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원도봉산 산행 - ITC 산악회 (2015.9.19)

남녘하늘 2017. 8. 31. 00:22


 매월 4번째주 토요일에 산행을 떠나는 ITC산악회인데 이번달은 추석과 겹쳐서 한주 당겨서 원도봉산으로 산행을 다녀왔다. 추석이 얼마남지 않아 바빠서인지 많은 회원이 함께 하지는 못했지만 함께한 동문들과 함께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번 산행도 모이기 편한 지하철 1호선 망월사역에서 만나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할 식당에서 보내준 차편을 이용해서 원도봉탐방센터까지 편하게 이동한 뒤에 탐방지원센터에서 산행을 시작했다. 산행코스는 도봉산 정상까지 가지않고 원효사를 거쳐 포대은선을 따라 올라가다가 헬기장에서 간식을 하고  조금 더 올라가다가 망월사로 해서 하산하는 약식 등산이다. 그냥 조망이 좋은 포대능선을 따라 트레킹을 한다는 생각으로 산행을 했다. 


 차를 가지고 모임장소로 온 회원이 있어서 일부 회원은 식당에서 제공한 차량보다 빨리 탐방지원센터에 도착해서 산행준비를 하고 있다. 집사람도 요즘 동문과의 산행이 재미있고, 자신의 능력보다 힘들지 않게 오르는 산행이 적당한지 빠지지 않고 나오고 있어 나로서도 기분이 좋다. 






 우리 모임에서도 오늘 산행에 그리 많은 사람이 참여하지 못했는데, 원도봉산에 온 산우들도 많지 않다. 도봉산 입구에는 줄을 지어서 올라가는데 비해 이곳이 원래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인지 아님 추석전이라 바빠서 많이 찾지 않은 것인지는 알 수가 없다. 원도봉산 산행은 나로서도 굉장히 오랫만이어서 최근 어떤지를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사람이 북적대는 것보다는 한적하게 오르는 것이 훨씬 좋기에 오늘 산행은 여유롭게 할 수 있을 듯 하다.   






 원도봉탐방지원센터를 지나서 윗쪽에 아직 계곡에 식당이 몇 곳 영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서 영업을 한지 오래 되었고, 정비를 하지 못하는 특별한 사정이 있겠지만 상류 계곡은 자연으로 돌려 주고 계곡 아랫쪽으로 내려가서 영업을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북한산, 도봉산 어지간한 곳은 이제 공원 입구에 상가를 따로 만들어 계곡이 많이 깨끗해 졌는데 이곳은 아직까지 정비가 이루어지지 못했다. 찾는 사람들이 이용하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정리될텐데, 산에서 내려오면 편하게 들어갈 수 있으니 계속 영업을 하는 것이다. 




 무턱대고 높은산 험한곳을 가는 산행 대신에  회원들 단합과 즐거운 산행을 목표로 한다는 우리 산악회장님 덕분에 몇 몇 회원들은 아주 산행을 즐기고 있다. 그 취지에 동감하지 않으면 스스로 높은산 험한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고 그런 산을 찾아가면 될 것이다. 어느 산이든지 출발해서 30분 정도는 힘들다. 그러나 힘들면 언제든지 쉬어가면 된다. 오늘도 30분 올라서 원효사 입구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휴식을 취해 준다. 조금 일찍 휴식을 취한다는 생각은 들지만 쉬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으면 쉬는게 오늘의 정답이다.   






 뛰어난 자연환경으로 말미암아 도봉산 기슭에는 무수히 많은 사찰들이 자리잡고 있으며, 그 중에서 망월사(望月寺), 회룡사(回龍寺) 등과 함께 원효사는 도봉산의 대표적인 사찰로 손꼽힌다. 신라 선덕왕 때 원효대사가 한동안 이곳을 수도장으로 삼아 머물렀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때문에 이곳에 원효대사의 동상을 모시고 절의 이름도 원효사라 하였다. 다리를 건너면 일주문이 나오고 원효사를 통과해서 오르게되어 있지만, 구도자의 수행정진에 방해가 될수도 있다는 표지판을 보고, 좌측으로 나있는 계곡길을 따라 오른다. 






 원효사 옆 계곡을 따라 조금 오르니 멋있는 바위지대가 나온다. 조그마한 폭포같은 느낌이 드는 계곡이 이어진다. 원효사에서 올라 올때 이곳에 비탐방지역이라고 말했는데 비탐방지역은 아닌듯하다. 계곡으로 오지 않고 능선으로 이동했으면 포대능선이 있는 곳까지 계속해서 조망이 좋기는 하지만 바위구간이 많아서 초보자들과 함께 이동하면 위험하기도 하고 시간도 많이 걸린다. 계곡으로 이동해도 바위는 실컷 보게 된다. 





조금 더 올라온. 용바위샘터에 도착했다. 수질이 안전등급이라고 하는 샘터에서 물한모금 마시고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산행 초보자들이 많이 있어서 조금 가파른 산길을 오르니 힘이 부치는 회원이 있는 듯하다. 어짜피 정상까지 갔다 올 것도 아니고 중간 통신대 헬기장까지만 가서 간식을 먹고 내려 올 것이여서 시간적으로 여유가 많이 있다. 이제 조금만 더 오르면 계곡길이 끝나고 능선길이 나오게 되고, 그러면 조망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하면서 산행을 이어간다.  





