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백지회 예봉산 운길산 산행 (2016.6.19)

남녘하늘 2018. 2. 5. 00:10


 백지회 회원들과 6월 정기모임을 예봉산과 운길산 산행으로 정하고, 하계훈련 삼아 산행을 하고 산을 내려와서 맛있는 식사를 하기로 했다. 백지회는 두달에 한번씩 모임을 하고 있는데 6월경에는 매번 산행모임으로 모임을 대체한다. 날씨가 많이 더워지기는 했지만 산에 오르면 숲이 있어서 산행에 어려움은 없다고 생각한다. 산행을 마치고 뒷풀이가 예정되어 있어서 오늘은 차를 가지고 가지 않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운길산역으로 가려니 생각보다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예봉산과 운길산은 예전과는 달리 전철을 타고 접근할 수 있어 수도권의 인기있는 산행지로 바뀌었다. 개별적으로도 각각 산에 오를 수 있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예봉산과 운길산의 약 6km 말발굽 모양 능선으로 연결되어 있어 종주산행도 가능한 곳이다. 몇 년전 운길산에서 출발해 예봉산으로 내려오는 산행은 해 보았지만 반대로 가는 산행은 처음이다. 


 운길산역으로 다니는 중앙선 열차는 주말에 30분에 한대가 다니는 열차였는데 약속한 시간인 8시 30분까지 한명도 늦지않고 도착해서 바로 산행을 떠날 수 있었다. 11명의 회원이 산행에 참석했고, 사정상 산행에 참석하지 못한 두 명의 회원을 뒷풀이에서 합류했다. 운길산역에서 출발해서 슬로시티 길을 따라 봉용골 전망대가 있는 방향으로 산행을 시작한다.   





 아침에 우리 일행의 산행출발 시간이 빨라서인지 아니면 오늘 날씨가 무더울 것이라고 해서 산에 사람들이 많이 오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산행 시작부터 끝날때까지 다른 일행을 거의 보지 못했다. 특히 예봉산으로 올라가는 능선길에서는 정상까지 가는 동안 다른 팀을 한명도 보지 못했다. 예봉산에는 산행객이 많은 곳인데 능선길은 거의 오지 않는 모양이다. 덕분에 한적하고 상쾌한 트레킹이 되었다. 마주치는 사람이 없으니 걸어다니기에도 편했다.  







 운길산역에서 4.6km 거리에 있는 율리봉에서 처음으로 휴식을 취했다. 회원 모두가 마라톤으로 단련이 된 사람들이라 1시간 넘게 걸어도 쉬자고 말하는 사람이 없다. 오늘 트레킹으로 걷는 예봉산, 적갑산, 운길산은 거리가 대략 15km 정도의 산길인데, 두번의 휴식시간을 포함해서 5시간 20분 정도 걸렸다. 그냥 사브작 사브작 산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상상이 안되는 시간이라고 생각된다. 감기 기운이 있다고 한 김순옥님도 젊은 회원들보다도 더 빨리 산에 오른다. 정상 부근에는 케이블카 공사를 하는지 대규모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상당히 큰 공사 같은데 보기 싫고 위험하니 빨리 마쳤으면 좋을 듯하다.   






 운길산역에서 출발해서 예봉산 정상(683m)까지 5km 구간을 빠르게 올라왔다. 예봉산(禮蜂山)은 수림이 울창하여 조선시대 때는 인근과 서울에 땔감을 대주던 연료공급지였다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팔당교와 한강, 검단산, 운길산 등이 바라보인다. 오늘은 옅은 구름에 가려 양수리까지 시계가 확보되질 않아 좋은 전망을 보지 못한다. 예봉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만 찍고 이동하기로 한다. 예봉산 정상에는 막걸리를 파는 그늘집을 제외하면 쉴만한 공간이 없다. 






 예봉산에서 바로 옆쪽에 있는 적갑산으로 가는 중간에 숲과 나무 의자가 있는 곳에서 처음으로 간식 먹거리를 나눠 먹는 시간을 가졌다. 적갑산은 예봉산과 능선에서 마주보고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산이며 능선길로 1.5km정도 떨어져 있다. 회원들이 각자 먹을 것을 준비해 왔는데 생각보다 많이 준비를 해 왔다. 운길산역 앞 편의점에서 준비한 감로주까지 더해져서 훌륭한 휴식시간을 가졌다. 하지만 점심때 장어구이를 먹기로 예정되어 있어서 허기만 면할 정도의 음식만 먹고 다시 출발한다.    






