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도봉산 산행 (2016.7.2)

남녘하늘 2018. 2. 8. 00:22


 수원마라톤 클럽의 회원중에 범띠 친구들과 범띠 형님 한분과 함께 도봉산 산행을 했다. 황매산 산행을 함께 하고 나서 모두 좋았던지 서울 근교 산행을 한번 더 하자고 이야기가 나와서 도봉산을 가기로 했다. 수원에서 도봉산을 가려면 시간이 조금 걸리는 편이어서 아예 25인승 관광버스를 하나 빌려서 편하게 다녀 오기로 했다. 덕분에 한 차를 타고  친구들이 편하게 오고 갈 수 있었다. 오늘 산행은 망월사역이 있는 북한산국립공원 도봉사무소(원도봉)에서 출발해서 심원사를 지나 도봉산을 오르는 것으로 코스를 잡았다. 모두 마라톤으로 단련된 체력이어서 중간에 되돌아 오는 것이 아니라 포대능선을 거쳐 신선대까지 올랐다가 도봉탐방지원센터 쪽으로 내려 오기로 했다. 어제 비가 많이 내렸지만 산행을 하기에는 날씨가 많이 덥다.   





  어제 장마비가 엄청나게 많이 내려서 오늘 산행이 예정되어 있는데 산에 갈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오늘은 비도 내리지 않고 구름만 많이서 산행을 하기에는 좋았다. 산행을 시작하고 나서 나로 심원사가 나왔는데 오늘 갈 길이 바빠 심원사에는 들리지 않고 올랐다. 이쪽 등산로는 호적하고 등산객이 별로 없어 산행하기 좋다. 이 코스의 특징 중의 하나는 호젓한 숲 길이 있고, 바위로 이루어진 코스도 있고, 쇠줄도 타고 올라야 하는 다양한 길이 이어진다. 조금 더 오르니 바위가 나타나기 시작하면서 어제 비가 내려서 공기가 깨끗해져서 시야가 좋다. 






 여기부터 본격적인 아름다운 풍광이 시작된다고 볼 수 있다. 심원사 길림길이 있는 큰 바위에 오르면  망원사가 보인다. 매번 갈 때마다 멋진 풍경을 보여주는 망월사가 이렇게 높은 곳에 자리하고 있는지 몰랐다. 포대능선에 오르기 전에 있어서 산 중턱에 있는 줄 알았는데 이 곳에서 보니 제법 놓은 곳이 있는 절이었다. 절이 까마득히 멀리 보이고 자그마해 보인다. 오늘은 망원사에는 들리지 않고 도봉산을 오를 예정이다.  






 친구들과 함께 산에 왔다는 것이 더 좋은 산행이어서 바쁘게 움직여야 할 이유가 없다.안전하게 산행을 마치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함께 산행을 한다는 것이 즐거운 일이다. 급할 이유가 없어서 중간에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간식을 먹었다. 수원에서 출발하느라 다들 아침을 부실하게 먹었던 모양이다. 원래는 신선대에 갔다가 내려 오면서 간식을 할 예정이었는데 계획은 항상 바뀌라고 있는 것이니, 함께 한 사람들이 원하면 언제든지 순서를 바꾸면 된다.     





 간식 타임을 갖고 나서 다시 힘을 내서 오른다. 정상쪽으로 갈수록 경사가 급해지고 암벽 구간이 많아서 신경을 많이 써야 했다. 다락능선의 끝자락쯤에 완전 멋있는 포토존이 나온다. 아마도 많은 등산객들이 도봉산의 삼봉인 선인봉(708m), 만장봉(718m), 자운봉(740m)의 모습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이곳을 좋아한다. 도봉산의 최고봉은 자운봉이지만 자운봉은 등반하기에 위험해서 산행금지 구역으로 지정되어 바로 옆에 있는 신선대까지만 등반이 가능하다. 이곳에서 한참동안 사진을 찍으면서 또 쉰다.   






 가장 우람한 선인봉(仙人峰)은 이 바위에서 신선이 도를 닦았다는 데서 유래했다고 한다. 가파른 경사를 이루는 암봉으로 이루어진 선인봉은 누가 보아도 그런 느낌이 들 것 같다. 해발 708m의 선인봉은 북한산의 인수봉과 더불어 서울에서 쌍벽을 이루는 암벽 등반의 명소로 꼽히는 봉우리이다. 도봉산 최고의 절경 포인트는 이곳 능선일 것이다. 하늘에 구름은 많지만 산 아래로는 어제 내린 비로 시야가 좋아서 멀리 도봉구와 노원구가 내려다 보인다. 






 포대능선에 올라서니 도봉산의 최고봉들이 한결 더 가까와졌다. 위로 올라갈수록 바위도 많아지고, 위험 구간에는 바위에 쇠줄을 박아 놓은 모습이 많이 보인다. 계속해서 이어지는 쇠줄들, 온몸이 뻐근해져 오는 느낌이다. 이 코스는 발만 사용하지 않고 전신 운동을 하게 되는 코스라고 생각하면 된다. 자운봉이 4백여m 남았다. 조금 더 오르면 포대능선에서 본 봉우리가 눈앞에 펼쳐진다.  







