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내변산 산행 (2013.7.13)

남녘하늘 2016. 1. 26. 00:11

 

 회사 동료들과 함께 전북 부안군 변산면에 있는 내변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내변산을 포함한 변산반도 국립공원은 우리나라 유일의 반도공원으로 해안쪽을 외변산, 내륙 산악지역을 내변산으로 부르고 있다. 해안가를 따라가는 변산 마실길도 아름답지만 높지 않은 산임에도 바위, 계곡, 폭포, 천년고찰 등 많은 경승지가 있는 내변산도 볼거리도 많고 아기자기한 산행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내변산이 분당에서는 거리가 제법 멀기 때문에 아침 6시 30분에 오리사옥에서 출발했다. 집에서 오리 사옥까지 가는 길에는 비가 엄청나게 내렸는데 충청 이남에는 비가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새삼 우리나라도 땅덩어리가 큰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중간에 휴게소에서 한번 쉬고 산행 입구에 남여치 매표소에 도착한 것은 9시 30분이 조금 넘어서이다. 거의 3시간이 걸려서 도착했으니 거리가 제법 멀다. 오늘 산행을 시작하는 남여치 매표소에서 내소사로 가는 탐방 코스는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고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의 소요시간으로 당일산행지로 적당하다.       

 

 

 

 

 

 지난 1월에 산행을 한 이후로 회사 산행 모임에 참석하지 못하고 있다가 오랫만에 참석하게 되었다. 다음달 해외산행도 함께 가려고 신청해 놓았다. 이번 내변산 산행은 참석인원이 많아서 관광버스 2대를 꽉 채워서 가게 되었다. 아마 작년 진급 심사시에 산악회원이 많이 승진을 해서인지 최근 산악회 행사에 사람들이 엄청 많이 몰리고 있는 듯한 느낌인데, 오늘 산행도 90여명이 참석해서 대성황이다. 남여치 매표소에는 전북본부 직원들이 미리 도착해서 물과 간단한 먹거리를 준비하고 기다리고 있었다.  

 

 

 

 


 월명암, 직소폭포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했다. 작은 다리를 건너 약간 비탈진 산으로 오름이 시작된다.  남여치는 조선말 이완용이 남여라는 뚜껑없는 가마를 타고 월명암 낙조대 구경을 가기 위해 가마꾼을 고생시켜던 고개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초반부터 쌍선봉 까지는 제법 가파르게 올라 가야 한다. 오늘도 후미조에 서서 동료들 사진을 찍어 주면서 천천히 산행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남여치를 출발해서 한시간 정도 올라 오니 쌍선봉 아래 낙조대로 가는 등산로 입구가 나왔다. 변산의 낙조대의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다고 해서 낙조대라 했다는데 월명암 선원의 수행에 지장이 있다하여 폐쇄하였다고 한다. 지금은 모든 등산로는 월명암을 지나치게 되어 있는데 수행에 지장이 있어 폐쇄하였다는 말은 사실이 아닌듯 하다. 아직까지는 숲이 무성해서 조망을 할 수 있는 곳이 없다. 선두로 나갔다면 낙조대에 가서 고군산 군도와 새만금 방조제, 부안댐까지 볼 수 있는데 선두를 열심히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 언감생심이다.   

 

 

 


  월명암(月明庵)은 쌍선봉아래 해발 400m에 위치한 작은 사찰이다. 차로 갈수있는 길은 없고 남여치분소이든 내변산분소 이든 한시간 이상을 걸어서 올라가야 한다. 임진왜란과 6.25 때에 건물이 소실되어 중건한지는 오래되지 않았지만, 신문왕12년(692년)에 창건된 역사가 1,300년에 이르는 천년고찰이다. 내소사나 개암사보다 덜 알려진 듯 하지만 덕분에 고즈넉한 산사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규모가 작은 암자라고 하는데 대웅전, 요사채, 법고루까지 번듯하게 갖추고 있는 사찰이었다.     

 

 

 

 

 

 국립공원 변산에서도 가장 으뜸으로 치는 변산팔경 중에 월명암 앞쪽으로 펼쳐지는 아침 안개와 월명암 뒤의 낙조대에서 바라보는 서해의 일몰을 가르키는 월명무애(月明霧靄)와 서해낙조(西海落照)는 월명암의 경치를 이르는 말이다. 아침안개를 볼 수 있는 시간은 아니었지만 월명암 대웅전 앞으로 내려다 보이는 경관은 보기 좋았다. 멀리 내변산의 최고봉인 의상봉도 보인다.

