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나타란 사시 사원(Pura Penataran Sasih) 을 구경하고 나서 인근에 있는 뿌스링 자갓 사원(Pura Pusering Jagat)까지 둘러볼 계획이었는데 구글맵으로 정확한 위치를 찾아서 갔음에도 사원의 입구를 찾지 못해서 들어가지 못하는 황당한 일이 있어났다. 개인 사원으로 관리되어서 출입문을 막아 놓은 것인지 아니면 구글맵에서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올려 놓았는지는 알수가 없다. 발리 역사 초기에 번성했던 왕국의 호국사원이라고 들어서 한번 가 보고 싶었는데 가지 못하게 되어서 대신 고아 가자를 찾아가기로 했다. 구글 맵에서 알려준 곳은 차가 세워져 있는 건물이다. 결국 뿌스링 자갓 사원은 찾지 못하고 대신 고아가자(Goa Gajah)을 찾아가기로 했다.
매표소 입구를 통과해서 조금 지나가니 아랫쪽으로 고아가자 (Goa Gaja)유적지가 나타났다. Goa는 동굴, Gajah는 코끼리란 뜻으로 코끼리 동굴을 의미한다. 동굴입구 오르쪽의 비문의 흔적을 측정해 11세기 쁘종 왕조시대에 만들어진 곳으로 추정하며, 기도와 명상, 참선을 위한 장소로 수행자나 고행자들이 이곳에서 기도를 했다고 한다. 이곳은 힌두교와 불교가 공존하는 장소라고 한다. 동굴의 입구에는 선명하게 사람과 동물과 다양한 식물의 조각으로 둘러 쌓여 있고, 동굴은 그리 깊숙하지 않고 안쪽에 신을 모시는 제단이 있었다.이곳에서 수행자들이 기도를 하는 장소로 이용되었다고 한다. 뿌스링 자갓 사원을 구경했으면 이곳에 오지 않았을텐데 사원을 찾지 못하는 바람에 아들을 위해서 한번 더 방문하게 되었다.
동굴 입구를 보면 내부도 굉장히 거대하고 웅장 할 것 같아 보이는데 동굴 내부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다. 흔히 생각하듯 동굴 안쪽이 시원하지도 않았고, 향 연기로 인해 시야가 흐렸고 답답했다. 'T'자 형태로 되어진 내부에는 왼쪽으로는 가네샤 상이 모셔져 있고, 오른편으로는 힌두의 3대 신인 브라마, 비쉬누, 시바를 상징하는 3개의 링기가 있었다. 동굴 안쪽은 크게 볼 것이 없어 바로 나오니, 사원 뒷편으로 돌아가니 계곡 아랫쪽으로 산책로 같은 것이 있었다. 지난번 방문때에는 이 길을 가보지 못해서 산책로를 따라서 내려가 보았다. 날씨가 더운데 바람이 통하지 않는 계곡에 들어가니 너무 더워서 계곡에서도 여러 곳을 돌아보지 못하고 나왔다.
사원 방문을 마치고 점심은 작은 아들을 위해서 누리스 와룽(Naughty Nuri's Warung)을 방문했다. 립을 먹을 생각으로 처음부터 이 식당을 갈 생각을 하고 있었지만, 아들에게 어떤 식사를 하면 좋겠는냐고 물어 보았더니 아버지가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고 답한다. 누리스 와롱에서 식사를 하더니 아들이 무척 좋아한다. 먹는 것에 관해서는 역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누리스 와룽은 발리에서 워낙 유명한 식당이라서 우리도 몇 년전에 와서 먹어 보았고 오늘 다시 찾은 곳이다. 일부러 사람 많은 시간을 피해서 왔더니 기다리지 않고 바로 먹을 수 있었다. 폭립을 먹었는데 맛은 변함없이 좋았다는 생각이다.
식사를 마치고 나서 뜨갈랄랑(Tegalalang)으로 이동했다. 누리스 와룽에서 뜨갈랄랑으로 이동하는 길은 생각보다 참 좋았다는 생각이다. 현지인들이 살고 있는 곳도 아기자기한 느낌이 들었고, 도로는 좁지만 깨끗하고 보기 좋았다. 이곳에 서양에서 장기 휴가를 온 사람들이 호텔이 아닌 민박형식으로 투숙을 하는 모양이다. 주거지를 지나서 가는 길도 참 이쁘고 좋았다. 다음에 우붓에 온다면 이런 곳에서 한번 지내도 좋은 것 같은 현지 숙소가 많았다. 이동중에 이미 추수를 한 논이 있었는데 오리가 많이 돌아 다니고 있었다. 아마 농약을 치지 않고 오리를 키우면서 무농약 친환경으로 농사를 짖는 모양이다.
뜨갈랄랑(Tegalalang) 이동중에 만난 차풍 세발리 리조트 앤드 스파(Chapung SeBali Resort and Spa) 입간판. 이 길을 따라서 뜨갈랄랑으로 이동중이다. 이 리조트에 들어가 보지는 못했지만 1박 요금이 30만원에서 80만원쯤 하는 럭셔리 리조트라고 한다. 주변의 풍광이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아주 고급 리조트가 있었다. 사람의 보는 눈은 비슷한 모양이다.
발리는 논농사를 삼모작이 가능한 곳이다. 여러 곳을 돌아다니다 보니 모심기를 하는 곳도 있는 곳과 함게 벼가 한창 자라고 있는 곳도 있었고, 추수를 하거나 벼를 베어낸 논도 있었다. 차를 타고 가다가 논으로 들어가는 길이 예뼈서 차를 세워 놓고 걸어 들어가 보았다. 안쪽에서 현지인들이 탈곡기 같은 기계를 논으로 들어 올리려고 하고 있어 뛰어가서 힘을 보태 주었더니 굉장히 좋아한다. 아들은 진흙밭에 신발까지 푹 바져버려서 좋은 일을 하다가 신발이 엉망이 되어버렸다. 현지인들과 함게 사진을 찍어 주엇다. 이런 것이 자유여행의 묘미가 아닌가 싶다.
