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청계산 산행 (2013.2.2)

남녘하늘 2014. 8. 8. 23:49

 

 옛날 함께 근무했었던 직장의 선배와 동기와 함께 연락이 되어서 모처럼 청계산에 올랐다. 그동안 개별적으로는 연락을 계속해서 취하고 있었는데 함께 모여서 산행을 한 것은 굉장히 오랫만이다. 모두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인데, 그동안 서로 바쁘다는 핑계로 가까운 산에 한번 다녀 오는데 거의 10년이 걸린 것 같다. 마침 입사 동기인 박봉호가 지방에서 근무하다가 서울로 발령 받아 오면서 친구가 산행을 기획하고 두 분 선배에게 연락을 취해 가까이 있는 청계산을 가기로 약속했다.

 

 아직 쌀쌀함이 남아 있는 겨울 산행을 하게 되었다. 사실 청계산은 산에 오르는 목적보다는 간단히 산행을 하고 나서 산아래에서 뒷풀이로 식사를 곁들인 한잔 하는 것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고 생각한다. 청계산도 제대로 산행을 하려고 한다면 제법 긴 코스의 산행도 가능한데, 보통 청계산의 여러 봉우리 중에서 한두개만 찍고 내려 오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특히 지하철 신분당선이 생기면서 청계산의 접근성이 더욱 좋아져서 청계산 입구 지하철역에서 내려 접근할 수 있는 옛골은 이제 등산을 한다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사람이 너무 많아져 버렸다. 오늘 우리도 청계산 매봉까지만 갔다가 내려 와서 점심을 함께 하면서 밀린 이야기를 나누기로 했다. 

 

 내가 생각하는 청계산 산행은 언제나 운동삼아 오르게에는 부족했었고, 산행하면서 소비한 에너지보다 언제나 더 많은 카로리를 섭취하게 만드는 산행이었던 것 같다. 코스도 다양하지만, 산행 시간도 3시간 정도로 짧게 오르 내렸던 것 같아 내게는 산책의 개념이 더 강한 곳이기도 하다. 청계산이 서울 근교의 다른 산들에 비해서 계단이 많아서 산행하기에 그다지 좋은 곳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그럼에도 많은 사람들이 적당히 운동을 할 수 있고, 접근성이 좋아서 많이 온다고 생각한다. 오늘도 쌀쌀하지만 산에 오르기 시작하니 몸이 데워지기 시작한다.

 

 

 

 

 

 날씨는 쌀쌀하지만 역시 접근성이 좋은 곳이다 보니 오늘도 많은 사람들이 청계산을 찾았다. 청계산에 자주 왔어도 초록이 무성할 때에 왔었지오늘처럼 겨울 산행은 처음인 듯하다. 산 중턱에 오르니 상고대가 피어 있었고, 음지에는 눈이 녹지 않아서 아직 겨울이 끝나지 않았음을 알 수 있었다. 산 아래에는 눈이 내리지 않았는데 높지 않은 산에서 상고대를 보니 예쁘다. 사진으로는 나무가지가 흰색으로 보이지만 안개가 차가운 나무에 부딪쳐 생긴 상고대이다.  

 

 

 

 

 

 

 

 청계산 중턱 아랫쪽으로는 겨울을 흔적을 느낄 수 없는데 중턱 윗쪽으로는 상고대와 함께 눈이 아직 남아 있어 겨울 산행을 하는 느낌이다. 맑은 계곡이라는 이름처럼 울창한 산림의 산세와 맑고 깨끗한 물로 주말이면 등산객들로 등로가 꽉 막히는데, 오늘은 편한 산행을 하게 된다. 청계산은 산자락이 깊고 넓어 나라가 평안할 땐 왕의 사냥터로 주로 이용했다고 하는데, 지금은 그 분위기를 느낄 수가 없다.  매봉으로 가는 길에 서울시 조망이 좋은 곳이 몇 곳 있다. 서쪽 관악산에서 동쪽 검단산까지 조망하면서 서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는 곳인데 오늘은 시계가 맑지 못한 편이다.  청계산의 정상은 망경대(618.2m)인데 오늘은 목표가 매봉(582.5m)이다.   

 

 

 


 청계산 정상중 하나인 매봉까지 올랐다. 청계산에는 매봉이 두 개가 있는데, 서초구 청계골쪽 매봉과 과천 매봉이라는 응봉이 있다. 우리가 온 곳은 청계골쪽 매봉(582.5m)이다. 배봉에 오면 항상 사람이 많아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기도 힘들었는데 추운 날씨에 오니 산행객이 많지 않아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을 남길 수 있는 여유가 있었다. 더구나 매봉 정상 표지석의 뒤쪽까지 자세히 한번 볼 수 있는 여유로운 날이다.표지석 뒷면의 내용  유치환시인의 시 행복에서 인용한 '내 아무것도 가진 것 없건마는 머리 위에 항시 푸른하늘을 우러렀으며 이렇듯 마음 행복 되노라' 라고 적혀 있었다.

 

 

 

 

 오늘 산행은 매봉까지만 갔다 오는 것으로 하고, 다시 처음 시작했던 원터골로 내려 왔다. 다들 오랫만에 만나서 이야기 꽃을 피우다보니 사진 찍는 것에는 그다지 관심이 없어서 사진 찍는 몇 몇 포인드에서만 왔다 갔다는 흔적을 남겼을 뿐, 산행 사진은 별로 없다. 예상했던대로 원터골로 내려 와서 산행시간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을 밀린 이야기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오늘도 운동량보다 카로리 섭취량이 훨씬 더 많은 날이 되었다. 하지만 함께 하고 싶었던 사람들과의 만남이 무엇보다도 즐겁고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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