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타에 메인 숙소를 정해 놓고도 우붓에서 이른 아침부터 트레킹과 새벽시장 구경, 저녁의 전통공연등을 보겠다는 생각에서 우붓의 숙소를 중복해서 구하게 되었다. 이곳에서는 잠만 자면 된다는 생각에서 가격은 저렴하고, 이왕이면 발리의 전통가옥을 느낄 수 있는 곳을 찾다보니 알게된곳이 유리아티 하우스(Yuliati House) 이다. 입구에 있는 숙소 간판에서부터 보이듯 이집 주인의 딸들이 모두 발리 전통무용수로 활동 중이라고 한다. 위치도 우붓의 가장 중심지인 우붓왕궁에서 도보로 10분밖에 되지 않는 위치이다.
아고다 호텔 홈페이지를 이용해서 미리 예약해 놓았는데 주소는 나와 있지만 (Jalan Sukma Banjar Tabesaya No.10 Peliatan) 정확한 위치가 애매해서 현지에 가서 찾으면 못찾겠느냐는 생각에 바로 찾아가게 되었다. 주변에 우붓에서 유명한 재즈카페가 있어서 찾는데에는 문제가 없으리라고 생각했었는데, 길눈이 밝은 나도 바로 찾지 못했다. 아래 보이는 간판을 바로 찾지 못했는데, 숙소가 길가에 있을 것이라고 예단해서 숙소 같은 건물만 찾다보니 왔던 길을 여러번 돌아다니게 되었다. 걸어서 찾아갔다면 바로 찾을 수 있었을텐데 차를 가지고 이동하다 보니 지나쳤던 모양이다.
위에 있던 간판만 하나 둥그러니 있고 아래처럼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따라서 한참을 들어가야 숙소가 나온다. 그야말로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집을 개조해서 숙소로 사용하는 것이다. 내가 현지에 와서 한번은 가보고 싶었던 곳이라 내심 기대를 가지고 들어가게 된다.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생활공간을 지나치게 된다. 발리의 일반 가옥들은 우리나라의 집처럼 개개인이 담을 치고 구획해서 살고 있는 것이 아니라 그냥 우리집 마당이 다른 사람 집에 들어가는 골목이 되는 구조이다. 이웃과 허물없이 지낼 수 있으리란 생각이 든다.
골목을 50여m 들어와서 가장 안쪽 집이 유리아티 하우스였다. 깔끔하고 깨끗한 정원에 각 방마다 테라스가 있고 테라스에는 등나무 가구가 놓여 있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되어 있었다. 나는 발리에 와서 이런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집에서 한벅 묵어 보았으면 했던 생각을 했었기 때문에 좋다고 생각했었는데, 가족들은 수영장도 있고, 전망이 좋은 빌라를 생각하고 있다가 실망이었던 모양이다. 나혼자 결정을 내리고 내가 예약을 해서 따라왔기에 이제와서 뭐라 할 수는 없지만 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호텔의 프론트 데스크처럼 이용되는 안채의 벽에는 전통무용 공연을 하고 있는 딸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하지만 2박을 하는 동안에 주인 가족은 만날 수가 없었다. 우리가 아침 일찍부터 나가서 잠만 자고 계속해서 돌아 다녔기 때문에 숙소에 머무는 시간이 워낙 적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현지의 주택을 개조한 집이였기 때문에 조그마한 풀장도 기대하지 않았지만, 숙소에는 에어콘도 없었고, 냉장고도 없어 불편함이 많았다. 그나마 천정에 선풍기가 한대 있어 다행이었고, 욕실은 큼지막하게 있어 샤워는 마음껏 할 수 있었다. 발리 사람들이 어떤 집에서 살고 있는지 느끼기에는 좋은 숙소이다.
우리나라로 본다면 정자나 원두막 같은 곳을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도착하자 마자 이곳에서 웰컴 드링크를 주었고, 2일동안 아침 식사를 이곳에서 했다. 손님들은 신발을 신은 채 올라갈 수 있었고, 일하는 사람들은 신발을 벗고 올라왔다. 식당으로 쓰이는 이곳 한쪽 벽에 붙여 놓은 그림은 판매를 하는지 가격표가 붙어 있었으나, 그다지 마음에 드는 그림이 없었다. 유리아티 하우스를 이용하면서 가장 불편했던 점은 식사를 준비하는데 시간이 너무 너무 많이 걸린다는 점. 우리 가족은 바쁜 것이 없어서 기다려서 먹었지만, 먹는 것을 기다리는데 익숙하지 않은 우리나라 사람들 속 터질 것으로 예상된다.
객실이 총 9개로 되어 있다고 들었는데 우리가 머무는 동안 우리 식구와 두팀 정도만 머물러서 어디까지가 유리아티 객실인지를 잘 모르겠다. 이곳 현지 주택과 함께 이어져 있어서 사람들이 거주하는 공간은 살림살이가 놓여 있어 현지인들이 사는 곳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런 사람살이가 없는 곳이 객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가 있던 객실을 지나서는 약간의 경사가 있고 몇 개의 객실이 더 있었다. 구조와 형태는 모두 비슷하다.
숙소 입구에 새장에 있던 앵무새의 일종인 구관조가 있었다. 나는 구관조인줄 알고 있는데 가족들은 새를 잘 몰라서 그냥 지나친다. 이 구관조도 훈련을 잘 받은 새인지 사람 말을 곧잘 따라한다. 그런데 반응이 즉시 나오는 것이 아니라 한참 있다고 나온다. 사람 소리를 흉내내는 것이니 인도네시아 말이나 우리말이나 따로 구별하는 것은 아니어서 '안녕' 정도의 말은 흉내를 냈다.
유리아티 하우스는 우붓의 중심부에서 가까워서 이동하기가 편하고, 현지인들이 어떤 집에서 살고 있는지 궁금하고 잠만 자는 목적이라면 괜찮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족이 함께 이용할 경우라면 굳이 이곳을 이용하라고 추천하고 싶지는 않다. 숙박요금은 저렴한 편이였지만 비슷한 요금대의 괜찮은 숙소가 주변에 많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성수기가 아니라면 우붓 근처에도 직접 현장을 둘러보고 마음에 드는 숙소를 골라서 현지에서 예약해도 큰 무리가 없을 듯하다. 다음에 우붓에 다시 온다면 미리 예약하지 않고 현지에 직접 와서 숙박장소를 고를 생각이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 앞에서 체크아웃을 하면서 현지 아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다.
(10편에서 계속)
'외국 여행 > 발리 ('15.5) '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리여행 25-11 (브라딴 사원), (2015.5) (0) | 2017.05.09 |
---|---|
발리여행 25-10 (발리식물원, 트리탑 어드벤쳐), (2015.5) (0) | 2017.05.06 |
발리여행 25-8 (우붓 전통공연, 우붓새벽시장), (2015.5) (0) | 2017.05.02 |
발리여행 25-7 (고아가자, 뜨갈랄랑), (2015.5) (0) | 2017.04.30 |
발리여행 25-6 (사무한 띠가사원, 뿌나타란 사시 사원), (2015.5) (0) | 2017.04.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