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검푸마라톤클럽의 회원들 중에서 마음이 통하는 회원 8명이 지리산 종수산행을 계획한 것은 지난 4월이었다. 최근 좋은 곳을 찾아다니면서 달리기 연습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기도 했었는데 올해를 넘기기 전에 지리산 종주를 한번 가자고 의견을 모았었다. 7월달에 일정을 맞추어 보자고 약속을 하고, 당일 산행이 아닌 지리산에 있는 대피소에서 하룻밤을 쉬면서 여유있게 산행을 하자고 했다. 최근 국립공원에 있는 대피소는 컴퓨터로 숙박을 미리 예약해야 해서 월초에 장터목 대피소를 예약했는데 당첨이 쉽지 않은데 불구하고 8명이 이용할 수 있는 예약이 되었다.
함께 갈 예정이었던 회원중이 한명이 급한 일로 빠지게 되어서 7명이 지리산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산행은 출발지는 성삼재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이후 노고단에서 천왕봉까지 종주를 하고 대원사로 내려가 산청으로 가서 다시 관광버스를 타고 돌아오는 계획이다. 최근 우리 같은 코스를 산행을 하는 사람을 위한 관광버스 회사가 많아서 지리산을 편하게 다녀 올 수가 있다. 이런 관광버스를 이용하지 않으면, 결국 기차로 이동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성삼재까지 와야 한다. 시간도 맞지 않고 비용도 훨씬 더 많이 들어간다고 봐야 한다.
오늘 우리가 이용할 버스가 경부고속도로 죽전버스 정류장에서 우리를 픽업하게 되어 있어서 미리 시간에 맞춰서 용인시 포은아트갤러리 앞에서 모여 준비를 마쳤다. 버스를 10시 20분에 타게 되어 있어서 1박 3일의 여행이 되는 셈이다. 어릴 때 소풍을 떠날때 기분이다.
10시 20분에 출발한 버스가 노고단 입구 성삼재에 도착한 것은 새벽 3시가 조금 안되는 시간이었다. 요즘은 국립공원관리 공단에서 출입시간을 엄격하게 준수한다고해서 4시까지는 기다려야 하는 상황. 차에서 내려 대략 준비운동도 하고 복장도 정비하다가 3시 반쯤 입구에 갔더니 입장을 해도 괜찮다고 한다. 이렇게 30분 정도 빨리 입장을 시켜 줄줄 알았다면 조금 더 빨리 출발할 수도 있었는데... 입구에서 설문조사도 하고, 깔판을 설문조사 기념으로 나눠주고 있었다.
어두운 도로를 랜턴의 불빛에 의지한채 노고단으로 올랐다. 입산시간을 통재하다 보니 출입하는 사람도 적고, 그로 인해서 생태계도 많이 보호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노고단에 도착하니 날이 아직 어둡고 바람이 불어 다른 사람들이 모두 바삐 사진을 찍고는 바로 이동하고 있었다. 우리도 잘 나오지 않는 사진을 한장 찍고는 바로 연하천 방향으로 이동했다. 노고단에서 임걸령으로 이동하던 중에 날이 밝아 왔다. 능선을 따라서 이동하다 보니 계곡보다는 빨리 밝아진 듯하다. 랜턴불빛에 의존해서 걷던 때와는 달리 산길을 눈으로 확인하며 걸으니 좋았다. 오늘은 구름이 조금 있어서 덥지 않는 산행이 될 듯하다. 3년정도 전에 100회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지리산에 오고는 몇 년만에 다시 온 지리산이다.
노고단에서 지리산 주봉인 천왕봉까지 25.5km 거리로 능선을 따라 진행해야 하는데 넘어야 할 봉우리가 10여개쯤 된다. 노고단을 지나 첫 휴식은 임걸령에서 하게 되었다. 이곳은 해발은 1,320m, 종주 산행에서 첫번째 샘이 있는 곳이다. 이곳은 해발 1,760m대의 반야봉의 바로 아래 습지로 물맛이 좋기로 유명하다. 지리산은 곳곳에서 식수를 구할수 있기 때문에 종주산행시 출발할때 배낭 무겁게 물을 많이 준비할 필요는 없다. 우리도 배낭 무게를 줄이기 위해 물을 많이 준비하지 않아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면서 물을 보충했다.
