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영동포도마라톤 (2013.9.1)

남녘하늘 2016. 2. 16. 00:30

 

 온라인 달리기 모임인 '런너스클럽'이 창립 14주년을 맞아 전국적인 기념행사를 영동마라톤 대회장에서 개최한다고 해서 마라톤대회 참가신청을 했다. 그동안 런클 모임에 자주 나가지 못했기에 모처럼 모임에 참석해서 지인들을 만나볼 생각으로 참가 신청을 한 것이다. 날씨가 아직 더운데 굳이 풀코스를 뛸 생각이 없었기에 하프 코스에 신청했고, 이번에도 기록 욕심은 없이 그냥 즐겁게 뛸 예정이었다. 대회 출발시간은 오전 10시였지만 영동까지 이동을 고려해서 아침에 일찍 출발해야 했다. 전국에서 300여명에 달하는 런너스클럽 회원이 참석하게 되어 있어서 주최측에서 행사용 버스를 여러대 배차해 주게 되어 비교적 편한 여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영동은 재작년에 우리 회사가 이곳에 건설해 주었던 육군종합행정학교 이전식에 앞서 한번 방문했었고, 작년에는 영동울트라마라톤 자원봉사를 하느라 오게 되어 최근 몇 번 왔던지라 낯설지 않은 지방도시다. 이곳에 올 때마다 가로수로 감나무를 심어 놓고 그 감을 아무도 손대지 않는 것을 보고 부러움을 가지고, 동시에 좋은 이미지가 남아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특히 오늘 대회가 치러진 군민체육관은 작년에 울트라마라톤 대회가 진행되었던 장소여서 더 친근하다. 올해는 나도 거의 7-8년만에 이곳에 와서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석할 계획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새벽 5시 반에 신갈버스 정류장에서 만나기로 했던 버스가 기사 아저씨의 순간적인 착각으로 인해 만나는 장소를 지나쳐 다시 돌아오다보니 30분 정도가 소비되어 버려 영동에 도착하니 출발시간이 한시간도 남지 않았다. 배번도 아직 받지 못했는데 괜스래 맘이 조급해졌다. 이미 다른 지역에서 온 회원들은 옷도 갈아입고, 운동장에서 준비운동도 하고 사진도 찍고 있는데 배번을 받으러 급히 이동해야 했다. 이 때문에 출발전에 보고 싶었던 회원들과 인사도 제대로 나누지 못하고, 준비운동도 하지 못한채 짐을 맡기도 출발하기에도 바빴다. 운동장에 들어오면서 그리고 물품을 보관하러 가면서 몇 장의 사진을 찍었다.   

 

 

 

 

 

 공식 대회에서 얼마만에 입어보는 런너스클럽의 유니폼인지 모르겠다. 그간 오프라인 모임인 100회 마라톤 클럽과  지역 모임인 분당검푸마라톤 클럽에서 활동을 하느라 런너스클럽 유니폼을 거의 입지 못했었다. 오늘은 런클 창립기념일 행사겸 대회에 참석했기에 오랜만에 노란색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오늘 참가한 단체 그룹중에서는 런너스클럽 회원이 가장 많아서 뛰는 동안 많은 런클 회원을 만날 수 있었다. 가입한지 오래된 회원들도 많이 참가해서 반가왔다.   

 

 

 

 

 

 대회 공식 유니폼이 포도마라톤의 포도를 형상화 시킨 색상으로 보라색 유니폼이었다. 대회 이미지를 생각하면 대표적인 색상이 될지 모르겠으나 대회를 마치고  다시 입기에는 다소 촌스러운 디자인과 색상이 아니였나 생각한다. 이왕 기념품을 만든다면 조금 더 생각하고 비용을 조금 더 투자해서 참석자들이 자주 입고 또 자연스럽게 대회를 홍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센스가 필요하다고 본다. 내가 대회 조직위에 있다면 이런 류의 옷은 만들지 않겠다. 나는 이 옷을 집에 와서 포장도 개봉하지  않고 서랍에 넣어 두었다. 

