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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장봉도 산행 - 16차 동문산행 (2016.8.6)

남녘하늘 2018. 3. 8. 00:48

 

  동문산악회에서 장봉도로 산행을 떠났다. 장봉가 가는 길에 있는 신도, 시도, 모도까지는 가 보았지만 장봉도에는 가 보지 못해서 한번 시간을 내서 가 볼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장봉도를 간다고 하니 기쁜 마음에 산행을 따라 나섰다. 그런데 오늘 날씨가 엄청 더운 것이 심상치 않다. 너무 더운 여름철에 섬 산행을 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서 조금 걱정이 된다. 집에서 영종도까지 대중교통을 이용하게 되면 너무나 힘든 여정이 될 것 같아서 할 수 없이 차를 가지고 영종도 삼목선착장까지 이동했다. 원래 동문산악회는 매월 두번째 토요일에 진행하는데 이번 달에는 두번째 토요일이 광복절 연휴와 겹쳐 있어서 편의상 한주 당겨서 다녀 오기로 했다.    

 

 

 

 



 내일이 가을에 들어선다는 입추지만 1994년 이후로 가장 덥다는 삼복 더위에 동문들과 산행을 하게 되었다. 9시도 되지 않았지만 벌써부터 푹푹 찌는 날씨가 오늘 산행의 어려움을 예고하고 있다. 매표소에서는 승선자 명부를 작성하여 신분증과 함께 제출하여야 표를 끊을수 있었다. 선착장에서 장봉도로 출발은 매시 10분에 하고 한시간에 한번씩 운항하고 있지만, 성수기에는 임시 배편도 증편된다고 한다. 카페리가 운행되고 있어서 차를 가지고 장봉도에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

 

 

 



 카페리에 차량이 가득 실려 있지만 오늘은 그나마 날씨가 더운 날이어서 가득 찬 것은 아니라고 한다. 봄 가을에는 차를 실기 위해서는 배를 한두대 보내야 한다고 한다. 배는 삼목 선착장을 출발해서 장봉도로 가는 도중에 신도에 들러 잠시 승객을 내려주고 다시 장봉도  옹암선착장으로 향한다. 일행들 중에 일부는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 주느라 갑판에서 있었지만, 날이 너무 더워 에어컨과 선풍기가 돌아가고 있는 시원한 선실이 더 좋았다.      

 

 

 



 장봉도는 행정구역상으로는 인천광역시 옹진군 북도면 장봉리라고 하며 영종도와 강화도 사이에 있는 길쭉한 섬이다. 수도권에서 멀리 있는 섬은 아니지만 영종도 삼목선착장을 통해서 가야 하기에 자주 갈 수 있는 곳은 아니다. 장봉도 선착장까지는 대락 50여분 걸렸는데 선실에 계속 있기에는 심심해서 간판으로 나와 보았다. 간판에는 배의 움직임으로 인해 바람이 불어 갑갑한 선실보다 좋은 점도 있다. 하지만 시원한 바람은 아니다. 

 

 



 배에서 내려 선착장을 빠져나오니 버스 한 대가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이미 많은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버스에 올라타고 있다. 모두 사전 정보를 가지고 있었던 모양이다. 하지만 배에서 일찍 내린 다른 일행들이 있었고, 우리 일행도 사람이 많아서 우리 일행이 한 차를 타지 못하는 불상사가 생겼다. 사람을 가득 태운 버스는 바로 출발한다. 배와 버스가 연계로 운행되어 편리하긴 하지만 한번에 많은 사람을 실어 나르지 못하는 맹점이 있다. 버스는 해안도로를 따라 가면서 소나무 숲과 바다와 갯벌, 그리고 바다 너머로 보이는 섬들이 어우러져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참고로 버스비는 1천원으로 현찰만 받고 교통카드 사용은 불가능하다.  

