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동아마라톤 (2013.3.17)

남녘하늘 2014. 9. 16. 21:38

 

1998년 마라톤을 시작한 이후 첫 풀코스를 2001년 동아마라톤 대회에서 뛴 이후로 올해까지 12년 동안 한번도 빠지지 않고 참석한 대회가 동아마라톤 대회다. 올해로 13번째 참가한다. 풀코스 50번째를 뛰던 2006년 동아마라톤대회에서는 sub-3를 달성하기도 했던 동아마라톤 대회는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다. 올해도 새벽 5시에 일어나서 준비를 마치고 집에서 출발해 6시 40분경에 광화문에 도착했다. 버스를 타고 오는 중에 이명규씨한테 문자가 와서 국세청에서 만나기로 약속했다. 동아대회에 참석할 때마다 가능하면 국세청 지하에 있는 체력단련장에서 옷을 갈아 입고 준비를 마치고 이동하곤 했었는데 오늘도 국세청을 이용하기로 했다. 매년 함께 동아마라톤에 참석했는 정광춘아우는 오늘 일이 있어 대회에 참석하지 못하게 되었다. 

 

국세청 지하에 도착하니 청주 무심천클럽 회원들이 엄청 많이 와 있었다. 몇년만에 와보니 체력단련장이 조금 바뀌어 있었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오늘은 체력단련장의 효과가 그리 크지은 않을 것 같다. 명규씨를 만나서 사진 한장 찍고 대회에 참가할 준비를 마쳤다. 날씨가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포근한 것은 아니어서 옷을 벗지는 못한채 검푸 마라톤 클럽 회원을 만나기 위해서 세종문화회관쪽으로 이동한다. 

 

목동마라톤클럽에서 활동하고 있는 명규씨는 그동안 식사라도 한번 하자고 말만 해 놓고 실제로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어 나로서는 상당히 미안하고 부담스러운 후배다. 빠른 시일안에 만나서 사적인 이야기도 해야 하는데 선배로서 도리를 하지 못하는 것 같아 늘 숙제를 하지 못하는 듯한 느낌을 가지고 있다. 멋장이 명규씨와 함께.

 

 

 

 

비교적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광화문 광장에서 벌써 달림이들로 가득하다. 대회 주최측에서는 각종 행사 준비를 하고 있었고, 출발점과 도착점이 다른 동아대회에서는 배번을 차량에 맡겨 나중에 잠실운동장에서 찾게 된다. 늘 차량보관소에 오면 너무 혼잡하고 매끄럽지 못하다는 느낌을 갖곤한다.   

 

동아대회가 조금 더 명풍대회로 거듭나려면 소소한 것까지 신경을 써야 하는데 모든 것은 학생 자원봉사자들한테만 맞겨 놓고 제대로 운영을 하지 못하는 것 같아서 짜증이 난다. 외국의 유명대회를 한번 들러보면서 벤치마킹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 출입구에 대회 참가자 이외에 집입을 금지시키는 것이나, 출발을 조금씩의 시차를 두고 출발시키는 것등을 포함해서 조금 바꾸려고 하면 개선해야 할 점이 너무나 많은데 그런것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 언론사가 주최를 하면서도 너무 이익을 남기려는 장사치와 다른바가 없다는 생각이다.

 

 

 

 

 

분당검푸 회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준비했던 카메라는 물품보관소에 맡겨 버려서 지금부터 운동장에 도착할 때까지의 사진은 동료나 대회 주최측에서 찍어준 사진들이다. 이번 동아마라톤 대회에 신청을 해 놓고 달리지 않는 회원들이 많이 있어서 아침부터 대회장에 나와서 자원봉사를 해 주고 있었다. 카메라도 여러대가 동원되어 사진을 많이 얻을 수 있었다. 오늘은 클럽단체 셔스를 입지 않고 모처럼 대회 주최측에서 만들어준 기념 티셔스를 입고 달리기로 했다. 기념티셔스를 입고 달리는 것이 얼마만인지 모르겠다.     

