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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막이 옛길 산행 - 13차 동문산행 (2016.5.28)

남녘하늘 2017. 12. 13. 00:21


 2015년 외대 동문산악회의 출범 이래 각 단위 동문산악회를 아우르는 한국외대 총동문 산행이 처음으로 괴산 산막이 옛길로 함께 떠나게 되었다. 외대동문산악회의 주관하에 처음으로 갖는 총동문산행인 만큼 2개월이 넘는 기간동안 준비를 해왔고 사전 답사와 진행 시뮬레이션을 진행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다. 전체 동문 산행에 앞서 지난 4월 중순에 몇몇 임원진에 산막이 옛길 사전 답사도 했었다.  


오늘 산행에는 동문 173명이 함께 했다. 졸업생 숫자에 비하면 아주 미약한 인원이지만 이제 출범한지 1년밖에 되지 않는 동문산악회에서 시작이라는 의미로 이해하면 될 듯하다. 오늘 산행에는 외대총장과 총동문회장도 참석하여 축사와 격려사는 물론 산행 마무리까지 동행했다. 지하철 2호선 종합운동장역에 7시 50분까지 모여서 정시에 출발한다. 처음으로 많은 인원이 참석하니 스텝들이 무척 바쁘다. 버스 5대에 인원이 나눠 타고 출발하게 된다. 동문이기도 한 산악인 엄홍길씨가 출발 전 방문하여 인사도 하고 갔다. 미세먼지와 구름낀 날씨라는 예보와는 달리 미세먼지없는 푸른 하늘의 청명한 날씨여서 출발할 때부터 상쾌하다. 




 마치 어린 시절 소풍을 가듯 여러 동문들과 함께 괴산 산막이 옛길 주차장에 도착했다. 야외에서 200여명의 동문들이 모여 있으니 몇 십명 모여서 움직일 때와는 차원이 다른다. 다른 산행객들에게 불편을 끼쳐서도 안되고, 또 우리 동문들의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있으면 안되겠기에 적당한 장소를 찾아서 산행에 앞서 식전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산행에 참석한 총장과 동문회장의 인사말도 듣고 각 단위 동문산악회에 대한 소개도 이어졌다. 날씨가 갑자기 많이 더워져서 식전 행사가 길어지면 문제가 있을 듯해서 간단하게 서둘러 끝냈다.  






 날씨가 좋아서 산막이 옛길로 찾아온 상춘객들이 엄청나게 많았다. 주차장에 차가 빼곡이 다 차고도 넘쳐 주차장 입구에도 차를 주차할 정도였다. 식전 행사를 마치고 안전사고를 대비해서 간단한 준비 운동도 했다. 인원이 많아지면 그만큼 안전사고에 대한 위험도 커진다. 날씨까지 더워져서 방심하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산에서 내려 오던 동문중 한명이 미끄러져 가벼운 부상을 입었다. 큰 문제는 아니지만 신경이 쓰인다.  





 준비운동까지 마치고 바로 산막이 옛길로 이동했다. 주차장 입구에서 들아가면 이 지역 특산물을 판매하는 간이 상점들이 있다. 상점이 있는 언덕길을 올라가면 사계절이 아름다운 산막이 옛길이라고 쓰여진 커다란 바위가 나온다. 산막이 옛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이곳에서 단체 사진을 한장 찍고 산행을 시작한다. 워낙 많은 인원이 참석해서 한번에 모든 동문들이 사진을 찍을 수가 없다. 이곳에서 사진을 찍으려고 기다리는 다른 산객들도 많아서 오래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수가 없다.  





 동문들의 절반은 산막이 옛길을 따라서 트레킹을 하는 곳으로 갔고, 남은 절반은 등잔봉과 한반도 전망대를 볼 수 있는 산행구간으로 오른다. 산악회 모임이어서 산행으로 많이 참가할 것이라 생각했는데 날씨도 덥고 산막이 옛길을 걷고 싶었던 동문들이 많았던 모양이다. 나도 산을 오르는 동문들과 함께 산행팀을 따라서 이동했다. 이번 산행에서도 동문들의 사진을 많이 찍어 주려고 노력했다. 누군가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찍어서 전달해 주었다.  





 지난번 답사 여행때와는 달리 등잔봉 전망대(해발 450m)에 오르니 시원한 조망이 펼쳐졌다. 처음부터 급격한 오르막길에 조금 힘은 들었지만힘들여 오른 것을 충분히 보상할 정도의 전망이 펼쳐졌다. 많은 동문들이 함께 했는데 지난번처럼 비구름으로 인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으면 얼마나 안타까왔을지 모른다. 멀리 괴산댐도 보이고 산막이 옛 마을도 보이고, 한반도지형의 풍광도 펼쳐진다. 지난번 답사여행 때 보지 못했던 풍광을 보니 기분이 좋다.   








산행을 시작한지 한시간 남짖 지났지만 서울에서 멀리 괴산까지 내려 오느라 시간이 많이 지나쳐서 등잔불 전망대에서 사진 몇 장을 찍고 나서 간식 시간을 가졌다. 동문들이 많이 오면 좁은 등잔불 전망대에서 간식을 하는 것이 쉽지 않을 듯해서 다른 장소를 미리 확인해 놓았는데 다들 허기가 진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음식을 꺼내 놓고 한잔 마시는 분위기로 흘러갔다. 날씨가 더운 탓인지 다른 사람들도 산막이 옛길로 사람들이 가 버렸는지 등산로에는 우리 동문 이외에는 많지 않아서 다행이다.  






