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C 산악회의 불암산 산행이 예정되어 있어서 아침부터 바쁘게 움직였다. 작은 아들이 친구들과 동해안으로 여행을 간다고 했는데 말만 그렇게 했을 뿐 친구들과 가까운 곳으로 놀러 간 듯하다. 집에서 불암산으로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서 완성이와 미리 약속을 해서 뒷풀이 할 식당에서 만나 완성이 차를 세워 놓고 내차로 상계역으로 이동하기로 했다. 산행과 식사를 하고 나서 다시 상계동으로 나를 태워 주면 차를 가지고 귀가하는 것으로 해 놓았다. 나는 부지런히 시간에 맞춰 도착했는데 완성이가 다른 준비물을 챙기느라 늦게 뒷풀이 장소로 와서 조금 바빠졌다.
오늘 회원들과 만나는 장소는 지하철 4호선 상계역이다. 조금 여유있게 도착할 생각이었는데 시간에 맞춰 도착하게 되었다. 상계역에서 9시 30분에 만나 산행을 시작하기로 했는데 한사람이 늦게 오는 바람에 결국 10시가 넘어서 출발하게 되었다. 원래 ITC 산악회 산행은 매월 4번째주 토요일에 가는데 이달은 4번째주 토요일이 크리스마스여서 한주를 앞당겨 오늘 가기로 했다. 상계역 1번출구에서 모여 북쪽 방향의 아파트 단지쪽으로 이동한다. 길건너 아파트 단지로 들어서면 불암산 공원 표지석이 나온다.
산행을 시작하기 앞서 불암산 공원 한쪽 빈터에서 준비운동을 했다. 오늘 산행은 바위 구간이 많아서 준비운동을 충분히 해주는 것이 안전한 산행이 도움이 될 것이다. 초반 산행을 안내할 조태용 선배가 불암산 등산로 안내도를 보면서 오늘 산행 할 코스를 설명해 주었다. 등산로가 전반적으로 돌계단 형태로 조성되어 있어 조심해서 산행을 해야 한다고 조언해 준다.
불암산공원 입구에서 단체 사진을 한장 남기고 산행을 시작한다. 정암사 방향으로 오르기 시작해서 깔닥고개를 거쳐 불암산 정상으로 오르기로 했다. 옛날 창동에 살때 도봉산과 수락산은 엄청 많이 가 보았지만 불암산은 한번도 가보지 않아서 오늘 처음으로 오르는 산행이다. 산으로 오르는 코스가 많은데 불암산을 자주 왔었던 조태용선배가 오늘 낮에 약속이 있음에도 정암사 근처까지 안내를 해주고 돌아갔다.
불암산공원 입구에사 산으로 오르는 곳곳에 체육시설이 설치되어 있다. 노원구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한 체육시설인 듯하다. 정암사에는 들리지 못하고 바로 산길로 들어선다. 불암산이 바위가 많은 산인줄 알고 있었는데 역시 계곡에서부터 바위가 많다. 오늘은 하루종일 바위를 밟고 다녀야 하는 모양이다. 한참 계곡을 따라 올라가니 깔닥고개를 오르는 긴 계단길이 나왔다. 계단이 길어보이기는 해도 그리 힘들어 보이지 않은데 깔닥고개로 이름을 붙여 놓은 듯하다.
깔닥고개를 올라서니 능선길이 나오면서 산아래 풍경이 시원하게 들어와 이런 맛에 산에 오르는구나 하는 느낌이 올 정도로 기분이 좋다. 산행은 초반에 계속 오르막이어서 조금 힘들다는 느낌이 조금 들기는 했지만 땀 한번 흘리지 않고 오를수 있는 산이었다. 최근 산에 많이 다녔던 집사람이 살도 찌지 않았다고 생각되는데 살을 더 뺀다고 먹는 것을 제대로 먹지 않더니 산에 오르면서 굉장히 힘들어한다. 그러길래 많이 먹으라고 하지 않았느냐고 한마디 해 주었다.
불암산은 다른 샛길로 빠지는 길이 별로 없다. 그래서 오르고 내리는 것이 어렵지 않은 듯하다. 막판에 엄청나게 긴 계단길을 올라 정상에 도착했다. 암릉위로 정상석이 세워져 있다. 정상에 올라서면 주변에 넓은 들판과 시가지가 펼쳐져 있고, 시야가 시원하게 트여 있어서 낮은 산이란 느낌은 사라지고 엄청 높은 곳에 올라와 있는 것 같다. 정상의 공간이 겨우 두 사람 서 있을 정도밖에 안 되므로 다음 차례의 사람에게 자리를 내어주어야 하므로 오래 머물러 있을 수 없는 점이 아쉽다. 오늘은 정상에도 바람이 많이 불지 않아서 춥다는 느낌도 전혀 없다. 정상에 있는 태극기는 바람이 불지 않아서 쳐져 있다.
정상석이 있는 정상에서 조금 내려 온 곳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날씨가 춥지 않아서 정상석을 배경을 사진 찍는 것도 조금 여유가 있다. 이런 산에서 바람이 불면 잠시 머무는 것도 상당한 인내를 요구한다. 정상 부근이 온통 바위지만 이곳에서 내려다 보이는 풍광은 장관이다. 여유를 가지고 사진도 찍으면서 정상에서의 즐거움을 이어간다.
