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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마니산 산행 (2015.8.14)

남녘하늘 2017. 7. 31. 01:21


 광복절 전날 임시공휴일을 맞아서 가족과 함께 마니산을 찾았다. 30년전 신입사원 연수때 마니산을 처음 찾은후 마니산 산행은 자주 다니고 있는 편이다. 산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집사람에게 운동도 하면서 산행의 즐거움을 알려 주려고 일부러 택한 산이 마니산이다. 마니산은 강화도에서 가장 높은 산으로 해발 472m이다. 우리나라에서 기가 제일 강한 산이라고 하는데, 정상에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는 참성단이 있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세가 아기자기하고 바위가 많고 전망이 좋아서 산에 오르면서 볼거리가 많은 산이어서 선택을 했다. 집사람은 강화도에 여러번 왔지만 마니산 산행은 처음이고, 본격적인 산행을 한다는 마음으로 오른 것도 오늘 마니산이 처음이다.  


 10시쯤에 마니산 입구에 도착해서 산행을 시작한다. 마니산국민관광지 주차장이 무료인데 산에 오르는데는 입장료를 징수한다. 요즘 국립공원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데, 강화도가 돈이 없는 모양이다. 오늘은 다른 일행 없이 우리 부부 두명만 오르는 산이어서 별로 부담이 없었다. 오랫만에 마니산에 왓는데 입구에서 산 중턱 가까이 도로 포장이 되어 있었고, 중간에 봉고버스가 많이 다녀서 왠일인가 했더니 산 중턱에 기독교의 기도원이 있었던 모양이다. 노래를 부르고 있는데, 차로 사람을 실어 나르면 매연을 뿜는 것도 싫었고, 또 산속에서 스피커를 크게 틀어 놓고 부르는 것도 짜증이 났다. 





 매표소에서 300여m를 올라오니 첨성단을 오르는 코스가 계단로(2.2km)와 단군로(2.9km)로 나누어졌다. 옛날에 다녔을 때는 주로 계단로로 다녔던 기억이 있어서 올라갈 때는 계단로로 올라가면서 전망을 구경하고 내려 올 때 단군로로 내려 오기로 한다. 계단길을 올라가는 것이 힘은 들지만 내려올때 계단길이 무릎에 영향을 많이 줄 것 같아서 선택했다.  





 마니산을 자주 오기는 했지만 최근에는 오지 않았는데 단군로라는 이름은 처음 들어보았다. 항상 계단길을 이용해서 산에 올랐는데.. 올때마다 강력하게 내려쬐는 햇볕을 맞으며 산을 올라갔던 기억인데, 오늘 올라보니 나무가 많이 자라서 정상 가까이 해를 직접적으로 맞는 곳이 얼마되지 않았다. 그늘이 계속해서 연결되어 있었다. 등산로도 잘 정비되어 있어 그리 힘들지 않게 올랐다. 중국발 미세 먼지의 영향인지 약한 연무가 끼어 있어서 중간 중간 조망할 수 있는 곳이 나왔지만 멀리까지 보이지는 않는다.  






 집사람과 등산을 정말로 오랫만에 해 보았는데 오늘 함께 마니산으로 올라보니 생각했던 것보다는 산을 잘 오른다. 최근 열심히 운동을 하는 것 같았는데 근력이 조금 생긴 듯하다. 앞으로 산에 자주 갈 생각인데 반가운 소식이다. 더 오르다 보면 점점 더 가파라져가는 계단길, 잠시 쉬어 뒤를 돌아보면 펼쳐진 풍경들. 이제 정상이 얼마남지 않았다. 





 참성단까지 오르는데 1시간 30분도 걸리지 않은 듯하다. 마니산은 원래 이름은 우두머리란 뜻의 두악(頭嶽)으로 옛 문헌에 기록되어 있다. 마니는 머리를 뜻하며, 민족의 머리로 상징되어 민족의 영산으로 불러져 오고 있다. 참성단에 오르면 소사나무가 제일 먼저 반겨준다. 참성단 소사나무는 천연기념물 제502호로 전형적인 관목 모습에 참성단의 돌단 위에 단독으로 서 있어서 돋보인다. 규모와 아름다움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소사나무로서 문화재적 가치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마니산의 참성단은 자연석을 다듬어 제단을 쌓았다. 하늘은 둥글고 땅은 네모지다라는 천부경 사상을 바탕에 둔 것이라는데 윗단은 성소 , 아랫단은 제사를 올려 지내는 곳으로 구분을 하였다. 참성단은 하늘의 기를 그대로 받아들일 수 있다는 뜻인듯 싶다. 위치나 구조로 보아 천문대나 관상대와 비슷하기 때문에 후세에 와서 이러한 용도로도 사용되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현재 마니산은 성역으로 보호되어 있으며 매년 개천절에는 제전이 올려진다. 그리고 전국체육대회의 성화를 매년 채화하고 있다.     







