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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 사월 초파일 (2016.5.4)

남녘하늘 2017. 12. 6. 00:21


  올해도 석가탄신일을 맞아 절을 방문해 연등도 달고, 절 밥도 얻어 먹고 왔다. 정기적을 찾는 절이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그때 그때 가고 싶은 절을 찾고 있었고 분당에 오래 살아서 분당에 있는 절을 찾곤 했었다. 하지만 수원으로 이사 온지도 한참 되었기에 올해는 수원에 있는 절을 한번 방문해 볼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먼저 분당에 있는 천태종의 대광사를 방문하고 수원으로 넘어와서 조계종의 수원사를 방문했다. 


 금년은 5월 4일이 음력으로 4월 초파일이다. 부처님 오신 날 또는 석가탄신일이라고 하는 초파일은 불교에서 석가모니가 탄생한 날이다. 부처님 오신 날은 불교 연중행사 가운데 가장 큰 명절로 여겨, 기념 법회를 비롯하여 연등놀이, 방생, 탑돌이 등 각종 행사가 열린다. 나는 불교를 믿는 국가에서는 모두 음력 4월 8일을 모두 부처님 오신 날로 기념하는 줄 알았더니 나라마다 제각각이었다. 일본은 양력 4월 8일을 정해 기념하고 있고, 남방 불교를 믿는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 등은 와이삭이라고 부르는 음력 4월 15일을 석가탄신일로 기념하고 있다. 




 신도들이 많이 방문하는 시간을 조금 피해서 대광사에 갔더니 절 입구에서부터 한가해서 절 주차장에 주차 공간도 있었다. 초파일날 법회에 참석하는 것도 아니었기에 꼭 행사시간을 맞춰서 방문할 이유가 없었다. 3층에 있는 법당에 들렀더니 법회가 끝나서 신도들도 별로 없고, 붐비지 않아서 너무 좋다. 이곳에서도 절을 하고 잠시 묵상의 시간을 가졌다. 오늘은 모처럼 두 아들도 함께 절 방문에 동참했다. 앞으로 함께 할 시간이 점점 줄어 들 것으로 생각된다.   






 법당에서 나와 절 마당으로 가니 동양최대의 목조 불전인 미륵보전이 보인다. 이 미륵보전은 내가 2002년 분당으로 이사 올 때부터 불사를 시작해서 이제 거의 완공단계에 들어간 곳이다. 1년에 한번씩 대광사에 올 때마다 조금씩 바뀌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다른 일반적인 건물들처럼 뚝딱 짖지 않고 정성을 다해서 만든다는 느낌을 주는 목조 법당이다. 완공되지는 않았지만 미륵보전(彌勒寶殿)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다. 미믁보전 앞 마당에는 연등행사 때 사용할 각종 장식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절 마당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었다. 올해는 신도들이 등을 많이 달았다고 생각했는데 연등 가까이 가 보았더니 연등은 미리 만들어 놓은 것이였고, 실제 연등을 사서 달은 사람은 생각보다는 적었다. 경기가 좋아지면 연등을 다는 사람이 많아질 터인데 해가 갈수록 점점 그 숫자가 줄어드는 듯하다. 일종의 경기를 체감할 수 있는 바로미터가 아닐까 싶다. 경기도 좋아져서 사람들의 소비도 늘어나고 함께 연등을 달 수 있는 신도의 숫자도 함께 늘어 났으면 좋겠다. 내년에는 형편이 좋아지려나.   








 올해는 절 마당이 아니라 연등 아래에서 부처님을 목욕시켜 주는 관불의식을 할 수 있도록 만들어 놓았다. 신도들이 많으면 관불의식을 하려고해도 엄청 기다려야 하는데 시간을 잘 맞추어 왔더니 기다리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온 가족이 돌아가면서 경건한 마음으로 관불의식을 행했다. 관불의식까지 마치고 나서 식당에 들러서 절밥을 먹었다. 대광사를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대광사는 초파일에 오면 항상 떡을 만들어 방문한 신도들에게 한덩어리씩 나눠 준다. 오늘도 늦게 왔음에도 밥을 주면서 떡을 나누어 주었다.  






