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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봉산 산행 - 7차 동문산행 (2015.11.14)

남녘하늘 2017. 9. 28. 00:35


 외대동문산악회에서 도봉산으로 산행을 떠났다. 이번 산행은 동문산악회 뿐만 아니라 동문회 산하의 ITC 산악회도 동문산악회 산행에 동참해서 함께 하는 것으로 했다. 올 여름 동문산악회가 처음 만들어진 이후로 여러 산악회가 함께 하는 첫 산행이다. 아직 참여 인원이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이제 시작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동문들이 참여할 것으로 생각된다. 각 과별로 또 학번별로 별도의 산악회가 만들어져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10시에 도봉산 입구 광륜사 뒷편 운동장에서 집합해서 산행을 시작하기로 한다. 도봉산은 바위봉들이 발달해 있어서 암벽이 우람하고, 깎아지른 절벽이 많아서 힘든 산행코스도 많이 있다. 더구나 등산로에는 흙이 없고 돌과 바위가 많아서 다른 흙산에 비해 산행에서 오는 피로도 훨씬 더하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봉산을 찾는 등산객이 끊이지 않는 이유는 산행이 힘들고 어려움이 있어도 난이도가 있는 산행을 마치고 나면 그런 대로 성취감을 맛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말이면 전철 도봉산역에서 도봉산으로 가는 인파가 길을 메우다시피 한다. 하지만 오늘 산행은 힘든 바위길을 피해서 조금은 편한 코스를 택해서 산행을 하기로 했다. 





 어제 전국적으로 많은 비는 아니지만 비가 내려서 오늘 산행은 축축하게 젖은 땅을 밟고 가야 한다. 덕분에 먼지가 날리는 것은 많이 줄어들겠지만 어제 비로 인해 단풍이 다 떨어져서 낙엽만 보고 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염려가 있었다. 다행스럽게 도봉산 입구에는 낙엽이 조금 떨어지기는 했지만 비의 양이 적었던지 낙엽이 많지는 않았다. 회원들이 서로 인사를 나누고 간단하게 스트레칭까지 마치고 산행에 나서기로 한다. 오늘은 도봉산 중에서도 가장 평이한 보문능선을 따라 우이암까지 갔다 오는 코스이다.  





 올 들어서 끝으로 즐길 수 있는 단풍산행이 아닌가 싶다. 단체 사진을 한장 찍고 나서 북한산국립공원 표시석이 있는 곳으로 나와서 표시석의 왼쪽길을 따라서 오르기 시작한다.  능원사를 지나고 조금 더 오르니 도봉사가 보이기 시작한다. 특히 도봉사 주변의 길목에는 큰 나무들과 함께단풍이 예쁘게 물둘어 있었다.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있어 이곳에서 동문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 주었다. 빨간 단풍과 노란단풍이 함께 어울려 있어서 보기가 좋다. 오늘도 산행 시작이어서 도봉사에 들어가보지는 못하고 지나치게 된다.    






 도봉사가 있는 곳까지는 포장된 도로를 걸어 오르다가 도봉사를 지나서는 보문능선길을 따라서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되었다. 산 아래쪽은 단풍의 절정기였지만 산을 오를수록 단풍보다는 낙엽이 많아지기 시작한다. 어제 내린 비의 영향으로 오늘까지도 습도가 많이 높아서 본격적인 산행을 하게되니 땀이 많이 흐른다. 바위가 있는 구간에서는 바위가 습기를 머금고 있어 조심하면서 올라야 했다. 그래도 먼지가 펄펄 날리는 것보다는 낳다. 





 산 아래쪽에서 출발할 때에는 날이 맑았는데 보문능선을 따라 오르는 동안 안개인지 구름인지 구분이 되지은 않지만 안개가 자욱해져서 능선 산행의 장점이 없어져 버렸다. 어제 내린 비의 영향이 아닐까싶다. 개인적으로 보문능선을 따라 도봉산에 오르면 웅장하고 멋진 도봉 주요능선을 볼수 있어서 좋은데 오늘은 그냥 계곡을 따라 오르는 듯한 느낌이다. 산 아래에는 단풍이 예쁘게 물들었는데 산 중턱부터는 이미 낙엽이 져서 썰렁한 겨울 분위기로 변해 버렸다. 조금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가끔은 단풍이 남아 있어 지나치면서 사진을 남긴다.  




 우이암을 가는 도중에 도봉산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하지만 오늘은 안개가 자욱해서 주변 풍광을 느낄 수가 없다. 이곳은 오봉과 자운봉, 만장봉이 모두 잘 보이는 장소인데 꽤 가파른 계단을 올라 왔더니 비를 맞은 것처럼 땀을 많이 흘렸다. 전망대 한켠에 이곳에서 조망할 수 있는 풍경사진과 함께 자세한 봉우리 설명이 있어 그것을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산행 초보자인 집사람이 그래도 잘 따라와 주어서 다행이다.  




