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남한산성 산행 - ITC 산악회 (2016.8.20)

남녘하늘 2018. 3. 20. 00:21


  ITC 산악회의 남한산성 산행이 있었다. 어제 비가 많이 내려서 오늘 산행은 엄청 깨끗한 하늘과 전망을 볼 수 있으리란 기대를 가지고 산행을 하게 된다. 휴가가 끝난지 얼마 되지 않아서인지 소수의 정예 인원만 산행에 참석해서 오붓하게 산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지난주 리우올림픽이 끝나서 올림픽 시청을 하지 않아도 되니 많이 참석해 달라고 했음에도 그 말이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모양이다. 회원들에게 미리 주차할 곳이 없다고 공지를 했더니 모두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해서 남한산성 유원지 입구로 모였다. 비로 인해 계속되었던 폭염도 한풀 꺾이게 된 듯하다.  

 

 



 오붓하게 11명이 모여서 산행을 시작했다. 지난주 습도가 엄청 높아서 남한산성 유원지에서 남문까지 오르느라 고생을 했는데 오늘은 어제 비가 많이 내렸음에도 하루가 지나서 습도가 낮아져서 한결 편하게 산에 오른다. 오늘도 상쾌한 공기를 마시면서 숲 길을 걸으니 좋다. 편안한 길을 따라 산을 올라 중간에 있는 백련사에 도착해서 처음으로 휴식을 취하게 된다. 백련사 옆의 쉼터는 남문으로 오르는 산행객들이 딱 쉬고 싶을 때 있는 멋진 휴식장소다. 샘물도 있어 물보충도 할 수 있다.      

 

 

 



 백련사에서 휴식을 취하고 다시 경사가 급한 산길을 따라 오른다. 날이 덥기는 하지만 숲 속길을 걸으니 생각보다는 걸을만하다. 집사람의 체력이 늘 걱정이 되는데, 지난주에 한번 와 보아서 그런지 생각보다는 일행에 비해 뒤쳐지지 않고 따라가 주어 내심 기분이 좋다. 일행이 몇 사람 되지 않으니 속도를 내지 않고 함께 가 준 덕분이기도 하다. 

 

 



 일주일 전에 왔었던 남한산성 남문이 지화문(至和門)에 도착했다. 산성유원지에서 출발해서 남문이 보이면 산에 거의 올랐다는 생각에서 안도의 느낌이 든다. 남문이 보이기 전에 남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이 먼저 보이는데 성곽이 나오면 그런 느낌부터 들곤 한다. 남문 주변은 사시사철 언제 와 보아도 잘 꾸며 놓았다고 생각된다. 수어장대와 함께 남한산성을 대표하는 장소다. 최근에서 걷기 열품에 힘입어 성남누비길 남한산성길 1구간이라는 간판까지 세워 놓았다. 

 

 



 남한산성은 자연적으로 형성된 요새지인데 적의 침략을 막기 위하여 높이 7.5m의 축벽을 11km나 쌓았다. 인조 14년(1636) 병자호란 때 왕이 남한산성으로 피신하였지만, 강화가 함락되고 양식이 부족하여 세자와 함께 성문을 열고 삼전도에서 치욕적인 항복을 했던 슬픔을 기억하고 있는 산성이다. 최근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 받았다. 날씨가 더워서 짧은 시간 산을 올랐지만 모두 땀범벅이다. 남문을 통과할 때 선선한 느낌이 너무 좋아서 사진도 찍으면서 한동안을 머물렀다. 자연 냉장고에 들어온 듯한 느낌. 

 

 



 남문에서 수어장대 방향으로 이동하는 중 송파구 방면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전망지역이 나온다. 어제 내린 비로 인해서 오늘은 시야가 너무 좋아서 멀리 북한산이나 인천 앞바다가 있는 곳까지 조망이 되는 듯하다. 서울에서 이런 전망을 볼 수 있는 날이 일년 중에 몇 일 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산성 아래 최근 입주를 한 위례신도시의 모습부터 북한산도 아주 가깝게 보였다. 하늘에 구름이 조금 있지만 가을하늘 같은 분위기다.산행 날자를 잘 선택한 모양이다.    