 

 

 



 동문과 동문가족 33명이 함께 움직이는 산행인데, 조금 지체하는 사이에 버스를 타는 사람이 많아 한 차에 모두 타지 못해서 버스를 타지 못한 일행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결국 함께 출발해야 해서 다음 버스를 타고 오는 후발대를 기다리기로 했다. 버스 종점에 있는 팔각정에서 우리가 타고 왔던 버스가 다시 선창장에 가서 나머지 일행을 데리고 올 때까지 정자에 올라서 기다리게 된다. 함께 산행하는 일행이 많으니 이런 일도 생긴다.     

 

 



 장봉도(長峰島)라는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길(長)고 봉우리(峰)가 많은 산으로, 최고봉인 국사봉(해발 151m)을 중심으로 나지막한 산줄기가 동서로 길게 뻗어있는  ㄴ형상의 섬이다. 오늘 산행은 장봉4리 버스 종점에서 가막머리 전망대까지 갔다가 산 능선길을 따라서 다시 장봉 4리로 돌아오는 코스를 택해서 움직이기로 했다. 산행 자체가 그리 어려운 코스는 아니지만 날이 날인지라 뚝뚝 떨어지는 땀방울을 어찌할 수가 없었다. 해안으로 가는 길이 아니라 해안 옆으로 난 산길을 따라 산행을 시작한다.  

 

 

 

 



  숲속을 지나는 코스지만 중간에 해를 피할 수 없는 코스도 나온다. 해가 떠 있는 지역을 지나기는 힘들지만 그늘 아래를 다녀도 삼복 더위의 열기는 피하기 어렵다. 그리 많이 걷지 않았는데도 땀을 많이 흘렸고, 준비한 물이 부족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산행을 시작한 이후에는 물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 없어서 선착장 근처에서 물을 구입하지 않으면 더 이상 살 곳이 없는 듯하다. 다행히 집에서부터 마실 물을 충분히 준비해서 물이 부족해서 산행을 하지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윤옥골까지 산 속 숲길을 따라서 오다기 윤옥골 입구에서 처음으로 휴식을 취한다. 숲이 우거진 숲 속 길을 걸어 왔음에도 날씨가 너무 덥다. 그늘이 있는 산 기슭에서 잠시 쉬다 보니 조금 떨어진 해수욕장 앞쪽에 누군가가 만들어 놓은 평상이 보여서 평상에 가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기로 했다. 한번 자리에 앉더니 다들 엉덩이가 무거워져서 움직이려 하지 않는다.   

 

 

 



 산행을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았지만 무더운 날씨 때문인지 모두 힘들어 하는 표정이다. 바닷가 근처에 있던 원두막처럼 그늘막이 있는 곳으로 이동해서 간식을 먹었다. 바다가 바라 보이는 곳에서 각자 싸온 김밥이며 과일 초코렛 빵 등을 나누어 먹으면서 땀을 식힌다. 모두 한번 자리를 잡고 않더니 쉬 일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조금 쉬고 나서  너무나 더운 날씨에 일행 중 일부는 이곳에서 쉬다가 되돌아 가겠다고 한다. 단체로 사진을 찍고 두 팀으로 나뉘어 한 팀은 해변을 따라 가막머리 전망대까지 다녀 오고, 다른 한 팀은 좀 쉬었다 버스 타는 곳으로 되돌아 가기로 했다.   

 

 



 날씨는 덥고 힘은 들지만 언제 또 장봉도를 찾아 와서 가막머리 전망대를 가 보겠나 싶어 가막머리 전망대를 가는 일행들과 함께 하기로 했다. 만조시에는 해안 트래킹이 불가하다고 하는데 지금 물이 들어오고 있는지 나가고 있는지 모르지만 물이 빠져 있는 해안을 따라서 이동한다. 나중에 산 옆으로 나 있는 트레킹 코스가 있다고 한다. 장봉도의 기암절벽과 바다를 감상하면서 섬 트랙킹을 하는 것도 재미 있는 일이다. 더운 날씨가 복병이다. 배도 타고 산행도 하고 해안 트레킹까지 한번에 할 수 있는 섬여행이다.      