 우이암의 봉우리의 모습이 소의 귀를 닮았다고 해서 붙여진 것인데 오늘은 우이암뿐만 아니라 주변의 아무런 바위도 봉우리도 볼 수가 없다. 바위의 모습이 부처를 향해 기도하는 관음보살을 닮았다 하여 관음봉이라고도 하고, 사모관대를 쓰고 있는 모습을 닮았다 하여 사모봉이라 부르기도 한다. 전망대에서 조금 더 올라가서 우이암 바로 아래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함께 산에 오르고 동문들과 우의를 다지는 것이 목적이기에 주변 풍광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그 목적이 달성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간식 시간을 아치고 하산을 하기 시작했다. 구름인지 안개가 도봉산 중턱 윗쪽으로만 자욱했던 모양이다. 우이봉에서 조금 내려오니 구름 아래로 조망이 트이면서 주변 풍경이 보이기 시작한다. 산위로는 아직도 구름이 가득해서 보이는 것이 없는 상황이다. 오늘 산행은 습도도 높고 구름도 많아서 산행 자체를 놓고 본다면 아쉬움이 남는 산행이다. 하지만 동문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집사람과 함께 산행을 했다는 것, 그리고 입구쪽에서 예쁜 단풍을 보았다는 것에 만족한다.  





 우이암에서 1.4km 떨어지고 도봉탐방지원센터까지는 1.9km 떨어진 곳까지 내려 왔다. 이곳에서는 언제 산위에 구름이 있었는지조차 가늠하지 못할 정도로 주변 시야가 밝아졌다. 전반적으로 주변에 낙엽이 져버려서 겨울산행을 하는 듯한 느낌이지만 아래로 내려갈 수도 단풍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한다. 아마 오늘 산행이 집 주변의 낮은 산을 가지 않는 이상 가을 산행의 마지막이 될 듯하다. 아쉬움에 눈에 가득 담아가지고 왔다. 







 계곡을 따라 한참을 내려오니 계곡 옆으로 구봉사라는 작은 절이 보인다. 바위에 의지하여 만들 계단에 세워진 일주문과 구봉사 현판도 커 보이고 법당 옆에 금빛 불상이 절 규모에 비해서는 크다는 느낌이다. 바쁘게 내려 오느라 절에 들어가 보지는 못하고 지나친다. 구봉사를 지나쳐 바로 계곡에는 다시 커다란 은행나무와 함께 단풍의 풍광이 나와서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함께 있던 동문들과 휴식을 취하면서 사진을 찍는다. 산 위에서는 단풍을 많이 보지 못했지만 아랫쪽은 아직 단풍이 절정기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서 계곡에 여름처럼 물이 제법 많이 흐르고 있다. 물가에 있는 나무들이 단풍이 더 예쁘게 드는데 도봉산도 마찬가지로 물가에 있는 나무들의 단풍이 훨씬 더 예쁘다. 계곡에는 낙엽이 많이 떨어진 상태로 계곡물을 따라 흘러가는 풍경을 한참동안 구경했다. 이제 머지않아 겨울이 올 모양이다.   






 오늘 산행은 도봉산의 단풍을 제대로 즐기고 온 듯하다. 문사동 계곡 아래에 있는 금강암 근처에도 단풍이 엄청나다. 조금 윗쪽에서 보았던 구봉사보다 절 규모가 더 커보이는데 이 절은 아직 암자의 이름을 붙이고 있었다. 낙엽이 떨어진 풍광도 대단하다. 후미에서 산을 내려 오다 보니 이미 선두에 일행들은 뒷풀이 장소에 도착했다는 소식이 와서 절 주변의 풍광을 많이 즐기지는 못하고 절 입구에서 사진 몇장을 남기고 내려와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도봉산에 와서 단풍 구경은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  





 도봉산역 앞쪽에 있는 음식점을 미리 예약해 놓아서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를 했다. 이영우 외대동문산악회 회장님을 비롯해서 많은 동문들이 협찬과 함께 선물을 많이 해 주어서 산행과 더불어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제 동문회 산악회가 만들어져 7번째 산행이어서 아직은 돔문들의 숫자가 많지는 않지만 앞으로 점점 더 많은 동문들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오늘 최고령 동문과 어린 동문과의 나이차이가 50살이나 나기도 했다. 아버지가 아니라 할아버지에 가까운 나이차이다. 나이차이를 떠나 함께 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