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발리 ('15.5)

발리여행 25-4 (몽키포레스트, 우붓왕궁), (2015.5)

남녘하늘 2017. 4. 23. 00:34

 

지난번 우붓에 방문했을 때 시간이 부족해서 가 보지 못한 곳중 한곳이 몽키 포레스트(Monkey Forest)이다. 이번 여행은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이곳을 방문하게 되었다. 발리 전역에 원숭이가 서식하고 있어서 야생 원숭이를 볼 수 있는 곳이 많지만 특히 울루와뚜 사원과 이곳 우붓 몽키 포레스트가 관광객들이 원숭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고 한다. 울루와뚜 사원에 있는 원숭이는 관광객의 안경, 모자, 카메라 등을 낚아채 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하지만 몽키 포레스트 원숭이는 순한 편이어서 관광객의 소지품을 채가는 경우가 없다고 한다. 하지만 손에 바나나를 들고 있으면 엄청 관심을 보이고 끝내 배앗아 간다. 울루와뚜 사원에서는 원숭이 먹이를 잘 주지 않아서 원숭이가 야생성이 강하지만, 몽키 포레스트에서는 원숭이 먹이로 고구마 등을 충분히 주어서 야생성이 약하다고 한다.       

 

 

 

 

 

 이 몽키포레스트에는 야생원숭가 상당히 많이 살고 있다는데, 이 숲에도 힘의 논리가 작용하여서 원숭이 무리간에 영역이 있는 모양이다. 매표소에서 가까운 곳에는 힘있는 원숭이 가족이 살고, 안쪽에는 힘이 약한 원숭이 가족이 살고 있는 것 같았다. 입구쪽에는 관광객들이 집중적으로 들어오면서, 처음 시작하는 곳이라서 바나나를 많이 주니 바나나를 먹을 기회가 상대적으로 많고, 안쪽에 가면 그 기회가 적다. 안쪽에 가니 관리하는 사람들이 원숭이 먹이로 고구마를 수북하게 쌓아 놓았다. 바나나를 얻어 먹지 못하는 원숭이를 위해서 준비해 놓았는데 오늘은 다들 바나나를 충분히 얻어 먹었는지 고구마가 그대로 쌓여 있다.    

 

 

 

 


 힌두교에서는 원숭이는 특별한 존재로, 힌두교 신화인 대서사시 라마야나에 원숭이 왕국의 하누만(Hanuman) 이야기가 있다. 원숭이 장군 하누만이 라마왕자를 도와서 악마의 왕 라바나를 물친다는 내용인데, 다신 종교인 힌두교에서 원숭이 하누만도 많은 신 중에 하나이다. 그래서 힌두교를 신봉하는 발리에는 원숭이 석상이 많을 뿐만 아니라 원숭이를 보호하고 해치지 않는다고 한다. 사람들과 더불어 평화롭게 살아간다고 보면 된다. 몽키 포레스트에도 원숭이 석상이 가득하다.  

 

 

 

 

 

 몽키포레스트의 원숭이들은 비교적 다른 곳의 원숭이들에 비해서 순한편이라 바나나를 주면 사람들 어깨위가지 올라와서 함께 사진을 찍을 때 포즈까지 취해준다. 그들도 이미 학습이 되어서 그런 행동을 취하면 바나나가 많이 나온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옛날 울루와트에 가서 보았던 원숭이들처럼 관광객의 선그라스나 물건을 훔쳐 가지는 않았지만, 바나나를 보면 바로 빼앗아 가려고 위협을 한다. 바나나가 없으면 관심을 보이지 않으니 바나나가 없는 편이 구경하는 것은 편한 듯하다. 사진을 찍을 생각이라면 흰옷은 입지 말아야 할 듯하다. 어깨에까지 올라타니...

 

 

 

 

 몽키포레스트에는 가족단위 원숭이들이 많았다. 새끼들이랑 돌아다니는 엄마 원숭이들이 특히 많았다. 야생성은 남아 있지만 그리 사납지 않은 원숭이를 가까이에서 보는 것도 큰 즐거움이었다. 더구나 원숭이들은 사람을 겁내지도 않았고, 야생 모습 그대로를 만날 수 있다는 점이 더욱 좋았던 것 같다. 몽키 포레스트 안쪽에는 숲이 더욱 우거져 있었다. 커다란 반얀트리 나무도 있고,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울창한 숲을 보는 듯하다. 이곳도 숲이 짙어서 모기가 많다는 것이 유일한 단점이다.                    

 

 

 

 

 숲의 더 깊은 곳으로 내려가는 계단을 따라서 조금 더 내려가니 열대우림 속에 들어와 있는 느낌을 가지게 만드는 거대한 나무와 그 뿌리가 있었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에는 성스러운 물이 솟아나는 우물과  원숭이 조각상이 세워진 사원이 위치하고 있다. 나무로 우거진 덕분에 해가 들지 않아 시원해서 천천히 거닐기도 좋다. 사원을 지나 냇물을 따라 조금 걸어 올라가니.. 매우 작은 폭포가 나오면서 길이 끊긴다. 뭔가 더 있을 것 같아 계곳을 따라 갔는데 갑자기 길이 없어져 버려 황당함이...  그래도 우붓에 오면 몽키 포레스트를 방문해서 비교적 온순한 원숭이와 좋은 시간을 자져도 괜찮을 것 같다.   

