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인도네시아 ('17.7)

인도네시아 여행 29-14 ( 족자카르타 : 그레자 아얌 등 ), (2017.7)

남녘하늘 2018. 10. 26. 12:22


 보로부두르 사원 구경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박물관이 보였다. 인도네시아어를 알지 못하기에 당연히 보로부두르 사원과 관련이 있는 박물관으로 생각했다. 작게 영어로 Samudraraksa Ship Nuseum이라고 되어 있어 배와 관련된 박물관일 것이라고 예상을 했다. 인도네시아어로는 배박물관(Museum Kapal Samudraraksa)이라고 되어 있었다. 들어가서 보니 Samudraraksa는 이 박물관에 있는 배이름이었다. 불교사원에 왜 배박물관이 있는지 궁금하기만 하다.  





 안쪽으로 들어가니 보로부두르 사원에 있었던 부조물 같아 보이는 배와 관련된 조각화도 걸려 있고, BC1000년에 그려진 것이라는 인도네시아 스라웨시에서 발견된 벽화를 비롯해서 파푸아뉴기니 등에서 발견된 벽화의 복제품을 전시해 놓았다. 조금 오래된 느낌이 날 수 있도록 되어 있었으면 좋았을터인데 새로 만든 느낌이 팍팍 난다.  





 또 다른 벽면에는 계피(Kayu Manis)를 비롯해서 여러 향신료의 사진을 전시해 놓았다. 스리랑카에서 처음 생산된 계피를 인도네시아 해상무역상들에 의해 서아시아와 아프리카로 팔았다고 한다. 인도네시아가 네들란드로부터 350년 가까이 식민 지배를 받은 것이 귀금속과 계피를 비롯한 향신료 때문이기도 했다. 고대 이집트에서는 계피를 시체 방부처리용으로 사용하였고, 고대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양념, 약재, 향수로 쓰였다고 한다.    




 보로부두르 사원 어딘가에 있는 부조물의 입체화를 기본으로 해서 복원한 사무드라락사(Samudraraksa)라는 배다. 사원에 있는 부조물을 기본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사원에 배박물관을 만들었던 것 같다. 영국의 해군 출신의 한 사람이 부조물을 구경하고 나서 호주의 고선박 전문가와 인도네시아의 고선박 제작기술자가 힘을 합쳐 이 배를 복원해 냈다고 한다. 이 배를 타고 인도네시아에서 출발해서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와 남아프리카 공화국  케이프 타운까지 6개월간 항해를 했다고 한다. 가나에서 배를 해체해서 2005년부터 보로부두르 사원으로 옮겨 전시를 한다고 되어 있었다. 해체후 다시 조립한 배의 원형이라고 하는데 그다지 감흥이 오지는 않는다. 





 넓고 시원했던 배 박물관에서 나와 조금 윗쪽으로 더 가 보았다. 나오는 길가에 사람이 서서 인도네시아 말로 윗쪽으로 가 보라고 말하면서 손짖까지 하고 있어서 박물관 직원인 줄 알았더니 사설 미술관의 영업사원이었던 모양이다. 처음 이곳에 온 나로서는 그냥 한번 방문해 보았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도 있지만, 굳이 시간을 내면서까지 방문할 정도는 아니었던 아트갤러리다. 입장료도 따로 받고 있었는데 크게 부담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  






 개인이 인도네시아에 산재해 있는 각종 미술품과 예술품, 조각품과 심지어 우표까지도 모아서 전시를 하고 있었다. 소장품은 많아 보였는데 중구난방으로 전시하고 있어서 산만해 보였고, 영어 설명이 없어서 그냥 눈으로 보는 것만으로 끝내야 했다. 기사와 약속한 시간이 조금 더 남아 있어서 구경은 했지만 굳이 보로부두르 사원까지 와서 보기에는 시간이 아깝다. 차라리 넓은 공원을 산책하는 편이 낳을 듯하다. 전시장 한쪽에서는 바틱제작을 시현하고 있는 사람이 있었다. 






 정말로 가고 싶었던  보로부두르 사원 박물관은 입구쪽에 있어서 정작 가 보지 못하고 출구를 향한다. 나오는 길에는 기념품 가게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다. 직선으로 나가는 길이 없어 의무적으로 상점가를 지나가야 하는 듯하다. 이 집이나 저 집이나 파는 상품이 비슷해서 눈에 들어오는 것도 없다. 시원한 코코넛이나 있으면 하나 먹고 싶은데 나오는 길에 보이지는 않고 어디엔가 있겠지만 찾아 가기는 싫고 그냥 빨리 벗어 났다. 다행히 호객행위를 심하게 하지는 않았다. 





 사원을 나와서 다음으로 간 곳은 곳은 닭 교회라고 불리는 그레자 아얌(Gereja Ayam), 영어로는 Chicken Church라고 하는 교회였다. 원래는 비둘기 모양으로 지은 건물인데 오히려 닭모양을 닮아 닭 교회라고 불리게 되었다고 한다. 보로부두르 사원의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곳으로 소개되어 있었는데 외관이 신기해서 사원을 방문하게 되면 한번 가 보려고 생각했었다. 사원에서 5분정도 이동하니 메인 도로에서 숲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나왔다. 인도네시아 드라마에 소개가 된 후로 꽤 유명해졌다고 한다.      





