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청계산 산행 - ITC 산악회 (2017.3.25)

남녘하늘 2018. 8. 17. 00:22


  이번 ITC 산행은 시산제를 겸해서 작년과 마찬가지로 청계산에서 진행되었다. 새로운 장소를 찾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인데 접근성이나 시산제 장소를 고려하다 보니 매년 같은 곳에서 열린다.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얼마든지 가능한데 그 생각을 바꿀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게 문제다. 왜 시산제를 상을 차려놓고 해야 하는지부터 고민을 하면 어렵지 않게 해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형식을 조금 벗어나면 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고 생각한다. 내가 회장도 아니고 입회한지도 얼마 되지 않았기에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매번 같은 산, 같은 장소에서 하는 것은 재미도 없고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행사 준비를 위해서 일찌감치 차를 가지고 시산제 준비를 끝내 놓고 다시 회원들이 모이는 신분당선 청계산 입구역으로 나가서 회원을 만나 시산제 장소로 이동했다. 오늘은 참석 회원이 많지는 않다. 





 산행에 앞서 시산제부터 진행하기로 했다. 시산제 장소는 옛골로 들어가서 주거지가 끝나는 판교어린이 천문대 끝자락에 있는 공터였다. 작년에도 이곳에서 시산제를 했는데 다른 산악회 팀과 함께 진행되어서 올해는 일찍 와서 장소를 잡았는데 다행이 오늘은 우리 팀만 시산제를 열게 되어서 여유가 있다. 개별적으로 오는 회원은 산행 뒷풀이 장소에 차를 세워 놓고 시산제가 열리는 장소로 바로 오기로 해서 직접 이곳으로도 여러 회원이 찾아왔다. 총무가 준비를 많이 해 두어서 바로 행사를 시작할 수 있었다.  







 30여명의 회원이 모여서 시산제를 지냈다. 올 한해도 ITC회원들이 아무런 일없이 산행을 다니고 하는 일이 모두 잘 이루어지기를 바랬다. 총무가 초혼문을 비롯해서 산악인의 선서 등 나름대로 행사준비를 많이 해 와서 제법 형식도 갖추면서 행사를 진행했다. 지난번 동문산악회에서 진행되었던 내용을 많이 가져왔다고 한다. 산악대장을 비롯해서 임원진들이 잔을 올리고, 나머지 회원들은 한번에 모여서 나름대로의 의식을 잘 마쳤다.      









 시산제를 마치고 준비한 음식을 먹는 시간이 있었다. 산행을 하기에 앞서 많이 먹으면 산에 올라가기 싫어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데 준비한 음식을 앞에 놓고 미루는 것도 쉽지 않다. 어짜피 오늘은 이곳에서 이수봉까지만 갔다 오기로 되어 있어서 산행에 대한 부담은 별로 없다. 나는 아침도 많이 먹고 왔는데 또 다시 먹으려니 먹히지가 않는다. 짧은 산행을 마치고 나면 또 뒷풀이가 예정되어 있어서 그야말로 맛만 보는 수준으로 회원들과 함께 했다. 아침을 먹지 않고 온 회원들도 있는 모양이다.   





 시산제 행사를 마치고 청계산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행이 우선이고 산행과 더불어 시산제가 진행되어야 맞는 것 같은데 오늘은 시산제가 우선이고 산행은 후순위로 밀린듯한 느낌이다. 옛골 입구에서 출발해서 545m의 이수봉까지만 산행을 하는 것으로 일정이 잡혔다. 청계산 입구역에서 출발해서 매봉을 거쳐 이수봉까지 간다면 제대로 청계산 산행을 한다는 느낌이겠지만, 옛골에서 이수봉까지만 갔다오면 조금 부족한 것이 아닐까 싶다. 집행부에서 그렇게 하겠다고 하니 그대로 따라 주면 된다. 산행이 부족하다고 생각되면 내일 혼자서 산에 오르면 된다. 






 천수샘 약수터 약쪽에 있는 안내판을 보니 옛골까지는 1.3km 떨어져 있고, 이수봉까지는 2km 남았다고 되어 있다. 느낌상으로는 옛골이 더 멀다고 생각했는데 이수봉까지가 더 멀었던 모양이다. 이곳부터 본격적인 오르막이 시작되어서 조금 땀이 나는 듯한 구간이다. 일행들과 함께 천천히 이동하다 보니 청계산에 서식하는 계절별 여러 종류의 꽃과 곤충에 대한 안내판을 보았다. 이번에 세워 놓은 것이 아닐텐데 그동안을 그냥 지나쳐 버리는 바람에 자세히 보지 못했던 모양이다. 천천히 산행을 하니 천천히 달리기 때 처럼 많은 것이 눈에 들어온다. 





 이수봉으로 가는 깔딱고개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단체 사진을 한장 남겼다. 이수봉으로 오르는 길에 이 언덕만 지나면 그다지 힘든 코스는 없다. 이 코스에도 조금 긴 계단이 있기는 하지만 청계산은 오르기에 힘든 산이 아니다. 바위보다는 흙길이 많이 있고 언덕도 그리 많은 편이 아니어서 초보자들도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이다. 서울근교에 이런 산이 많이 있다는 것이 도시인에게는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아마도 오르기 편한 산이고 이제는 접근성도 좋아져서 청계산에 엄청난 사람들이 찾아오는 듯하다. 하지만 오늘 우리가 간 코스는 접근성이 조금 떨어지는 코스여서 사람이 많지는 않았다.  






 후미에서 가는 일행들과 함께 이수봉에 올랐다. 선두에서 올랐던 회원들은 이미 정상을 찍고 출발했는지 사람이 많지는 않다. 그래도 중간에 빠지지 않고 올라온 회원들은 정상석을 배경을 사진을 남길 수 있었다. 조금 더 이동해서 만경대까지는 가 보고 싶지만 혼자서 개별행동을 할 수도 없고 그냥 이곳에서 되돌아간다. 하루 시간을 내서 산행에 참석했는데 아쉬움이 남는다. 뒷풀이 시간을 조금만 줄이면 될 것 같은데 모든 사람의 생각이 나와 같을 수는 없다. 






 과거에 청계산에 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수봉과 매봉을 모두 거쳐 갔는데 요즘은 매봉으로 오른 사람들이 매봉까지만 오고 되돌아가버려서 이수봉에는 한적하다. 매봉에서는 정상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려면 줄을 서야 하는데 이수봉은 한적한 느낌. 앞으로 이수봉쪽으로 자주 와 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이수봉에서 하산은 올라 갈때 지났던 계곡길이 아니라 능선길을 따라서 내려 왔다. 거리는 조금 멀지만 능선길이어서 조망이 있고, 급경사가 많지 않아서 나름 괜찮았다. 산행을 마치고 미리 예약을 해 두었던 식당으로 이동해서 산행보다 훨씬 긴 뒷풀이를 가졌다. 이미 산행에 앞서 시산제를 하면서 여러가지를 먹었는데, 산은 조금 오르고 뒷풀이가 길어지면 산에 오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진다. 그야말로 간단하게 회원들과 아쉬움을 남기지 않을 정도의 뒷풀이였으면 좋겠다. 이 또한 내 의지와 상관없이 진행되어서 많이 아쉽다. 두부전골에 밥 한공기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