 

 

 

 

 

 

클럽 회원들의 단체 사진.

 

 

 

 

 

나는 명예의 전당 그룹에서 출발을 할 수 있지만 오늘은 B그룹에서 출발해서 몸이 따라주면 330페이스를 유지하면서 달려볼 생각이었다. 분당검푸에서 330을 목표로 달리는 사람들이 여럿 있어서 함께 뛰어볼 생각이었다. 출발은 8시 10분쯤 한 것 같다. 동아대회는 날씨가 많이 변덕스러워 날씨에 대한 예상이 어려운데 올해는 날씨가 포근하다 못해 살짝 덥다는 느낌이 들 정도의 날씨였다. 옷을 하나 더 입고 있다가 출발하면 버릴 생각으로 준비해 왔는데 그럴 필요가 없을 정도로 따뜻했다. 비닐 커버만 출발에 앞서 착용하고 있다가 2km를 달리다가 버렸다.  

 

 

 

 

어짜피 을지로 주로나 청계천 주로는 좁기 때문에 빨리 나갈 수도 없었다. 오버페이스를 주의하면서 검푸 회원들과 함께 뛰어 주었다. 다행이 5분 페이스가 빠르다는 느낌은 들지 않아서 완주하는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 같아 보였다. 다만 최근 한달 가까이를 장거리를 포함해서 주중에 훈련을 하지 못했다는 것이 신경 쓰였다. 마라톤은 정직한 운동이라도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지 않으면 무조건 오래 잘 달릴 수가 없기 때문이다. 

 

 

 

 

27km 지점에서 분당검푸 마라톤클럽 회원들이 자원봉사를 하고 있었다. 파워젤도 나눠주고 음료수도 준비해 놓았고, 사진도 찍어주고 있었다. 그런데 여기까지가 한계였다. 남아 있는 거리는 아직도 15km가 남아 있는데 몸이 km당 5분 페이스를 거부하고 있었다. 그동안 열심히 훌련하지 않고 장거리를 뛰지 않은 후유증이 27km에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정말로 정직한 운동, 마라톤이다. 옛날 열심히 운동할 때는 km당 5분의 속도는 가장 편안하게 달리는 속도였는데... 

 

 

 

 

 

 

함께 가던 분당마라톤 클럽의 330 페이스메이커인 박종효를 놓쳐버리고 거리가 점점 벌어지기 시작했다. 정신력은 있으되 몸이 따라가지 않는 형국이었다. 무리를 하면 35km 지점까지는 따라갈 수 있겠지만 나머지 7km는 엄청 고생을 하면서 달릴 수 밖에 없을 것 같아 몸이 가는대로 가기로 생각을 바꿔 먹었다. 머리 속으로 4시간 안에 들어갈수 있는지를 생각해 보았더니 지금까지 달려온 거리와 시간을 고려해볼 때 아무리 늦게 가더라도 4시간 안에는 들어갈 수 있으리란 생각을 했다. 남은 거리를 km당 7분에만 뛰어도 sub-4는 할 수 있으리란 생각이었다. 그래서 km당 7분은 넘기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뛰기 시작했다. 그동안 제법 많은 사람들을 추월했는데 속도를 늦추니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이 나를 추월해가기 시작했다.

 

그래도 몸이 따라주지 않으니 어쩔 수가 없다. 그마나 힘겹게 뛰어가고 있는데 35km 지점인 잠실대교를 오르는 지점에서는 쥐가 날 것 같이 미세한 근육통증이 나타나서 잠시 쉬어 주었다. 조금 휴식을 취하니 통증이 사라져서 다시 조금씩 뛰기를 반복함. 쥐가 나면 걷는 것도 힘들어 질 것이기 때문에 쥐가 나지 않도록 신경을 쓰면서 뛰는 속도를 조절해 주었다. 잠실대교에서는 최농훈씨와 강홍원선배님이 사진을 찍어 주는 자봉을 하고 있으셨음. 사진을 찍을 때에는 열심히 달리는 포즈를 취해 주었는데 바로 통증이 와서 속도를 낮춰 주었다.  