 계곡을 따라 오르다 드디어 안말에서 올라오는 회룡능선과 합류하는 원효산 삼거리 상단에 도착했다. 이곳부터는 주변을 잘 둘러보면서 오를 수 있는 구간이다. 삼거리에서 조망이 좋은 아랫쪽으로 조금 내려가서 의정부쪽과 수락산 방향을 내려다 본다. 올라 오면서 땀을 조금 흘렸는데 능선에 도착하니 바람이 불어서 한결 좋다. 함께 올라온 회원들도 이곳에서의 산 아래의 풍광을 내려다 보면서 만족감을 나타낸다.   






 다시 포대능선쪽을 향해서 오르기 시작한다. 이제부터는 능선을 따라 오르는 길이어서 조망을 할 수 있어 계곡길을 올라 올때에 비해서는 훨씬 재미 있는 길이다. 바위가 많은 산이어서 중간중간 여러 이름이 붙은 바위도 지나치게 된다. 






 포대능선 통신대 아래쪽에 있는 헬기장에서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헬기장 뒷쪽 언덕아래에 커다란 나무가 가지들 아래쪽으로 우산처럼 퍼져서 햇볕을 가려주는데 나무 아래에 자리를 잡았다. 회원들이 둘러 앉기에 적당한 크기의 그늘을 만들어 주는 곳으로 누가 보아도 멋진 장소다. 올라오면서 힘이 들었어도 휴식시간과 먹는 시간은 여전히 즐겁다. 각자 준비해온 음식을 꺼내 놓은데  간식 수준을 뛰어넘어 그냥 식사라고해도 될 듯하다. 망월사를 들러 하산하면 또 식사를 할 것인데 너무 많이 준비해 왔고, 너무 푸짐하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헬기장에서 단체 사진을 한장 찍었다. 원도봉산 산행을 왔으면 포대능선을 따라서 정상까지 올라가야 하는 것이 내 스타일인데

 ITC 산악회에서는 오늘 헬기장까지 오르는 것으로 산행을 마친다. 조금 더 올라가서 망원사까지 갔다가 하산하는 일정으로 되어 있다. 산행을 시작하다가 중간에 그만 두는 느낌이지만 아직 산행 초보인 집사람에게는 딱 맞는 정도의 산행이 아닌가 싶어서 아무런 이의를 달지 않았다. 운동량이 부족하면 내일 혼자서 집근처의 산을 오르면 된다.  





 망월사 갈림길에서 드디어 하산을 시작한다. 자운봉까지는 1.4km 남았는데 좀 더 올라가고 싶은 생각이 있었지만, 오늘은 집사람까지 함께 왔기 때문에 나혼자 갔다 올수도 없다. 삼거리에서 내려오는 길도 최근에 정비가 되었는지 돌과 나무도 계단을 만들어 놓아서 편하게 내려올 수 있게 만들어 놓았다. 삼거리에서 조금 내려 오니 망월사가 나왔다. 망월사로 내려오면서 절로 들어가기 전에 보는 풍광이 가장 멋있다. 뒤로 선인봉과 만장봉이 보인고, 또 자운봉과 포대정상이 조망되는 곳이다. 최소한 포대정상까지는 갔다 왔어야 했는데...   






 개인적으로 원도봉산 산행을 하면 이곳에서 망월사 영산전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가장 멋 있게 나온다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보는 분이 비슷한지라 대부분의 사람들도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진이 선명하게 나오지 않을 것으로 봐서 오늘 공기도 그다지 깨끗한 날은 아닌 듯하다. 봉우리 윗쪽이 뿌옇게 나온다.   




 망월사는 신라 선덕여왕 8년(639) 해호선사에 의하여 창건되었으며, 망월사라는 명칭은 당시 신라 선덕여왕의 총애를 받던 해호선사가 도봉산에서 신라 수도인 경주를 바라보며 삼국통일과 왕실의 융성을 기원한 것에 비롯되었다고 한다. 망월사는 그간 쇠락에 따라 여러 차례 중건중수가 있었고 특히 한국전쟁 때 모두 소실되어, 1986년부터 불사를 시작했다고 한다. 망월사 현판(1891년)은 청나라 원세계가 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고 보면 현재 우리가 보는 망월사는 30년여년 된 건물들이지만 비바람에 탈색되어 제법 연륜이 깊어보인다. 소문대로 볼거리가 많은 사잘이어서 절의 곳곳을 돌아보면서 여유있는 시간을 조금 가졌다. 






 망월사에서 탐방센타로 내려 오는 길에는 찍은 사진이 그다지 없다. 숲 속 길을 트레킹 하듯이 천천히 즐기면서 내려왔다. 덕재샘을 지나 엄홍길 대장 생가터를 지나서 처음에 산행을 시작했던 원도봉탐방지원센터로 되돌아 왔다. 산에 올라갈 때에 비해서는 편안한 길을 편하게 내려오게 되었다. 내려 오는 길에 창을 잘 부르는 소리꾼 한분을 만나서 노래도 듣고 인생 이야기도 들으면서 내려 왔더니 너무 빨리 내려온 듯하다. 나도 재미있는 산행이었지만, 산행 초보자인 집사람도 그다지 힘들지 않게 산행을 했다면서 자신감이 생겼다고 좋아한다. 




 산행을 마치고 원도봉탐방지원센터 근처에 있는 조용한 식당을 예약해 놓아서 우리 일행이 방 하나를 전세내어서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총무가 미리 준비를 많이 해 놓은 듯하다. 추석이 1주일밖에 남지 않았다고 회장께서 산행에 참석한 회원들에게 냉동고기를 준비해 와서 나눠 주었다. 받는 입장에서는 큰 선물이 아닐지라도 준비하는 사람은 여러모로 신경도 많이 쓰이고 비용도 많이 들어갔을 것이다. 고마운 마음으로 잘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