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무갑산 산행 (2014.3.29)

남녘하늘 2016. 4. 2. 00:34

 

 백산회 회원들과 함께 시산제를 지내기 위해서 분당에서 멀지 않은 무갑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무갑산( 579m)은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퇴촌면, 실촌읍의 경계에 있는 산이다. 앵자봉, 관산, 양자산 등과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종주 산행을 하기에도 적합한 산이다. 무갑산 이름의 유래는 임진왜란 때 항복을 거부한 무인들이 은둔해서 붙여졌다는 설도 있고, 산의 형태가 갑옷을 두른 듯 해서 붙여졌다고도 한다. 이름은 여러번 들어 보았던 산이었는데 오늘 처음으로 가보게 되었다. 한참을 가다 보니 아주 익숙한 지형이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큰 녀석이 재수를 할때 기숙학원이 있던 뒷산이 무갑산이었다. 그래서 와보지 않았어도 이름이 익숙했던 모양이다. 


 서울에서 그다지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무갑산이지만 대중교통으로는 가기 힘든 산이다. 광주에서 츨발하는 버스가 있기는 하지만 차편이 많지 않아서 승용차로 이동해야 편한 산행을 할 수 있다. 우리도 차량 2대에 분승해서 산행 들머리인 무갑사로 향했다. 무갑리 마을회관에서 조금 올라가야 무갑사가 나오는데, 무갑사로 가는 길가에 전원주택들이 많이 있었다. 살기가 좋은 지역인 듯하다. 차를 세워 놓고 산행 들머리에 있는 무갑사를 지나치게 된다. 오늘은 연무가 조그 있지만 대체로 맑은 하늘를 보여주고 포근한 날씨다. 

 

 

 

 



 초월읍 무갑리에 소재한 무갑산 산행을 무갑사 아래 주차장에서 출발하게 되었다. 무갑산 산행 초입은 비교적 부드러운 흙길의 등산로였다. 아직 산에는 겨울의 풍경이지만 곳곳에 새색이 나오기 시작해서 이제 얼마 지나지 않으면 숲이 우거질 듯하다. 곧게 뻗은 나무들이 보기에 좋았고, 공기가 맑다. 오늘 산행은 무갑사에서 출발해서 정상을 지나 웃고개까지 가서 다시 무갑리마을회관으로 내려오는 대략 7km의 원점회기산행을 할 생각이다.  

 

 

 



 무갑산은 서울주변에 가까이 위치하고 있는 산 중의 하나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이어서 인적이 뜸하고 조용해서 좋았다. 절 입구에 있는 주차장이 넓게 만들어져 있었는데 절에 다니러 오는 신도들을 위한 주차장이었던 모양이다. 산행을 하는 동안 오늘 무갑산에서 우리 일행을 제외한 다른 한팀만 만났는데 우리가 산 전체를 전세 놓아서 다님 셈이다. 사람이 많지 않으니 복작하고 번잡한 북한산이나 도봉산, 청계산 관악산 등과는 달리 조용해서 너무 좋다. 산에 오르는 동안 빨리 봄은 맞은 나무는 새순이 나오고 있었고, 생강나무와 진달래가 간간히 꽃을 피우고 있어 봄이 코앞까지 와 있었다.    

 

 

 



 비교적 평범한 흙길로 된 등산로였는데 제법 가파른 경사길이 한번 나왔다. 밧줄까지 설치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겨울에는 이곳이 눈도 많고고 북사면이어서 미끄러운 모양이다. 이곳에서 조금 거친 호홉을 가다듬으면 이후로는 힘든 코스가 없이 평범한 등산로가 이어진다. 가파른 경사길을 올라 능선에 도착하면 보이는 이정표가 나타났다. 비교적 길이 여러갈래가 아니어서 헛갈릴 일이 없지만 산행객이 없음에도 이정표가 상당히 잘 되어 있었다. 능선부터는 부드러운 흙길이 이어지고, 무갑산 정상까지 얼마 남지 않았다.

 

 

 



 무갑산 정상이 120m 남았다고 표지판을 마주쳤다. 이제 눈앞에 무갑산 정상이다. 아직 숲이 우거지지 않아서 능선길을 따라서 오면서도 주변의 풍광을 모두 보면서 올 수 있었다. 겨울산의 장점은 나무 사이로 주변 풍광을 조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상으로 가는 도중에 나무가지 사이로 곤지암리조트의 스키 슬로프가 보인다. 