 

 

 

 

 

 오늘도 기록에 욕심을 내지 않고 뛸 계획이었기에 카메라를 들고 뛰어도 괜찮았는데 급하게 물품을 맡기다 보니 카메라도 물품 속에 넣어버린채 맡겨 버렸다. 이후 달리기를 마칠때까지 찍은 사진들은 런너스클럽 회원들이 찍어준 사진이다. 주최측에서 대회 진행은 잘한다고 생각했는데 주로상에서 사진을 찍어주는 서비스는 하지 못한 것 같다. 결승점에서만 주자들의 사진을 찍어 주고 있었다. 달리는 사진도 한장 정도는 필요한데 그 생각은 하지 못한 듯하디. 

 

 

 

 

 

 오늘 대회에 참석하면서 몇 몇 회원은 꼭 만나봐야지 하고 생각을 하고 왔었는데 그 중 한 회원과 대회내내 함께 뛰었다. 날씨도 덥고 기록에 대한 욕심이 없었기 때문에 천천히 뛰자고 생각하고 뛰었는데, 나는 천천히 뛰었지만 상대방은 천천히 뛴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함께 뛴다고 최선을 다해 돌아올 때는 많이 힘들어했는데 그래도 끝까지 걷지 않고 완주했다. 괜시리 함께 뛰어 주겠다고 해서 너무 힘들게 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주로에는 그늘이 별로 없었고 긴 언덕이 하나 있어 시골길을 달려 즐겁기는 했지만 좋은 코스는 아니었다는 생각이다. 

 

 

 

 

 

 

 하프코스를  2시간이 조금 넘게 달렸으니 나로서는 아주 천천히 뛴 기록이다. 더운 날씨에 풀코스를 뛰지 않고 하프만 뛰었다는 것이 너무나 행복했다. 마라톤이 기록을 위해서 혼자 고독하게 달리지 않는 이상 대부분의 매니아는 누군가와 함께 달리는 것만으로도 힘이 생긴다. 더구나 좋은 사람과 함께 달리면 그 즐거움이 배가된다.  함께 달린 사람과 아주 즐거운 21km의 여정을 즐겼다. 대회를 마치고 나니 주최측에서 자그마한 포도를 한상자씩 나눠 주었다. 생각보다는 꽤 맛있는 포도였다.  

 

 

 

 

 달리기를 끝내고 들어오니 김학용형님이 나를 기다리고 있어 형님과 함께 주최측에서 나눠준 국수와 막걸리도 먹었다. 오랫만에 만난 형님은 요즘 많이 편해지셨는지 몸이 많이 불어 보였다. 운동은 계속했다면 몸이 통통해지지 않았을텐데 운동을 게을리 한 모양이다. 형님은 오늘 대회에서도 10km만 달리고 미리 들어왔다고 한다. 오늘 하프코스 단체전에서는 런너스 클럽에서는 아쉽게도 상을 받지 못했지만 풀코스에서는 1,2위를 모두 휩쓸었고, 또 최다 참여 단체상까지 받아 클럽의 위상을 높일 수 있었다. 

 

 

 

 식사를 하고 나서 런너스클럽 창립 14주년 행사장으로 이동했다. 운동장 윗쪽에 있는 공간을 대회 주최측에서 확보해 주었고 텐트까지 설치해 주어서 따로 행사를 진행할 수 있었다. 몇 몇 회원이 주측이 되어 행사를 준비했지만 전체 회원의 호응이 없으면 벌쭘한 행사가 될 수 있었을텐데, 역시 저력있는 클럽인지라 일사불란하게 서로 협조하고 양보하고 행동해서 오랫만에 즐거운 기분으로 즐길 수 있었다. 지난 6월 송파라인트런에서 봤었던 회원과도 인사를 나눴다.    

