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그리스 여행 7-3 (아테네 시내구경 1) (2014.5)

남녘하늘 2016. 5. 20. 00:23

 

 고린도에서 출발해서 아테네로 중심가로 들어와서 처음으로 도착한 곳은 아테네 여행의 중심지인 국회의사당과 신타그마 광장(Sintagma Square: 헌법 광장)이다. 일정상 내일 이곳을 방문하기로 되어 있었는데 일정이 조금 바뀌면서 국회의사당을 먼저 방문하게 되었다. 국회의사당 앞에 관광객이 많이 몰려 있어서 무슨 행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었는데 이곳에서 국회의사당 근위병 교대식이 진행된다고 한다. 이곳 초소에 근무하는 근위병은 매시간마다 좌우의 자리를 교대하는 근위병 교대식을 갖는다는데, 관광객들은 모여서 근위병교대식을 카메라에 담느라 바쁘다. 

 

 

 

 

 근위병들이 입고있는 독특한 의상은 비잔틴 시대부터 전해 내려오는 에브조네스(Evzones)라는 전통의상이라고 한다. 국회의사당 근위병 교대식이 시작했는데 덩치가 커다란 근위병의 걸음걸이가 상당히 독특하다. 교대식에 맞춰서 국회의사당 앞에 오는 바람에 좋은 구경을 한 듯하다. 교대식이 열리는 국회의사당 앞 벽면에는 1458년부터 1821년에 걸쳐 300여년 동안 오스만투르크의 지배에서 벗어나기 위한 독립전쟁에서 죽은 무명전사들과 그 이후에 일어난 여러 전쟁에서 희생된 군인들의 영혼을 기리기 위한 비문이 새겨진 무명용사의 묘(Tomb of the Unknown Soldier)가 있다. 머리에 투구를 쓰고 한 손에 방패를 들고 땅 위에 누워있는 군인의 모습이 있다.

 

 

 

 

 

의사당 건물 바로 앞쪽에 있는 신타그마 광장(Sintagma Square)을 둘러 보고 싶은데 저녁식사를 예약해 놓았다고  하면서 시간을 주지 않는다. 신타그마 광장은 기원전 고대 그리스 시절부터 번성했던 곳인데 1843년 최초의 헌법이 공포된 것을 기념하고 그리스 민주주의의 심장이라 불리는 곳이다. 하루종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북적대는 아테네의 중심지인데, 나중에 저녁식사를 하고 다시 구경을 나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함께 이동한다.  

 

 

 

 저녁식사는 시내 중심가에 있는 한식당을 이용했다. 패키지 여행을 하면서 내가 가지는 불만중에 하나가 외국까지 나가서 왜 한식당을 가야 하는지에 대한 것이다. 가격도 한식당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더 비싸다고 하는데, 외국에 온지 하루도 안되어서 현지식을 먹지 않고 한식당부터 가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현재 그리스 아테네에는 교민들이 350여명 정도 거주하고 있다는데, 주로 관광 업종이나 여행사, 여행 가이드, 식당업을 하고 있다고 한다. 생각보다는 교민의 수가 많지 않다는 생각인데 절반 이상이 20년 이상 거주했다고 한다. 식당이름이 서울하우스였는데 그래도 한국에서 먹는 음식과 맛은 비슷했다. 식당에는 한국풍경이 가득했고, 애국가를 한자로 써 놓은 현판이 있어 사진을 찍어 보았다. 

 

 

 

 

 식사를 마치고 아테네에 와서 이틀동안 묵었던 페닉스 호텔( Best Western Fenix Hotel)로 이동했다. 이왕이면 여행의 중심지인 산타그마 광장 근처에 숙소를 정했으면 좋았을텐데 가격이나 이동의 편의성을 고려해서 시내 중심가에서 30분 이상 떨어져 있는 곳으로 정한 모양이다.  시내중심가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니 저녁시간을 시내로 들어가기에 아주 애매했다. 글리파다(Glyfada) 해안에 자리한 이 호텔은 조금만 걸으면 글리파다 마리나에 산책을 갈 수 있다고 한다. 시설은 4성급 호텔이어서 괜찮았고, 객실마다 넓찍한 테라스가 있어서 바다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다. 그리스의 호텔은 지진을 대비해서 엘리베에터를 수동으로 열게 되어 있어 특이했다.  

