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광에서 서해안고속도로를 통해 무안으로 내려왔다. 동생이 목포에서 2년 가까이 근무하면서 다녀 보았던 장소 중에서 추천할만한 곳을 데려다 주니 나로서는 아주 편안한 여행이다. 무안으로 내려와서 구경을 시켜줄 곳이 있다고 찾아간 곳이 느러지 전망대다. 고속도로에서 나와 영산강을 가로질러 무안군 몽탄면과 나주시 동강면을 이어주는 몽탄대교를 건너 나주땅에 들어서면 느러지 전망대로 가는 길이 나온다. 영산강 자전거 종주길 하이킹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유명한 장소라고 하는데 차를 가지고 혼자서 찾아 왔다면 쉽게 찾아올만한 곳이 아니다.
느러지 전망대로 올라가는 도로가 좁고 언덕이어서 조심해서 운전해야 했다. 마주치는 차량이 있으면 상당히 불편할만한 상황인데 다행이 이곳을 차로 찾아오는 사람은 많지 않은 모양이다. 느러지 전망대는 무안이 아닌 나주시 동강면 옥정리 비룡산에 세워져 있다. 전망대로 가는 길목에 정자가 하나 만들어져 있는데 곡강정이라는 현판이 붙어 있다. 담양 용면 용소에서 시작된 영산강이 나주평야를 지날때엔 강폭이 넓어져 유속이 느려지고 바다로 가기전에 한호흡을 쉬며 물길이 돌아간다는 이곳을 곡강이라고 한단다. 지도까지 게시되어 설명이 잘 되어 있었다.
느러지 전망대에 올라 무안 느러지를 바라본다. 느러지는 강폭이 넓어지고 영산산강의 하곡을 따라 길게 돌면서 져 유속이 느려진다고 해서 불린다고 한다. 전망대로 올라가는 중간에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느러지의 풍광 사진을 게시해 놓았는데 실제 전망대에서 보이는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 드론이나 헬기처럼 더 높은 곳에서 봐야 그나마 한반도지형 같은 느낌이 들지 모르겠으나 전망대에서 바라본 지형은 2% 부족하다. 그래도 규모는 상당히 큰편이다. 동생이 소개해 주지 않았으면 이런 곳이 있는지도 몰랐을 것이다.
날씨가 많이 더웠지만 전망대에는 바람이 불고 있어서 한결 낳았다. 느러지는 영산강 나주 8경의 제2경으로 곱히는 곳이라고 하는데 한번 와 볼만한 관광 명소 정도라고 생각된다. 더 한반도 모습을 하고 있는 장소를 많이 다녀보아서 한반도 지형이라고 하기에는 조금 약한 면이 있어 감흥이 떨어졋는지도 모른다. 영산강변으로 자전거길이 잘 만들어져 있어서 다음에 자전거를 타고 4대강을 한번 달려 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은 달리기에 열중하고 있으니 조금 먼 미래의 일이다.
느러지 전망대에서 내려오니 영산강 종주 자전거길이 나온다. 이곳에서 영산강 하구둑까지 33.7km 남아 있다고 되어 있다.
무안으로 넘어와 두번째로 방문한 곳은 백련마을이다. 무안군 일로읍에 자리잡은 화산 백련지는 동양 최대의 백련 자생지로 규모도 엄청나고 연꽃도 많이 피는 유명한 관광명소다. 이곳은 일제 때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만든 저수지였는데, 영산강 하굿둑이 완공되면서 영산강에서 바로 농업용수를 끌어오면서 별 효용이 없는 저수지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연꽃을 심기 시작해서 유명지도 세상에 알려지게 되었고 이제는 연꽃축제까지 열리는 관광지로 바뀌었다고 한다. 연꽃은 보통 7월말 ~ 8월초 부터 피기 시작하는데 아직도 연꽃을 많이 볼수 있었다. 우리를 데려다준 동생은 이미 여러번 방문했다고 나오는 지점에서 기다리고 있을 터이니 한바퀴 돌아보고 오라고 한다.
연꽃이 가득한 이곳은 가까이서 보나 멀리서 보아도 엄청난 연꽃의 향연장이다. 호수 둘레가 3km나 되고, 면적은 33만여㎡(10만평)로 우리나라에서는 물론이고 동양 최대의 연꽃 단지라고 한다. 진흙 속에서 하얀 속살을 드러내고 곱게 핀 백련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아온다고 하는데 이곳에 와보기 전까지는 사실 잘 모르고 있었다. 올 해 무안연꽃 축제는 8월 13일부터 16일까지 열렸다는데 축제가 끝난 다음이어서 사람도 많지 않고 여유있게 둘러 볼 수 있어 좋았다. 호수의 가장자리에는 산책로도 조성되어 있고, 나무도 심어져 있어 한여름에 방문해도 괜찮을 듯하다.
