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마라톤 여행/교토마라톤 ('17.2)

교토마라톤 16-10 (니시키 시장구경 ) (2017.2)

남녘하늘 2018. 7. 23. 00:32


 대회장에서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도로를 따라서 가지 않고 가모가와(鴨川) 강변을 걸어보기로 했다. 교토의 중심가를 흐르는 가모가와(鴨川)는 강폭이 중랑천보다도 좁아, 강으로 불릴 뿐 하천보다도 좁은 강이다. 하지만 깨끗한 물이 흐르고 강변 분위기도 좋아서 산책하기 너무 좋았다. 교토에 올 때마다 한번 걸어봐야지 생각만 했던 일을 오늘에서야 걸어본다. 강변에는 음식점 건물들이 밀집되어 있는데 특히 강변을 따라 있는 가이세키 음식점들이 유명하다고 한다. 내일 저녁은 강변에 있는 식당에서 저녁 식사를 한번 할 계획이다. 





 날씨가 화창해서 강변에 산책나온 사람이나 데이트를 하고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인다. 기모노를 입고 사진을 찍으로 나온 사람들도 많이 보였다. 아직은 날씨가 따뜻하지 않지만 날씨가 풀리고, 벚꽃이라도 피면 강변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나올지 상상이 된다. 강변을 따라서 옛 집들이 늘어서 있는데 분위기 좋은 음식점이나 카페들도 많이 보인다. 잠시 강변에 앉아서 흐르는 강물을 쳐다 보아도 좋으련만 일찍 들어온 동료들이 숙소에서 기다리고 있어 바삐 걸음을 옮긴다.  





 많은 사람들과 함께 여행을 하면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이 식당을 찾는 것이다. 내가 전문적인 가이드가 아닌지라 식당을 잘 알고 있는 것도 아니고 맛집 정보를 찾아 보아도 대략 3-4명이 가는 것을 전제로 이야기하지 17명이나 되는 사람이 한번에 갈 수 있는 곳을 알려주는 정보는 없다. 이동 수단이나 숙박 장소는 체크해서 미리 정할 수 있지만 식당은 그것도 안된다. 그래서 생각하는 것이 늘 사람들이 붐비는 시간을 조금 피해서 가야 그나마 함께 한 공간에 들어갈 수 있다. 오늘 점심도 교토 시내에 17명이 들어갈 공간을 쉽게 찾지 못해서 한참을 돌아다닌 끝에 겨우 한 장소를 찾아냈다. 맥주 한잔을 하면서 오늘 달리기 뒷이야기를 하면서 좋은 뒷풀이 시간을 가졌다.   







 원래 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나서 흘린 땀을 씻을 생각으로 대회장 주변에 있는 일본의 대중목욕탕 센토(錢湯)를 찾아 보았다. 교토 대중목욕탕 연합회 홈페이지(http://www.kyo1010.com/gion.html )까지 찾아가면서 마라톤을 하고 나서 방문할 센토를 찾아 놓았는데 함께 한 회원들이 숙소가 멀지 않으니 그냥 숙소에서 씻고 쉬고 있겠다 하니 방문하지 못했다. 나는 늦게 들어 오는 회원을 기다리는 바람에 따로 대회를 마치고 식사를 끝낼 때까지 씻지도 못하고 있었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조금 휴식을 취할 때 니시키 시장 근처에 있는 교토에서 유명한 대중목욕탕 센토(錢湯) 중에 하나인 니시키유(錦湯)를 찾았다. 교토에서 꼭 체험하고 싶었던 장소 중에 하나이다.   





 조금 늦은 시간에 찾아서인지  니시키유(錦湯)에는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다. 덕분에 내부 사진을 몇 장 찍을 수 있다. 옛날 우리나라에서도 흔히 볼 수 있었던 오래된 목욕탕과 비슷하지만 일본 특유의 느낌이 있다. 니시키유(錦湯)는 오래된 대중목욕탕 전통도시인 교토를 대표하는 명물 목욕탕 중 하나라고 한다. 대중목욕탕 센토(錢湯)가 없으면 인생도 없다라는 대중목욕탕 신봉자가 많은 교토에서 센토 살롱으로 불리며, 교토의 인기 스타인 마이코 상들도 자주 찾는다는 곳이다. 또 매달 만담이나 콘서트 등 독특한 목욕탕 행사가 열리는 품격 높은 센토 살롱이라고 한다. 낡고 오래 되었어도 전통이 살아 있는 장소다.   







 마라톤 대회에 참석해서 땀을 많이 흘리고도 씻지 못해 찜찜했는데 목욕을 하고 나니 상쾌하다. 센토의 이용요금은 350엔이어서 일본 물가와 비교했을 때에도 상당히 저렴하다. 우리나라 사우니 이용요금의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 꼭 한번 방문하고 싶었던 장소를 와보게 되어서 기분이 더 좋다.   





