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여행 사진/가족 사진

수원 지동시장 방문 (2013.12.25)

남녘하늘 2016. 3. 19. 00:08


 눈 내리지 않은 크리스마스, 그래서 눈을 볼 수 없는 크리스마스이다. 크리스챤이 아니어서 종교적으로는 아무런 의미가 없는 날이지만 그래도 눈을 볼 수 있으면 기분이 좋을텐데 요즘 서울에서는 눈을 보기가 자꾸 어려워져 간다는 느낌이다. 어제 밤, 특별히 할일이 없어 늦게까지 TV를 보느라 늦잠을 자고 늦게 일어나니 오전 시간이 어중간해져 버렸다. 군대에 가 있는 작은 아들 면회라도 갈까 생각했는데 오늘은 면회를 가지 않아도 편하게 쉴 수 있는 날이고, 아직 해안 경비근무를 마치고 철수한지 얼마되지 않아 해야 할일이 많을 것 같아 조금 더 있다가 가 보기로 했다. 

 
 늦은 아침을 먹고 근처에 있는 광교산이라도 가 볼까 했는데, 오늘은 산에 가기 싫다는 집사람이 얼마전에 한번 갔다 왔던 수원 지동시장에 다시 한번 가자고 한다. 최근 들어 3번째 방문. 오늘은 크리스마스여서 영업을 하지 않는 상점이 많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와서보니 쉬고 있는 상점이 거의 없다. 수원시내 사람들이 많이 놀러 나와서 오리려 시장이 엄첨 붐비고 있었다. 함께 온 큰아들은 이곳에 처음인데, 아들도 시장 방문이 좋은 모양이다.  


 지동시장은 수원의 전통시장으로 100여년전부터 보부상들의 활동무대로 수원, 용인등 인접지역 주민들이 즐겨찾던 최대 식품매장 전문시장으로 수원 성곽을 배경으로 형성되어 있는 곳이다. 지동시장은 순대타운으로도 유명한데 정육, 농수산물, 생선, 야채, 떡, 회센터등 다양한 전통 식풍을 파는 곳으로 팔달문을 두고 영동시장, 팔달문시장, 못골시장과 인접해 있다. 지동시장 맞은 편이 영동시장이어서 사진을 찍으니 영동시장 간판이 보인다.    

 

 

 


 사람이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차를 가지고 왔는데 주차하는데에도 시간이 엄청 많이 걸렸다. 주차장에 들어가기 한참 전부터 차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줄지어 서 있어서 시간이 많이 걸렸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찾은지라 그리 넓지 않은 주차공간이 가득 찼기때문. 차량이 나갈때까지 기다렸다 주차를 해야했기에 꽤 오랜시간 줄서서 기다려야했지만 그래도 다행히 주차장에 세울 수 있었다. 차에서 내려 시장에 오니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인파를 경험하게 된다. 수원 시민들이 크리스마스날 다른 곳에 놀러 가지 않고 모두 이곳에 나온 듯한 느낌이다. 

 

 

 


 지난 몇 번의 방문때보다 사람이 몇 배는 더 많은 듯하다. 시장 통로도 그리 넓은 편도 아니라 더욱 혼잡스럽게 느껴진다. 지동시장부터 못골시장 통로까지 구비구비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져 있고 상점들로 서로 연결되어져 있는 듯한 구조이다. 호떡과 꽈배기를 파는 곳에는 길이 길게 늘어서 있고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간다. 가격이 싼만큼 품질은 기다할 수 없지만, 그래도 사람사는 냄새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의 재미는 있다. 그냥 그 분위기가 좋아서 오늘 방문해 보았고, 몇가지 품목도 구입했다.  

 

 

 

 

 시장의 곳곳을 돌아 다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서 걸음을 멈추고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를 하며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어서 시장내에서의 사진은 별로 없다. 그만큼 사람이 많았다. 다음에는 크리스마스나 명절 같은 때는 피해서 와야겠다고 생각을 했다. 댜양한 먹거리를 판매하고 있었는데 사람들이 길게 줄이 늘어선 곳에서의 음식은 저렴하고 푸짐하다는 것에 메리트가 있었지 맛이나 품질에 대해서는 그다지 칭찬을 할 정도는 아니다. 매번 먹는 것이 아니니까 그냥 다른 사람처럼 한번 맛보는 것에 의미를 두면 될 것 같다.    

 

 

 

 

 너무 사람이 많은 시장 방문을 끝내고 시장과 이어져 있는 수원 화성을 조금 돌아 보았다. 그 많던 사람이 성곽길로 오니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람이 붐비는 것을 보는 것도 재미 있지만, 이렇게 한적한 곳을 산책하는 것도 행복하다. 수원화성의 전체 구간중 지동시장이 있는 이곳에 수원이 커지면서 가장 먼저 성곽시설이 훼손되어서 유일하게 아직 복원하지 못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팔달문에서 남수원터 사이의 구간이 상업시설의 중심지여서 아직 복원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듯하다. 급격한 경사가 있는 언덕을 올라 동남각루(東南角樓)쪽으로 이동한다.    

 

 

 

 

 성곽길을 따라서 조금 올라가니 화성 동남각루가 나온다. 동남각루(東南角樓)는 지금은 없어진 남공심돈과 마주보고 있으며, 수원화성에서 방어에 제일 취약한 지역인 남수문을 지키던 방어시설이다. 치성위에 작은 누각을 올려놓고 있는 형태로, 경사진 언덕위에서 팔달문 주변을 엄호하고 있는 지형적 이점으로 수원화성에서 중요한 군사시설로 여겨졌을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수원화성에서는 성곽 주위로 성밖의 동태를 살피기에 가장 좋은 곳 네군데에 각루를 세웠는데, 서북각루(西北角樓), 동북각루(東北角樓, 방화수류정), 동남각루(東南角樓), 서남각루(西南角樓, 화양루) 등 4곳이다. 

 

 

 

 

 

 동남각루를 지나 평지로 이어진 성곽길을 따라서 한참을 이동하다가 오늘은 화성을 보러 온 것이 아니어서, 화성 순례는 다음으로 미루고 되돌아 왔다. 집에서 가까운 곳에 수원 화성과 함께 지동시장도 함께 있어 특별한 일이 없으면 한번씩 산책삼아 나와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집 앞에 있는 호수공원과 함께 수원에서의 생활이 재미있어지고 있다. 한적한 수원 화성 성곽길 산책도 좋았다. 산책하기에는 다소 추웠는데 내일부터는 더 많이 추워진다고 한다. 이제 겨울이 깊어지는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