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식사를 하고 다시 목포 시내로 들어와서 목포대교가 바라다 보이는 찻집에서 차를 한잔 했다. 찻집에 오기 전에 근처에 있던 갓바위에도 잠시 방문했는데 조명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사진을 찍어도 멋있게 나오지 않는다. 숙소인 신안비치호텔 바로 앞쪽에 있는 카페였는데 카페 2층에서 바다보는 목포대교가 꽤나 멋있다. 목포대교는 2012년 6월에 개통한 다리로 야간조명을 해서 황홀한 밤바다를 연출하고 있었다. 두마리 학이 날갯짓하는 듯한 느낌인데, 목포대교 야경은 고하도와 유달산 조명이 어울어져 은은하면서 멋진 야경이었다.
여행을 와서도 습관처럼 아침 일찍 일어나서 TV 뉴스를 보았다. 남북간에 화해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되었다고 하는데 생각보다는 후속 뉴스가 별로 없다. 동생이 업무보고만 마치고 와서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께 전달해 달라고 하면서 어시장에서 맞춰 놓은 회를 찾으러 목포 어시장까지 함께 동행해 주었다. 오늘 몇군데 관광을 하고 나서 멀리까지 온김에 늦더라고 경상도 진주로 넘어가서 부모님을 뵙고 올라갈 생각이다. 고기만 전달 받고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터이니 사무실로 가라고 하니 상당히 바쁜지 바로 들어갔다. 형수한테 맛 있는 것 사주라고 하면서 처음으로 동생한테 용돈까지 받아 보았다.
어제 밤에 들렀던 갓바위을 낮에 한번 더 가보자고 해서 어시장에서 멀지 않은 갓바위로 넘어 갔다. 어제와는 달리 태풍이 지나가고 나서 맑은 날이 되면서 날씨가 상당히 더워졌다. 바닷가에 잠시 나가 있었는데 벌써 덥다는 생각이 든다. 달맞이 공원에서 갓바위까지는 해상보행교가 만들어져 있고, 파도가 없어 마치 잔잔한 호수같이 느껴진다. 목포 갓바위는 목포8경의 하나로 두개의 바위가 마치 갓을 쓰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바위로, 오랜세월 자연적인 풍화의 과정에서 만들어진 곳이다. 어제 어중간한 조명에서 본 것보다 낮에 보는 편이 더 낳다는 생각이다.
목포를 출발해서 녹차밭 구경을 하기 위해서 보성으로 이동했다. 오늘 일정은 보성을 거쳐 순천으로 넘어가서 송광사와 낙안읍성을 구경하고 다시 오후 늦게 고향집으로 갈 계획이다. 그간 녹차밭은 여러 곳을 다녀 보았지만 보성의 녹차밭은 처음이다. 보성에도 수많은 차밭이 있지만 경관이나 규모로 치자면 대한다원이 가장 유명하다. 사진으로 여러번 구경했기에 오늘은 대한다원을 목표로 삼고 갔다. 활성산에 자리잡고 있는 다원 입구에는 하늘 향해 곧게 뻗은 삼나무 숲 진입로가 인상적인 곳이다.
본격적인 차밭을 구경하기에 앞서 삼사무 숲 사이로 차밭이 보이기 시작한다. 농장 곳곳에 남은 공간이 있으면 차밭을 조성해 놓은 듯하다. 대한다원 총 면적은 약 170만평인데, 녹차밭이 50만평으로 600여만 그루의 차나무가 있다고 한다. 1939년에 개원했었는데 한국전쟁으로 인해 엄청난 피해를 보았다가 다시 1957년에 대한다업주식회사로 재출발하게 되었다고 한다. 벌써 80년 가까이 된 농장이다.
본격적으로 녹차밭을 돌아 보았다. 녹차밭은 언덕에 있는 계단을 올라가는 것으로부터 시작되는데, 계단을 올라가니 엄청난 풍광이 펼쳐진다. 푸릇푸릇한 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지는데, 녹색의 카펫을 깔아놓은 듯한 이런 풍광을 기대라고 있었던 것이다. 눈과 마음이 시원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녹차밭 사이로 길이 편안하게 만들어져 있어서 구경하기 편하고 차밭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기도 좋게 되어 있었다. 이곳 녹차밭에는 전망대가 3군에 있는데, 방문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앙전망대와 녹차밭을 가장 아름답게 볼 수 있는 차밭전망대 그리고 가장 꼭대기에서 넓은 조망을 할 수 있는 바다전망대다. 모두 사진을 찍기 좋은 포인트다.
올라가는 계단길이 조금 힘들기는 하지만 위에서 내려다 보는 녹차밭의 풍광은 더욱 멋있다는 생각이다. 미국 뉴스전문 방송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보고 싶은 곳중에 한군데가 이곳이었다고 한다. 그 명성만큼 아름다운 풍경이 가득 메우고 있다. 이곳의 풍광을 사진으로 표현하기에는 내 실력의 한계를 느끼고 그 느낌을 전달하기가 어렵다는 생각이다. 이런 멋진 풍경때문에 이미 여러 영화나 드라마, 광고의 무대가 되었다고 하는데. 녹차밭을 거닐다보면 어떤 영화나 드라마의 촬영지였다는 안내판이 있었다.
엄청난 규모의 차밭과 주변의 풍경을 한번에 보려면 제일 윗쪽에 있는 바다전망대까지 올라야 한다. 차밭전망대까지는 그런대로 올라갈만 했는데 바다전망대는 경사가 제법 되어서 오르는 사람이 거의 없는 듯하다. 걷는 것에 일가견이 있는 나로서는 날씨가 덥다고 해서 중도에 포기하지 않을 것을 아는 집사람은 먼저 앞장서서 오른다. 보성이 바다와 접해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녹차밭에 와서 바다를 보게 될 줄은 몰랐다. 맑은날씨로 인해 차밭과 나무 숲 너머로 보이는 바다는 특별한 느낌이다. 정상 전망대에는 평평한 공간에 의자와 울타리를 운치있게 만들어 놓았다.
바다전망대 뒤쪽으로 편백나무 산책로가 있다. 녹차밭 쪽으로 다시 내려가도 되지만 날씨가 더워서 그늘이 있는 뒷쪽길로 내려가 보기로 했다.한번 가 본 길보다는 새로운 길을 따라 가는 재미도 있기 때문이다. 다원을 들어올 때처럼 이곳에서 편백나무가 가득한 울창한 숲길이어서 시원하고 기분이 좋은 길이었다. 다만 경사가 조금 급한 편이다. 중간에 계곡을 따라서 내려 오다가 다시 녹차밭 쪽으로 돌아 왔다. 날씨가 점점 더워져서 더 이상 사진을 찍는 것이 귀찮아져서 사진은 그만찍고 눈에 멋진 광경을 다 담아 왔다. 한번 와보길 잘 했다는 생각이다.
차밭을 둘러보고 내려오면 다양한 휴게시설과 쉼터가 있어서 가족 단위의 여행객들에게 매력적인 장소가 된다는 생각이다. 쉼터에서는 차를 마시며 녹차밭의 전경을 즐길 수도 있고, 1층에서는 녹차와 관련된 제품을 팔고 있어 다양한 상품을 고를 수 있었다. 날씨가 더워서 녹차 아이스크림을 사먹고, 분말녹차 가루를 몇개 사가지고 왔다. 쉼터 앞쪽에는 분수대도 만들어져 있었고, 삼나무 숲에는 정자도 만들어 놓아 쉴 수 있게 해 놓았다. 녹차밭을 관리도 잘해 놓았지만, 부대시설도 잘 만들어 놓아 많은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놓았다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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