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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여행 (2015.3.29)

남녘하늘 2017. 3. 28. 00:22


 집사람과 작은 아들과 함께 오랫만에 강화도를 방문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서울에서 가까운 바다가 강화도에 있어서 갯벌체험을 하거나 여러가지 이유로 강화에 자주 놀러 오곤 했었다. 그러다가 아이들이 큰 다음에는 강화도로 가족 여행을 온적이 없는 것 같다. 오늘은 옛날 가 보지 못했던 강화도의 여러곳을 한번 둘러볼 생각으로 강화여행을 나선 것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에는 만들어지지 않았던 초지대교를 넘어서 강화도로 들어했다. 강화대교를 통해서 들어오는 것보다 강화도의 남쪽을 구경하려면 초지대교가 훨씬 편하게 접근할 수 있다. 


 초지대교를 넘어오니 1716년 속종42년에 강화 해안을 지키기 위해서 축조 되었다는 초지진(草芝鎭)이 보인다. 학생의 조선시대 역사교육장으로 많이 찾는 곳으로 아이들 어린 시절에 여러번 와 보았던 곳이다. 초지진에는 초지돈대가 있는데, 조선시대 군사의 규모상 보, 진, 돈대 순서로 규모가 작아진다. 돈대라하면 지금의 경비초소라고 보면 되고, 진은 그 상위 부대이며, 보는 더 상위 부대를 말한다. 


 바다로 침입하는 외적을 막기 위하여 구축한 요새로 1866년 천주교 탄압을 구실로 침입한 프랑스 극동 함대(병인양요)와 1871년 무역을 강요하며 침략한 미국의 아세아 함대(신미양요), 그리고 1875년 8월에 일본 군함 운요호를 맞아 치열한 전투를 벌였던 격전지다. 당시 프랑스·미국·일본의 함대는 우수한 근대식 무기를 가진데 비하여 조선군은 빈약한 무기로 대항했지만 결국 패배했다. 1875년 일본군함 운요호가 침공했는데 이때도 패배하고, 고종 13년(1876) 일본은 강압적인 강화도 수호조약의 체결하고 일본침략의 문호가 개방된다. 파괴되었던 초지진은 1973년 복원되었다.   





 초지진에서 바라본 초지대교. 초지진앞으로 흐르는 바닷물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 유속이 엄청 빠르다. 바닷물이 마치 강물 흐르듯히 흘러 가는 곳이다. 이곳 강화도와 김포 사이에 있는 물길을 따라 조선시대에 한양까지 세미를 거둔 조운선이 운항되고 다른 나라와 교역도 이루어졌다. 이곳을 통해야 거리도 단축되고 시간도 많이 단축되기에 여러가지 면에서 요충지였다. 해안을 따라서 광성보, 갑곶돈대 등 해안요새가 곳곳에 철되어 있는데 오늘은 역사공부를 하러 온 것이 아니어서 다른 곳을 더 이상 볼 계획이 없다. 그냥 강화도의 이곳 저곳을 둘러볼 생각이다.   





 초지대교 옆으로 남쪽으로 내려가니 동검도로 가는 도로가 나왔다. 동검도는 동쪽에 있는 검문소라 하여 붙여진 명칭으로 조선시대 한양에 들어가는 세곡선들이 이곳에서 검문을 받았다고 한다. 강화도와 연결되는 연육교가 생기면서 편하게 다닐 수는 있게 되었지만 바닷물이 자유롭게 드나들지 못해서 갯벌 생태계에 변화가 생겼다고 한다. 꼬불꼬불 이어진 도로를 따라서 한참을 들어가니 선착장에 동검도 마을지도가 보인다. 아주 친근한 필체로 그림까지 귀엽게 그려넣어 동내의 특징을 아주 잘 설명해주고 있는데, 전체적으로 아기자기하게 그려 놓았다는 느낌이다. 









 동검도 선착장 앞에는 사람들이 쌀쌀한 날씨임에도 전날부터 와서 텐트치고 자리잡고 있었던 모양이다. 나는 동검도를 처음 방문했는데 이미 많은 정보가 공유되고 있는 듯하다. 물이 많이 빠져 나가서 고기가 잡힐 것 같아 보이지 않는데 낚시를 하러 온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선착장과 이어지는 곳은 경사진 콘크리트로 도로를 만들어 놓았는데 끝이 보이지 않는다. 차를 선착장 입구에 세워 놓고 경사진 도로를 따라서 한참을 들어가 보았다. 작은 어선들이 물위에 떠 있고 한가로운 어촌의 풍경이 보인다.  





 서해안이라 조수간만의 차이가 커서 물이 빠지지 엄청나게 멀리까지 나갈 수 있었다. 물이 빠지지 않은 곳에는 낚시를 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바다에서는 물이 가득차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이 좋은데 오늘은 물때를 잘 맞추지 못했다. 바닷물을 보지는 못하지만 대신에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을 가까이서 구경할 수 있었다. 갯벌에는 게들이 엄청나게 많이 나와서 먹이를 찾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장화라도 준비해 왔으면 갯벌에 한번 들어가 볼텐데 미처 갯벌에 들어가볼 생각을 하지 못하고 왔다. 






