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마라톤대회 사진

2015 춘천마라톤 (2015.10.25)

남녘하늘 2017. 9. 6. 00:07


 이번 춘천마라톤 대회에서는 3시간 30분 이내의 기록을 달성해 볼 생각에 지난 여름 혼자서 연습을 하다가 수원마라톤클럽에 가입해서 회원들과 함께 체계적으로 연습을 했다. 한참 달리기에 열심일 때는 그냥 천천히 달려도 3시간 30분의 기록은 힘들지 않게 달성하곤 했었는데, 요즘은 열심히 연습하지 않으면 안되는 기록이 되어 버렸다. 3시간 30분의 기록을 몇년간 달성하지 못했더니 출발 장소가 B그룹도 유지하지 못하고 밀려 나 버려서 최소한 2년에 한번씩이라도 330의 기록을 자져 보기로 마음 먹었다. 


 오늘은 전 직장인 LH 마라톤클럽 회원들과 함께 이동하기로 했다. 오리 사옥에 들러서 모처럼 회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함께 버스를 타고 춘천으로 이동했다. 중간에 아침식사도 하고 시간에 늦지 않게 춘천에 도착했다. 호반도시인 춘천은 물이 많아서인지 대회에 참가하는 아침에는 꽤 선선한 느낌이 든다. 날씨가 선선하면 기록을 달성하기에는 좋을 듯하다. 공지천 앞쪽에 대회출발 아치가 세워져 있고, 주변에는 벌써 사람들로 북적였다. 운동장으로 가서 옷을 갈아 입기 전에 동료들과 함께 단체 사진을 함께 찍었다. 워낙 많은 참가자와 가족때문에 한번 헤어지면 다시 만나서 단체 사진을 찍기 힘들기 때문이다.  






 LH마라톤 동호회의 총무를 맡고 있는 박일부장과 함께... 늘 수고가 많은데 함께 춘천에 올 수 있도록 챙겨주어서 편하게 올 수 있었다. 본사가 진주로 내려간 이후에는 자주 만나기도 쉽지 않게 되어 버렸다.   




 어제 저녁에 달리기 물품을 모두 챙겨 놓았는데 아침에 나오면서 달리기 팬츠를 챙겨오지 않은 황당한 일이 생겼다. 다행이 마라톤 대회장에 가면 달리기에 필요한 여러가지 물품을 판매하는 노점상이 많이 있어서 임시방편으로 팬츠를 하나 구입해서 입기는 했지만 난감한 일이었다. 대회장에 자주 나가지 않으니 감이 떨어졌다고 볼 수 밖에 없다. 집에 너무나 많은 팬츠가 있는데, 돈을 주고 다시 구입하는 것도 한심스럽다고 생각한다.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한다.    






 물품보관 장소인 공지천 인조잔디구장에는 이미 축제 분위기다. 달리는 사람과 응원해 주기 위해서 온 사람들도 복잡하다. 마라톤용품 판매를 하는 부스부터 볼거리가 많이 있는데 바지를 사러 돌아다니느라 정작 대회장 주변은 돌아다니지 못했다. 가급적 오늘은 기록 달성을 위해서 필요없는 행동은 하지 않을 계획이어서 잔디구장 근처에서만 몸을 풀었다. 아침공기가 쌀쌀한 느낌이어서 빨리 옷을 갈아입지 않고 있다가 출발하기 얼마전에 옷을 갈아입고 물품을 보관했다.  





 아침공기가 차가웠지만, 맑은 하늘로 해가 솟아 올라 조금 걱정이 된다. 지나간 춘천마라톤 대회때는 출발후 10km를 달려 갈 때까지 안개가 끼어 있거나 구름이 많아서 초반 덥지 않게 달릴 수 있었는데 오늘은 출발하기 전부터 햇살이 내려 쬐기 시작한다. 달리기를 시작하면 바로 더워질기세다. 어드덧 출발시간이 가까워져서 공지천 출발지로 나간다. 오늘은 춘천마라톤 대회에 참가한 이래로 처음으로 C조에서 출발하게 된다. 내스스로 다른 주자 페이스메이커를 위해 C조에서 출발할 적이 있었어도, 내 기록때문에 C조 출발은 처음이다.     