삼도봉에 도착했다. 노루목에서 반야봉을 오르지 않고 바로 삼도봉으로 왔기 때문에 거리를 조금 줄일 수 있었다. 성삼재에서 7.7km 떨어진 삼도봉은 경상남도와 전라남북도를 구분짓는 봉우리로 반야봉 바로 아래 해발 1,550m로 지리산의 수많은 준봉 가운데 특이할만하게 눈에 띄는 봉우리는 아니다. 반야봉의 그늘에 가려 아주 이름없고 별다른 특징을 찾을 수 없는 산세지만 지리산을 삼도로 구분하는 기점이라는데서 그 의미를 찾아볼 수 있다. 그래도 이곳은 전망도 좋고 잠시 쉬어가기에는 부담이 없는 곳이다. 바위위에 있는 삼각 표시석을 산행객들이 하도 많이 만져서 반들반들하다.
삼도봉에서 화개재까지는 비교적 내리막 계단이 많았는데, 반대로 올라 오려면 꽤 힘이 들 것이다. 거리 멀지 않은 거리를 이동하니 작은 공원처럼 잘 가꾸어진 화개재가 나타났다. 화개장터로도 유명한 화개재는 경남에서 장사꾼들이 연동골을 따라 올라오는 해산물과 소금을 ,전북에서 뱀사골로 올라오는 삼베와 산나물을 교환하던 지리산 능선에 있었던 장터 중 하나이다. 이 높은곳까지 물건을 짊어지고 올라와서 서로 물물교환을 했다니 정말 대단하다. 30여년 대학생 시절, 산에 대해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학보사 후배들과 함께 뱀사골 계곡을 따라서 고생하면서 올라왔던 추억이 있는 화개재이다.
지리산 국립공원에서는 안전사고를 방지하기 위하여 입산 시간 지정제 시행하고 있다. 구간구간 통제시간이 지나면 대피소에 예약한 사람 이외는 통과시키지 않고 바로 하산 조치시킨다. 단, 각 지점별 대피소 예약자의 경우 통제시간을 1-2시간 연장해 주는데 예약자에 대한 명단을 가지고 대조를 한다. 옛날처럼 지리산 종주 무박 2일로 종주 산행한다는 것을 있을 수 없다. 다소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이 덕분에 지리산에 깨끗해지고 자연이 많이 복원되었다는 것은 갈 때마나 느끼는 점이다.
연하천대피소에 도착해서 드디어 아침식사를 했다. 새벽에 휴게소에서 밥을 한그릇 먹었기 때문에 아점이라고 해야 하는지는 모르겠다. 라면을 끓이고 밥을 해서 그냥 죽처럼 먹었다. 산에서 먹는 음식이야 생존을 위한 것인지라 잘 차려서 먹을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도 산에서 먹는 음식은 모두 맛있다. 연하천 대피소는 참 샘물이 대단하다 대부분 샘은 흘러내려오는 물인데 이곳 연하천대피소의 참샘은 땅에서 솟아 올라오는 물이라 엄청 차갑다. 맨발을 물에 담구고 있으면 발리 시려위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차가웠다.
연하천대피소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마치고 다시 출발한다. 이곳에서 혼자 산행을 온 여인과 함께 산행을 하게 된다. 처음에는 우리 일행과 별로 가까이 하려고 하지 않는 행태를 보였고 혼자서 지리산에 올 정도면 뭔가 있겠지 생각해서 구체적으로 물어 보질 않았었다. 하지만 우리와 몇마디 이야기를 해 보더니 크게 의심이 가지 않는지 결국 나중에는 장터목 산장까지 함께 동행하게 되었다. 역시 남자들만 가는 것에 비해서는 갑자기 분위기가 좋아지고 활기가 넘치기 시작했다. 체력적으로 달리기를 하는 우리에 비해서는 다소 떨어졌지만, 지리산을 혼자서 올 정도로 체력이 좋은 편이였다. 선비샘에서 짐을 조금 나누어 들고 당초 계획했던 세석대피소가 아닌 장터목까지 함께 하기로 했다.
