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마라톤 대회를 잘 치르고 나서 검푸 회원들과 함께 음성마라톤대회에 단체로 참가했다. 매년 봄 가을에 검푸 회원들과 함께 지방대회에 참석하곤 하는데 올 봄에는 회원들과 함께 음성마라톤대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음성마라톤대회도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대회인데 코스는 그다지 추천할만 하지는 못하지만 진행은 비교적 잘하는 대회이다. 나는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석한 이후 그동안 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못했기에 오늘은 부담 없이 하프코스에 참가하게 되었다.
분당구청에서 6시 조금 넘어서 회원들이 모여서 클럽에서 준비한 관광버스를 타고 음성으로 이동했다. 대회 출발 시간이 아침 9시인데 아침에 일찍 출발했더니 음성운동장에 도착하니 상당히 여유가 있다. 이번 대회에 단체로 50여명이 신청했더니 대회 주최측에서 많은 배려를 해 주어서 우리 회원들만 사용할 수 있는 텐트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먹거리도 푸짐하게 챙겨주었다. 텐트에서 달리기 준비를 마치고 있었더니 식전 행사가 진행되었다. 출발전에 달릴 준비를 마쳤기에 모처럼 식전행사에 참석해 보았다.
지방자치단체가 주관하는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면 지역유지를 소개하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소비한다. 음성마라톤의 경우 음성출신인 반기문 UN 사무총장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알리는 것까지는 좋았는데 도지사를 비롯해서 정치인과 군수까지 나서서 인사하고 한마디씩 하는데 짜증이 난다. 아직 선거가 한참 남아 있는데 이런 장소에서도 자신을 알리기에 너무 바쁜 것 같아서 기분이 좋지 않았다. 대회 진행을 잘하기에 그냥 참고 넘어 갔다. 경품추첨도 대회 시작전에 진행되었는데 역시 당첨은 꿈꾸지도 않고... 식전행사는 짧을수로 좋다.
대회 주최측에서 텐트와 함께 우리 클럽을 알리는 프랜카드까지 제작해서 설치해 주었다. 우리 클럽에서 함께 간 여성 선배님과 함께. 내 오른편에 서 있는 선배님(배번 77105)은 내년이 회갑이 되는 분인데 오늘 풀코스 대회에서 3시간 5분의 기록으로 여성전체 1등을 차지했다. 달리기에 관한한 늘 존경의 대상이다. 내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기록에 욕심내지 않고 즐겁게 달렸으면 좋겠는데, 잘 뛰는 분들은 끊임없이 자기자신과의 싸움에서 늘 이기고 싶은 모양이다.
목동마라톤 클럽 회원인 명규씨도 친구와 가족과 함께 대회에 참석했다. 나는 대회에 참석하기에 앞서 집으로 배달된 대회 책자를 살펴보지 않아서 누가 참석하는지 알지 못하고 있었는데 명규씨는 내가 이번 대회에 참석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나를 찾아서 왔다. 매번 통화만 하고, 이렇게 대회장에서 가끔 만나보곤 하는데 늘 식사한번 하자고 말만 하고 실천하지 못해서 미안하다. 동생도 나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고 있는데 매번 내가 바빠서 약속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식사한번 하자는 약속을 빠른 시일안에 지켜야 할텐데...
음성마라톤 대회의 주로는 그다지 좋은 코스가 아니다. 하프코스는 음성종합운동장을 출발해 6·25전쟁 당시 전국 최초의 승전지인 감우재 전적국민관광지와 낚시터로 유명한 삼형제 저수지를 되돌아 오는 코스이다. 주변환경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하프코스와 풀코스는 스타트하고 나서와 반환점 이후 다시 결승점으로 돌아오는 곳에 아주 기나긴 언덕을 오르내려야 하기 때문에 좋은 기록을 내기도 힘들고, 힘도 많이 든다. 올해는 힘든 코스에 풍물패를 배치해서 분위기를 돋구워 주고 있었다. 그래도 긴 언덕이 힘이 든 것을 어쩔 수가 없다. 그나마 나는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언덕훈련을 많이 한 편이어서 잘 달리기는 못해도 언덕에 가면 많은 주자들을 추월하곤 한다. 클럽의 선배님이 주로에서 사진 한장을 찍어 주어 주로 사진이 남아 있다.