불암산 정상 근처에는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서 어렵지 않게 정상을 오르 내릴 수가 있다. 계단을 설치되기 전에는 정상에 오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 같다. 높은 곳까지 계단을 만드느라 고생했을 사람들의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절로 들었다. 정상으로 올라갈 때는 바위만 찍는 것 같아서 일부러 정상을 올랐다가 내려 오면서 주변의 풍광과 함께 사진 몇장을 남긴다. 노원구의 모습과 남양주의 풍광도 모두 발아래 펼쳐져 있다.
내려오는 코스는 산에 오를 때와는 달리 노원구 방향이 아니라 별내쪽으로 내려가기로 했다. 정상에서 깔닥고개 쪽으로 조금 내려 오다가 거북바위가 있는 바람이 불지 않는 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간식 시간을 가졌다. 정상쪽에는 사람들도 많고 일행이 함께 간식을 할만한 장소가 마땅치 않았기 때문이다. 전망도 좋고 따스한 공간에서 동문들과 함께 둘러앉아 나누어 마시는 시원한 막걸리 한잔이 쌓인 스트레스를 날려버린다. 동문들이 각자 준비해온 간식이 많아서 눈과 입이 즐거웠다.
간단하게 먹거리를 먹고 다시불암사쪽으로 내려 왔다. 내려 오는길에 낙엽이 많이 쌓여 있어서 미끄럽고 위험한 구간이 있었으니 큰 사고 없이 모두 안전하게 내려왔다. 내려 오는 길에 남양주시 별내 신도시의 모습이 보인다. 옛날 창동에 살 때 당고개를 넘어간 별내쪽은 논과 밭뿐이었는데 와보지 않은 사이에 엄청나게 변해 버렸다. 산속에 있는 전원아파트처럼 별내신도시가 형성되어 있다. 정말 수도권은 이제 아파트밖에 보이지 않는 듯하다.
한참을 내려오니 등산로 옆으로 제법 규모가 커 보이는 불암사가 보인다. 새해맞이 법회가 열린다는 현수막들 각종 현수막이 경내에 걸려 있다. 등산로가 절집과 이어졌으면 한번 들러 봤을텐데 거리가 떨어져 있어 일부러 가보지는 못했다. 절 마당에 차량이 들어와 있는 것으로 봐서 이곳까지 도로가 만들어져 있는 모양이다. 내려 오는 길이 다소 험해서 온통 신경을 써서 내려 왔더니 이제 편한 길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정상에서 한참 많이 내려 왔다고 생각했는데 정상까지 거리가 1.65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아마도 경사가 심한 길을 내려오느라 많이 걸었다고 느낀 모양이다. 석천암 옆쪽으로 해서 하산 했는데 올라갈 때 보앗던 깔닥고개까지는 1km도 되지 않는 거리라고 되어 있었다. 아직 산행을 마치려면 많이 남아 있다는 이야기다. 오늘도 산행에 참석하지 못하고 뒷풀이 장소로 직접 오기로 되어 있는 회원이 많은데, 웃고 여유있게 내려 왔더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약속햇던 시간에 너무 늦으면 기다리는 사람은 많이 지루할 것이다.
조선 초기 세조가 이 일대를 지나가다가 불암산의 수려한 모습에 매료되어 하늘이 내린 보배로운 산이라 하여 천보산이란 별칭을 지어주었다고 한다. 그래서 불암사 일주문에도 천보산 불암사(天寶山 佛岩寺)라고 쓰여 있었다. 풍수지리에서 북한산은 현재의 왕을 보호하는 산이고, 불암산은 돌아가신 임금님을 보호하는 산이라고 한다. 그런 내용 때문에 불암산 주변에는 동구릉을 비롯하여 남쪽 자락엔 명종의 능인 강릉과 문정왕후의 능인 태릉 등 왕실의 능이 많다고 한다.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노영호회장을 비롯해서 몇몇 동문이 식당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다. 오늘 산행이 2015년 납회 송년 산행이어서 집행부에서 참가한 회원들에게 등산용 모자를 연말 선물로 주어서 기분 쫗게 산행을 마무리 한다. 회장이 따로 여러가지 선물을 준비해 와서 산행 참가자들에게 여러가지는 나눠 주었다. 다만 집사람이 뒷풀이 장소의 주메뉴인 오리고기를 먹지 못해서 조금 아쉬웠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잘 먹으니 한사람만 희생하면 된다.
식사를 마치고 집에 가고 싶었는데 또 다시 둔촌동에서 3차를 한다고 한다. 회장이 따로 집사람에게 개인적인 선물까지 주었기에 모른척하고 그냥 갈 수가 없어서 잠시 들렀다 가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그냥 간단하게 뒷풀이에서 식사만 간단히 하고 끝냈으면 하는 바램이다. 완성이가 차를 상계역까지 태워주어서 상계역에 세워 두었던 내 차를 가지고 각각 둔촌동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둔촌시장쪽에 있는 음식점에서 간단하게 막걸리를 했는데 나는 차를 가지고 가야 하는 상황이라서 술은 마시지 않았다. ITC모임의 총회장이신 이영우 선배닝이 다른 산악회 모임에 가셨다가 다시 왔는데 모임에 오는 것만 보고 먼저 인사하고 일어났다.
'나의 생각과 생활 >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자령 산행 - 9차 동문산행 (2016.1.9) (0) | 2017.10.18 |
---|---|
이토회 북한산 산행 (2015.12. 26) (0) | 2017.10.16 |
운길산 산행 - 8차 동문산행 (2015.12.12) (0) | 2017.10.10 |
도봉산 산행 - 7차 동문산행 (2015.11.14) (0) | 2017.09.28 |
아차산, 용마산 산행 - ITC 산악회 (2015.10.30) (0) | 2017.09.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