 

 

 

 

 

날씨는 화창하고 연도에 사람들은 많이 나왔고, 즐거운 달리기가 되어야 하는데 후반부에는 그리 즐거운 달리기가 안되는 듯하다. 그래서 스스로 즐겁게 달리자고 마음을 먹고, 응원하는 사람들에게 미소도 지어주고 하이파이브도 해주면서 스스로 즐거운 달리기를 이어갔다. 39km부근에서 다시 한번 쥐가 나려고 했었는데 역시 조금 걸어주면서 속도를 확 낮추었더니 쥐가 나지 않고 넘어가 주었다. 시간을 보니 아무리 천천히 달려도 4시간 안에는 충분히 들어갈 수 있으리란 생각은 들었다. 천천히 달리니 앞서 추월했던 많은 사람들이 나를 다시 추월해 갔다. 같은 클럽 회원들도 많이 추월해가벼렸다. 평소 운동량이 부족해서 나타난 일인데 어찌하리. 그래도 4시간을 넘지 않은 기록으로 들어간다면 다행이다.

 

운동장 근처에 도착하니 3시간 43분을 지나고 있었다. 남은 1.5km를 17분안에야 충분히 들어 갈 수 있을 것이다. 걸어도 가능한 시간이었다. 남들은 이때부터 속도를 더 많이 내는데 나는 결승점 근처에 와서 속도를 더 내본 기억이 거의 없다. 달리던 속도 그래로를 유지하면서 결승점을 통과... 대략 3시간 53분 정도에 들어 온 것 같다.

 

 

 

3시간 53분의 기록으로 마라톤을 마치고 운동장에 들어 오니 상학이와 100회마라톤클럽 회원 몇 사람이 기다리고 있어서 사진을 함께 찍었다. 박상학이는 운동을 안하고 있는줄 알았더니 나와 비슷한 시간대에 들어왔다면 나와 비슷한 정도의 운동은 해 주고 있었다는 말이다. 표현을 하지 않았을 뿐이지...  달리는 동안 힘은 들었지만 결승점을 통과하면 역시 기분이 좋다. 이 느낌 때문에 힘은 들어도 마라톤대회에 계속 참석하게 되는 것 아닌가 싶다. 날씨가 따뜻해서 뛰고 들어와도 한기가 들지 않는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물품보관소의 풍경도 여유롭다. 날씨가 추울 때에는 이곳도 바람이 쌩쌩 불어서 한가롭게 앉아 있을 수가 없는데...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오늘은 굉장히 따뜻한 날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오늘로서 124번째로 풀코스 마라톤대회에 완주를 했다. 100번을 뛸 때까지는 느끼지 못했었는데, 요즘은 운동부족이 원인이겠지만 풀코스 한번 더 완주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이 든다. 게을러 진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 이번에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일본 친구 고구레를 만나러 공덕동으로 이동했다. 공덕동 6번 출구에 '스테이7 레지던스'라는 곳에서 만나기로 하고 갔는데 도저히 스테이 7 레지던스를 찾을 수가 없었다. 주변에 부동산을 찾아가도 알지를 못하고... 미리 와서 찾아보지 않았으면 사람도 찾지 못하고 엄청 실수할 뻔 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펜트라우스 주상복합 아파트를 레지던스 호텔로 개조해서 사용하고 있는 것이였다. 아마 공식적으로 호텔업을 영위하는 것이 아니라 전대형식으로 임대를 받아서 외국인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것이 아닌가싶다. 그러니 부동산중개소에서도 알지를 못하지...

 

고구레를 만나 이야기하고 다른 선약이 있는 내 사정을 설명하고 식당까지만 데려다 주고 가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고구레가 약속장소에 늦게 오는 바람에 결국 식당까지 안내하게 되었다. 지난달 내가 도쿄마라톤대회에 참석했을 때 도움을 주었기에 어제 저녁도 사 주었고, 오늘 다시 만나서 식사를 함께 하면서 빚진것을 조금이나마 갚았다. 새벽부터 바쁜 하루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