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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 공주여행 7-1 (고란사.부소산성, 백마강 등) (2015.11.4)

남녘하늘 2017. 9. 12. 00:32


 군대에 입대한 큰아들이 벌써 말년휴가를 나와 모처럼 아들과 함께 1박 2일로 부여와 공주로 역사탐방 여행을 떠났다. 주말을 택하면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구경하지도 못할 것 같아 모처럼 평일을 이용해서 가족여행을 떠나게 되었다. 큰 녀석은 이번 휴가를 마치고 귀대하고 몇 일만 더 근무하면 제대하고 사회로 복귀하게 된다. 제대하면 복학하기 전에 할 일이 많을 듯해서 말년휴가를 가족과 함께 짧은 여행을 떠나기로 했다. 


 큰아들은 역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지라 여행지를 선택하라고 하면 부여나 경주 등 유물을 접할 수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정한다. 이번 여행도 아들이 부여와 공주 지역의 답사여행을 계획하고 두 지역의 문화재와 역사적인 장소 등을 둘러 보는 일정을 잡았다. 부여와 공주에서 백제의 숨결을 따라 유적지와 박물관, 문화재 등을 들러보는 시간을 가지기로 했다.  


 부여로 이동하면서 부여읍과 청양군 청남면에 있는 4대강 사업으로 만들어진 백제보에 들러 보았다. 처음부터 백제보에 갈 생각이 있는 것은 아니었는데 멀리 전망대가 보여서 갑작스럽게 백제보를 둘러보게 되었다. 자전거를 타고 4대강 종주를 하는 사람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인 듯하다. 여러 종류의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백마강길 관광안내도는 오늘 부여지역을 돌아보는 코스를 확인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처음부터 방문할 계획을 가지지는 않았지만 우연찮게 방문하게된 백제보다. 백제보는 총길이 311m, 높이 5.3m로 금강에 조성되는 3개(세종보, 공주보, 백제보) 보 중 가장 크다고 한다. 백제보에는 일반인들이 통행 할 수 있는 총연장 680m의 도로도 있고, 와 소수력발전소가 설치돼 있다. 처음부터 방문할 계획이 있었으면 보에 내려가서 산책이라도 하면서 자세히 구경했을텐데 오늘은 아니다. 전망대 주변은 제법 잘 관리해 놓아서볼거리도 많았다. 우선 전망타워에 올라서 주변 경치를 구경해 보기로 한다.  








 최근 여행을 다니다 보면 부여보처럼 4대강 사업을 하면서 만들어 놓은 각 보의 전망대를 망문할 기회가 많아졌다. 앞에서 말한 것처럼 자전거 하이킹을 좋아했다면 이미 전국의 보를 많이 돌아다녔을텐데 가끔씩 여행을 하면서 보와 전망대를 돌아보게 된다. 보를 만들어 놓은 곳에는 모두 전망대를 만들어 놓은 듯하다. 백제보 전망대로 좋은 위치에 잘 만들어 놓았다. 엘리베이터를 타면 유리창 밖으로 금강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랜만에 탁 트인 풍경을 바라보니 마음이 한결 가벼워 지는 듯하다. 4대강 공사에 대한 평가야 시간이 더 지나면 밝혀지겠지만, 돈을 들여서 이렇게 만들어 놓으니 좋은 구경은 하게 된다. 






 백제보대는 부여군 부여읍과 청양군 청남면 사에 있으며 금강에 조성된 3개의 보 중에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백마강을 지키기위해 돌아온 계백장군을 테마로 말을 타고 백마강을 바라보는 계백장군을 형상화하여 수문장을 만들었다고 한다. 수문사이에 있는 구조물이 말 안장 모양을 하고 있고 백제보의 유리 모양은 백제의 갑옷무늬라고 한다. 설명을 듣고 보니 그런 모양인 듯하다. 전망대 앞에는 넓은 마당과 여러가지 조형물이 있다. 




 전망대 바로 앞에 있는 금강문화관에 가 보았다. 금강문화관에 들어가자마자 보이는 수많은 종이배들은 어린 아이들이 접어서 각자의 소원을 적어둔 것 같다. 문화관에는 이것 저것 볼거리가 많은데, 자연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미래를 꿈꾸어간다는 테마공간으로 이루어져 있었다. 금강에 대한 설명은 물론 시대별로 금강의 변화된 모습도 영상과 자료를 통해서 알 수 있게 해 주었다. 물이 어지는 모습을 형상화해 놓은 작품도 있었는데 보기 좋았다.   







 계획하지 않았던 백제보 구경을 잘하고 나서 본격적인 백제역사 기행을 시작한다. 부여보길을 따라서 시내로 들어와서 부소산성과 부소산성에 있는 여러곳을 돌아보기로 했다. 백제의 역사와 이야기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아름다운 부소산성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이다. 나즈막한 부소산 자락에 자리잡은 이곳에 낙화암과 백화정, 사자루 그리고 반월루와 함께 백제 왕자들의  산책로였다는 태자골 숲길도 걸어볼 수 있다. 입장권을 끊고 낙화암으로 이동중에 부소산성 입구에 자리잡은 부여객사와 부여동헌 그리고 부여군 문화재 사업소를 만나게 된다.  


