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작은 아들 면회를 가자고 해서 거부하지 못하고 따라 나섰다.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근무하고 있고, 하는 업무도 본인은 힘들겠지만 보통의 군인에 비해서는 힘들지 않은 일을 하는 아들 면회를 이렇게 자주 가고 싶지 않은데, 모정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아들이 면회를 와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보이는데 그 부탁을 냉정하게 거절하지 못했으리라 생각된다. 지난 4월달에 면회를 가따 왔는데 이제 겨우 3달이 지났을 뿐이다.
화성시 매송면에 있는 부대로 면회를 갔더니 아들이 아주 건강해진 모습으로 나왔다. 제대가 4개월 정도 남았는데 이제 신경을 쓰고 있는지 몇달만에 체중을 많이 줄였다. 먹는 것도 적게 먹고, 고민도 많이 하면서 생활하고 있는 모양이다. 살빠진 모습을 보니 기분이 좋아지고, 면회를 잘 왔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녀석이 제대 후에 진로에 대해서도 고민을 하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제대를 하고 나서도 이런 모습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본인 말로는 지금 사령부에서의 생활이 너무 열악하고 고생을 많이 해서 살이 빠졌다고 한다.
면회를 왔지만 좁은 면회소 이외에는 나갈 곳이 없어서 면회소 안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 바깥 날씨가 더워서 굳이 밖에 나가 있기도 불편하고... 큰 아들이 있는 곳처럼 영외 면회소를 운영하거나 면회를 오면 외출을 시켜주면 주변지역 경제 활성화도 되고 좋을 터인데 아직 군대가 그런 생각까지는 하지 못하는 모양이다. 부대 내에 있어야만 인원 통제하기가 쉬우니 한발자국도 더 나가지 못하고 있다. 생각보다는 많은 사람들이 면회를 와서 면회소 내가 혼잡한 정도다. 아들이 원하는 음식을 준비해 와서 함께 먹었다.
입대전보다 20kg을 줄인 아들의 모습이다. 몇 달전부터 운동을 열심히 하고, 먹는 것도 줄이고 하더니 76kg까지 빠졌다. 고등학교 이후 이 몸무게를 기록한 적이 없는 녀석인데... 이제 제대때까지 100일 조금 넘게 남았다고 하는데 10kg을 떠 줄이겠다고 한다. 이제 사회로 돌아오려니 걱정도 되고, 철도 든 모양이다. 식탐을 줄여서 처음부터 먹는 양을 줄여야 하는데 식탐이 있는 녀석이라 먹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불안하다. 그래도 스스로 줄인 몸무게를 자랑하고 싶었던 마음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남은 군생활기간동안 더 잘하라고 격려해 주었다.
사진 뒤로 보이는 건물이 사단 사령부에 있는 PX(post exchange)라고 불리는 군대내에 있는 매점이다. 사단 사령부에 있는 PX여서 규모도 제법 컸는데, 굳이 살만한 물품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옛날 내가 군생활하던 추억때문에 방문했다. 아들 덕분에 면회 와서 PX에서 일반 시중보다 싼 과자와 몇가지 품목 구입도 한다. 요즘은 대형양판점이 많아서 군PX에서 판매하는 물품의 가격이 엄청나게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군인을 위한 저렴한 물품이 보이긴 했다.
아들이 다음달이면 병장으로 진급한단다. 군대에 있는 아들과는 생각이 다르겠지만 어느새 세월이 빨리 지나간 모양이다. 부대내에서도 이제는 고참쪽에 속하기 때문에 작년에 면회를 왔을 때처럼 내무반에 빨리 들어가기 싫어서 우리와 더 오래 있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단순히 면회오면 맛있는 것 얻어 먹고, 용돈을 얻어 쓸 수 있기 때문에 오라고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점심만 함께 먹고 나선 이제는 우리에게 돌아 가라고 한다. 남은 기간 건강하게 열심히 생활하라 일러주고 돌아왔다.
작은 아들 면회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산에 있는 물향기 수목원에 들러서 왔다. 지난 4월에 수목원을 처음 방문하고 나서 너무 좋았던 기억이 있는지라 집에서 멀지 않으니 계절마다 한번씩 와 보자는 생각에 다시 들르게 되었다. 아들 면회가 핑계이고 수목원 관람이 진짜 목적이 되어버린 듯하다. 날씨가 조금 더운 느낌이지만 잘 가꾸진 숲을 돌아보기에는 큰 문제가 없다. 이번에도 느꼈지만 성인 입장료가 1,500원이어서 정말 저렴하다는 생각이다. 이런 공간이 더 많아지면 좋을 듯하다.
지난 4월에 왔을 때 수목원이 너무 넓어서 한번에 모두 구경하지 못하고 갔던지라 오늘은 지난번에 구경하지 못한 곳을 중심으로 돌아보기로 했다. 물향기 산림전시관 가기전에 전시되어 있는 공룡과 같이 생긴 고사목의 모습을 오늘도 배경으로 사진 한장 찍고 지나간다. 들어가는 길목에 있는 고사목이어서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오늘은 천천히 수목원을 돌아 보면서 사진은 거의 찍지 않고 수목원의 매력을 느끼는데 집중하기로 했다. 사진이 많지는 않다.
지난번 방문때에는 알지 못해서 지나쳤던 대나무원. 수목원 내에서도 마음에 들었던 장소이기도 하다. 남부지방의 대나무처럼 두툼한 크기의 대나무는 아니지만 중부지방에 이렇게 대나무가 자란다는 것이 신기하다. 담양의 죽녹원이나 남쪽 지방의 대나무 숲처럼 대나무가 엄청나게 많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대나무 숲의 느낌을 느끼기에는 충분했다. 대나무 숲속에 벤치라도 하나 있었으면 숲속에서 좀 쉬었을텐데 그런 공간이 없어 조금 아쉽다. 이곳에 공원이나 유원지가 아니고 수목원이니 이해하고 가야 한다.
푸르름이 가득한 수목원을 꽤 오랫동안 돌아 다녔다. 수목원 산책을 마치고 나오면서 입구에 조성되어 있는 토피어리(topiary)원을 배경으로 사진을 한장 더 남긴다. 수목원을 산책하면서 공기도 좋고 숲도 좋아서 좋다좋다를 연발하면서 다녔는데, 집에서도 그리 멀지 않으니 단풍이 드는 가을에 다시 한번 방문하자고 약속을 했다. 오늘 지난 4월 방문에 이어 두번째 방문이었지만 수목원 전체를 모두 둘러보지 못했는데 다음에 와서 가보지 않는 곳을 보기 위해서 남겨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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