황이 된 것이다. 12월 9일 대회는 전마협 동계마라톤 대회였고 16일에 개최되는 대회는 화이팅코리아 전국마라톤 대회였는데 두 대회를 주관하는 곳이 모두 전마협이라고 전국마라톤협회라고 하는 단체였다. 개인적으로 이 단체에서 주관하는 대회는 과거의 안 좋은 경험때문에 절대로 참석하지 않는데, 회사에서 단체로 송년마라톤대회를 이 대회로 지정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참가하게 되었다. 거의 10여년만에 이 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에 참석하게 되어서 대회운영을 조금 낳게 진행하는가 유심히 살펴 보았는데 아직도 구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대회 개최일이 1주일 연기되어서가 아니라 대회 운영을 하는 것이 너무나 한심해서 앞으로 회사에서 단체로 참가하더라도 절대로 참가할 생각이 없다.
그냥 잠실 한강공원에서 회사 동료들과 함께 달리기를 즐기고 왔다는데 의미를 두어야 할 것이다. 어제 밤 서울에 있는 형님집에 가서 형과 이야기를 나누고 잠까지 자고 나오느라 대회 출발 시간이 10시인데도 빨리 오지 못하고 대회장에 도착하니 출발 30분 전이다. 아무리 늦게 오더라도 1시간 전에는 와서 출발 준비도 하고, 또 동료들과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도착해서 출발 준비를 하는데 벌써 출발시간이 되어 버렸다. 빨리 와서 배번도 전달받고, 준비운동도 했어야 했는데...
지난주 내내 날씨가 너무 춥고 주로에 눈이 많아서 오늘도 제대로 대회가 개최될까 걱정했었는데 오늘은 날씨가 서서히 풀려서 마라톤 하기에는 좋은 날씨였다. 주로에 있는 눈도 녹아서 달리는데에는 큰 문제가 없어 보였다. 다만 눈이 녹았다가 다시 얼어 있어 미끄럽고 위험한 구간이 있어 달리면서 조심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겨울철 한강변에서 달리기할 때 문제가 되는 찬바람도 오늘은 그다지 거세지 않아서 다행이다. 동료들과 사진 한장 찍고 있는데 벌써 10km 부분은 출발해 버렸다. 내 생각만 한다면 오늘 하프코스 정도를 뛰었어야 했는데 회사 동우회원들과 함께 뛰어야 하는데 나로 인해 다른 사람들이 많이 기다릴까봐 10km 부문에 참석하게 되었다.
회사 동호회 부스에 갔더니 몇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두 출발해버려서 훵하다. 내가 오늘 늦게 도착하기는 했나 보다. 대회가 별로 개최되지 않는 겨울철이라 나도 오랫만에 대회에 참가하게 되었는데, 모처럼 대회에 참가하니 적응이 잘 안되는 느낌이다. 한창 마라톤에 빠져 있을 때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그만한 정열도 없고, 관심도 떨어진 때문이 아닐까 싶다. 대회장에 늦게 도착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다른 사람들이 모두 출발하고 나서 조금 늦게 출발해 1km 정도를 뛰어가니 후미가 나오기 시작한다. 날씨가 추울 것으로 생각하고 따뜻한 복장을 준비해서 왔는데 1km를 뛰니 땀이 흐르기 시작한다. 찬바람에 맞서 뛰어가니 머리는 쌀쌀하지만 강갑은 끼지 않아도 될 정도로 춥지 않은 날씨였다. 후미조에 있는 사람은 속도가 너무 느려서 계속해서 추월을 하면서 회사 동료를 만날 때까지 뛰어 가기로 했다. 2km 정도를 더 가니 이우찬창장과 박일 총무가 뛰어 가고 있어서 속도를 낮추어 함께 뛰었다.
오늘 대회는 스피드 칩이나 내 배번을 달고 뛰는 것도 아니어서 빨리 달릴 필요가 있는 것도 아니고, 또 빨리 뛸 생각을 가지고 온 것도 아니어서 그냥 편하게 연습한다는 느낌으로 달리기로 했다. 대회에 참가하는 것보다 동료들과 함께 마라톤클럽 송년회 행사에 한번 참석하겠다는 생각으로 왔기에 늦게라도 온 것이였다.
함께 뛰던 박일차장은 반환점에서 더 천천히 뛰는 사람과 뛴다고 뒤로 쳐지고 이우찬차장과 함께 나머지 반을 뛰었다. 반환점까지 갈 때보다는 훨씬 빠른 속도로 뛰었는데, 반환점까지 갈 때는 km당 6분 정도의 페이스였고 돌아올 때는 5분 페이스로 달리다가 막판에 4분 30초 정도로 달린 것 같다. 내 칩이 없어서 정확한 기록을 알 수 없지만, 대략 50분 정도 달린 것 같다. 들어오니 날씨는 쌀쌀해도 엄청 땀을 흘렸다. 오늘 대회에서도 달리는 내내 사진한장 찍어주는 곳이 없어서 주로에서의 사진은 한장도 없다. 한두명이라도 배치에서 추억을 남겨주면 좋을텐데 그런 생각을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이동해서 회사 마라톤클럽 송년회 모임을 가졌다. 올 한해 특별한 부상없이 행복하게 달릴 수 있었던 것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이다. 식사후 몇 몇 회원이 함께 분당으로 가서 호프라도 한잔 하길 원했지만 다른 약속이 또 있어서 함께 하지는 못했다. 2012년은 화이팅코리아 전국 마라톤대회를 끝으로 달리기 대회 참가를 모두 끝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2013년 첫 메이져 대회인 동아마라톤 대회가 이제 100일도 남지 않았다. 겨울에 게으름 피우지 않고 열심히 달려 주어야 할텐데... 동아 마라톤대회에 앞서 2월에는 도쿄마라톤 대회도 참가 신청을 해 놓아서 참가할 계획이다. 오래사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건강하게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에 오늘도 열심히 운동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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