선비샘에서 칠선봉,세석대피소, 촛대봉, 연하봉, 그리고 장터목대피소에 이르는 구간에서는 내 사진이 거의 없다. 일행보다 조금 앞장서서 나가 미리 식사 준비를 하는 조에 포함이 되어서 거의 사진을 찍지 못했기 때문이다. 세석대피소에서도 조금 오래 휴식을 취했는데 돌아와서 보니 사진이 없다. 하지만 지리산에는 여러번 왔기에 이 구간에서 사진이 없다고 아쉽지는 않다. 사진은 찍지 못했지만 멋진 풍광은 눈속에 다 담아 왔기 때문이다. 세석대피소에서 장터목 대피소 구간은 조금 힘이 들었지만 다른 일행을 위해서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넘어 왔다.
새벽 3시 30분에 출발한 선발대는 장터목대피소에 도착한 것은 오후 5시 30분, 중간에 세석대피소에서 50분 정도 쉰 것을 포함해서 14시간이 걸렸다. 조금 무리한 듯한 느낌이 있기도 하지만 옛날에는 이 길을 뛰어서 오기도 했었는데 걸어서 온 것가지고 뭐라고 할 수 없다. 산에서 달리면 오로지 발 아래만 살피면서 지나와야 하지만, 오늘은 일행과 함께 떠들고 웃으면서 주변의 풍광도 즐기면서 오게 되었다. 산행은 이렇게 해야 한다. 이것도 무리한 것이라고 하면 할말이 없지만... 나머지 일행은 아무런 문제 없이 선발대보다 4여분 늦게 도착했다.
구간별 입산 통제를 하지 않으면 저녁무렵에 천왕봉까지 한번 더 올라갔다올 정도의 체력이 남아 있었지만 오후 4시이후에는 장터목에서 천왕봉 올라가는 것을 통제하고 있어 올라갈 수가 없었다. 장터목에는 저녁이 되자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전체 일행이 도착할 무렵에는 외부에 만들어 놓은 데크에서 저녁식사를 할 수는 없는 상태였다. 결국 취사장 앞쪽에 있는 공간을 어렵게 확보해서 저녁식사를 했다. 식사를 하면서 공경은씨가 가지고 온 발렌타인 한병과 소주를 한잔 마시니 몸이 급격하게 피곤해졌다. 산에서 마신 술은 취하지 않는다고 누가 말했는지 모르겠다.
술에 취해서 몸도 제대로 씻지도 않고 잠이 들어 버렸다. 잠을 자면서도 몸을 씻어야 한다는 강박감이 있었는데 중간에 잠시 잠에서 깨어나 시계를 보니 아직 11시밖에 되질 않았다. 3시간쯤 잠을 잤지만 몸이 다 풀린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오늘 또 산행이 많이 남아 있어 더 자야 할 것 같아서 억지로 잠이 잤는데 다시 일어 난 것이 새벽 2시 조금 넘어서이다. 어제 땀을 많이 흘렸는데 씻지도 못하고 잠을 자서 찝찝했는데 옆에 공경은씨가 씻으러 간다기에 따라서 바람 부는 새벽에 샘터로 나섰다. 새벽에 장터목 산장에는 기온도 내려가 있고, 바람도 엄청나게 불었지만 간단하게 수건에 물을 적셔 몸을 딱아 주었다. 추운 날씨에 간이 목욕을 하면 하늘을 보니 하늘에 별이 총총해서 아침에 해돋이를 볼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몸을 간단히 씻고 들어와서 다시 잠을 조금 더 청할까하다가 더 자면 오히려 일어날 때 고생할 것 같아서 그냥 가지고 간 태블릿으로 어제 찍은 사진 몇 장을 함께 올려 놓았다. 다른 일행들도 모두 일찍 일어나더니 천왕봉에 오르기 전에 아침식사를 하고 가자고 올라가자고 해서 간단하게 아침 식사를 하고 출발하게 되었다. 천왕봉에 올라 하산을 할 때 치밭목 대피소에서 아침을 하려고 했었는데 장터목에서하고 간것이 잘 된 일이었다. 새벽 5시 20분경에 일출을 볼 수 있다고 해서 4시가 되어서 장터목을 빠져 나와 천왕봉으로 오르기 시작했다. 날은 어두웠고 별은 총총해서 해를 보기에는 좋을 듯했는데 정상으로 오르는 동안 자꾸 구름이 몰려와서 조금씩 불안하게 만들었다. 결국 정상에 오를 무렵에는 구름이 가득해져서 떠오르는 해를 제대로 볼 수가 없었다. 시시각각 일기가 변해서 간혹 아침 노을을 보여줄 뿐 해뜨는 것은 보지 못했다. 오늘은 우리의 정성이 다소 부족했던 모양이다.