 

 

 

 



 해안선을 따라서 가막거리 전망대로 가기로 했다. 끝까지 해안선을 따라서 간다고 생각했었는데 중간에 해안선을 벗어나서 산허리에 있는 트레킹 길로 이동했다. 해안선을 따라서 이동하는 동안 특이한 모양의 바위를 비롯해서 섬이 형성된 이후 수없는 시간동안 바람과 파도 해식작용에 따라 깍여지고 다듬어진 신비한 자연의 풍광을 볼 수 있었다. 장봉도에서 이런 풍광을 접할 수 있으리라 생각지도 않았다. 변산반도에 있는 채석강의 축소판을 보는 듯한 느낌이었다.     

 



 해안둘레길은 산허리를 따라 오르내리면서 가는데 확실히 해안 경치를 구경할 곳이 많았다. 다만 오르 내리는 높이차가 크고 경사도 급해서 편한 길은 아니었고, 나무 그늘이 거의 없는 엄청 더운 길이였다. 그래도 중간중간 조망이 터지며 주위 바다의 모습이 보여 좋았다. 바닷가 길을 걸을 때보다 훨씬 덥고 땀을 엄청 흘린다. 둘레길이라고 하는데 생각보다는 쉬운 길은 아니었다.   

 

 

 

 

 

 

 

 

 

 

 드디어 가막머리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라고 하지만 바닷가에 데크가 놓여 있을 뿐, 해안 트레킹을 오면서 보던 풍경과 다른 특별한 풍경은 아니었다. 전망대에 서면 좌측으로는 동만도와 서만도가 보이고 우측에서는 주문도와 석모도도 보인다. 가막머리는 낙조가 아름답기로도 유명 하다는데, 비박트레킹을 와도 괜찮을 것으로 보였다. 전망대에 도착한 일행들이 오늘 산행의 큰 목표를 달성했다는 기쁨에 힘든 것도 잊었다. 날이 워낙 더워서 이곳까지 온 다른 일행을 거의 보지 못했다. 무리한 일정이 틀림없는 것 같다.  

 

 

 



 소나무 그늘에서 약간의 휴식으로 더운 날 산행으로 인한 지친 심신의 피로를 조금 풀어 주었다. 숨이 막히는 무더운 날씨에 사서 고생을 하고 있다. 이런 날 그냥 집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이나 쐬며  사원한 수박이나 먹었어야 했는데.. 오늘 산행에 참석한 일행중 다른 여자 동문들은 거의 오지 않았는데 힘들게 까막머리 해안까지 데리고 왔다고 집사람한테 엄청 구박을 받았다. 가만히 보니 20대의 젊은 여자 후배 두명을 빼고는 함께 따라 나선 가족은 아무도 없다.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출발해서 되돌아 올 때는 능선길 산행로를 따라서 왔다. 전망대에서 조금 산쪽으로 오르니 다음부터는 능선길이 이어져  이후로는 비교적 편했다. 능선길이어서 비교적 전망이 좋았는데 오는 길에 있던 한 봉우리에 오르니 멀리 봉화대 정상 정자가 보이고 진촌해수욕장 전경이 한폭의 그림같다. 진촌해수욕장은 길이 500m,폭이 50m로 야영이 가능하며 고운모래와 모래사장 뒤 약 300m에 이르는 해송숲이 유명하다고 한다. 가막머리 전망대와 더불어 낙조가 장관을 볼 수 있는 곳이다.      

