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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여행 6-2 (영광 백제불교 최초도래지 등) (2015.8.25)

남녘하늘 2017. 8. 10. 00:38


 고창에서 출발해서 영광으로 넘어왔다. 동생이 영광으로 이동하는 중간에서 기다려 주어서 우리차는 주차장에 세워 놓고 동생 차로 영광의 여러 곳을 둘러 보았다. 덕분에 짧은 시간에 영광에서 가 보아야 할 곳을 가만히 있으면 볼 수 있는 편안한 여행을 하게 된다.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영광의 백제불교 최초도래지였다. 불교가 어느 경로를 통해서 들어왔는지 전혀 생각지도 못하고 있었는데 영광으로 전래가 되었다고 한다. 서기 384년 인도의 승려 마라난타가 불경 등을 가지고 중국 동진에서 건너와 백제 땅에 첫발을 내딛은 곳이 영광 법성포라고 한다.


 백제 불교최초도래지로 가는 방법은 두가지가 있는데 영광의 또다른 관광지인 숲쟁이꽃동산 주차장에 차를 대고 동산을 가로질러 가는 방법과

차를 이용해서 백제불교최초도래지 정문쪽으로 들어오는 방법이 있다. 오후에 봐야 할 곳이 많아서 차로 바로 들어왔다. 고창에 있을 때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해안가쪽으로 오니 날씨가 그리 좋은 편이 아니다. 간간이 빗방울이 떨어진다. 


 백제시대에 법성포는 아무포(阿無浦)로 불렸는데 아미타불의 의미가 함축된 지명이었다고 한다. 그 후 성인이 불법을 들여온 성스러운 포구라는 의미를 명확히 하여 법성포(法聖浦)라고 불리게 되었다는데 그런 의미가 있는지 그동안 몰랐다. 매번 굴비로 유명한 곳이어서 법성포를 이야기하면 굴비생각만 했었다.   






 정문으로 들어가면 왼쪽 편으로 건물 외벽에 돌을 붙여서 만든 특이한 형태의 간다라 유물관이 나온다. 이렇게 돌을 쌓아 만든 것이 간다라 양식이라고 하는데 대승불교문화의 본 고장인 간다라의 2C-5C 경의 불전도 부조 및 불상등 진품 유물을 전시하고 있다. 간다라 유물관은 불교에 대한 지식이 없는 사람들도 알기 쉽고 설명해 놓았다. 이곳에서 인도불교가 우리나라의 불교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느낄 수 있었다.  






 간다라 유물전시관에 들어서면 인도승 마라난타(摩羅難陀)의 조형물이 중앙홀에 세워져 있다. 백제 불교가 시작 된 마라난타의 만남부터 백제불교를 빛낸 영광 법성포의 이야기까지 백제불교에 대해 자세하게 설명해 주고있다. 또한 여러가지 유물이 전시되어 있어 마치 자그마한 박물관에 와 있는 듯한 느낌을 주는 전시관이다.  





 백제 불교최초도래지에 세워진 탑원은 간다라 지역 사원 유구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되고 있는 탁트히바히 사원의 주탑원을 본떠서 조성한 것으로, 마라난타의 출신지인 간다라 사원 양식의 대표적이고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탑원에는 각기 다른 모습의 불상과 간다라지역 불교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각 불상들 아래에는 짧은 안내글들도있어 불상들의 모습을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이 된다. 간다라는 인도의 서북부, 지금의 파키스탄 페샤와르 일대의 넓은 지역을 가리킨다고 한다.     






 부용루는 참배와 함께 서해 바닷가 전망을 조망하기 위해 세운 누각으로 1층 석벽에는 석가모니가 탄생하면서부터 보리수나무에서 깨달음을 얻기까지의 과정들이 23개의 원석에 음각되어 있다. 23면의 부처님 일대기 조각에는 각각 해설이 쓰여져 있어 읽는 재미가 있다. 인도 간다라 출신 승려 마라난타는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 동진에 이르렀으며, 384년 백제에 왔다. 이러한 사실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해동고승전에 기록되어 있다. 마라난타의 불교전래로 인하여 백제에 불교가 빠르게 널리 전파되고, 찬란했던 백제 불교문화가 시작된다.   