 

 

 



 남한산성의 성벽 둘레는 11.7km로 성벽 외부는 급경사인데 성벽 내부는 경사가 완만하고 넓은 분지형태다. 천천히 돌아도 3시간 정도면 한바퀴 돌 수 있는데 동문들과 산행을 와서 성곽을 한바퀴 돌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늘 힘들다는 이유로 중간에 산성 로타리로 내려가곤 했다. 남문에서 성곽을 따라 서문쪽으로 올라가면 그늘 없는 뙤약볕의 오르막길이이서 성곽길 중에 가장 쉽지 않는 구간이기도 하다. 힘은 들어서 중간 중간 멀리 시내를 조망할 수 있는 포인트가 많아서 지루하지는 않다. 

 

 

 



 긴 성곽길을 올라 수어장대에 도착하기 직전에 숲속에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어 잠시 휴식을 취한다. 사람이 적으니 앞뒤 간격이 벌어지지 않아서 좋은 점도 많았다. 의견을 수렴하는 것도 빨리지고, 실행한느 것도 쉽다. 이제는 더 오르막이 없어서 시원한 맥주 한잔씩을 나누면서 잠시 휴식을 가졌다.  

 



 남문에서 쉬엄 쉬엄 쉬어가면서 40분정도 이동해서 수어장대에 도착했다. 수어장대는 1624년(인조 2년) 남한산성을 축조할 때 지은 4개의 수어장대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남아 있는 건물로, 수어청의 장관(將官)들이 군사를 지휘하던 곳이다. 수어장대는 원래 단층누각으로 축조하고 서장대라 불리는데, 영조 27년(1751)에는 유수 이기진이 왕명으로 서장대 위에 2층 누각을 건립하고 외부 편액은 수어장대, 내부편액은 무망루라 써 놓았다. 날씨가 더워도 많은 사람들이 수어장대를 찾아왔고, 누각 그늘에서 쉬고 있는 사람들도 많았다. 오늘 이곳의 하늘도 환상적인 모습이다. 친구 완성이가 좋은 사진을 몇 장 찍어 주었다. 

 

 

 

 



 수어장대 관람을 마치고 나서 서문과 북문을 지나 산성 일주를 하거나 아니면 최소한 반정도라도 돌아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오늘도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 수어장대에서 단체 사진을 찍고 근처에 있는 서문까지만 가서 서문에서 바로 산성로터리쪽으로 하산하기로 했다. 서문은 보수 작업을 하려는지 작업준비를 하고 있었다. 남한산성 서문은 우익문으로 남한산성 북동쪽 모서리 부분에 위치하고 있고, 크기는 일반적인 성문에 비해서 작은 성문이다. 산성의 성문과 연결되는 도로가 없고, 성문 앞은 경사면이 급해서 등산로로만 이용되고 있다. 옛날에는 한양에서 송파나루를 거쳐서 성문으로 통하는 길이 가장 가까운 길이기때문에 암문과 같은 역할을 하는 성문이였다고 한다. 산성로타리로 내려 오는 길에 다시 한번 휴식을 취한다. 

 

 

 



 지난주에 사접답사를 와서 두부음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을 예약해 놓았는데 오늘 산행에 사람이 너무 적게 참석해서 아침에 양해를 구하고 예약을 취소했다. 미리 음식을 준비하는 것이 아니어서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산성내에 있는 식당을 가지 않고 아침에 산행을 시작했던 산성유원지로 되돌아가서 근처에 있는 식당을 찾아 보기로 변경했다. 식당을 예약하는 것이 중요해서 지난주 사접답사까지 왔었는데 맥이 빠지는 일이다. 식당 예약을 하지 않았으면 굳이 남한산성에 사전답사를 오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일에는 항상 변수가 작용하니 편하게 생각하기로 했다.   

 



 산성입구 유원지쪽으로 내려와서 오붓하게 중국음식점에서 뒷풀이를 했다. 요즘 음식점답지 않게 저렴하고 맛이 있는 중국식당이었다. 옛날짜장을 2,500원에 팔고 있었고, 다른 메뉴도 일반적인 중국식당에 비해서 저렴했다. 남한산성 입구쪽에서는 나름 유명한 중식당이었던 모양이다. 다양한 음식을 시켜 먹으면서 뒷풀이를 했다. 산악회장이 단체복이라고 하면서 노란색 셔스를 참가한 사람들에게 하나씩 나눠 주었는데, 정성과 마음씀은 고맙지만 한번 입었을 뿐, 밖으로 입고 나갈만한 옷은 아니었다. 성의만 접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