 센토 체험을 하고 나오니 바로 교토의 부엌이라는 니시키(錦) 시장이 이어진다. 400년이 넘었다는 시장은 깔끔한 현대식 건물이다. 니시키 시장은 교토에서 유명한 시장으로, 니시키 시장을 중심으로 시장 뿐 아니라 여러 쇼핑상점가들이 이어져 있어, 이 일대에 굉장히 크게 쇼핑 구역이 형성되어 있다. 니시키시장은 길게 이어진 길 양옆으로 가게들이 영업을 하고, 천장에는 여러 색상의 아치형 지붕으로 길게 형성되어 있었다. 양 옆으로 굉장히 다양한 식품들과 물건들이 판매하고 있으면, 방문객도 일본 현지인들보다는 관광객이 조금 더 많은 것 같았다. 





 니시키 시장의 특징중에 하나는 사람들이 다니는 보행자 도로는 좁은데 가게는 넓어 보였다. 보행자 도로를 조금 더 넓혀 놓았으면 좋았을 것 같은데 이제는 쉽지 않을 듯싶다. 시장에는 다양한 품목들의 식료품과 길거리 음식들이 있었다. 생선, 채소 뿐 아니라 일본 특유의 절임 음식과 밑반찬을 팔고 있다. 야채도 예쁜 박스에 포장해서 팔고 있어 더 신선해 보인다. 이곳에서 유명한 어묵이라도 하나 사 먹어 보았어야 했는데 점심을 먹은지 얼마되지 않아서 다음 기회로 미룬다.   





 교토 니시키 시장 중간쯤에 스누피 인형이 보이는데 그곳이 스누피 차야(茶屋)라고 되어 있었다. 입구쪽에는 스누피 떡과 아이스크림을 판매하고 있다. 안쪽에서는 스누피 관련 컵, 가방, 옷, 수건 등의 생활 용품을 비롯해서 액자나 시계 등의 인테리어 소품까지 다양하게 판매하고 있다. 많은 관광객이 찾다보니 이런 캐릭터샵까지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이다. 2층에서 가게 이름에서 보듯이 찻집인 모양이다. 차 마시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찻집에는 올라가 보지 않고 가게를 잠시 둘러 보았다.   







시장에는 개성이 뚜렷한 가게들이 다양했고, 현대적인 느낌의 상점들도 함께 섞여있었다. 가다가 중간중간에 있던 카페들은 일종의 휴게실 역할을 했던 것 같다. 하지만 가장 많은 것은 먹거리 상점. 계란말이 안에 장어를 넣어 만든 간식도 있고, 도너츠를 판매하는 곳도 있다. 선술집처럼 간단히 서서 한잔 하면서 안주를 먹는 장소도 있다. 가만히 둘러 보면 볼거리가 많은 니시키 시장이다.   





 니시키 시장을 구경한 뒤 끝자락에 니시키텐만구(錦天満宮) 신사가 보인다. 입구에 있는 수많은 등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돌로 된 도리이를 지나면 바로 신사가 있다. 학업의 신과 상업 번성의 신을 모시는 신사로 야사카신사와 같이 상업의 신을 모신다. 입구에 달아놓은 수많은 등은

상인들이 자신의 가게의 번성을 빌면서 가게 이름을 써서 달아 놓은 것이라고 한다. 또한 학업의 신을 모시기 때문에 일본의 수능에 해당하는 시험을 앞두고 전국 각지에서 많은 학생들이 좋은 학교에 진학하게 해달라고 기원하는 곳이다. 일본에 다녀보면 텐만구(天満宮) 신사가 굉장히 많다.   





 니시키텐만구는 굉장히 작은 신사다. 안으로 들어가면 정면에 본당이 보이고 텐만구 좌측으로 샘물이 하나 있는데, 니시키노미즈(錦の水)라고 하여, 항상 17~18도의 온도를 유지하는 물이다. 무미, 무취, 무균이라 식수로 적당하며 교토의 이름난 명수라고 한다. 우측의 킨노규가 있다. 이름을 우리말로 쓰면 황금 소. 머리를 쓰다듬으면 복이 들어온다고 해서인지 머리부분이 반질반질하다.    




 신사의 규모가 작다 보니 신사 안에 있는 모든 것들이 아기자기하게 배치되어 있다. 본당 앞에는 새전함이 있고, 종을 울리고 소원을 비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본당 앞에 있는 손을 씻는 테미즈야(手水舎)가 있는데 이용 방법을 그림으로 설명해 놓았다. 먼저 오른손으로 물을 받아 한번 손을 씻고 다음은 왼손으로 물을 받아 반대손을 씻은 후, 마지막으로 왼손으로 물을 받아 입을 헹구라고 되어 있다. 안쪽까지 둘러 보는데 1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규슈에 있는 다자이후 텐만구(太宰府天滿宮)를 둘러 보는데에는 몇 시간이 걸린 것에 비하면 소박한 텐만구다.  





 니시키(錦) 시장과 이어지는 테라마치도 보였지만 니시키 시장과 크게 차이가 있지 않을 것 같아 그냥 사진 한장만 남기고 숙소로 돌아왔다. 숙소에서는 일행들이 마라톤 대회를 마치고 만찬을 하려고 기다리고 있는 중이다. 대중목욕탕 센토(錢湯)를 즐기고 오면서 근처에 있는 니시키 시장 구경까지 마치고 돌아왔다.   






(11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