 

 



 멀리 봉화대 정상이 보였는데 금방 봉화대에 도착했다. 봉화대는 장봉도에서 두 번째로 높은 봉화산(해발 약130m)에 위치하고 있다. 이곳에는 통신수단인 봉화대가 설치되어 있다. 봉화산은 조선시대 봉수망도에서 봉화의 기점이 된 곳으로 매일 봉화를 올리는 등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던 곳이라고 한다. 봉화대 옆으로는 팔각정이 세워져 있다. 팔각정에 올라가면 사방이 훤히 보이면서 장봉동 주능선과 멋진 해안선이 눈에 들어온다. 장봉4리 마을과 바다가 펼쳐지고 우측에는 진촌해변이 내려다 보인다.   

 

 

 

 


 더운 날씨에 먼저 와 팔각정에 와 있던 다른 일행들이 우리가 도착하니 자리를 양보해 준다. 날씨가 워낙 더운데 자리를 양보하지 않았으면 정자에 오르지 못하고 정자 그늘에서 쉬어야 했을 것인데 정자에서 쉬어 가라는 배려의 마음이라고 생각된다. 자그마한 배려의 마음에 무더운 여름철 청량함을 더해 준다.   

 

 



 장봉도에 한번 와 보고 싶어서 신청한 섬트랙킹이었는데 너무 더운날 오게 되어서 많이 힘들었지만. 탁 트인 바다를 바라볼 수 있고, 파도소리를 들으며 산행하는 것의 즐거움이 있었다. 정식으로 산행을 하면 이곳에서 장봉도의 주봉인 국사봉까지 가야 하지만 오늘은 중간에서 장봉4리로 내려 오는 코스를 선택했다. 산행을 하지 않은 팀들은 벌써 선착장 근처로 이동해서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쉬고 있다는 전갈이다. 가막머리 전망대에서 장봉4리 버스정류장까지 돌아 오는데 1시간가량 소요되었다.  

 



 해안가의 무방비로 내리찍는 살인적인 햇살과 찌는 폭염 속에 혹서기 극기훈련 제대로 했다. 계곡에서 쉬고 있겠다고 하는 집사람을 억지도 함께 가자고 해서 산행을 마쳤지만 내가 생각해도 힘든 일정이었다고 생각한다. 체력이 되는 나도 나중에는 날이 더워서 힘들다는 생각이 들 지경이었다. 하지만 언제 다시 장봉도를 찾아올 수 있을까 하는 생각에 조금 무리를 했다. 아침에 도착했던 장봉4리는 섬을 운행하는 버스의 종착점이다. 선착장으로 가는 버스가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았는지 한참을 더 기다려 선착장으로 되돌아 온다.    

 

 



 장봉도 옹암 선착장. 먼저 도착한 일행들이 표를 미리 끊어 놓아서 시간을 절약할 수 있었다. 선착장 근처에 인어상도 있다고 들었는데 시원한 아이스크림 하나 얻어 먹고 바로 배를 타야해서 가 보지 못해 아쉽다. 인어상 근처에는 무인도로 연결된 다리가 있어 건너 가 볼 수도 있다는데 두 곳 모두 가보지 못했다. 다음에 또 장봉도에 다시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아이스크림 하나에 낮의 고생을 모두 잊어버리고, 집사람의 표정이 밝다.    

 

 

 



 오늘 장봉산 트레킹은 극기훈련이라고 말하고 싶다. 이렇게 더운날 시원한 계곡에 가서 계곡물에 발 담그고 쉬었다 와야 했는데 너무나도 무더운 날에 그늘도 거의 없는 해안길을 걷느라 땀도 많이 흘리고 힘도 많이 들었다. 하지만 이 또한 지나가기에 시간이 지나서 되돌아 보면 추억의 하나로 남을 것이다. 계곡에서 쉬다 온 일행과 극기훈련을 한 일행의 얼굴이 확실하게 차이가 있다. 동문들과 함께 한 장봉도의 산행도 추억의 하나로 남게 될 것이다. 다음에 덥지 않은 계절에 다시 한번 장봉도를 와 보고 싶은데 가능할지 장담하지 못하겠다. 장봉도에서 영종도로 배를 타고 와서 멋진 뒷풀이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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