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종대에서 나와 아침에 가보려고 했던 남포동 근처의 어묵시장을 찾아갔다. 부평 깡통시장이라고 되어 있는데 알고보니 광복동 국제시장과 거의 붙어 있는 것처럼 가까운 곳에 있었다. 차를 세울만한 공간이 보이지 않아 겨우 주차를 해 놓고 시장을 방문했다. 역시 재래시장은 언제 방문해 보아도 생동감이 넘친다. 오늘 깡통시장 방문은 시장 구경이 아닌 부산 어묵을 사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다. 어묵을 사기 위해서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어묵 골목까지 있다는 것은 몰랐다. 어묵골목에서는 수십개의 어묵 가게들이 줄지어 있고, 재래시장 분위기가 아닌 깔끔하고 위생적으로 영업점에서 어묵을 팔고 있었다. 시장이 아니라 기업같아 보인다.
처음으로 방문해 본 부평깡통시장의 어묵골목인데, 가게별로 내놓는 어묵의 종류도 각양각색이었다. 어묵 판매대 앞에는 어묵을 시식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해두어, 부담없이 시식할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 두어 기분이 좋다. 어묵에 들어간 생선의 양이 많아서 맛있다고 하는데 원하는 만큼 담아주기도 한다. 이곳 저곳을 기웃거리면서 몇가지 어묵 맛을 보고 조금 구입해서 왔다. 집에 와서 먹어보니 다른 어묵과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로 맛있어서 다음에 부산에 오면 다시 방문해서 재구매를 할 생각이다.
부쳥깡통시장 방문을 끝으로 부산에서의 일정을 끝내고 집으로 출발했다. 시간적인 여유가 있어서 날이 어두워지기 전까지는 경주에 다시 가서 어제 구경하지 못한 여러 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경주로 이동하는 동안에도 비가 다시 내리기 시작한다. 서울은 오늘 비가 비가 내리지 않고 있다는데 장마의 영향이 남쪽 지방에만 오락 가락하는 모양이다. 다행이 경주쪽에 도착하니 비가 다시 조금 줄어들었다. 오늘은 하루종일 이동할 때는 비가 내리고, 내려서 구경을 할 때에는 비가 그치는 기가 막힌 스케쥴이다.
동궁과 월지 앞쪽에 있는 연꽃밭은 규모가 큰 편은 아니었지만 꽃이 화사하게 많이 피어 있었다. 활짝 핀 것도 있고 이제 막 피어나려는 것도 있었는데, 홍련과 백련이 모두 있었다. 연꽃은 8월달까지는 핀다고 하는데, 사람들이 접근하기 좋은 곳에 있어서 많은 사람들이 연꽃을 즐기고 있었다. 연꽃은 진흙속에서 예쁜 꽃을 피워내기 때문에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는다. 그래서 연꽃의 향기는 더욱 진하게만 느껴지는데, 오늘 이곳에서 은은한 연꽃 향기에 취해 보았다.
연꽃밭 구경을 마치고 동궁과 월지에 들어갔다. 원래 옛날에는 경주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불렸는데 2011년부터 동궁(東宮)과 월지(月址)로 이름을 바뀌었다고 한다. 동궁과 월지는 신라 왕궁의 별궁터로 왕자가 거처하는 동궁으로 사용되고, 나라의 경사가 있을 때나 귀한 손님을 맞을 때 이곳에서 연회를 베풀었다고 한다. 신라가 멸망하고 고려와 조선에 이르러 이곳이 폐허가 되자, 시인들이 연못을 보며 화려했던 궁궐은 간데없고 기러기와 오리만 날아든다고 표현하면서 안압지라고 불렀다고 한다. 1980년대 월지라는 글자가 새겨진 토기 파편이 발굴되며, 이 곳이 본래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라고 불렸다는 사실이 확인되어 옛날 이름을 되찾은 것이라고 한다.
입구에서 들어가면 양 옆으로 푸른 풀밭이 보이고, 앞쪽으로는 몇 채의 건물이 서 있다. 동궁과 월지를 조사한 결과 건물터 26동, 담장터 8곳,
배수로 시설 2곳, 입수부 시설 1곳 등이 밝혀졌다고 한다. 연못 서쪽에 세워졌던 건물터를 복원하는 작업이 계속 진행중에 있다. 월지를 접하고 있는 건물 3동은 기단부가 완전히 파괴되어 있던 것을 모두 복원한 것이다. 복원된 건물과 함께 연못의 풍광이 어우려져 상당히 멋있다. 제 3건물 안에는 동궁과 월지 발굴하면서 나온 유물들이 전시되어 있다.