 주차장에서 교회까지 그다지 멀리 떨어져 있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 주차장에서 현지인이 짚차 투어를 하지 않겠냐고 물어온다. 이 동네 사람들 여행자를 완전히 봉으로 생각하는 모양이다. 1천m급 높은 산이 나와도 걸어서 올라갈 터인데 약간 가파른 산길 걷는다고 차를 타라하니 우습다. 걸어가도 5분이면 도착하는 곳인데... 교회가 입장료를 받는 것도 정상적이지 않는데 이곳도 현지인과 외국인을 차등하고 있다. 간단한 먹거리인 카바사 튀김을 주긴 했지만 썩 기분은 좋지 않다. 






 언덕길을 조금 걸어 올라 오니 교회가 보인다. 아무리 생각해도 차를 타고 올라올 거리가 아니었다. 얼핏 보아도 닭모양으로 보이는데 비둘기 형상으로 만들었다고 하니 비둘기 모습을 닮기도 한 것 같다. 규모는 그다지 크지 않고 크게 볼만한 관광장소는 아니지만 산 속에 이런 교회가 있다는 자체가 볼거리라고 생각이 된다. 닭벼슬이 있는 정상 부분에 전망대가 있어서 올라가 볼 수 있다고 한다. 시멘트로 만들어진 벽면은 페인트가 많이 벗겨져서 보수가 필요해 보인다.  






 앞쪽 계단을 따라 닭 머리 꼭대기 부분까지 올라갈 수 있다. 1층은 외부에서 봤을 때 닭 목 정도이고, 닭의 입부분은 2층정도가 된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는 동안에 선과 악을 표시하는 벽화가 그려져 있었다. 2층과 닭 벼슬 부위인 3층은 각각 10명도 수용하기 힘든 공간이지만 일출은 본다면썩 괜찮은 위치였다. 멀리 보로부두르 사원도 희미하게 보이고, 보로부두르 사원 너머로 머라피 화산도 보인다고 하는데 오늘은 구름이 많아서 화산까지 보이지는 않았다.   








 교회 뒷쪽 산 능선에 보이는 곳이 보로부드르 사원 일출을 보는 유명한 장소인 시뚬부 언덕(Puthuk Setumbu)과 뿌르워사리 언덕( Bukit Purwosari)이다. 일출을 보기 위해서 저 언덕에 오른다고 하는데 조금만 늦게 가면 명당자리를 놓치고 남들 뒤쪽에서 겨우 일출을 봐야 한다고 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이곳에 와서 보니 일출을 보러 오지 않기를 잘했다는 생각이다. 구름이 많은 지역이어서 일출 보기도 쉽지 않을 뿐더러 사원이 워낙 멀리 있어서 그다지 볼 것도 없다고 생각한다. 다들 일출이 유명하다고 소문을 내고 상품으로 개발한 것이라 생각된다.   





 닭 머리 정상부에서 내려와서 교회 안쪽을 찬찬히 둘러 보았다. 국민의 대부분이 이슬람인 이곳에서도 기독교를 전파하는 교회가 몇 곳 있는 모양이다. 이곳에 교회를 짓기 위해서 공사하던 모습을 담은 사진도 전시되어 있고, 실제 이곳에서 주말이면 예배를 보기 때문에 예배를 볼 수 있는 시설도 구비되어 있었다. 나는 크리스찬이 아니어서 건성으로 보고 지나갔는데, 이곳을 찾은 서양사람은 그 짧은 시간에도 잠시 예배를 보고 지나간다.   






 교회 뒷편 2층에서는 몇 개의 테이블을 갖추어 놓고 입장한 여행자에게 카사바(Cassava) 튀김을 주었다. 그 때문에 입장료를 받았는지 모르겠다. 그런데 내가 미리 만들어 놓았던 카사바를 받은 끝 손님이었는지 부스러기 같은 것은 한접시 담아 주어서 그냥 먹지 않고 반납했다. 서비스 정신이 없는 사람들에게 뭐라고 해 보았자 개선 될리도 없고, 내가 왜 먹지 않았는지도 모를 것이다. 그냥 그늘에 쉬면서 주변 풍광을 즐겼다는 것에 만족한다. 그래도 입장료가 아깝다.     







 잠시 여유를 가지고 주변도 둘러 보면서 휴식을 취해 주었다. 사원을 돌아보는 동안에 한번도 쉬지 못했었다. 주변으로는 생각보다는 높은 산들이 많이 보인다. 겐딜 마운틴(Kendil Mountain)이라고 구글맵에 있는데 맞는지는 잘 모르겠다. 반대쪽으로는 넓은 평지와 숲이 멀리까지 펼쳐져 있다. 







 이곳도 많은 관광객이 찾아 오는지 교회 앞쪽으로도 관광객을 타켓으로 하는 가게가 몇 개 있었다. 식사 시간이 되지 않아서 들러 보지는 않았지만, 과일과 함께 간단한 식사는 할 수 있는 것으로 보였다. 아침 일찍 일출을 구경하러 왔던 사람들은 이곳에서 식사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다시 주차장으로 내려 오는 길에 짚차를 타고 올라오는 사람을 보았다. 사전 정보 없이 현지인이 말하는 것을 곧이듣고 올라오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몇백m 앞에 목적지인줄도 모르고... 이런 상술이 사라져야 좀 더 좋은 이미지의 여행국가가 될 것인데 조금 많이 아쉽다.   







(15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