백련지 데크를 따라서 이동하다 보니 백련이 아닌 다양한 연꽃이 심어져 있는 곳이 있었다. 가시연, 왜개연, 호주수련, 열대수련, 온대수련, 빅토리아 수련 등 그 종류가 아주 다양하다. 관광객에게 다양한 연꽃을 심어 놓아서 볼거리를 제공하려고 한 모양이다. 원래 백련의 원산지도 인도와 이집트라고 한다.
연꽃 너머로 보이는 건물은 하늘백련 홍보전시관으로, 2층은 커다란 온실로 되어있는 전시공간이다. 백련의 모양으로 지어진 건물이 특색 있어 보이는데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한번 들어가서 전시되어 있는 자료도 보았을텐에 하루동안 여러곳을 돌아다니느라 그런 여유가 없었다. 그냥 가장 큰 볼거리는 회산백련지 그 자체로 사진으로 보는 것보다 실제로 보면 더 광활하고 멋있다. 동생이 기다리고 있지만 그냥 중간에 되돌아가기가 싫어서 한바퀴 모두 돌아보기로 했다.
저수지를 외곽으로 한바퀴 돌아볼까 하다가, 가운데로 커다란 데크가 설치되어 있어 반대쪽으로 가는 것은 그만두고 전망대가 있는 테크길로 들어가 보았다. 호수를 가로 질러서 중간에서 반대쪽으로 갈 수 있도록 만들어 놓은 데크길인 듯하다. 전망대에 오르니 회산백련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주변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이 정도 높이에서도 시야가 확 트인다. 연꽃은 한꺼번에 꽃망울을 터뜨리는 게 아니라 약 100일에 걸쳐 돌아가며 연꽃이 피고 지고를 반복하는 수생식물이라고 한다. 드넓은 연못에 하얀 백련이 가득한 풍경은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이다.
전망데크를 지나면 108 출렁다리가 나온다. 108 출렁다리는 출렁다리를 지나는 재미보다, 출렁다리에 새겨져 있는 좋은 글귀가 더 볼만한 장소였던 것 같다. 살아가면서 알면서도 지키지 못하는 것들, 마음속에 담아 두어야 할 좋은 글귀가 참 많이 쓰여져 있었다. 한번씩 읽어들 보면 좋은데 지나고 나면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천천히 넓은 회산지를 돌아다니다 보니 시간이 너무 많이 흘렀다. 기다리고 있을 동생 생각을 해서 조금 바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저녁이 되면서 기온이 한결 누그러져서 돌아 다니기에도 부담이 없어졌다.
동생을 만나기로 한 출구쪽에는 조그만한 보트가 세워져 있었다. 연못에 중간 중간 길을 내서 보트를 타고 돌아볼 수 있게 만들어 놓은 모양이다. 날씨가 많이 덥지 않은 시기에는 보트를 타고 호수를 돌며 연꽃을 감상하는 것도 괜찮을 듯하다. 오늘은 시간이 늦어서인지 관리하는 사람조차 보이지 않는다. 동생 덕분에 백련지에 와서 좋은 구경을 하고 힐링을 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상쾌하고 좋다. 날씨는 더웠지만 사람이 없는 오후 늦게 와서 한적한 여유를 즐긴듯하다.
하늘 백련마을에서 나와 저녁 식사를 하기 위해 바닷가로 이동했다. 저녁도 동생이 잘하는 집이 있다고 하면서 안내를 해주어서 그냥 따라 갔다. 무안도 바다를 끼고 있는 곳이어서 포구쪽으로 이동해서 저녁식사를 하기로 했는데, 행정구역상 청계면에 있는 복길포구로 넘어 갔다. 이동하는 동안 해가 저물기 시작한다. 바다 너머로 신안군청이 있는 압해도가 보이는데 찾아들어가는 길이 어려워, 정말로 아는 사람만 찾아올 수 있는 곳이란 생각이다. 동생 이야기로는 직원들과 함께 오기도 하고, 손님이 찾아오면 이곳으로 와서 식사를 한다고 한다.
복길포구는 방파제와 방파에 안쪽에 서 있는 작은 배들만 아니면 포구라 부르기에도 어색할 만큼 작은 항구다. 주변에 식당도 많이 있지 않은 듯하다. 외지인에게는 낯선 곳이지만 인근에서는 그래도 꽤 유명한 곳이라고 한다. 그중 세발낙지는 이 지역 수백만 평에 이르는 갯벌에서 많이 잡혀서, 이곳이 무안 뻘낙지의 원산지로 명성이 얻었다고 한다. 음식을 주문한 사이에 바닷가에 나와서 저물어 가는 바닷가의 정취를 조금 즐겼다. 언제 다시 이곳에 찾아올 일이 있을지 모르겠다.
복길 해안 바닷가에서 가까운 복길선창가횟집에서 저녁을 먹었다. 횟집 안에 앉아 있으면 큰 창문 밖으로 바다가 보이는 경치 좋은 곳에 위치한 식당이다. 전라도에 오면 항상 감동을 받는 정갈하고도 맛난 밑반찬이 이곳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전라도의 인심과 맛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어서 나온 회도 좋았다. 동생 덕분에 오늘 하루 구경도 잘하고 맛 있는 음식도 먹고 호강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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