연못을 따라서 한 바퀴 돌아볼 수 있게 되어 있는데 숲길이 예쁘게 관리되어 있다. 연못의 동서길이는 약 200m 정도이고. 남북을는 180m 정도이다. 연못의 특이한 점은 큰 규모는 아닌데도 가장자리에 굴곡이 많아 그 어느 곳에서 보아도 연못 전체가 한눈에 들어오지 않게 설계했다는 것이다. 좁은 연못을 넓은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설계했다고 적혀 있는데 실제 그런 느낌이 든다. 동궁과 월지는 야간 개장도 하고 야간에는 멋진 조명을 비추어 주어서 사진을 찍으려는 사람들은 일부러 야간 개장에 맞추어 온다고 한다. 나도 다음에 경주에 오면 야간에 동궁과 월지, 첨성대는 야간 개장을 보고 싶다.
일제강점기에 철도가 지나가는 등 많은 훼손을 입었던 동궁과 월지는 1975년 준설을 겸한 발굴조사에서 회랑지를 비롯해서 크고 작은 건물터가 확인되고 월지에서 많은 유물이 나왔다고 한다. 물을 정화하려고 물을 다 빼내었는데, 연못 바닥에서 3만점 가까운 유물이 쏟아져 나와 국립경주박물관에 별도 안압지관을 건립해 따라 보관 전시하고 있다고 한다. 다음에 경주에 올 때는 국립경주박물관에 들러 보아야겠다. 도자기는 왕릉같은 곳에서 출토되는 종류가 아니라 생활도자기여서 또 다른 가치가 있다고 한다. 아직도 건물에 대한 복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 같다 다음에 오면 또 변화가 있을 듯하다.
동궁을 둘러 보고 나서 다시 교동쪽으로 이동하는데 동궁을 조금 지나니 동궁에 들어갈 때 보앗던 연꽃밭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커다란 연꽃 단지가 조성되어 있다. 규모도 크고 꽃도 많이 피어 있어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다시 차에서 내려 둘러 보게된다. 연꽃단지 입구에 이 곳이 전국의 연꽃 명소 10곳 중의 한 곳이라고 안내하고 있었다. 드넓은 연꽃밭에 홍련과 백련이 어우러지는 모습이 환상적으로 아름답다. 연꽃사이로 난 길을 따라 많은 사람들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아무리 집으로 가는 것이 급할지라도 이 여유를 즐기지 않을 수 없었다.
연못에는 홍련과 백련이 서로의 자태를 뽐내며 사이 좋게 연못 가득 피어 있어 보기가 좋았다. 동궁과 월지의 연꽃단지를 처음 방문한 것이지만 이미 이곳은 경주를 여행하는 사람에게는 꽤 알려진 장소였던 모양이다. 동궁과 월지에서 보았던 관광객보다 이곳에서 만난 사람이 훨씬 많았다. 문화재는 관심있는 소수의 사람이 찾고, 멋진 자연의 모습은 누구나 찾기 때문인 듯하다. 연못 가운데에는 정자가 있어서 쉬어갈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날씨가 더웠다면 잠시 여유를 갖고 쉬었을터인데 오늘은 중간에 쉬어야 할 정도로 덥지 않아서 그냥 지나친다. 멋진 풍광을 즐기면 사진도 찍고 좋은 시간을 보냈다.
연꽃 단지 산책을 하고 나서 다시 교통으로 이동했다. 어제 임시휴일이라서 먹지 못했던 교리김밥집에 가서 김밥을 사서 서울로 출발한다. 교리김밥집을 찾아가면서 어제 가 보지 못했던 월정교도 지나치며 월정교를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남겼다. 짧은 시간에 경주의 여러 곳을 방문했다. 그러나 아직 봐야 할 곳이 많이 남아 있고, 아직 제대로 구경을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국사를 비롯해서 석굴암과 문무대왕능 등 이름이 알려진 몇 곳만 반복적으로 가보지 않았나 싶다. 다음에 또 경주에 올 때는 시간을 내서 차가 아닌 자전거 빌려 타고서 찬찬히 둘러 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아직 국내여행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외국을 돌아다닌 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 얼핏 든다.
'국내여행 사진 > 가족 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전라도 여행 6-1 (고창읍성) (2015.8.25) (2015.8.25) (0) | 2017.08.08 |
---|---|
강화도 마니산 산행 (2015.8.14) (0) | 2017.07.31 |
경주 부산여행 5-4 (부산 태종대) (2015.7.8) (0) | 2017.07.19 |
경주 부산여행 5-3 (부산 송도 등) (2015.7.8) (0) | 2017.07.04 |
경주 부산여행 5-2 (계림, 첨성대 등) (2015.7.7) (0) | 2017.06.3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