 이번 대회에는 기록 욕심에 카메라들 들고 뛰지 않아써 주로 사진을 챙기지 못해서 춘천 마라톤 공식 홈페이지에서 주로 사진 몇 장 차용해 왔다. 주로에서 내 사진은 거의 없다. 단풍이 물든 멋진 주로를 즐겨야 했는데 오늘은 그냥 앞만 바라보고 달리기에만 집중한 대회가 되어 버렸다. 기록에 욕심을 내면 달리기에 집중하느라 달리면서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주변을 감상할 여유도 없어진다. 대회주최측에서 찍어 놓은 사진을 늦게 보니 참 아름다운 주로를 달리면서 그것을 제대로 즐기지 못했구나 하는 마음이 많이 든다.  






 오늘 따라 내 사진을 찍어주는 사람을 만나지 못했다. 메이져 대회라도 불리는 대회에서는 자원봉사를 나온 친구들이 많이 있어서 주로에서 몇장의 사진을 찍히고 하는데 마라톤클럽의 복장을 하지 않고 LH 마라톤클럽 복장으로 뛰었더니 나를 찾지 못한 모양이다. 워낙 많은 사람들이 지나치니 얼굴로 사람을 구별하는 것이 아니라 복장이나 모자를 보고 찾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사진 찍는 봉사를 해보면 마찬가지로 사람을 보면서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다. 대회 주죄측에서 찍어준 사진 몇 장을 캡쳐해 보았다. 돈을 주고 구매한 것이 아니어서 다소 사진의 화질은 떨어진다.  





 매 km당 거의 5분의 속도를 유지하면서 달렸다. C그룹에서 출발했기 때문에 막판에 굉장히 많은 주자를 추월할 수 있었다. 다른 주자들과 마찬가지로 내리쬐는 햇빛이 부담스러웠고, 온몸에 느껴지는 고통은 커져만 기고, 끊임없이 멈추고 싶은 유혹과 싸우면서 뛰었다. 공식 급수대에서 주는 음료 이외에도 각 마라톤클럽에서 주는 음료까지 많이 얻어마시면서 달렸다. 기록 달성에 대한 욕심 때문에 최근 들어서 가장 힘들게 달린 대회가 되었다. 즐거운 달리기가 되어야 하는데... 결승점을 100여m 앞두고 목표기록을 달성하기 위해서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3시간 28분 50초의 기록으로 결승점을 통과했다. 막판에 체력이 조금 떨어지는 듯한 느낌이 들었지만 지나간 여름 열심히 연습한 것이 아깝다는 생각에 중간에 포기하지 못하고 열심히 달렸다. 3시간 30분안에 들어와야 내 나이 그룹에서 보스턴 마라톤에 갈 수 있는 자격도 생긴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오늘 달린 주자들의 기록이 엄청 좋지 않았다. 전체 참가자 중에서 이 기록이 872등이었으니 모두 더위에 퍼져 버린 듯하다. 다른 때 같으면 2천등 밖의 기록이엇을 것이다. 다시 보스턴 기록 달성을 위해 2년간은 힘쓰지 않아도 될 것 같아서 기분이 너무 좋다.  






 한참 잘 달릴 때에 비해서는 기록이 맘에 드는 것은 아니지만 지난 여름 내내 최선을 다해 준비했고, 더운 날씨에도 최근 2년동안 최고기록을 달성한 것에 만족한다. 또 다시 당분간은 기록보다는 즐거운 달리기를 위해 무리한 훈련을 하지 않아야 겠다고 생각한다.향후 1년반 동안은 출발그룹이 B그룹 밖으로 나가지는 않을 것이다. 날씨도 덥고 힘들게 달려 남은 힘이 없어서 다시 결승점으로 가서 사진 한장 찍어 놓아야 하는데 그냥 물품 찾는 본부석 근처에서만 사진 몇 장을 찍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