 

 

 

 

 

 월명암에서 나와 직소보로 향하는 길은 거의 내리막 길이다. 산 아래로 직소보가 얼핏 보인다. 중간에 암릉길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 무난한 내리막이었다. 계곡 사이로 보이는 직소보는 부안댐이 건설되기 전, 부안군민의 식수원으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공보라고 한다. 산위에서 내려다 보았을 때는 그다지 감흥이 있는 풍경이 아니었는데 능선을 내려가서 보니 엄청난 풍광을 보여준다. 산행을 떠나기 전에 시간을 내서 미리 내변산에 관한 내용을 알아보고 왔으면 직소보를 비롯해서 멋진 풍경사진을 남겼을텐데 사전 정보를 갖지 못한채 직접 부딪쳐서 눈으로 확인하려니 미련스럽다. 

 

 

 

 

 

 

 직소보에 내려와서 처음 접한 느낌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여기가 우리나라의 풍경인가 싶은 감정이었다. 우리나라의 숨은 절경중 하나로, 산을 끼고 저수지가 있어서 경치가 일품이었다.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너무 아름다운 풍경에 놀라움이.... 어떻게 산 속에 이렇게 아름다운 호수가 있는가싶다. 고즈넉한 풍경이 정말 한폭의 그림이였다. 단풍이 들었을 오면 더 멋지다고 하니 다음에는 단풍이 있을 때 한번 더 와야겠다고 생각했다. 호수에는 자그만한 물고기도 엄청나게 많은데, 아무도 잡아가는 사람이 없는 모양이다. 직소보를 옆에 끼고 올라가는 나무 데크길도 운치가 있다.      

 

 

 

 

 

 내변산은 그리 높지도 않고 참 포근한 느낌의 산이다. 직접 와서 한번 거닐어 보면 왜 그리 높지도 않은 산과 변산반도가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는지 공감이 갈 것 같다. 직소보에서 지나쳐 조금 더 올라가니 직소보 하트전망대가 나왔다. 멋진 풍광을 볼 수 있는 위치에 전망대를 만들어 놓았으니 이곳이 직소보 포토존으로 지나치는 사람들이 그냥 지나갈리가 없다. 지니가는 사람들마다 기념사진을 찍느라 자리가 생기지 않아, 조금 기다렸다가 우리도 사진 한장을 남긴다.       

 

 

 

 

 

 

 직소폭포 전망대 상단에서 내려다 본 풍경이다. 직소폭포 전망대는 계단형으로 되어 있어 계단아래 이어지는 분옥담을 보기 가장 좋다. 하지만 데크 하단에서는 폭포로 가는 길이 없다. 그냥 조망만 할 수 있는 곳이다.  

 

 

 

 계단을 오르니 직소폭포가 가까이 보인다. 우리가 후미조여서 시간상 폭포까지 가서 구경할 상황은 아니어서 멀리서 구경만하고 이동하기로 했다. 국립공원 변산팔경 중 제 2경인 직소폭포는 30m의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물이 장관이라고 한다. 암벽 사이로 하얀 물거품을 일으키며 떨어지는 물이 깊은 소를 만들고 있다. 여름철 장맛비가 많이 내리면 직소폭포의 위용이 대단할텐데 오늘 직소폭포의 수량은 기대치에 미치질 않았다. 그렇지 않은 것이라면 내 기대 수준이 놓은 것이고...  