산 정상에는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서 윈드자켓을 입고 오지 않았다면 엄청 고생을 했을 것 같았다. 해가 떠 오르기 전에 노을이 예쁘게 보았지만 정작 해가 뜨는 것은 제대로 보지 못해 아쉽다. 구름이 바람에 몰려 왔다가 몰려 가는 것을 반복하는 가운데 조금씩 해 뜨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만 아쉬움이 남는 해돋이였다. 누구의 말처럼 안본 것도 아니고 본 것도 아닌 일출이었다. 새벽 장터목대피소에서 바라본 하늘은 별이 총총해서 새벽 멋진 일출을 내심 기대했는데 그리 쉽게 허락하지는 않는 모양이다. 우리 일행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일출을 기다리며 이곳에 올랐는데 조금은 허탈한 표정이다. 아쉽지만 다음 기회에 다시 한번 도전해야 할 듯하다.
날씨가 추워지고 습기를 머듬은 구름으로 인해 계속 자리를 지키기 어려워 오현주씨와 헤어지고 우리 일행은 대원사 방향으로 해서 치밭목대피소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천왕봉에서 대원사 까지 11.7km. 천왕봉에 있던 대부분의 산객들은 중산리 방향으로 내려가거나 장터목을 향해 간다. 일출때보다 더 많은 안개구름으로 인해 치밭목대피소까지 내려 오는 동안에는 보이는 것이라고는 안개같은 구름뿐이어서 사진다운 사진이 없다. 중봉에서조차 천왕봉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구름이 점점 더 많이 몰려 왔는데, 치밭목대피소 근처에 도착했을 무렵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
천왕봉에서 2시간 가까이 걸어서 치밭목 대피소에 도착했다. 취나물이 많아서 그런 이름이 붙었다 했던가, 치밭목대피소는 지리산의 8개 대피소 중에서 동쪽 맨 끝에 자리하고 있으며 규모가 가장 작다. 그러나 대피소 주변 풍광은 무척 넓고 편안한 지형을 보여준다. 써리봉과 중봉, 하봉, 비둘기봉 등이 둘러싸며 만든 분지를 끌어안고 터 잡은 대피소다. 치밭목에서 남아 있는 모든 먹거리를 다 먹어치우고 복숭아 통조림까지 2통 사서 먹었다. 언제 지리산에 오게 되면 이 대피소에서도 한번 묵어 봐야겠다는 느낌이 드는 산장인데 아직 못하고 있다. 이곳은 다른 대피소들과는 달리 인터넷 사전예약이 아닌 당일 선착순이다.
