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계방산 산행 (2014.1.18)

남녘하늘 2016. 3. 24. 00:18

 

 LH 산악회 새해 첫 산행지를 평창의 계방산으로 정하고 떠나게 되었다. 올 한해 산행계획은 1월 계방산(1,577m, 강원)을 시작으로 2월에는 천마산(812m, 경기), 3월에는 와룡산(798m, 경남), 4월에는 무등산(1,187m, 광주)을 가기로 되어 있다. 5월에는 2박 3일 일정으로 한라산(1,950m, 제주)을 가기로 되어 있고, 6월에는 백화산(934m, 충북), 7월에는 내연산(711m, 경북)을 갈 계획이다. 8월에는 해외산행이 예정되어 있고, 9월에는 오서산(790m, 충남). 10월에는 응봉산(1,000m, 강원), 11월에는 운장산(1,126m, 전북), 12월에는 광교산(582m, 경기)을 갈 예정이다. 올 한해도 전국의 산을 열심히 다녀야 할 것 같다. 최소한 4-5번이라도 함께 갔으면 좋으련만 시간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올해 첫 산행은 시간을 내서 가보아야겠다고 생각해서 이미 여러번 가 본 산이지만 계방산을 함께 따라 나섰다.

 

 오리사옥에서 아침 6시 반에 출발하게 되어서 집에서는 6시에 나왔다. 계방산은 눈이 많은 산인데 올해는 상황이 어떠한지 체크를 해보지 못해서 그냥 출발하지만, 아이젠과 스패치 등 기본 장비는 모두 갖추어 떠나게 되었다. 지난주 설악산에 갔을 때와 마찬가지로 일본 북알프스 비박을 대비해서 미리 훈련을 한다는 기분으로 큰 배낭에 필요없는 짐을 조금 많이 채워서 운동삼아 떠나게 되었다. 이번 계방산 등산코스도 다른 때와 마찬가지로 운두령에서 출발해 정상까지 갔다가 남쪽 하산 코스를 다라서 내려 오기로 되어 있다.  

 

 

 

 

 

 운두령에서 계방산 정상까지는 4.1Km. 끊임없이 이어지는 산행객으로 인해 시간이 자꾸 지체된다. 계방산이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산이였는데 최근들어 많이 소문이 난 것 같다. 옛날에는 약초캐는 지역주민이나 가끔 오르는 산이였는데...  무엇보다도 운두령에서 등산을 시작하면 정산까지 능선길로 4km 정도만 이동하면 되니 1,500미터가 넘는 산임에도 불구하고 찾아오는 사람이 많다. 600m 정도의 산을 오르는 셈이니까...에베레스트를 오르는 산악인처럼 멋진 장비와 복장을 갖춘 사람들이 많았지만, 매너와 산행능력은 동네뒷산을 오르는 사람들까지 이곳을 찾아와서 많은 사람들을 고생시킨다. 시간은 자꾸만 늦어지고... 

 

 

 



 계방산(1,577m)은 강원도 평창군과 홍천군 사이에 걸쳐 있는 산으로, 남한에서는 한라산(1,950m), 지리산(1,914m), 설악산(1,708m), 덕유산(1,614m) 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은 산이고 조망이 좋은 산이다. 정상에 오르면 북쪽으로 설악산, 점봉산, 동쪽으로 오대산 노인봉과 대관령, 선자령 등이보이고, 서쪽으로는 홍천의 회기산과 태기산의 능선들이 시원하게 펼쳐진다. 4년전에도 이 코스를 따라서 산행을 했었다. 그 때는 관광버스를 이용하지 않고 개인차량을 가져 가느라 차량을 하산지점으로 옮길 수가 없어서 산행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늦게 운두령으로 올라왔다가 다시 운두령으로 되돌아 왔는데, 오늘은 정상에서 오대산쪽으로 가다가 노동리 쪽으로 내려오는 코스를 잡았다.   

 

 

 



 산행을 시작할 때는 날이 맑았는데 정상으로 이동중에 눈이 조금씩 내리기 시작한다. 시야를 가릴만큼 많이 내리는 눈이 아니어서 오히려 산행을 즐겁게 해주는 눈이다. 산행은 재미 있지만 눈으로 인해서 주변을 돌아보는 것은 포기해야 했다. 눈구름으로 인해 시계가 상당히 짧아졌기 때문이다. 정상쪽으로 갈수로 눈이 많이 쌓여 있어서 설산 산행의 재미를 충분히 느끼면서 산에 오를 수 있었다. 눈이 많이 쌓인 곳은 산행주로를 알려 주는 나무기둥까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여 있었다.          

 

 

 



 눈과 함께 상고대가 얼어 있어서 최고의 눈꽃 산행이 되었던 것 같다. 날씨가 추워서 상고대 풍광이 아주 멋지다. 파란 하늘에 상고대를 만나면 한결 더 보기 좋겠지만 눈과 함께 만나는 상고대도 보기 좋다. 이후부터는 정상에 오르면서 길에서 만난 상고대 풍광을 많이 찍었다. 설화로 가득한 계방산의 모습이 너무 멋있다. 겨울철 눈꽃산행으로 유명한 곳은 제주도의 한라산을 비롯해서 덕유산, 태백산, 소백산 등이다. 다들 높은 산이다.   