누리스 와룽에서 우붓 시내를 거치지 않고 우붓의 북쪽으로 돌아서 뜨갈랄랑(Tegalalang)으로 가는 길은 참 아담하고 볼거리도 많고 한적했다. 이동하는 길도 아름다운 논, 숲, 계곡, 마을을 거쳐서 지나간다. 발리의 계곡은 폭은 좁아 보여도 그 깊이는 생각보다 훨씬 깊다. 침식작용이 심하게 일어나는 듯하다. 뒤따라 오는 차가 없어서 천천히 달리면서 주변의 풍광을 감상했다.
뜨갈랄랑(Tegalalang)은 목각공예품 종류를 발리에서 가장 대규모로 생산하고 또 저렴하게 판매하는 곳이라고 이야기를 들어서 이번 발리 여행을 하면서 간단한 기념품을 이곳에서 사 볼까 하는 생각으로 찾았다. 대형 쇼핑몰이나 꾸따 시내의 목공예품들의 제품을 여기에서는 거의 1/3가격에 살 수 있다고 한다. 먼저 차를 타고 도로를 따라서 한번 둘러보고 나서, 동내 중심지에 주차를 할만한 장소를 찾아서 차는 세워 놓고, 도로를 따라서 뜨갈랄랑의 공예품 상가를 둘러 보았다.
판매하고 있는 목공에품의 종류는 다양했다. 제일 많이 보이는 것은 나무로 깍아 만든 기린과 고양이 등 동물 인형과 자개같은 것을 붙여서 만든 접시류가 거의 절반은 차지하고 있었던 것 같다. 자그마한 것은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고 큼직한 목각인형을 구입하고 싶었는데 결국 귀국할 때 짐만 될 것 같아서 구입하지는 못했다. 나무로 만든 만년달력이나 라탄으로 만든 식탁매트세트 같은 것들이 마음에 들어 흥정도 해 보았는데 결국 가격을 맞추지 못해 구입은 하지 못했다. 좋아 보이는 것은 가격이 생각보다는 비싸고, 가격이 싼 것은 너무 조잡해 보이고 가치가 있어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기자기 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번 가봐도 될 것 같다.
목각공예품을 판매하는 상가 끝쪽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계단식 논으로 유명한 라이스 테라스가 나온다고 했는데 우리는 나중에 여행을 하면서 볼 계획이어서 오늘은 공에품만 판매하는 뜨갈랄랑(Tegalalang)만 돌아 다녔다. 도로를 따라서 수공예품을 판매하는 상점이 늘어서 있었고, 상점 뒷편으로는 공예품을 만드는 공장과 주민들이 거주하는 주거공간이 함께 있었다. 오늘은 쇼핑을 하지 못했지만, 다음에 올때에는 귀국할때 직접 가지고 가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보내는 것을 한번 연구해서 구입해 보아야 할 것 같다.
뜨갈랄랑에서 우붓으로 돌아와 우붓의 동쪽에 있는 천연비누를 판매한다는 부랏왕기 비누공장을 찾아가다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다행스럽게 사람이나 짐승을 다치게 한 것이 아니라 길이 좁아지면서 내리막에 조그마한 다리가 있었는데 그 다리 난간을 받아 버렸다. 그 충격으로 양쪽 타이어가 터지고 차축에 문제가 생길 정도였는데 차만 부서졌을뿐 타고 있던 사람은 다치지 않았다. 발리의 도로가 좁은 것은 이미 느끼고 있었지만, 다리를 만들고 난간을 만들면 최소한 도로 폭 넓이로 난간을 만들어줘야 했는데 도로보다 훨씬 작은 다리와 난간을 만들어 놓고 나무까지 심어 놓아 제대로 보지 못해 일어난 사고였다. 사실 사고가 발생하는 순간까지도 난 왜 사고가 일어났는지 몰랐다. 그렇게 방심하고 운전을 한 것이 아니었는데...어찌되었든 다행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한 것도 아니고, 다른 차를 망가트린 것도 아니고, 다른 오토바이와 충돌한 것도 아니어서 다행이다. 렌트가를 빌릴때 발리에서는 보험이 되지 않는다고 했는데 사고가 발생하니 난감한 상황이 되어 버렸다.
그래도 친절한 발리 사람들 덕분에 잘 마무리가 되었다. 사고가 일어난 지점이 우붓에서 꽤 유명한 마야 우붓 리조트 앤 스파(Maya Ubud Resort & Spa) 바로 앞쪽이었는데 정문을 지키는 경비원이 나와서 도움을 주었고,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친구를 부르고 그 친구가 다시 경정비업자를 불러 사고를 수습해 주었다. 차는 현장에서 수리를 할 수 없다고 해서 렉카차가 와서 정비공장에 가서 수리를 해야 한다고 한다. 그 과정에 시간도 많이 흐르고, 말은 잘 통하지 않고 어려움이 많았지만 다행이 돈으로 해결하면 될 수 있게 되었다. 우붓에서 흔히 볼 수 있었던 사설택시 운전을 하던 '라마'라는 분이 적극적으로 도와 주어서 차 수리를 하는 동안 사설택시로 관광을 시켜 달라고 부탁해 놓았다. 최소 1-2일은 내 의도와는 달리 다시 가이드가 붙는 여행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8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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