 동검도에서 나와 가천대학교 강화캠퍼스에 가지 직전에 바닷가에 선두5리 어시장이 있었다. 예전에 강화도에 왔을 때에는 외딴 곳이고 작은 선착장 포구여서 그냥 지나쳤는데 이번에 보니 주변에 펜션타운도 생기고, 어시장이 활성화되어 있었다. 특히 차를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확보되어져서 들어가 보기가 편해졌다. 10여개 남짓의 똑같은 크기의 횟집들이 일렬로 줄지어 있는데, 식당 이름은 모두 호로 끝나 의아했는데식당주인이 소유하고 있는 배의 이름을 그대로 식당이름으로 쓰고 있다고 한다. 어시장이라기 보다는 식당촌이 더 적절한 표현 일 수 도 있다. 






 어시장을 조금 지나면 바다 구경을 할 수 있도록 데크로 전망대도 만들어 놓았다. 밀물때에는 해변 포구까지 가득 차오르는 철렁거리는 바닷물을 볼 수 있을 터인데 오늘은 물이 모두 빠져 버려서 갯벌만 보인다. 전망 데크에는 이곳에서 자주 발견되는 저어새에 대한 설명을 해 놓았다. 그냥 갈매기인줄 알았던 새가 천연기념물인 저어새였던 모양이다. 저어새란 이름은 주걱처럼 생긴 부리를 얕은 물속에 넣고 좌우로 저으면서 먹이를 찾는 특별한 습성 때문에 붙여 졌다고 한다. 오늘은 설치되어 있는 망원경으로 보아도 갈매기 한마리도 보이지 않는다. 





 두5리 어시장에서 회를 먹지 않고 다시 차를 타고 동막해수욕장으로 이동했다. 동막 해수욕장은 멋진 일몰을 볼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고 갯벌체험으로 알려진 곳이다. 우리도 아니들이 어렸을 때 이곳 동막해수욕장은 서울에서 가까운 곳이라 갯벌체험을 하러 여러번 찾았던 곳이기도 하다. 길 옆으로 주차장이 조성되어 있는데 주차할 수 있는 공간이 협소해서 한여름 성수기때 주차하기는 힘들 것 같아 보인다. 아직 날이 쌀쌀한 편인데도 해수욕장 앞에는 텐트가 많이 보였다. 캠핑이 대세라고 하더니 정말 캠핑족이 많아진 모양이다. 







 선두5리 어시장에서 보이지 않던 갈매기가 여기에는 제법 많이 보였다. 결론은 새우깡의 힘인듯 한데 사람에게도 그다지 좋지 않는 과자를 갈매기에게 주는 것이 이제는 그다지 좋아보이지 않는다. 새는 새나름의 사냥으로 생존해 나가야 하는데 쉽게 과자를 먹고 비만해지는 갈매기가 야성을 잃을 것 같아 안타깝다. 앞으로 바닷가에 가더라도 새우깡이나 과자를 새들에게 던져주지 않을 생각이다. 그냥 갯벌체험을 왔으면 갯벌체험에 열중하거나, 아니면 우리처럼 갯벌을 걸어다니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동막해수욕장에서 갯벌을 산책하고 나서 다시 차를 타고 20여분 서쪽으로 이동해서 후포항에 도착했다. 후포항은 그냥 지나칠수 있는 작고 아담한 포구로 몇년전 우연히 이곳을 지나치다가 집사람과 함께 밴댕이 회를 먹었던 곳이다. 이곳에도 선주가 직접 잡은 해산물을 판매하는 식당들이 모여 있어 싱싱한 횟감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최근에는 이곳이 밴댕이 마을로 지정되었다고 들었는데, 강화도에 밴댕이 먹으러 오는 ㅅ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강화의 벤뎅이는 5~6월이 제철이라서 지금은 시기가 이르다. 






 바다 너머로 멀리 석모도가 보인다. 시간이 되면 석모도에도 한번 가 보고 싶은데 오늘은 그럴 시간이 없다. 




 다시 차를 타고 해안도로를 따라서 북쪽으로 이동하니 석모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외포 선착장이 나왔다. 선착장에는 외포항 젓갈수산시장이 함께 있다. 석모도라 가는 카페리를 위해서 선착장에는 넓은 주차장이 준비되어 있어서 주변을 둘러보기에 좋다. 젓갈시장은 매우 깨끗하고 넓은 내부를 가지고 있는데, 전반적으로 깔끔한 느낌이다. 이곳에서 전국적으로 유명한 강화도 새우젖을 저렴하게 판매한다는데 시장 상인들이 호객행위도 하지 않고 친절해서 기분이 좋았다. 오늘 강화도를 여행하면서 이곳 사람들이 무척 친절하다는 것을 여러 곳에서 느끼고 간다. 지역 주민들의 마인드가 많이 바뀐 모양이다.  






 외포 선착장을 끝으로 오늘 강화도 여행을 마친다. 조금 더 무리해서 강화도의 몇 곳을 둘러 볼수도 있겠지만 다음 여행을 위해서 오늘은 이곳에서 마치기로 했다. 다음에 강화에 오게되면 강화도의 북쪽과 새로 다리가 놓여진 교동도쪽을 한번 다녀올 생각이다. 석모도에서 나오는 카페리가 외포선착장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아이들이 어렸을 적에 차를 가지고 석모도에도 한번 가 보았는데 지금은 석모도에도 연륙교를 놓는 공사를 하고 있어서 얼마 지나지 않아 2017년도에 석모도에도 편하게 다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때가 되면 다시 한번 가봐야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