 

 

 

 



 정상까지 1.3km가 남았다는 표지판이 나왔다. 계방산은 능선을 따라서 올라가기 때문에 길을 잃을 염려는 없다. 정상으로 가는 동안에 보이는 상고대가 얼마나 아름다운지 환상적이고 말로 표현하기 힘들정도다. 카메라로 어디를 찍어도 멋진 사진이 되는데, 멋진 풍광을 눈으로는 즐겼는데 다 담아오지는 못했다. 이런 풍광을 보면 겨울이 춥기는 해도 우리나라에 사계절이 있음을 다시 고맙게 생각한다. 등산로를 벗어난 곳은 눈이 허리까지 빠질 정도로 쌓여 있다.   



 

 

 



 눈꽃 산행은 정말 오랫만이다. 눈꽃이 잔잔하게 핀 능선이 참으로 아름답다. 바람 잔잔한 곳에서 간단하게 중식을 마치고 정상을 향하는데 드넓은 평원처럼 펼쳐진 능선 너머 바로 정상이 있지만 구름으로 인해 별로 멀지 않은 정상도 보이지 않는다. 전망대에서 계방산 정상까지는  1km 정도 떨어진 거리지만 눈이 많이 쌓여 있고 일부 산객들이 사진을 찍느라 잠시 길을 막아서기도 해  40여분은 걸린 것 같다. 우리 일행도 또 다른 산행객의 진행을 막았을지도 모른다. 서로 이해하면서 가야 한다.   

 

 



 정상에 도착하니 사방 막힘이 없어 바람도 강하게 불고 너무나 추워서 오래 머물수가 없었다. 정상으로 산행객들이 엄청 많이 갔음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많지 않음에는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다들 정상에 다녀 왔다는 사진 한장씩을 남기고 바로 바로 하산해 버렸기 때문이다. 사진 속에 많은 사람이 있는 것처럼 보여도 이보다 수십배나 많은 사람이 출발했었다.


 요즘 모 아웃도어 업체에서 100대 산 등정을 하고 있는데 참가자들이 정상에서 정상석을 배경으로 인증사진을 올려야 하는 모양이다. 계방산에도 그 모임 사람들이 대거 몰려 와서는 자기들끼리 인증사진을 찍으라 자리도 양보하지 않고, 하루에 산 두곳을 둘러 보려는지 온 길을 다시 되돌아 갔다. 계방산은 산에 눈이 많아서 사람이 교차해서 지나가기에는 많이 불편한데 왜 산을 마치 정복하려는 듯 다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루에 산 하나라도 제대로 다녀야 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 그 모임에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이 자신을 욕하고 있는지도 모를 것이다. 훈장을 타듯 산하나를 오를 때마다 등정했다는 기쁨만 생각하고 있을 터이므로... 아웃도어 업체의 놀음에 놀아나는 꼴이 아닌지 냉철히 생각해 봐야 할 것이다.    

 

 

 



 한참이 지나도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행렬이 줄어들지 않아서 결국 우리는 정상에 있는 탑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기고 내려왔다. 생각보다는 바람이 많이 불어서 정상에 오래 머물기가 힘들었기 때문이다. 이곳 정상에 도착하면 방태산, 설악산, 오대산을 비롯해서 선자령과 남쪽으로 가리왕산, 백덕산, 치안산까지도 보이는데 오늘은 정상 조망이 좋지 않아 주변에 있는 산도 제대로 관찰하기 힘들다. 정상에서 별로 좋지 않은 기억만 남게 된다.   

 



 정상에서 출발해서 바로 남쪽으로 하산해서 주차장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과거에 계방산 겨울 산행을 하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운두령에서 출발해서 정상까지 왔다가 우리처럼 남쪽 계곡으로 내려오거나 노동계곡으로 해서 이승복생가 방면으로 내려 가는 코스를 택한다. 눈이 쌓이 겨울 등산로에서 교차해서 움직이기 힘들기때문에 그러는데 오늘은 매너 없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산에 오르는데 너무 힘들었다. 정상에서 내려 오는 동안에도 능선길이지만 구름으로 인해 멋진 조망을 볼 수 없었고, 환상적인 눈길은 경험할 수 있었다. 조금 아랫쪽으로 내려오니 키가 크고 늘씬한 전나무숲이 있어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했다.  

 

 

 



 이번 산행 내내 눈은 정말로 원없이 보았고, 밟아 보았다. 장갑 선택을 잘못해 손이 너무 시려워 어쩔줄 몰라하는 황정섭님께 따뜻한 모직장갑을 빌려주고 대신 얇은 장갑을 착용했는데 계속해서 움직이니 그다지 손이 시렵지는 않았다. 다만 사진을 찍기 위해 장갑을 벗을 때만 잠시 한기가 들었는데, 내 사진도 찍기 위해 다른 사람들에게 부탁할 때는 미안한 마음이 든다. 한참을 내려오니 아랫삼거리 마을과 날머리인 주차장이 보인다. 마치 동화속에 나오는 마을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산행을 마치고 나서 하산 지점에서 그리 멀리 떨어지지 않은 선비촌이란 식당에서 뒷풀이 겸 단합대회를 가졌다. 이 식당에서는 송어를 직접 양식을 하지 않지만 송어회를 전문으로 하는 곳이어서 송어회를 비롯해서 여러가지 음식을 맛있게 먹었다. 계방산 입구에는 송어전문횟집이 꽤 많이 몰려 있는 편이다. 넓은 주차장과 개량한옥으로 되어 있는 식당인데, 송어 먹을 생각에 하산을 서둘렀다.   

 

 

 



 송어는 평창에서 나오는 송어가 맛있다. 항상 계방산에 오면 송어를 먹고 오겠다는 생각으로 오곤 했었다. 특히 겨울철에 먹는송어회가 맛 있었던 것 같다. 눈길 산행도 아주 좋았고, 산행을 마치고 나서 식사도 좋아 하루가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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