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도봉산 산행 (2015.9.5)

남녘하늘 2017. 8. 23. 00:33

 

 오늘 낮에 소나기가 내린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비 맞을 각오를 하고 도봉산에 갔다. 빨리 준비를 하고 나갔으면 좋겠는데 집사람이 준비하는 데에만 한시간 넘게 시간이 걸리는 듯하다. 집에서 출발할 때에는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도봉산으로 가는 도중에 비가 제법 많이 내렸다.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산행은 어렵겠구나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행이 산 근처에 가니 비가 많이 그쳤다. 집사람은 이동중에 차에서 곤하게 잠을 자고 있어서 비가 내렸는지초차도 모르는 것 같다.  


 도봉산환승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입구로 이동했다. 오늘 원래는 관악산에 가려고 햇었는데 도봉산으로 옮긴 이유는 스포츠 용품점에 들러서 집사람 등산복을 사 줄 생각에서였다. 용품점에 들러서 우의도 하나 사고 바지도 하나 구입했다. 용품을 사러 갈 때까지는 우산을 쓰고 다녔는데 조금 더 움직이니 우산은 쓰지 않아도 될 정도가 되었다. 





 비가 그쳤으나 바위가 미끄러울 것 같아서 산에 오르기는 하되 정상까지는 갈 생각이 없었고, 집사람이 갈 수 있는 곳까지만 이동해 보기로 했다. 나도 도봉산 정상까지 가 본지가 오래 되었고 집사람은 처음이다. 오전에 비가 내려서인지  다른 때에 비해서는 산에 사람이 많지 않고 붐비지 않아서 좋았다. 늦은 시간에 왔는데 사람이 많으면 엄청 정체가 생기고 오르 내리는데 힘들었을 것이다. 집사람이 어제 내가 사준 아식스 경등산화를 처음 신었는데 그런대로 편한 모양이다. 






 오늘은 처음부터 신선대까지 올라갈 생각이 없었고, 힘들이지 않고 올라 갈 수 있는 곳까지 가 보자고 생각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도봉대피소 있는 곳까지 쉬지 않고 올라가다가 대피소 앞 3거리에서 처음으로 쉬고 물을 마셨다. 비가 내린 직후라 어디 앉아서 쉴만한 곳이 없어서 그냥 서서 쉬었다. 두번째로 천축사(天竺寺)까지 쉬지 않고 올라 갔다. 다행히 절 처마 밑에는 비가 내리지 않아서 자리잡고 앉아서 물과 과자 과일을 먹고 이동했다. 내심 천축사까지만 올라 와도 성공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조금 쉬더니 집사람이 더 올라 갈 수 있다고 한다. 천축사에는 단청을 하고 있는 줄 알았더니 금박을 칠하고 있었다. 







 천축사를 떠나서 마당바위까지 다시 이동했다. 오랫만에 왔더니 마당바위가 천축사 아랫쪽에 있는줄 알았는데 생각보다는 윗쪽에 있었다. 이래서 사진이든, 글로서든간에 기록이 중요하다. 마당바위에서  다시 한참을 쉬어주고, 정상까지 700m 정도 남았다고 하니 집사람이 욕심이 생기는지 더 올라 가 보겠다고 한다. 산행이라는 것이 올라갈 힘만 가지고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내려오는 힘도 남겨 놓고 가야 하는지라 내심 걱정이 되지만 그 정도는 될 것 같다고 한다. 너무 처음부터 내가 밀어 붙이는 것이 아닌가 싶다.       






 내심 정상까지는 올라가 보았으면 했는데 본인이 힘들다고 하면 언제든지 중간에 내려 올 생각이었는데 본인가 끝까지 가 보겠다고 하니 나로서는 기분 좋은 일이다. 마당바위 에서부터 자운봉(紫雲峰:740m)까지 약 500m는 최고의 난이도로 시종일관 오르막이어서 마음을 비운 상태로 오르지만 힘이 드는건 어쩔수 없는 모양이다. 계단이 가파르고 힘들어서 조금씩 쉬어 주기는 했지만 하여간 정상까지 올라갔다. 나도 얼마만에 오른 것인지 알수가 없다. 하도 오랫만에 오른 것이어서...  






 힘들게 올랐으니 더 멋진 풍광을 즐길 수 있었다. 도봉산 정상인 자운봉(740m)은 통제구역이어서 바로 옆에 있는 신선대(神仙臺:725m)로 올랐다. 역시 높은곳에서 바라보는 풍경은 가슴 벅차다. 집사람도 사람들이 왜 정상에 오르려고 하는지 오늘에서야 알겠다고 한다. 아침에 비가 내려서 구름이 많이 남아 있어 맑은 풍경은 아니지만 구름이 있는 풍광도 그 나름 멋있다. 날씨가 말고 청량했다면, 북한산의 삼각산도 또렷히 볼수 있었을 것이다.  





 날씨가 바람이 불지 않고, 또 윈드자켓을 가져 왔더라면 정상에서 사진도 많이 찍고 아랫 풍광 감상도 하면서 오래 있었을 터인데 그러질 못했다. 정상까지 올 생각도 없어 준비물 갖추지 못하고 올라왔기에 오래 있지 못하고 사진 몇장만 찍고 대충 구경을 하고 서둘러 내려 왔다. 산에 많이 와 본 내가 준비를 했어야 했는데 실수를 한 셈이다. 오래 머물지는 못했어도 봐야 할 것과 사진은 충분히 찍었다. 산행중에는 사람을 많이 만나지 못했는데 정상에 머무니 그래도 산행객이 보인다. 날이 좋았으면 사람때문에 신선대에서 사진 한장 찍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올라 갈때도 경사가 가파라 힘들게 올라 갔지만, 내려 올때도 경사가 급해서 조심 조심 내려왔다. 올라간 길을 역순으로 내려 왔는데, 올라갈 때에 비해서는 힘도 덜들고 시간도 적게 걸린다. 집사람이 스틱을 사용하는 방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고 있어 등산학교 홈페이지 같은 곳에 들어가서 스틱 사용법에 대해서 알려 주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그냥 말로만 가르켜 주면 내 실력을 믿지 못할 것 같아 검증을 시켜 주어야 할 듯하다. 





 내리막을 내려와 평지에 내려오니 긴장도 풀리고 힘도 난다. 사실 집사람과 함께 앞으로 설악산도 올라가야 할 것 같아서 그 전초전으로 오늘 도봉산을 택했는데 오늘 산행은 만족스러웠다. 산행은 4시간 정도 한 것 같다. 오전에 비가 많이 와서 사람들이 적어서 산행하기에는 더 좋았고, 그 때문에 무리하지 않고 조심 조심 다녀와서 안전산행이 되었다. 도봉산은 초보자가 정상까지 올라 가기에는 많이 무리가 따르는 산인데 그래도 몸이 많이 회복되고 좋아진 듯하다. 







 산행을 마치고 내려오면서 이제 본격적인 산행을 시작하는 집사람을 위해서 할인점에 들러서 집사람 등산바지를 몇개 더 구입해 주었다. 한개 가격으로 여러개를 사 주었으니 맘이 들지 않으면 언제든지 버리면 된다. 옷을 구입하고 입구에 있는 중국집에서 세트메뉴를 시켜서 먹었다. 원래 내 스타일은 아니지만 함께 산행을 했던 집사람이 먹고 싶어 해서 별로 당기지는 않았지만 함께 먹었다. 식사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15여년 전에 살았던 창동을 한번 가보자고 해서 도봉산에 온김에 한번 가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