 간단한 간식을 마치고 나서 등잔불 전망대에서 산중 음악회가 이어졌다. 평소 동문산악회 회원끼리만 다녀도 수준 높은 노래를 부르는 동문이 많은데 이번에는 더 많은 단위 그룹 동문산악회 회원까지 합세했으니 더 수준 높은 음악회가 되었다. 멋진 풍광 속에서 진행되는 음악회가 한층 더 흥겹다. 많지는 않았지만 오늘도 지나치는 다른 산행객들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고 박수를 보낸다. 





 괴산호 맞은편으로 속리산과 군자산을 비롯한 주변의 크고 작은 주위 산들이 한눈에 들어 온다. 괴산호의 멋진 풍경을 감사하면서 등잔봉 출발 능선길을 따라 10여분 걸어서 한반도 전망대에 도착했다. 아무리 한반도라고 생각하고 보아도 비슷한 느낌은 억지로 들지만 억지스러운 면이 많다. 산행을 하면서 대학시절 학교에서 보았던 사람이 있어 물어보니 35년전에 보았던 친구가 맞다. 학교 동문이라서 이런 자리에서도 다시 만날 수 있었다. 미리 한번 이곳을 와 보았던지라 함께 온 동문들에게 마치 여러번 와 보았던 것처럼 산막이 옛길에 대한 설명의 시간도 가져 보았다.    







 당초 계획은 사전 답사를 했던 천장봉과 삼성봉 사이의 능선길로 산막이 마을로 향하는 하산하려 했는데 산중 음악회와 또 중간에 간식 시간이 너무 길어져서 천장봉까지 갈 시간이 안되었다. 결국 한반도 전망대에서 천장봉을 못미처 중간 하산로가 있는데 진달래 능성을 통해 호숫가로 내려가는 2코스로 하산하기 시작했다. 이 코스도 내리막 경사가 생각했던 것보다는 급했다. 지난번에 와 보지 않았던 길을 가 보게 되니 그것도 괜찮다.   






 진달래 동산 입구에 도착했다. 많은 동문들과 함께 하는 산행이어서 산행을 제대로 할 수 있을 까 염려를 했었는데 역시 예상했던 대로 계획했던 산행을 모두 마치지는 못했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있다 보니 자연스럽게 시간이 지체되어졌고 결국 2코스를 따라서 내려 올 수 밖에 없었다.낮은 산이지만 등잔봉과 한반도 전망대까지 오르고 왔다고 생각하면 될 듯하다. 높은 산을 올라야 즐거운 것이 아니라, 여행처럼 누구와 함께 가느냐가 중요한 것이다.  





 산행을 마치고 되돌아 오는 길은 지난번 답사 때와 마찬가지로 산막이 옛길 트레킹 코스를 따라서 왔다. 한달 전에 비해서 이제는 완벽한 녹음이다. 한달 전에는 벚꽃도 피어 있고, 잎이 막 나기 시작하는 봄날이었는데 이제는 한여름의 느낌이다. 괴산호 절벽을 타고 구불구불 이어지는 데크길이 새로 단장한 곳인데 우거진 숲 길을 걷는 재미도 솔솔하다. 중간 중간에 동문들이 모여서 휴식을 취하면서 산막이 옛길을 즐기고 있어서 사진을 찍어 주면서 이동했다.   





 다시 입구쪽으로 되돌아 오니 돌조각 휴게소가 보인다. 오줌싸개 소년의 조각품에서 부터 신체의 부위를 소재로 우람한 돌조각이 전시되어 있는 휴게소다. 숲으로 이어진 길을 오다가 휴게소 주변에서는 숲이 없어서 햇볕에 그대로 노출된다. 날씨가 더워서 이제는 빨리 뒷풀이 장소로 이동하고 싶다.   





 산행을 하기 앞서 사람이 너무 많아서 찍지 못했던 산막이 옛길 기념석 앞에서 나도 사진을 한장 남겼다.  




 산행을 마치고 미리 예약해 두었던 산막이 옛길 주차장에 있는 세자매 집으로 이동해서 늦은 점심을 함께 했다. 한개 층에 모든 동문이 들어갈 수 없어서 법대동문은 2층에서 따로 뒷풀이 시간을 갖는 것으로 했다. 산에서 약간의 간식 시간을 가졌지만 뒷풀이 식당에서 식사도 맛 있었다. 두부버섯 전골 등을 주문했는데 상당히 준비를 많이 해 주어서 만족스러운 식사였다. 우리가 준비해 간 술도 마실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주어서 더 좋았다.   






식당 전체를 예약해 두어서 오늘도 식사를 하고 나서 우리만의 작은 음악회가 다시 진행되었다. 산으로 간 팀은 산에서 음악회가 있어서 멋진 음악 선물을 받았지만 트레킹을 떠났던 동문은 그런 기회가 없었다. 동문회장의 건배사도 이어졌다. 노래를 잘하는 동문들이 너무나 많아서 이런 모임에서 노래 한곡 해 보려면 엄청 연습을 많이 해야 할 듯하다. 좋은 분위기에서 5시까지 뒷풀이가 이루어졌고, 예정했던 5시에 서울로 출발하면서 오늘 산행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