 

 

 

 

 내변산탐방지원센터에서 직소폭포까지 온 사람들중에는 직소폭포를 보고나서 되돌아 가는 사람들이 많은 모양이다. 처음 산행을 시작할 때는 우리 일행밖에 없었는데 중간에 사람이 갑자기 많아졌었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이 내변산탐방센터 쪽에서 왔던 모양이다. 이 일행들은 편하게 직소보와 직소폭포만 구경하고 돌아가는 듯했다. 우리는 계속해서 재백이고개를 넘어 내소사로 간다. 그래서인지 직소폭포를 지나고 나니 다시 산행하는 사람들이 대폭 줄었다. 직소 폭포에서 다시 산을 오르기 시작해서 재백이 고개에 오르니 조망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재백이 고개에서는 산아래로 보이는 석포리 마을과 그 너머로 멀리 서해 바다 곰소만이 보인다. 아주 깨끗한 전망은 아니지만 고개에서 바라보는 전망이 좋다. 이곳에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서 그동안 흘린 땀을 식힐 수 있어 좋았다. 바람을 즐기면서 마당바위 위에서 잠시 휴식을 취해 주었다. 재백이 고개에서 관음봉 삼거리 구간은 경사가 급한 바위 구간이라서 조금 힘든 편이다. 하지만 쉴 수 있는 장소가 많고, 서해 바다를 바라보며 발걸음을 멈출수 있어서 생각보다는 수월하게 오를수 있었다.  

 

 

 

 

 관음봉 삼거리에 도착했는데 이곳에서 정상에 있는 관음봉까지 왕복 1.2km가 된다. 조금 서둘러 왔으면 관음봉까지 한번 갔다 와도 괜찮을텐데 우리 후미조가 선두에 비해서 너무 많이 쳐진상태에서 관음봉까지 갔다 오게 되면 나머지 일행에게 민폐를 끼치게 될 것 같아 그냥 내소사로 내려가기로 했다. 아쉽지만 내변산이 워낙 좋아서 다음에 한번 더 올 생각이니 그 때 갈 곳을 남겨두기로 했다. 여기에서 내소사까지는 1.3km 남았다. 길은 내리막이긴 하지만 경사가 만만치않아 주의가 필요했다. 산 아래로 내소사가 눈에 들어 오고, 그 너머 줄포만이 보인다. 이곳에서 보아도 산세가 부드럽다.       

 

 

 

 

 

 

 3시 30분 경이 되어서야 내소사에 도착했다. 이미 선두는 내소사 구경까지 하고 식사 장소로 이동해 있었는데, 우리는 너무 지체를 하게 되어서 절구경을 할 상황이 되지 않았다. 나는 개인적으로 내변산 산행은 처음이지만 내소사는 여러번 와 보았었기 때문에 아쉬움은 없다. 일주문에서 천왕문 사이에 조성되어 있는 전나무 숲길을 걸어서 나왔다. 내소사는 백제 무왕 때 창건된 고찰인데, 이곳에는 당산 할아범 나무와 부안군 보호수인 수령 천 년의 느티나무 등 유난히 거목들이 많다. 산책을 해도 좋은 곳인데 산에서 멋진 풍광에 취해 시간을 너무 많이 보냈다. 

 

 

 

 

 산행을 시작할 때 우리가 산행하는 코스를 4시간 30분에서 5시간 정도면 충분히 끝낼 수 있다고 했는데, 우리 후미조가 6시간이 걸렸으니 엄청 늦은 것이다.  내소사 입구에 있는 식당 주변을 깨끗하게 정비해 놓아서 보기가 좋았다. 산악회에서 식당을 미리 예약해 놓아서 예약장소로 이동하니 일행들이 음식을 이미 절반이나 먹었다. 전남본부에서도 직원이 산악회원을 위해서 홍어를 비롯해서 몇가지 음식을 준비해 주어서 맛있게 먹었다. 산에서 더 오래 있었더니 입맛이 더 좋다.            

 

 

 

 

 

 우리가 도착하고 나서 한시간쯤 음식을 머고 4시30분경에 내소사에서 출발했다. 서울로 돌아오는 길은 토요일 오후이고, 아침에 서울에 비가 엄청 많이 내려 사람들이 밖으로 가지 않아서인지 올라가는 길이 하나도 막히지 않았다. 분당에 도착하니 7시밖에 되지 않았다. 아무리 빨라도 8시 넘어야 도착할 줄 알았는데 많이 빨리 왔다. 통상 주말에는 관광버스를 타면 버스 전용차선으로 가게 되어 밀리는 일반차선을 보면서 약간의 쾌감을 느끼곤 했는데 오늘은 일반차선의 차가 더 빨리 가 버렸다. 조금 멀리 떨어진 내변산이었지만, 즐거운 산행을 할 수 있어 좋았다. 다음에 꼭 한번 더 기회를 만들어 다녀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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