 객사란 조선시대에 각 고을에 둔 관사로서 외국 사신이나 중앙에서 온 관리들이 머물던 곳이다. 왕명을 받들어 내려온 관리가 머물던 곳으로 1869년에 지어졌다고 한다. 가운데 높게 솟은 정당과 좌우의 익실로 이루어져 있다. 정당의 대청에는 왕을 상징하는 위패인 궐패를 모셨고, 익실에는 온돌방을 들였다. 객사 앞 잔디를 심어놓은 너른 평지는 백제의 왕궁터로 추정된다. 







 부소산성은 산성이라기 보다 낮은 언덕들에 쌓은 성이 아닌가 싶다. 부여의 전체 지도를 보면 부소산의 남쪽으로는 금성산이 있고 동쪽으로는 왕릉이 모여있는 능산리의 청마산이 있으며 서쪽으로는 백마강 건너 부산과 북쪽으로는 백마강을 건너 울성산이 에워싼 그 중심에 부소산이 위치해 있다. 부소산 내에는 둘레 2.2㎞에 이르는 부소산성과 함께 많은 문화재가 남아 있다. 낙화암으로 가는 숲길이 단풍에 물들어 아름답고 볼거리도 많다.  






 숲길을 조금 걸어 올라가니 부소산의 서쪽 봉우리 정상에 멋진 사자루가 나온다. 실제 건물앞면에 쓰여있는 현판은 사비루(泗泚樓)라고 되어 있는데 왜 사자루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현판은 조선시대 의친왕이 쓴 것이라고 하는데, 백제유적은 아니고 조선 순조때 지은 조선시대 건축물이라고 한다. 부소산에서는 가장 곳이라고 하는데 사자루에 오르니 부여 시내는 물론 멀리 구룡평야를 비롯한 부여 일대가 모두 보인다. 언덕길을 오르느라 더웠는데 이곳에 오니 바람도 분다.   






 사자루에서 조금 더 올라가면 낙화암 윗쪽에 있는 백화정이 나온다. 금강변의 험준한 바위 위에 육각형으로 지은 정자로 중국의 시인인 소동파의 시에서 따온 이름으로 궁녀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해 1929년에 세워졌다고 한다. 건물 구조는 육각형으로 마룻바닥 주변에는 간단한 난간을 설치하였고 천장에는 여러 가지 종류의 연꽃무늬가 그려져 있다. 이곳도 전망이 좋은 곳이여서 정자에 들어가 있는 사람이 많았는데 올라가기가 불편해 보이고 낙화암에 가서 전망을 볼 생각에 들어가 보지는 않았다. 지나치기는 하지만 주위 소나무와 함께 멋진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백화정 아래로 낙화암이 있다. 낙화암 아래를 흐르는 금강이 바로 백마강인데, 이따금씩 지나가는 유람선과 어우러진 풍경이 참 아름다운 곳이다. 660년(백제 의자왕 20년) 백제가 나당연합군의 침공으로 함락되자 당시 궁녀 3천여 명이 이곳 절벽 낙화암에서 떨어져 죽었다는 전설이 있다. 어디까지나 전설이지만 백제의 처절한 아픔이 있었던 곳이기에 마음이 짠해 지는 곳이다. 아주 오래전에 방문했다가 몇년만에 다시 온 것인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 풍관은 수십년이 지났어도 변함이 없다. 






 낙화암을 구경하고 나서 낙화암 절벽 아래에 있는 고란사로 내려가 보았다. 산길을 따라 5분 정도만 더 내려가면 고란사에 도착한다. 고란사는 백제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추정할 뿐 자세한 기록이 없기에 백제의 왕들을 위한 정자였다는 이야기도 있고 궁중의 내불전이었다고도 한다. 고란사도 유명하지만 고란사보다 더 유명한 것은 바로 고란사 약수다. 절 뒤로 가면 바위 틈 사이로 고란정을 볼 수 있는데 안쪽에 약수가 나온다. 한모금 마시면 3년이 젊어진다는 약수를 한 국자나 마시고 왔다. 






 고란사 법당에는 다른 절에서와는 달리 하얀 옷 입은 부처님이 있었다. 다른 절에서는 볼 수 있는 흔한 풍경이 아니어서 나중에 집에 와서 한번 찾아 보았더니 항상 흰옷을 입고 흰 연꽃을 들고 있는 백의관음이이라고 한다. 백의관음은 33관음(觀音)의 한 분으로, 항상 흰옷과 함께 흰 연꽃에 앉으신 관세음보살이라고 되어 있다. 내 불교지식이 너무 보잘게 없는 수준이다. 




 고란사 구경을 마치고 다시 부소산성 이곳 저곳을 찬찬히 둘러 보았다. 부소산은 편안한 마음으로 시간을 내어 둘러보기에 참 괜찮은 곳이다. 해발 106m의 야트막한 산이지만 품고 있는 유적이며 숲길이 명산 못지 않다고 생각된다. 산허리를 따라서 이동했더니 부소산성 현판이 붙어 있는 입구가 나왔다. 삼충사를 지나 태자골 숲길과 영일루, 군창지까지 가보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부소산성에서 시간을 너무 많이 보내면 정작 부여에 있는 다른 곳을 볼수 없을 것 같아서 오늘은 정문을 통해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