치밭목 대피소에서 대원사 방향은 요즘 산행을 하는 사람들이 많지 않은 듯 도로상태로 별로 좋지 않았고, 풀도 많이 자라 있었다. 요즘 지리산에 오는 사람들은 주로 노고단에서 출발해 장터목을 거쳐 천왕봉을 올랐다가 백무동이나 중산리쪽으로 가는 코스를 선택하는 듯하다. 우리 일행이 내려 오는동안 내려 오는 팀은 한팀도 보지 못했고, 올라오는 사람도 7명밖에 보질 못했다. 치밭목에서부터도 다시 3시간 가까이 가파른 길과 또 다소 지루하지만 편안 산행길, 이어서 계단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계곡물을 따라 산길을 넘고 넘어햐 하는 코스를 지나야 유평에 도착할 수 있었다. 지리산 계곡길을 걸어 오면서 돈을 주고 시켜도 하지 않을 산행을 우리가 했다고 말하면서 내려 왔다. 어제부터 힘들게 걸었던 한대식씨와 공경은씨가 힘들어 하면서도 끝까지 쳐지지 않고 내려 왔는데, 평소에 산행을 많이 하지 않아서 말은 하지 않아도 고생이 많이 되었을 것이다.
유평에 도착하기 직전에 일행중 몇 몇 사람은 더위를 참지 못하고 계곡에 들어가서 시원한 계곡물에 발을 담근다고 내려오지 않고, 나와 박점렬선배. 김상국씨만 먼저 내려와서 무릉도원이란 음식점에 자리를 잡았다. 일행이 내려오기 전에 음식을 미리 시켜 놓고 기다리는 동안 막걸리도 한잔하고 식당에 있는 샤워실에서 몸을 씻어 주었다. 천왕봉에서 유평까지 내려 오는데에만 5시간이나 걸렸는데, 지리산 정말로 엄청나게 큰 산이다. 만만한 마음으로 떠나지 않았지만 내려올 때까지 한번도 방심해서는 안되는 산이었다. 샤워를 하고 옷까지 갈아 입으니 편안한 마음에 무사 산행을 마쳤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
나머지 일행이 모두 내려와서 미리 준비된 닭도리탕과 백숙을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죽까지 끓여주어서 배불리 먹었다. 식당에서는 지난 가을에 집에서 만들어 놓았던 곶감을 팔고 있어서 조금 구입해 왔다. 작년에 만들어 놓은 것이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이 행운이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니 주인 아저씨가 유평주차장까지 봉고차로 태워 주었는데, 식당에서 유평주차장까지 대원사 계곡의 길도 길고 멀었다. 걸어서 내려 왔으면 한번 더 힘들어 고통스러울 뻔했다. 내려 오면서 식당 선택을 잘했다고 좋아했다.
유평 주차장에서 근처의 풍경이다. 너무나 조용했었던 산에서 있을 때와는 달리 유평의 계곡에는 엄청나게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 있어 천왕봉에서 유평까지 내려 올 때 느꼈던 한가로움과는 엄청난 대조를 이루었다. 산행을 하는 동안에는 그리 덥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었는데, 산행을 마치고 산에서 내려오니 다시 현실 세계로 돌아 온듯 찌는 듯한 무더위가 느껴진다. 1박 3일의 산행을 함께 떠난 일행들 모두 지리산의 정기를 받아 남은 한해 더욱 좋은 일들이 있을 것만 같다.
유평주차장에서 진주에 가는 버스가 1시 30분에 출발한다는 사실을 알고 왔기에 도착해서 바로 출발하는 버스를 탈 수 있었다. 유평에서 산청 시천면까지 시내버스를 타고 갔고, 다시 시천면에서 어제 타고 내려왔던 관광버스를 타고 분당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산청에서 분당까지 돌아오는 도로도 막히지 않아서 돌아 오는데 3시간 30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15분이나 휴식을 취해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죽전에 도착하니 정혜숙선배님이 오가피 물을 비롯해서 여러가지를 가지고 나와 기다리고 있어서 함께한 일행들을 감동시켰다. 힘은 조금 들었지만 아주 즐겁고 행복한 여행이었다. 내년에도 다시 한번 더 가기로 잠정 합의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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