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나가 계곡은 사람들로 북적거리는 피서지가 아닌 나만이 알고 있는 듯한 조용한 곳으로 여름 휴가를 보내고 싶은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울창한 숲과 계곡에 수량이 풍부해서 산행을 즐기고 나면 내려와서 제대로 물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옛날 백운봉에 산행을 갔다가 내려 오면서 이 계곡을 알게 되었고, 그 뒤로 가끔씩 찾아왔던 곳이기도 하다. 계곡 입구에 있는 무료 공영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숲 길을 따라 오르면 사나사 일주문이 나온다. 물놀이는 아래 계곡에서 해도 좋지만, 사나사를 지나 조금 더 위쪽으로 가면 보다 한적하게 계곡을 즐길 수 있다. 사나사 일주문은 수도산 봉은사의 일주문을 옮겨 세운 것이라고 한다.
일주문을 지나 조금 더 오르면 고려 초에 건립된 고찰 사나사가 나오고, 용문산과 백운봉의 등산로와 연결되어 있다. 임구에서 사나사까지는 2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양평 사나사(舍那寺)는 용문산의 주봉인 백운봉 기슭에 자리하고 있는 사찰이다. 이름이 조금 특이한데, 이 절은 신라 경명왕 7년 (923년)에 고승인 대경대사가 제자 용문과 함께 창건하고 5층 석탑과 노사나불상을 조성했다고 한다. 임진왜란때 사찰이 불탔는데 재건했고, 한국전쟁 때에도 무너져 내린 사찰을 다시 한번 재건한 사찰이라고 한다.
사나사 계곡도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골자기인데 사나사도 신도가 그다지 많지 않은 모양이다. 신라 시대에 창건한 절인고 산속 깊은 곳에 있는 절도 아닌데 한적해서 오히려 좋다. 법당에 잠시 들러 참선을 하고 바로 나와서 계곡으로 향한다. 오늘은 절에 온 것이 아니라 계곡에서 물놀이를 하고 올 생각에서다. 나는 사람들로 붐비는 절보다는 이런 조용한 절이 훨씬 더 좋다. 사람이 너무 보이지 않아서 사진을 찍어 달라고 부탁할 수 없어서 셀프타이머를 이용해서 몇 장 찍었다.
소리를 공부하는 사람들이 절마당 옆쪽 계곡에 모여서 나름대로 목청을 다듬고 있었다. 물가에서 소리 연습을 하니 다른 사람들에게 방해가 되지도 않고, 물소리를 이겨야 하기에 목소리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것 같다. 아이들까지 함께 와서 있는 것을 보면 이곳에서 연습을 자주 하는 모양이다. 심청가의 한부분을 열심히 연습하고 있었다.
백운봉으로 오르는 등산로를 따라서 계곡을 조금 오르니 산 길 옆으로 계곡이 계속 이어진다. 사람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굳이 계곡 깊숙이 들어갈 이유가 없었다. 길 옆으로 물가에 들어가기 좋은 장소를 발견하고 잠시 계곡물에 발을 담궜다. 날씨는 덥지만 계곡물은 엄청 시원하다. 서울 근교에 있는 개울이나 계곡이 많이 오염되어 있는데 비해서 양평군과 가평군쪽에 있는 계곡은 비교적 깨끗하게 관리되어 있는 편이다. 한강으로 물이 바로 흘러 들어가니 관리를 잘하고 있는 듯하다. 계곡으로 오는 길에 옛날에는 보이지 않던 팬션들이 많이 만들어진 것 같다.
시원한 물이 흐르는 계곡 나무 그늘아래 자리를 잡았더니 신선놀음이 따로 없다. 여름 휴가를 당겨서 말레이시아 여행을 다녀와서 올 여름 휴가는 따로 없다고 생각하고 오늘 하루 휴가 삼아서 놀러 왔다. 계곡의 물놀이는 휴가가 시작되는 초반에 가야 그나마 덜 오염되어 있다는 것을 알기에 깨끗한 사나사 계곡을 찾아 왔는데 이 계곡은 8월 중순에 와도 크게 오염이 되거나 하지 않을 듯하다. 집사람은 계곡에 발만 담그고, 나는 물속에 들어갈 수 있는 복장을 미리 챙겨서 왔기에 물속에 들어갔다.
사나사 계곡에서 분당검푸 마라톤 클럽의 최병희 후배를 만났다. 자전거를 타는 동우회 회원들과 함께 계곡에 놀러 왔다고 하면서 이런 곳에서 아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것에 놀라웠다. 사람들이 잘 알지 못해서 많이 찾지 않는 숨겨진 계곡인데, 이제는 많은 사람들이 알기 시작한 모양이다. 사람이 많지 않은 계곡이어서 함께 찍은 사진이 없었는데 후배가 사진을 한 장 찍어서 나중에 따로 보내 주었다.
사나사 계곡에서 오랬동안 물놀이를 하다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양수리 두물머리에 들렀다. 세미원에 한번 가 볼까 하다가 세미원은 너무 자주 갔던지라 오늘은 무룰머리만 가 보았다. 두물머리에도 시기적으로 백련과 홍련 등이 많이 피는 계절인 듯 연꽃이 가득하다. 연꽃은 다른 꽃들에 비해서 개화시기가 아주 오랫동안 유지되는 것 같다. 오랫만에 방문한 두물머리도 사람들이 많이 찾아오는 명소가 된 듯한 느낌이고 잘 꾸며 놓았다.
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강변을 따라서 끝까지 이동해 보았더니 끝쪽은 더 잘 꾸며 놓았다. 언제가 새벽에 달리기를 하러 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물머리에는 일출장면을 찍으려고 나온 전문 사진작가들이 가득했었는데, 지금은 사진찍는 시간이 아니어서 놀러 온 사람들로 가득하다. 사진을 찍을 수 있는 멋진 공간도 많이 있고, 특히 탁 트인 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으면 외국의 어느 곳과 비교해도 멋진 풍광을 보여준다.
남한강과 북한강이 합류하는 강변의 모습도 조용히 바라볼 수 있었고, 연꽃 사이사이를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놓아 연꽃 바다를 거니는 기분을 느끼며 연꽃을 더 가까이 볼 수 있었다. 진흙에서 자라는 연꽃이라고 해서 지저분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연꽃이 진흙밭에서 자라는 것은 맞지만 연꽃이 자라면서 그 주변의 물은 맑게 해주고 튼튼한 줄기로 인해 연꽃 주변에 살고 있는 물고기나 곤충들에게는 쉼터를 제공한다고 한다. 계곡에서는 맑은 물에 취해 놀았고, 두물머리에서는 연꽃 향기에 취해 좋은 시간 보내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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