 

 

 

 

 호텔에 들어와서는 내일 아침 여행을 시작할 때까지 자유로운 시간이 주어졌다. 호텔에서 빈둥거리며 시간을 보낼 수 없기에 다시 아테네 중심지 구경을 나가기로 했다. 이번 여행은 패키지 여행과 자유여행의 혼합이 되는 순간이다. 함께 온 일행중에서 우리 부부처럼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시내구경을 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는데 우리는 하루도 빼 놓지 않고 저녁시간을 돌아다녔다. 호텔에서 해안가로 나오니 트램(Tram)이 운행되고 있었다. 택시를 타고 시내로 나갈까 생각도 했지만 굳이 길이 막히는데 택시를 탈 이유도 없고, 이곳에 와서 해안가를 따라 이동하는 트램을 이용해 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았다.  

 

 

 

 

 

 트램은 따로 역사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 아니고 단순히 타고 내릴 수 있는 플랫홈만 만들어져 있었고, 티켓판매는 무인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었다. 그리스어와 영어로 안내가 되는데 자판기가 동전을 먹지 않아서 애를 먹었다. 어디로 연락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몰라서 도착한 차 한대를 보내고도 해결방법을 찾지 못해 표를 구매하지 않고 그냥 트램을 타고 가기로 했다. 혹시 나중에 표 검사를 하게되면 이유를 설명하려고 문제가 되었던 자판기 사진도 찍어 놓았었다. 하지만 중간에 표검사를 하는 사람도 없고, 트램에서 내릴 때에도 체크하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다. 그리스에서는 트램이용시 본인 스스로 알아서 표를 사고 이용하는 시스템이다.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표 없이도 여행이 가능한데 가끔 불시에 체크해서 무거운 벌금을 부가하기도 한단다.

 

 

 

 그리스에 와서 처음 이용하는 대중교통 수단인 트램이어서 평소에 트램 이용상황이 어떤지 알 수 없었지만 우리가 시내로 가는 동안에는 트램을 이용하는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 중간 중간 타고 내리는 사람이 엄청나게 많았는데 도심으로 들어갈 수로 사람이 많아져서 움직이기 힘들 정도였다. 아마 퇴근시간과 겹쳐져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다. 사람과의 부대낌도 여행의 즐거움으로 생각하면 재미있는 추억이 된다.  

 

더블클릭을 하시면 이미지를 수정할 수 있습니다

 

 

 

 처음 방문한 아테네인데 트램안에는 영어가 거의 보이지 않고, 신카그마 광장으로 가기 위해서 내려야 할 역이 어디인지 체크하지 않고 오는 바람에 중간에 한번 내려서 주변을 돌아 보았다. 결국 현지인에게 물어서 신타그마 광장을 가는 방법을 설명 듣고 다시 몇 정거장 더 이동하게 되었다. 그리스의 트램은 일반 도로에 레일을 설치하고 다른 차량들과 함께 사용하는 보통나라의 트램과는 다르게 길 위에 따로 둔덕이나 방벽을 쳐서 일반 철도처럼 전용 레일을 가지고 있는 것 같았다. 속도는 빠르지 않아도 이곳의 중요한 교통수단중에 하나인 듯하다.  

 

 

 

 

 다시 낮에 잠시 방문해서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국회의사당을 다시 찾아왔다. 호텔에 남아서 있었다면 아테네 시내 여행을 하지 못했을텐데 부지런히 나온 덕분에 좋은 구경을 하게 된다. 우리 부부는 아직 패키지 여행보다는 자유여행을 즐겨하는 편인데 이번 여행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저녁이 되면서 국회의사당 건물을 비롯해서 주변에 건물과 거리에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는 또 다른 아테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의사당앞에는 낮에 본 것처럼 근위병 교대식이 열리고 있었지만 이미 보았던 것이라 신타그마 광장으로 이동했다.   