 부용루 윗쪽으로 사면대불상이 보인다. 사면대불상은 아미타불을 주존불로 모시고 관음세지보살을 좌우 보처로, 그리고 마라난타가 부처님을 받들고 있는 모습을 다른 한면에 배치한 사면불이다. 약식 석굴사원 형식을 띤 돋특한 형태의 간다라 양식의 사면대불이다. 높이는 23.7m라고 한다. 계단을 조금만 걸어서 올라가면 가까이 가서 살펴볼 수 있을 터인데 날씨는 후덥지근하고 오늘 하루 벌써 엄청나게 걸었다고 사면재불상까지는 못 가겠다고 한다. 혼자서 올라가기에는 멋적어서 그냥 아래서 사진 한장만 남긴다. 




 부용루 2층에 올라가 보았더니 이곳만 유일하게 우리나라 일반적인 법당과 비슷한 법당이 있었다. 관람온 사람들이 이곳에 법당이 있는지 몰라서인지 2층으로 올라 오는 사람은 거의 없다. 날씨는 더운데 사방이 막혀 있는 다른 법당과는 조금 차이가 있다. 오래 머물지 못하고 법당 구경만 하고 바로 내려왔다.  




 오늘 하루 영광과 무안 목포 안내를 해준 동생과 함께. 얼굴이 닮지 않고 머리 숱이 나보다 적어서 학교 다닐때부터 모르는 사람들이 친구 내지는 형이냐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많았던 동생이다. 




 부용루에서 내려다본 백제불교최초도래지는 생각보다 넓은 곳이였다. 비가 오락가락 하지 않았으면 모두 다 둘어 보았을텐데 모두 둘러 보지는 못해 조금 아쉽다. 부용루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불교의 상징인 보리수 나무가 심어져 있는 것도 큰 볼거리다. 종교적으로 매우 의미깊은 장소이면서, 다른곳에서는 만나기 힘든 이국적인 풍경과 평화로운 느낌을 주는 주변풍경 등 한번 다녀올만한 곳이다.





 

 백제 불교최초도래지에서 나와 백수해안도로로 이동중에 법성포 시내를 지난다. 말로만 듣던 법성포인데 역시 굴비를 판매하는 상점과 식당이 즐비하다. 식사를 하고 법성포에 왔기에 굴비정식을 이곳에서 먹지 못했다. 법성포가 여느 포구와 다른 느낌이 있는 것은 아니었다.  




 백수해안도로로 가는 중에 한참 건설중인 영광대교의 모습이다. 내년 3월달에 완공예정으로 칠산 앞바다에 사장교 방식으로 만들어지고 있는데 주탑은 완공되었고 해안과 연결되는 부분 공사가 진행중이다. 길이 2.2km로 왕복 2차로이고 주탑은 불교성지의 상징성을 고려해 108m라고 한다. 다음에 영광에 오면 한번 이용할 수 있을 것이다. 




 동생이 영광에 오면 해안가를 따라 드라이브하기 좋다는 백수해안도로를 다녀 올 것을 추천했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서 9번째로 아름다운 도로에 선정된 백수해안도로는 해안선을 따라 드라이브하기에 아름다운 길이라고 한다. 영광군 백수읍 길용리에서 백암리 석구미 마을까지 16.8km에 걸쳐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해안도로가 이어진다. 곳곳에 전망대가 설치되어 있어 멋진 해안선과 바위들은 바라볼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칠산바다의 환상적인 정경이 펼쳐지면서 장관을 이루는 곳이다. 