 

 

 

 

 

 대구 런클 소속인 허성만님은 나와 종씨로 할아버지뻘 되는 항렬이었다. 주로에서 잠시 만나 같은 클럽 소속이고 성씨가 같아서 함께 달리면서 간단히 인사를 나눴는데, 행사장에서 내 옆자리에 않게 되어서 다시 인사를 했다. 이번 마라톤대회에 부인과 함께 참석했다고 한다. 많지 않은 종씨여서 오랫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옛날처럼 런너스 클럽 행사에 자주 나가지 못했더니 오랫만에 만나는 반가운 동료와 선후배가 많았다. 특별한 사업적 목적으로 만나는 사람들이 아니고, 쉽지 않은 마라톤이라는 취미로 만난 사람들이어서 늘 반가운 회원들이다. 오랫동안 보지 못했어도 모두 달리기를 하거나 관심이 있었다면 그 시간적인 간극을 한번의 만남으로 좁혀버릴 수 있는 사람들이다. 과거 남산에서 달리기 모임을 가졌던 사람들과 함께 그룹으로 사진도 남겼다.   

 

 

 

 

 

 창립 행사가 진행 되는중 게임이 시작할 무렵 내가 참석할 게임이 없었던지라 잠시 자리를 이탈해서 운동장 바로 건너편에서 진행되고 있는 영동포도축제 행사장에 가 보았다. 날씨도 너무 덥고, 한곳에 머물러 있으려니 좀이 쑤시는데 잠시 시간을 내서 축제장 구경을 하자고 해서 동의하고 함께 이동했다. 행사장에는 영동에서 생산된 포도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농산물을 전시 판매하고 있었다. 그간 포도를 먹으면서 수많은 종류로 나뉘어 있는지도 몰랐고, 포도 맛이 그렇게 다양한지 몰랐는데 이곳에서 여러가지는 품종을 놓고 시식해보니 그 맛의 차이를 이해할 수 있었다.  포도 이외에도 여러 농축산물도 시식할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오늘이 포도축제를 마감하는 날이고, 우리가 행사장에 갔을 때에는 거의 파장 분위기여서 싸게 파는 상품들이 많았다. 나로서는 처음 본 아로니아도 30%정도 싸게 팔고 있어서 한박스에 2만원을 주고 사왔고, 승용차를 직접 가지고 갔었다면 사고 싶은 물건들이 많았는데 차없이 단체로 관광버스를 이용하다보니 사고 싶어도 사가지고 올수가 없었다. 내년에 다시 오게 된다면 차를 가지고 오는 것도 한번 고려해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창립기념 행사에 참여하지 않고 빠져 나온 것이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모두 다 참석할만큼 공간이 되지 않어서 잠시 자리를 비웠을 뿐이라고 변명해 본다. 

 

 

 

 

 

 충청 영동은 포도 농사와 함께 자두, 복숭아 ,배, 사과등 생산되지 않는 과일이 없는 도시이다. 특히 가로수가 감나무가 심어져 있고 아무도 감나무를 건들지 않아 관광상품으로서 영동이 이름나 있다. 그만큼 감이 많이 생산되는 곳인데 행사장 한켠에서 감을 냉동시켜 놓았다가 판매를 하고 있어 감을 좋아하는 내가 그냥 지나지지를 못했다. 음식을 배불리 먹었다고 생각했는데 또 다시 냉동감을 사먹고, 몇개 구입해서 가지고 왔다. 포도축제장 구경을 마치고 다시 창립행사장으로 돌아왔다. 오늘 창립행사에는 300여명의 회원이 참석해서 최근 들어 가장 많은 회원들이 참석한 행사인 듯하다. 영동까지 짦지 않은 거리를 오고 가느라 시간이 많이 소비되었지만 평소에 보고 싶었던 사람들도 만날 수 있어서 좋았고, 런너스 클럽 창립 14주년 행사에 참가할 수 있어서 좋았다. 마라톤 대회도 기록을 의식하지 않고 회원과 데이트 하는 기분으로 달릴 수 있어 그 또한 즐거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