 

 

 

 


 국회의사당 아래쪽으로 넓게 펼쳐진 신타그마광장(Sintagma Square)은 아테네에서 가장 번화하고 하루종일 관광객들이 몰려들어 북적이는 아테네의 중심지다. 이곳은 교통의 중심지이기도 해서 아테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도시로 이어지는 모든 교통의 출발지이고 하단다. 광장이 생각했던 것만큼 커다란 것은 아니었지만, 중심광장으로서 역할을 하기에는 부족해 보이지 않았다. 낮에는 날씨가 더워서 사람들이 광장에 있지 않고 그늘을 찾아다니는 것 같았는데 저녁이 되어 시원해지니 광장 곳곳에 모여 앉아서 쉬고 있다. 역시 중심지답게 여행객도 엄청나게 많아 보이고 현지인들도 많아 보인다.   

 

 

 

 

 

 아크로폴리스 아랫쪽부터 신타그마 광장이 있는 아테네의 옛 시가지를 플라카(Plaka)지구라고 부른다. 큰 길 옆으로 수많은 골목들이 이어져 있고, 관광객을 모으기 위한 다양한 상가들이 모여있어 늘 여행객으로 붐비는 곳이다. 그 중에서도 신타그마 광장 앞쪽 도로를 에르무(Ermou)거리라고 하는데 플라카지구 중 젊은이들이 붐비는 아테네의 명동으로 불리는 대표적인 쇼핑가이다. 이름난 브랜드들이 내걸린 상점들이 즐비하다. 

 

 

 


 에르무 거리가 아테네의 명동이라고 하지만 규모는 훨씬 작았다. 한바퀴 돌아보는데 30여분이면 충분할 것 같았다. 중요한 관광지답게 여행객을 유혹할 만한 상품이 많이 전시되어 있었고, 볼거리가 많았다. 하지만 우리는 소핑이 우선이 아니지라 그냥 지나치면서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브랜스 샵도 많이 있었고, 기념품을 판매하는 가게, 모자나 신발을 판매하는 점포가 있었는데 이곳에 신발을 판매하는 상점이 집중적으로 많이 있었다.  

 

 

 

 


 아테네 에르무(Ermu)거리 끝자락에 있었던 카프니카레아 성당은 11세기에 건축된 성당으로, 비잔틴양식으로 지어졌으며 그리스 정교회라고 한다. 성당이 지어질 당시에는 이렇게 상가의 중심지는 아니었을텐데 이제는 이렇게 번화가의 중심지에 자리잡고 있게 되었다. 고풍스러운 성당이 상가지역 한가운데 위치해 있으니 눈에 뛸 수 밖에 없다. 성당 주변으로 낮은 담벼락이 있었는데 여행객들이 앉아서 쉬어 갈 수 있게 되어 있었다. 우리도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아테네가 로마의 통치를 받던 시절, 이곳 로만 아고라(The Roman Agora)가 아테네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특히 율리우스 시저와 아우구스트 황제 시절 이곳은 상업과 철학의 중심지로서 위상이 대단했다고 한다. 이곳에는 당대  아테네 최고의 하드리안 도서관, 바람의 탑 등이 지금까지 남아있고 오른쪽 끝에는 훗날 오스만투르크가 아테네를 통치했던 시절의 페티예 자미(모스크)가 남아 있다. 로마시대의 건물터와 목욕탕터, 기둥, 문, 수로 등이 남아 있는데 넓디 넓은 고대 아고라에 비해 규모가 작고 아기자기해 보인다. 아직 본격적으로 아테네의 고대 유적지 답사를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우연히 시내에 들어와서 로만 아고라를 들러보게 되어 기분이 좋다.   

 

 

 

 


 로만 아고라 왼쪽 끝에 자리한  바람의 탑(Bath-house of the Winds). 이 탑은 BC.150~120년에 마케도니아의 키로스(Kyrrhos) 출신의 천문학자인 안드로니코스가 세웠다.. 한때 기독교 교회로도 쓰였고, 오스만투르크 시절에는 이슬람 수도원으로도 사용되었으며 아테네신전 중에서 유일하게 원형 그대로가 남아있다고 한다.  이 탑은 해시계, 물시계, 풍향계의 3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탑의 8면은 각각 정확하게 동,서,남,북과 북동, 남동, 남서, 북서의 방향을 가리키고 있으며, 탑의 팔각 면 위에는 각 방위를 상징하는 바람신의 모습이 새겨져 있다. 