 철문봉을 지나서 얼마 가지 않은 곳에 나타난 확 트인 전경을 즐길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출발하는 활강장이라고 한다. 아직도 남아있는 옅은 구름때문에 전경이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맑은 날 보았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 멀리 뒤로 하남시의 모습이 보인다. 강변길을 따라 지나치면서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은 여러번 보았지만, 실제 이곳에서 출발하는 것은 한번도 보지 못했다. 남궁만영씨가 달리기를 하던 초창기에는 이곳에서 패러그라이딩을 즐겼다고 한다. 못하는 것이 없는 만능 선수다. 





 패러글라이딩 활강장을 지나지 않아 곧바로 적갑산(560m)이 나왔다. 말만 산이라고 불릴 뿐, 실제로는 조그만 봉우리 주변에 나무를 베어내고 적갑산이라고 명명된 정상석 하나 세워진 것 밖에 없는 듯한 느낌이다. 이 곳은 쉴 곳도 마땅치 않아 사진만 한장 찍고 바로 출발한다. 주위에 나무가 무성해서 조망은 나오지 않는 편이다. 오늘 종주해야할 산 중에서 예봉산과 적갑산은 지났고, 이제는 운길산만 남아 있다. 능선길을 따라서 움직이니 시간이 많이 절약된다.     





 적갑산을 통과하고 나서는 연장자 그룹 4명이 앞서 나갔고, 젊은 회원 6명이 오히려 뒤쳐져서 따라갔다. 힘껏 간다면 선배들을 따라 잡지 못하지 않겠지만 조금 여유를 가지고 가고 싶어서 천천히 이동했다. 능선길이 숲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날씨는 맑지 못해도 산에서의 공기는 맑고 좋았다. 예봉산에서 운길산까지는 대략 6km 정도 떨어져 있는데, 산세가 부드럽고 등산로가 순탄해서 편안한 산행이 이어졌다. 운길산에까지 적갑산, 철문봉 포함하여 대략 11개의 작은봉우리가 있지만 그리 높은 봉우리가 아니어서 연계 산행이 편안하다. 








  나무계단을 오르니 드디어 운길산 정상이 나왔다. 운길산 정상(610m)에서 날씨 좋은 날은 북한산과 도봉산까지 보이는데 오늘은 미세먼지가 조금 심한 모양이다. 파란 하늘 대신에 뿌연 회색의 하늘색이었다. 전망도 좋지 않고 구름이 가득한 느낌. 정상 데크에서 오늘 산행 중 끝으로 휴식을 취하면서 간단한 먹거리로 간식 시간을 가졌다. 이곳 정상에도 우리 일행을 제외하곤 다른 산행객이 없어서 편하게 쉴 수 있었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만난 사람이 30명이 넘지 않는 것 같다. 어떨 때에는 운길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사진 찍는 것도 줄을 서서 찍을만큼 많기도 하는데...   






 하산하는 길은 역시 올라올 때에 비해서는 편안하다. 오늘 산행은 즐기는 산행보다는 빠르게 달리기 훈련을 하는 듯하게 빠르게 움직인 산행이었다. 그래도 평소에 달리기로 단련이 되어 있는 회원들이어서 아무런 문제 없이 산행을 끝낸다. 많이 쉬지도 않고 움직였지만 산행을 하지 않고 바로 식당으로 온 회원들이 식당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내려오는 길에 있던 수종사에도 가보지 않고 바로 내려왔다. 중간에 내려다 보이는 두물머리쪽 조망도 그리 맑지는 못하다.     






 5시간 20분 정도의 산행을 마치고 2시가 되기 전에 다시 운길산역 근처 식당에서 와서 뒷풀이를 하게 되었다. 회장님이 미리 예약해 놓았던 식당(정무네장어집)은 야외에 그늘막을 쳐 놓아서 시원하고 좋았다. 일이 있어서 산행에는 참석하지 못했던 김창욱님과 이학준님이 합류해서 함께 식사를 했다. 이학준님은 새벽까지 태화강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가해서 달리고 집에 와서 잠시 정비만 취하고 다시 모임에 왔다고 한다. 대단한 체력이고, 그 상태에 모임까지 참석하니 더 대단한 정성이다. 







 장어로 영양보충을 하면서 회원들과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이날 식비는 회장님이 계산한다고 했는데 회원중 한분이 미리 계산해버렸다. 우리가 당분간 사용하지 않고 적립하기로 한 회비도 적립 목표액에 도달해 가고 있다. 식당에서 맛있는 장어와 식사까지 먹고 오후 5시경에 모든 행사를 마쳤다. 날씨는 더웠지만 함께한 산행도 좋았고 산행 후 음식도 맛있었고, 더욱 회원과 함께한 시간이 더 좋았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