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대륙을 달려서 횡단한 최초의 한국인으로 뉴욕에 살고 있는 권이주님이 한국에 10년만에 방문했다. 몇일전 동아마라톤 대회에도 참가했고, 한국에 온김에 한강에 나와서 한강변을 한번 달리고 싶다고 요청했다. 10년전에 왔을 때에도 한강이 잘 정비되어 있었지만 그때는 바빠서 그럴 여유가 없었다고 한다. 이번에는 동아마라톤 대회도 참가하고, 달리기 좋게 변한 한강에서도 달리고 싶으셨던 모양이시다. 매주 토요일마다 온라인 마라톤 모임이 런너스클럽 회원들이 여의도 한강공원을 달리고 있기에 모임장소로 나오시라고 했다.
나도 2002년까지는 서울에 살 때는 한달에 한번 이상씩 방문해서 회원들과 함께 달리곤 했는데 분당으로 이사와서는 여의도까지 달리러 가기에는 너무 멀어서 그야말로 가뭄에 콩나듯이 어쩌다 한번씩 방문했었다. 동아마라톤 대회때 권이주님과 동반주라도 했으면 좋았을텐데 함께 달릴 상황이 아니어서 오늘은 권이주님과 함께 달릴 생각에 아침 일찍 여의도로 향했다. 아직 아침 바람이 쌀쌀함이 느껴지지만 이제는 봄이 멀지 않았다. 천천히 한강변을 달리기에는 아주 좋은 날씨다.
런너스 클럽 회원들의 행사 사진을 많이 찍어 주고 있는 한재훈님이 여의도에 나와서 일행들이 사진을 찍어 주었다. 한재훈님이 덕분에 많은 사진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권이주님과는 2004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서 처음 만났는데 그해에 미국으로 이민가 후 처음으로 한국에 오셔서 또 만났고, 이후 메일을 통해서 연락을 주고 받고 있었다. 나도 올 가을에 뉴욕마라톤에 참가할 계획을 가지고 있어 도움을 요청해 놓았었다. 그래서 이번 한국 방문에는 내가 더욱 신경을 많이 써 드리고 있는 중이다. 나이가 70이 되어가시는데도 지치지 않는 정열과 정신력으로 미국생활을 하고 계신다.
요즘 토달 모임에 사람이 많이 모이지 않았다고 하는데 오늘은 권이주님이 나온다고 해서인지 꽤 많은 동료들이 아침 달리기를 나왔다. 사람이 많이 참가하시 손님을 모셔놓고 체면치레는 하게 된 셈이다. 오늘 아침 특별히 입고 간 점퍼는 2004년 보스턴 마라톤 대회에 보스턴에서 샀던 기념 점퍼였다. 권회장님을 만나러 가는 자리여서 일부러 그 때 샀던 옷을 입고 간 것이다. 역시 가슴부위에 보스턴 마크가 붙어 있으니 회장님께서 알아보시고 한말씀 하신다. 회장님은 벌써 10번 이상 달리셨다고 하신다. 언제 시간이 되면 다시 한번 가 보아야 할텐데... 언제든지 오라고 하시는데 올해는 뉴욕마라톤에 먼저 참가할 계획이다.
모두 함께 가볍게 아침달리기를 했다. 여의도를 벗어나 강변으로 나가니 다소 쌀쌀한 바람이 분다. 하지만 이제는 완연한 봄날로 추운 느낌은 아니다. 버드나무에는 새순이 나오고 있어 이제는 초록색이 많아졌다. 여의도역 근처에서 출발해서 반포지구까지 갔다가 돌아오는 왕복 16km 정도를 달려 주었다. 지난주에 동아마라톤 대회에 참석하지 않았으면 조금 더 많이 뛸 수도 있었는데, 메이져 대회를 치르고 바로 다음주에 무리해서 달리는 것보다는 함께 달리는 것에 중점을 두었다. 회장님이 계신 뉴욕의 허드슨 강변을 달리는 것과 비슷하다고 하신다. 다만 강변에 나무가 많지 않은 것이 허드슨 강변과 차이가 있다고 하신다. 한강변에는 강 양쪽으로 커다란 도로가 있어 접근하기 힘들다는 점이 사실 불편한 점이기도 하다.
새벽에 집에서 날올 때는 조금 쌀쌀했는데 햇살이 나오니 많이 포근해진다. 아직 일교차가 심한 편인듯하다. 더구나 열심히 달려 반포까지 갔다 왔더니 땀이 흐른다. 달리면서 권이주회장님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고 아주 즐거운 아침시간을 보냈다. 오늘은 함께헨 회원들이 거의 비슷한 시간에 맞춰서 달렸기 때문에 도착해서 다른 회원을 따로 기다리지 않고 아침 식사를 하러 이동했다.
이어진 뒷풀이 모임에서는 권이주 회장님의 향후 미대륙을 다시 일주하겠다는 계획을 이야기하셨고, 몇 년전 미 대륙을 횡단했던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다. 더구나 손수 준비해온 수건을 참석한 회원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런너스 클럽에서도 몇몇 분이 회장님께 간단한 선물을 전달했고, 특히 오늘 사진을 찍어 주었던 한재훈님은 지난주 동아마라톤 대회때 찰영한 권이주님의사진과 CD를 가지고 와서 전달했다. 정성과 시간이 필요한 선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과 미국이라는 지리적인 거리가 있음에도 달리기라는 공통의 주제가 있어 어색하지도 않고 대화가 이어진다.
나는 회장님을 만난지 10년도 넘었지만 처음 보는 회원들조차 회장님의 인생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감동이 되었던 모양이다. 쉽게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고 시간이 한참 지나고 나서야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헤어지는 시간이 되었다. 회원들과 다시 기념찰영을 하고 다음에 다시 만나기로 약속을 했다. 런너스 클럽은 온라인을 기반으로 하는 모임이어서 회원들과 직접 만나는 것은 다른 클럽에 비해서 많지는 않았고, 온라인상에 글을 통해서 보기에 심정적으로는 함상 가까이 있다는 느낌이다. 회장님의 나이가 적지 않으셔서 다음에 볼때까지 건강하시기를 기원드린다. 나도 오늘 회장님 덕분에 보고 싶었던 회원 여러 사람을 만날 수 있어서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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