 

 

 

 

 

 

 

 몽키 포레스트를 나와서 우붓시장 앞쪽에는 있는 우붓왕궁으로 이동했다. 왕궁의 정식 명칭은 뿌리 사렌 아궁(Puri Saren Agung)이다. 16세기에 지어졌고 지금도 후손이 살고 있다는 왕궁. 사실 왕궁이라고 하기엔 생각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화려한 색과 오밀조밀하게 꾸며진 정원과 건물과 석상들이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소박한 규모의 옛 궁전으로 일부 방갈로에서는 숙소영업도 하고 있으며, 매일 밤 레공댄스, 바롱댄스 등의 전통무용공연이 열린다고 한다. 내일 저녁에 이곳에서 레공댄스 공연을 관람할 계획이어서 낮에 한번 둘러 보러 왔다. 아들은 처음 방문했기 때문이다.   

 

 

 

 

 

1940년대까지는 우붓 지역의 왕이 살았던 곳으로 앞마당 한 켠까지만 들어가 볼 수 있다. 왕궁답게 발리 전통 양식으로 지어져 있고 주변에는 수호신 조각상과 이끼가 끼어있는 석상이 고풍스러워 보이지만, 왕궁이라는 느낌을 받기에 다소 부족함이 있다. 왕이 살던 곳이라지만 그리 화려한 편은 아니고 발리에 있는 여느 사원에 가보 볼 수 있는 풍경 같다. 작고 잘 정돈된 정원에 있는 아름다운 건물에 작은 문을 통해 여기 저기를 다닐 수 있도록 되어 있는데 출입이 금지된 문들이 여러 곳에 있었다. 그래도 우붓 관광의 중심지여서 외국인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그다지 볼 것이 없는 우붓 왕궁을 나와 우붓 시장을 기점으로 길게 이어져 있는 몽키 포레스트 거리를 잠시 둘러 보았다. 이 거리는 예술가 마을을 걷는 느낌이 들 정도로 작은 갤러리와 은세공점 목각점등과 아담하게 꾸며진 레스토랑등으로 이어져 있었다. 발리의 인사동격으로 불리우는 우붓마을 중에서도 이 거리는 발리전통의 예술품들을 많이 구경할 수 있었다. 게다지 서양사람들들도 엄청나게 많아 정말 관광지에 와 있다는 느낌이 드는 곳이다. 

 

 

 

 산책중 들렀던 이부 라이 갤러리 (Ibu Rai Gallery). 레스토랑도 함께 운영하는 이 갤러리는 가정집에서 그림도 전시하고 판매까지 하는 곳이다. 무료로 구경할 수 있는 이 갤러리가 오전에 거금을 들여서 들어갔던 블랑코 미술관보다 볼거리가 훨씬 더 많았다고 생각한다. 물론 미술에 대한  안목이 없는 상태에서 내리는 평가이긴 하지만... 소소한 즐거움을 맛본다.

 

 

 

 

 

 다시 우붓왕궁 맞은 편에 자리한 우붓시장이다. 이곳은 관광객이 몰리기 전에는 생필품을 비롯한 현지인을 위한 새벽시장이 서고, 아침까지 장사가 끝나고 나면 관광객을 위한 기념품 시장이 열린다고 한다. 우리가 도착했를 때에는 저녁 식사시간이 다 되어서 시장이 파장 분위기였다. 그나마 관광객을 상대로 하는 곳이어서 늦게까지 문을 열었던 모양이다. 일용 잡화에서 식품등 다양한 물품이 거래되며, 작은 가게와 노점상마다 각종 물건들이 가득 쌓여 있었다.

 

 

 

 

 우붓 시장에서 흥정을 잘못하면 엄청 바가지를 쓰게 된다고 한다. 내 눈에는 이 시장에서 판매하고 있는 상품들이 질이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아서 아예 가격조차 물어보지 않고 통과해 버렸다. 그냥 시장의 분위기만 느끼기 위해서 다녀 보았다. 저녁을 먹기 위해서 운동장 쪽으로 이동했는데 우붓 시장이 많이 확대된 것 같았다. 옛날에는 우붓 왕궁을 중심으로 그 주위에만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에 와서 보니 몽키 포레스트 뒷길을 따라서 운동장이 있는 곳까지 줄지어 있었다. 중간 중간에 일반집을 개조해서 상가로 만드는 작업도 하고 있었다. 그 사이에 관광객이 많이 늘었던 모양이다.    

 

 

 

 

 

 저녁 식사를 위해서 찾아간 엑스엘 시샤 라운지(XL Shisha Lounge). 몽키포레스트 로드 운동장 안쪽에 자리 잡고 있다. 우붓에서 흔히 볼수 없는 아라비안 스타일의 레스토랑인데, 시샤(shisha)는 물담배를 말하고 이곳에서 물담배를 체험해 볼 수도 있다고 한다. 저녁에는 라이브 밴드 연주도 들을 수 있고, 분위기도 썩 괜찮은 곳이다. 운동장을 바라보는 야외에 않아서 식사를 주문해 놓았는데 숲이 있는 야외쪽 좌석은 분위기는 좋았는데 모기가 많아서 결국 실내로 자리를 옮겼다.    

 

 

 

 

 

 이곳에서는 스페인과 모르코 음식을 주로 준비한다고 되어 있었지만 결국 이곳에서도 우리가 선택해서 먹은 것은 발리의 다른 식당에서 흔히 먹을 수 있는 발리 음식을 주문했다. 이 레스토랑 분위기를 제대로 느껴보지 못함 셈이 되어버렸다. 시샤 라운지 내부는 높은 천장에 케노피를 설치해 놓고 아늑하면서도 이국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인테리어를 해 놓았다. 손님도 거의가 동양사람은 찾기가 어렵고 서양사람들로 가득했다. 밤 늦게까지 우붓에서 이국적인 분위기에 취해 물담배라도 한번 즐기면서 보냈어야 했는데, 우리 가족의 취향은 아니어서 식사만 하고 돌아나왔다.

 

 

 

 

 

 

(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