 





 드디어 무갑사에서 출발한지 1시간만에 정상에 올랐다. 정상에 올라서니 연무가 있기는 하지만 사방으로 멋진 풍경이 조망된다. 산봉우리와 능선들이 사방으로 흘러내리고 멀리 관산과 앵자봉도 보인다. 무갑산 높이는 578m로 소개되있고 정상석에는 579m로 적혀 있다. 왜 차이가 생긴 것인지 알수가 없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몇장을 찍고 다시 오늘 시산제를 지낼 장소를 찾아 나서기로 한다. 정상으로 오는 동안에는 우리 인원이 함께 할만한 마땅한 장소를 찾지 못했다.  

 

 



  무갑산 정상의 높이가 579m이면 그래도 낮은 산은 아니었는데 산행을 시작하던 무갑사의 높이가 놓아서였는지 그다지 힘들게 올라 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바로 옆으로 여주군의 관산과 앵자봉, 소리봉이 조망되고, 광주 시가지 방향으로 바라보면 태화산, 마구산, 노고봉, 문형산, 백마산이 한눈에 펼쳐진다. 정상에는 아주 작은 정상석이 놓여 있고, 장소가 협소해서 이곳에서 쉴만한 공간은 아니라는 판단이다. 정상에 안내판이 잘 세워져 있어서 주변의 풍광을 이해하기가 좋았다.   

 

 

 

 



  정상에서 관산쪽으로 조금 내려오니 헬기장이 나온다. 넓고 평평한 장소여서 오늘 진행하기로 했던 2014년 백산회 시산제를 이곳에서 지내기로 했다. 올라가는 동안 날씨가 많이 흐렸는데 시산제를 지내려는 시간에 맞춰서 봄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장마비처럼 거세게 내리는 비는 아니지만 행사를 진행하려는데 비가 내리니 상당히 거추장스럽다. 준비해온 음식을 차리고 제법 격식에 맞추어 시산제를 지냈다. 올 한해도 회원들 모두가 건강하고 안전 산행을 하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돼지머리를 준비하지 못해 총무가 돼지 저금통을 대신 준비했다. 요즘 다른 등산모임에서도 돼지머리 대신에 여러가지를 대신해서 준비하는 추세인 듯하다.       

 

   

 



 오늘은 시산제에 더 큰 의미가 있는 산행이어서 그리 높지 않은 산을 선택했었고, 높은 산을 올라가지 않아서 막걸리도 많이 준비한 모양이다. 비가 내리지 않았으면 준비한 막걸리를 다 마시고 내려 왔을지 모르겠는데 비 때문에 시산제를 지내고 오래 머물수가 없었다. 돗자리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니 오래 있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시산제를 마치고 간단하게 음복과 요기를 마치고 산 아래에 내려가서 식사를 사 먹기로 계획을 수정했다. 

 

 

 



 봄비가 가늘게 계속 내려서 하산하기로 한다. 구름이 낮게 깔려서 내려 오는 길에는 주변 풍광을 즐길 수 없게 되었다. 하산은 정상에서 웃고개로 내려와 사거리에서 무갑리 마을회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내려 오는 계곡에는 곳곳에 사방댐을 만들기 위한 공사를 하고 있었다. 내려 오다가 임도를 만나면 무갑산 하산이 거의 끝나는 것처럼 많이 편해진다. 한 때 여름 피서지로 유명 했던 계곡을 따라 천천히 길게 걸어 무갑리 마을회관으로 되돌아 왔다. 이 계곡에도 세컨 하우스로 잘 지어 놓은 집들이 많이 있었다.   

 



 산에서 내려오니 가늘게 내리던 비가 그쳤다. 산행을 시작했던 무갑사 앞 주차장에 세워 놓은 차를 가지고 오는동안 무갑리 마을회관 앞에 있는 공터에 족구네트가 있어서 회원끼리 편을 나누어 족구시합을 했다. 20대 시절 군생활을 할 때 생각을 하고 경기에 임하지만 50대가 된 회원들이 옛날처럼 몸이 움직여 주지 않는다. 더구나 운동화가 아닌 무거운 등산화를 신고 있으니 더 생각처럼 움직이지 않는다. 한 게임을 하려던 것이 그룹간 게임으로 진행되어 산행한 시간만큼이나 족구를 즐기다가 분당으로 돌아왔다. 산행을 하면서 족구경기를 해 본 것은 처음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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