1시간 46분 31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km당 5분 페이스는 되는데 그동안 훈련을 하지도 않았고, 긴 언덕코스를 달린 것을 고려해보면 만족할만한 기록이다. 다행이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조금 덜 더웠고, 바람까지 불어 주어서 많이 덥지 않았던 것도 생각보다는 좋은 기록에 영향이 있었던 것 같다. 오늘 검푸 회원중에 처음으로 하프코스를 완주하는 회원이 있어서 많은 검푸회원들이 동반주를 해 주었는데 나는 모처럼 대회에 참석했기에 내 몸상태를 체크해 보고 싶어서 함께 하지 못했다. 내가 동반주를 하지 못해도 동반주를 함께한 회원들이 많았기에 부담이 조금 덜했다. 기록에 대한 욕심이 완전히 벗어나게 되면 그 때는 회원들을 위해서 가끔의 이벤트도 만들고 싶은데 아직은 아닌듯하다. 땀도 엄청 많이 흘렸지만 기록에 만족해서 좋다.
내 기록으로는 시상대에 올라갈 수 없지만 시상식이 시작되기 전이라 잠시 올라가서 시상대에서 사진 한장을 남겼다. 누구는 대회에 나갈 때만다 상도 받아오고 상품도 받아 오지만 자신의 처지와 능력을 알기에 욕심내지 않는다. 잘 뛰어서 상을 받는 것보다 오래동안 부상없이 달릴 수 있다는 것이 더 큰 행복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요즘은 훈련도 열심히 하지 않아서 점점 달리는 것이 힘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조금 더 부지런해져야 하는데...
나보다 조금 늦게 들어온 회원들과 함께 기념사진을 남겼다. 오늘 함께 온 클럽 회원들 중에서 그래도 7번째로 들어 왔다. 다른 회원들은 기록에 욕심을 내지 않고, 회원들과 동반주를 해 주거나, 공기좋은 음성에 와서 사람 좋은 동료들과 즐기러 왔기 때문인 듯하다. 음성마라톤은 음성 출신 반기문 UN사무총장의 선출을 기념하고. 음성을 알린다는 취지에서 지난 2007년 처음 개최 되었는데 7회밖에 되지 않았지만 상당히 잘 진행하는 대회라고 생각한다.
마라톤 대회가 진행되는 음성운동장과 붙어 있는 음성 실내체육관에서는 미스코리아 충북 선발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하프코스를 뛰었고, 적당한 시간에 들어왔기에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장에 잠시 방문했다. 아마도 행사 시작을 11시로 맞추어 놓은 것이 마라톤대회에 참석했던 사람들이 미스코리아 선발행사에도 참석할 수 있도록 배려했던 모양이다. 하지만 나는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 자체에 관심이 없어서 한번 둘러 보는 것으로 끝냈다. 생각보다는 진행이 허접해 보였는데 지역방송에 중계도 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오늘 풀코스 부문 여자부에서 1등을 하신 우리마라톤 클럽의 김정옥선배님과 함께. 마라톤은 기록경기이면서 순위 경쟁을 하는 운동인지라 2등과 차이가 많이 난 상태에서 1등으로 들어오게 되면 굳이 막판에 열심히 달리지 않아도 되는데 김선배님은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참 대단한 프로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나라면 2등과 격차가 많이 나면 설렁 설렁 들어왔을텐데...
앞에서 말했던 김정옥선배님이 풀코스 여성부 1위를 해서 시상식까지 함께 참석해서 상을 받는 것까지 축하해주고 대회 일정을 마쳤다. 지방대회는 풀코스 참가 인원이 많지 않아서 하프코스 참가자가 대회장을 떠나 버리면 분위기가 상당히 썰렁해지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지방대회에서는 풀코스를 운영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오늘 대회에도 풀코스에는 685명, 하프코스 1,672명, 10㎞에는 2,801명이 참가했고 5㎞ 부문에만 7,864명이 참가해서 모두 1만 3천여명이 참가했지만 풀코스 시상식때는 거의 떠나버려 분위기가 썰렁하다. 그래도 우리 클럽사람들이 많이 남아 있어서 시상식이 덜 썰렁했던 것 같다. 시상식 앞에 있는 사람들이 대부분 우리 클럽 회원들이다.
대회를 마치고 나서 음성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식당으로 이동해서 식사를 함께 했다. 식당에 가서 맛있는 음식을 먹는 회원들이야 그 노고를 알 수 없지만 이 식당을 찾기 위해서 몇 몇 회원이 미리 답사해서 확인까지 해 두었다고 한다. 한번에 50여명이 되는 인원이 방문해야 하니 서울도 아닌 시골에서는 그 인원을 감당하기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리 수고한 회원때문에 아주 맛있고 즐거운 식사 시간이 되었다. 클럽에서 공식적으로 2주전에 진행했던 분당마라톤 대회에서 수고한 회원들에 대한 보상차원에서, 저렴한 회비에 맛 있는 식사가 나와 더 좋았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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