  신선대로 가는 길에 쇠줄을 잡고 건너야 하는 Y계곡이 모습을 드러냈다.  이 계곡은  Y의 형상처럼 가파르게 내려갔다가 가파르게 올라야 한다. 철로 만든 로프에 의지해서 오르고 내려야 하기 때문에 본인의 몸무게를 감당할 수 있는 근력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안전하게 우회길로 가야 한다. 완전 가파르고 조금이라도 긴장을 늦추면 안되는 곳이지만 그렇게 위험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예전에는 자주 다녔는데 함께 하는 일행들이 있어서 천천히 조심해서 지나간다.  








 Y 계곡을 지나니 도봉산의 주봉인 자운봉(紫雲峰)이 눈앞에 나타난다. 자운봉은 높은 산의 봉우리에 붉은 빛의 아름다운 구름이 걸려 있다는 의미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정상부는 화강암 덩어리로 이루어져 있는데, 마치 다듬어진 바윗덩어리 여러 개를 포개놓은 듯한 모습이다. 해발 739.5m로 도봉산의 최고봉이다. 왼쪽이 자운봉이고 오른쪽에 사람들이 줄서서 오르고 있는 곳이 신선대다. 이제 오르막은 거의 다 올랐다.   





 드디어 신선대 도착했다. 역시 신선대는 사람들이 많다. 어디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왔는지 올라 올 때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신선대로 모두 모인 모양이다. 우리가 함께 단체 사진을 찍으려니 사람이 많아서 쉽지가 않다. 신선대에 오르는 곳 주변은 안전시설이 조금 부족한 느낌이다. 신선대에서 정면으로 북한산과 우이암도 훤히 보인다. 예전에 신선대에 왔을 때에 바람이 너무 불어서 오래 있지도 못하고 급히 내려갔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선선한 바람이 불어 너무 시원하고 좋다. 이 느낌에 산에 오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신선대에서 내려와 조금 넓은 공터에서 다시 한번 휴식의 시간을 갖는다. 암벽의 위험한 구간을 무사히 통과했고 이제는 내려가기만 하면 오늘 산행이 끝나게 된다. 올라 올 때 바위길과는 달리 내리막 흙길은 어제 내린 비로 인해서 길이 미끄러운 구간이 조금 있어 올라 올 때보다 훨신 더 신경을 쓰면서 내려 왔다. 숲속 길이어서 사진도 찍지 못하고 내려 오게 된다. 그래도 올라갈 때보다는 아무래도 편하다. 시간도 절반밖에 걸리지 않은 듯하다.  





 어제 장마비가 제법 많이 내려서 산 아랫쪽으로 내려 오니 계속에 물이 제법 흐른다. 지난주까지만 해도 비가 내리지 않아서 가뭄이 심하다고 했었고, 도봉산을 비롯해서 서울 근교의 산에 가면 계곡이 모두 말라 있다고 했는데 장마의 영향으로 계곡에서 물을 보게 되니 좋다. 계곡에는 이렇게 물이 흘러야 산에 온 느낌이 난다. 계곡에 내려가서 흘린 땀을 잠시 씻어주고 약간의 휴식을 취했다. 어제 내린 빗물이 모인 것이지만 계곡물은 시원하고 깨끗하다.   







 산행을 마치고 친구가 운영하는 식당에서 뒷풀이를 했다. 함께 산에도 같이 갔으면 좋았을 터인데 여러가지 상황이 되지 않아서 함께 하지는 못하고 뒷풀이를 자기 식당에 와서 하라고 해서 함께 이동했다. 적당한 규모의 식당인줄 알았더니 완전 기업 수준이다. 그것도 자기 건물에서 운영을 하고 있으니 엄청나다. 맛도 있고 정성이 있고 우정이 더해지니 산에서보다 더 즐거운 뒷풀이 시간이 이어졌다. 바쁜 일정에 산에 함께 오르지 못한 친구도 식당으로 바로 합류해서 좋은 시간을 보내고 왔다.    






 25인승 버스를 한대 임차해서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승용차를 가져가지 않고 편하게 도봉산과 식당을 오갈 수 있었다. 승용차를 가져 가면 운전하는 사람은 맥주도 한잔 할 수 없는데 오늘은 그런 부담없이 함께 한잔 할 수 있어 더 좋았던 것 같다. 앞으로 여건이 허락한다면 친구들끼리 산에도 한번씩 가고, 여행도 같이 가자고 약속은 했는데 지켜질지 두고 볼 일이다. 내년에 청남대 울트라대회와 제주 울트라 마라톤 대회에 함께 가자고 약속을 해 놓았다. 함께 가면 좋을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