 마니산의 정상(468m)은 참성단을 지나가야 나온다. 참성단에서 내려가 능선을 따라 조금 이동하면 헬기장이 나온다. 다른 산은 표지석이 있지만, 여긴 참성단에 밀려 산의 정상표시는 나무기둥으로 대신하고 있다. 나무기둥 표신판이 더 운치 있어 보인다. 이곳에서 산 아래로 정수사 방면으로 내려갈 수 있고, 함허동천으로 내려갈 수 있다. 우리는 차를 가져 왔기에 왔던 길로 되돌아가야 한다. 함허동천 방향으로 능선길이 나름 재미있는 구간이지만, 아직 집사람의 산행 실력으로는 가기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오늘은 이곳까지만 오고, 마니산 종주 산행은 다음으로 미룬다.    





 강화도는 섬인데도 곡창지대가 많다. 그래서 고려시대에는 이곳으로 궁을 옮겨와 몽고에 항쟁을 하고, 조선시대에는 행궁을 짓고 정묘호란 때 이곳으로 피해 왔었나 보다. 정상에서 바라보면 북쪽으로는 멀리 석모도가 보이고, 서쪽으로는 동막해수욕장과 남ㅉ고으로는 영종도와 인천공항도 볼 수 있다고 하는데 오늘은 겨우 산 아래의 평야지대만 보인다.        




 

 날씨가 더워서 정상에서 쉬면서 간식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서 단군로로 하산길을 정하고 내려 오다가 그늘에서 쉬기로 했다. 정상에서 조금만 내려 오니 바로 숲길이 이어진다. 적당히 넓은 장소가 나와서 휴식을 취하면서 빵과 과일등 간식을 함께 먹었다. 단군로 코스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 오는 길이어서 올라갈때 보다 거리는 멀었지만, 계단을 새로 만들어 놓아서 편안하게 내려 올 수 있었고 조망도 좋았다. 





 해발 400m에 조금 못미친 지점에서 가파른 나무 계단이 나왔다. 지난 2006년 에 설치한 계단이라는데 이름은 삼칠이계단이다. 아마도 계단 수가 372개인듯 싶은데 우리는 내려가느라 편하게 내려가지만 이 나무계단을 오르는면 제법 힘들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려가는 중간에 전망대가 마련되어 있어 잠시 머물면서 다시 한번 강화도의 풍광을 살피는 것도 즐겁다. 옛날에는 이 계단이 없어서 사람들이 단군로를 이용해서 오르지 못했을 것 같다.    





  참성단까지 700여m를 내려와서 능선에서 서해바다가 시원스레 펼쳐진다. 옅은 해무도 인해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지만 바다에 작은 섬들이 보인다. 올초에 다녀왔던 신도,모도,시도와 아직 가보지는 못했지만 한번 가보려고 생각하고 있는 장봉도의 모습도 희미하게 눈에 들어온다. 이후 산 아래까지 내려 오는 사진을 더 찍지 못했다. 단군로는 계단으로 오르는 코스보다 거리는 길었지만 계단으로만 구성되어 있지 않아서 편안한 산행을 한다는 느낌이 들었다. 오늘 임시공휴일이라서 산행을 온 사람이 아주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많지 않아서 조용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다. 집사람과의 첫 산행을 마치고 축하차 외포선착장으로 가서 점심을 먹고 몇가지 해산물을 사고 집으로 돌아왔다. 






 마니산은 적당한 높이에 아기자기함이 있는 산이다. 계단이 많다고는 해도 서울 주변의 산에 비할 바는 아니며 그냥 귀여운 수준이다. 볼 것도 많고 주변 시설도 잘 되어 있어 초보자가 등산하기에도 적합하다고 생각한다. 오늘 마니산 산행은 잘 선택했다고 생각하고, 집사람이 조금 산을 잘 오르게 되면 다음에는 바위능선의 함허동천로 코스로 꼭 한번 더 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