 백수해안도로로 접어든지 얼마되지 않아 한 전망데크에 도착했다. 전망데크에는 비는 내리지 않았지만 바닷가인지라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불어서 서 있기가 힘들었다. 동해쪽으로 갔다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때문인 듯하다. 근처에 조망이 멋진 카페가 보였는데 바람을 피해서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진다면 좋겠는데 오늘 봐야할 것들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다. 잠시 이곳에서 머물며 바라보는 바다 풍경은 환상적이라는 느낌이다. 아래로 내려다 보이는 아름다운 해안선과 바다가 펼치는 그림같은 풍경이다.   





 중간에 해안드라이브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칠산정이 있는데 오늘은 다시 계단을 오르고 싶지 않다고 집사람 의견으로 그냥 지나친다. 다음에 다시 백수해안도로를 방문하면 그때는 칠산정에 올라 봐야겠다. 해안도로를 따라 조금 더 지나가니 백수해안도로에서 가장 인기를 끄는 쉼터인 노을전시관이 나온다. 노을전시관에도 여러 곳에 전망데크가 마련되어 있어 바다 절경을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조금 전보다 바람이 훨씬 강해져서 덥지 않아 좋기는 하지만 서 있기가 힘들 정도다. 근처에 조그마한 등대도 보인다. 






 천년의 빛 영광 노을전시관쪽으로 가 보았다. 깔끔하고 깨끗히 정리된 전시관 주변 역시 멋진 조망대의 역할을 하고 망망대해를 볼 수 있다. 데크에는 바람이 너무 심해 서 있기 힘들어 전시관 내부로 들어가 보았다. 1층과 2층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층엔 입체영화관과 노을과 사진찍는 포토존, 세계노을관람관등이 있다. 2층에는 노을을 직접 관찰할 수 있도록 망원경이 준비되어 있는데, 노을이 질때까지 기다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노을전시관 아래 특산물판매장에서는 찰보리떡, 모시송편도 구입할 수 있다. 전시관을 보려고 온 것이 아니어서 볼일만 대충 처리하고, 백수해안도로 끝까지 가보지 못한채 다시 원불교 성지로 향해서 이동한다.   






 다시 법성포 방향으로 되돌아 가다가 영산선학대학교 인근에 있는 원불교 영산성지를 방문했다. 영광에는 공교롭게도 우리나라 4대 종교의 성지가 모두 자리하고 있다고 한다. 백제 불교최초도래지, 천주교인 순교지, 기독교인 순교지, 그리고 원불교 영산성지 등 네 곳이라고 한다. 그래서 영광은 우리나라 최고의 성지순례지로 꼽히고 있고 영광군에서는 이 네 곳을 영광9경 중 2경으로 정해 놓았다고 한다. 영산성지 입구에 오니 영산선학대학교가 있음을 알리는 표지석이 서 있다. 넓은 잔디밭에는  원불교창립관이 세워져 있고 그 뒤로 영산선학대학교가 보인다.  






 원불교는 영광군 백수읍 길룡리 영촌마을에서 태어난 소태산 박중빈(1891~1943)이 창시한 종교로 세계에 500여개의 교당과 100만 신도가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대종사의 생가, 기도터인 삼밭재, 마당바위, 대각을 이룬 노루목, 제자들과 함께 바다를 막아 이룬 정관평 방언답 등이 있어 성지 순례차 전국의 많은 교도뿐만 아니라 관광객이 많이 찾아 온다고 한다. 원불교에 관심이 있어서 찾아온 것이 아니라 지나가는 길목에서 조금만 더 가면 볼 수 있다고 해서 와 보았는데 원불교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자료들이 전시되어 원불교창립관은 문이 닫혀 있어 들어갈 수가 없었다. 원래 원불교 서울교당에서 사용되다가 2007년 지금의 위치로 옮겨와 복원하였다 한다.  





 원불교창립과 오른편에 있는 옥녀봉이라는 산봉우리 윗쪽에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다. 동그라미는 일원상으로, 일원상은 소태산 대종사가 진리를 깨치신 뒤 밝혀주신 진리의 상징적 표현이라고 한다. 영광에서 일정을 마치고 무안으로 이동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