 

 

 


 로만 아고라 주변에는 아름다운 붉은 지붕 집들이 빙 둘러져 있고 화려한 조명 아래 멋진 레스토랑과 예쁜 카페들이 몰려 있었다. 아테네에 와서 느낀 것중에 하나가 건물에 스프레이 같은 것으로 낙서가 심하게 되어 있었는데 이 주변 건물의 담벼락에도 낙서가 엄청나게 많이 있어 볼썽 사납다는 느낌이다. 낙서도 예술이라고 말하면 반박할 근거가 모호하긴 하지만 예술로 봐 주기에는 너무 지저분한 느낌이고, 멋진 환경 조성을 위해서 자제해 주었으면 하는 개인적인 바램이다. 이곳 레스토랑에는 그리스 음식인 수불라키(Souvlaki)가 특히 유명하다고 한다. 수불라키는 돼지나 닭고기를 작은 나무꼬치에 끼워 나오는 요리다.   

 

 

 

 

 

모나스티라키(Monastiraki)는 아테네의 구시가지로 고대 아테네의 중심지였다고 한다. 이 일대에는 오스만투르크 시절의 모스크들이 아직 남아있고 플레아 마켓(Flea Market)은 광장에 이어져 있어  간단하게 쇼핑을 즐길 수 있다. 다양한 전퉁상품과 기념품을 판매하는 상정이 골목 가득 이어져 있었는데,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너무 늦어서인지 중간 중간 문을 닫고 있어서 분위기가 상당히 썰렁한 느낌이었다. 문을 닫은 상점도 있었지만 관광객들이 많이 붐비고 있어 여행지의 느낌을 느낄 수 있었고, 집사람이 이곳에서 샌달을 하나 구입했다.

 

 

 

 

 

 플레아 마켓(Flea Market)에서 나오니 아테네의 중심가라고 할 수 있는 모나스티라키(Monastiraki)역이 있는 광장에 도착했다. 근처에 유명한 유적지 아크로폴리스가 있는 모나스티라키역은 여행객들로 이미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다. 광장에는 허접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여서 몇가지 공연도 하고 있고, 한켠에서는 흑인이 중심이 되어 춤판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람들이 쉬어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데크에는 관광객들이 엄청나게 몰려서 휴식을 취하고 있고 유명 관광지라는 느낌이 확 들었다. 우리도 광장에서 공연을 잠시 구경하면서 휴식을 취해 주었다.  

 

 

 

 

 

 아크로폴리스 유적지 주변 모나스티라키 주변의 레스토랑에서 여유를 부리면서 차와 음식을 먹어 봤으면 하는 생각은 들었지만, 한가롭게 여유를 부리기에는 시간이 많지 않은지라 실제 들어가보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 나도 다른 여행객처럼 노천 테이블에서 아름다운 아크로폴리스 야경을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다음에 다시 그리스를 방문해서 모나스티라키 주변의 레스토랑에서 저녁식사를 해 볼 생각이다.  호텔로 돌아오는 길에 아이스크림 가게에 들어가서 그리스 아이스크림을 먹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아이스크림 먹는 것은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으니...  

 

 

 

 


 신타그마 광장 남쪽에 트램의 종점이 있어 트램을 이용해서 다시 숙소로 돌아왔다. 돌아올 때에는 밤 늦은 시간인지라 트램에 손님이 거의 없었다. 손님이 별로 없으니 트램이 모든 정류장을 서지 않고 벨을 눌러야만 정차를 하는 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어, 아무런 사인이 없으면 그냥 통과를 해 버린다. 그리스 문자를 잘 모르니 신경써서 정류장을 체크해서 우리가 내려야할 정류장에서 겨우 내렸다. 몸은 피곤하지만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하루를 훨씬 더 알차게 보냈다고 생각한다. 페닉스호텔로 돌아오니 조명이 예쁘게 켜져 있다.    

 

 

 


 

(4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