 대광사에서 나와 수원으로 넘어와서 수원시내에 있는 수원사를 방문했다. 수원 지동시장을 갈 때 차을 타고 지나면서 몇 번 보았는데 산에 있는 절이 아니라 수언성 안쪽 중심부에 있고, 절이름이 지역명칭을 딴 절이어서 약간의 호기심도 생겼다. 수원사는 조계종의 용주사에 소속되어 있는 사찰로 포교당으로 시작되어 현재도 불교 포교의 중심역할을 하고 있다고 한다. 절 입구에 관음보살상이 세워져 있는데 현대식 건물이어서 밖에서 보았을 때에는 산속에 있는 절과는 분위기가 한참 다르다. 





 주거지역에 위치하고 있기 때문에 주위 주민에게 넓은 휴식공간의 역할도 하고 있다고 한다. 밖에서 볼 때는 아주 작은 절이라고 생각했는데  안쪽으로 들어가 보니 규모가 꽤 큰 절이었다. 시내에 자리 잡고 있는 절 규모로는 상당히 크고 절 마당에는 수령 300년 정도의 느티나무가 있었다. 초파일을 맞아 마당에는 형형색색의 연등이 걸려 있었는데 흰색 연등은 죽은 사람의 극락왕생을 비는 연등이고, 색깔이 있는 연등은 산 사람의 소원을 빌어주는 연등이라고 한다. 중앙 안쪽에 있는 극락대원전에 가서 절을 하고 왔다.  






 부처님 오신 날에 절을 찾아오는 신도들에게 음식공양을 한다. 주로 비빔밥을 해주는데 각종 나물에 참기름 몇 방울 가미해 주어서 아주 맛있다. 속설에는 부처님 오신 날, 세 곳의 절을 찾아가 음식 공양을 하면 건강에 좋고 사악한 기운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수원사에서도 밥을 먹고 왔지만 오늘은 세 곳의 절을 찾지 못하고 수원사 방문으로 끝내야 할 듯하다. 절 내부에서는 보이지 않지만 멀리서 수원사 옥상을 바라보면 다보탑이 세워져 있어 특이하다.  






 수원사 앞으로 수원천이 흐르고 있다. 하천을 따라서 정비를 잘해 놓아서 산책을 할 수도 있게 되어 있었다. 조금 더 투자를 했다면 폭을 넓혀 놓았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 그나마 냄새나는 물이 흐르지 않고 있는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해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하천이 흘러 흘러 안성천과 만나서 아산만이 있는 서해로 흘러 간다.  




 보통 초파일에 절 3곳을 돌아보곤 했는데 올해는 대광사와 수원사 두 절만 가보고 그냥 집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집사람과 함께 집앞의 호수공원을 산책했다. 항상 느끼지만 집앞에 좋은 환경이 있으면서도 잘 누리지 못하고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자주 산책도 하고 이용해야 하는데 집에서 잠만 자는 베드타운인지라 생각처럼 한번 나가보는 것이 쉽지가 않다. 공원 곳곳에 예쁜 꽃들이 피어 있고, 공원 전체가 푸르름이 더해 가고 있었다.   






 

 호수공원의 신대호수와 원천호수 중간에 재미있는 밭이란 쉼터가 있고 그 쉼터 한켠에 스포츠 클라이밍장이 있다. 집사람이 이곳에서 클라이밍 교육을 받기도 했었는데, 이곳에서 제36회 전국스포츠 클라이밍 선수권대회가 열리고 있었다. 우리 동네에 있는 인공암벽 정도로만 생각하고 있었는데 전국규모의 대회가 개최되어서 깜짝 놀랐다. 경기 종목이 스피드, 난이도, 볼더링으로 구분되어 기량을 겨루는 대회였는데, 집사람이 교육받는 모습을 보던 것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었다. 옆에서 그냥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스릴이 넘치고 박진감이 있었다. 이것도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 운동으로 보인다. 우연히 공원을 산책하면서 보게된 대회였는데 구경하느라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