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검다리 휴일이 끼어 있는 연휴여서 멀리 지방에 있는 산에 가려고 생각했었는데 다음 주말에 해외여행을 가기로 되어 있어서 멀리 가지 않고 그동안 생각만 했었던 인천의 정서진을 찾아가 보았다. 내가 자전거까지 즐겨했다면 경인운하를 따라서 몇번이고 왔을 이곳인데, 다른 사람들에게 여러번 이야기를 들었지만 오늘에서야 찾게 되었다. 정서진(正西津)은 서울 광화문을 기준으로 서쪽에 있는 포구를 의미하는데, 강원도 강릉에 있는 정동진(正東津)과 비교해서 사람들에게 알리려고 이름 붙인 것 같다. 원래 정서진은 이곳보다 조금 북쪽에 있었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최초의 운하인 경인 아라뱃길을 만들면서 지금의 위치에 옮겨왔다고 한다. 이름이 알려졌음에도 아직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지 넓찍한 주차장에는 차가 별로 없고 주차비도 받지 않는다.
정서진 표지석이 있는 곳에서 아라뱃길 쪽으로 내려오면 해경에서 사용하다가 퇴역한 함정을 함상공원으로 조성해 놓았다. 1982년도에 건조된 해경 1002호 함정은 무게 1,000톤급의 함정으로 오랫동안 해경의 기함 역할을 해왔다고 한다. 30여년간 해양경비와 불법조업 단속 및 해상 치안활동을 하다가 퇴역했는데, 1993년에 발생한 서해 훼리호 침몰사건에서 많은 인명을 구했고 2010년 천안함 사건에서도 많은 승조원들을 구했다고 한다. 겉은 허름해 보이지만 안에 들어가면 제법 잘 꾸며 놓은 듯하다.
함상공원에는 함장실, 간부회의실, 통신실, 조타실 등 경비함을 자유롭게 볼 수 있도록 해 놓았다. 1층에 들어가면 해경의 연혁과 활동상에 관한 내용들이 전시되어 있고 2층에는 해경 회의실과 휴게실이 배치되어 있으며 3층에는 조타실이 있다. 선수 중앙에서 40밀리 함포가 배치되어 있어서 만져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좁은 공간에서 고생을 했던 해경의 생활상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조타실에서는 직접 조타기를 만져볼 수 있어서 잠시 선장이 된듯한 느낌도 가질 수 있다. 이곳도 어린아이들과 같이 오면 좋은 시간을 보낼 수 있을 듯하다.
함상공원 옆으로는 여객터미널 건물과 아라타워가 보인다. 아라뱃길(경인운하)에 물류용 선박이나 여객선 등이 운항하지 않으니 경인항 여객터미널은 그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 엄청 잘 지어진 건물인데, 안으로 들어가보면 입점되었던 가게들이 거의 철수해 버려서 볼거리가 전혀 없다. 엄청 많은 세금을 들어간 건물인데 제대로 사업 계획을 검토해서 한 것인지 한심하다는 생각 뿐이다. 주변 공원을 찾아온 사람들에게는 조용히 쉬었다 갈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준 것이 전부다.
아라타워는 24층으로 이뤄진 건물인데 전망대는 23층에 있고 풍경이 가장 좋은 24층은 레스토랑이 있다. 전망과 분위기가 좋아서 드라마 촬영도 했다는데 이 레스토랑의 음식과 차 가격은 서울시내 중심지보다도 비싼 편이다. 타워는 별도의 입장료는 없어 엘리베이터를 타고 전망대 올라가 보았다. 멀리까지 주변을 살펴볼 수 있는 무료 망원경이 설치되어 있어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고 있었다. 영종대교와 영종도 쪽으로 멋진 일몰도 구경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일몰까지 기다리려면 너무 많이 기다려야 해서 포기한다.
전망대에도 사람들이 많지 않아 여유롭게 전망을 즐길 수 있었다. 전망대에 있는 안내판에 경인 아라뱃길(Gyeongin ARA Waterway)에 대한 설명과 수향 8경에 대한 소개가 되어 있었는데, 아라 타워가 수향 2경이라고 한다. 멀리 인천공항 고속도로와 영종대교와 섬들 그리고 광활한 바다가 보인다. 가까이로는 아래로 정박되어 있는 작은 요트와 풍력발전기와 발전기 앞쪽에 보이는 작은 아라빛섬도 보인다. 아라빛섬은 다음에 다시 와서 보려고 오늘은 생략했다.
아라타워 1층은 홍보관이 있다. 아라뱃길 조성과정과 사업에 대해 설명해 놓았다. 경인운하 사업을 이명박 정부에 들어서 경인 아라뱃길로 이름을 바꾸어 공사를 진행해 2011년 완공했다. 당시에도 작은 4대강 사업이라 불리며 논란이 많았는데, 운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화물·여객 이용량 저조 등의 문제는 계속 이어지고 있다. 그래도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자전거 타는 사람들 사이에서는 멋진 장소라는 입소문이 돌면서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4대강 국토 종주 자전거길의 시작점이라고 게시해 놓았다. 이곳을 찾아와서 구경은 잘했지만, 그 많은 투자 비용에 걸맞는 시설을 활용하지 못하고 겨우 몇몇 사람들이 좋아하는 시설을 만들어 놓았나를 생각하니 답답함을 느끼면서 정서진을 나왔다.
최근 몇일 동안 낮에는 엄청 따뜻하다 못해 덥기까지 했는데 아침 저녁으로는 기온이 뚝 떨어져 일교차가 거의 15도 이상 벌어지는 것 같다. 오늘도 저녁이 되면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서 기온이 떨어졌는데 정서진에 가지 않고 지방에 있는 산에 야영을 갔으면 많이 추워서 고생했을 것 같다. 오늘 판단을 잘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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