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금수산 산행 (2017.6.17)

남녘하늘 2018. 9. 21. 00:34


 수원마라톤클럽 범띠 모임 멤버들과 함께 금수산 산행을 다녀왔다. 봄 가을로 한번씩 산행을 하자고 약속해 놓았기 때문에 올해는 금수산에 가자고 해서 조금 멀리 있는 제천의 금수산을 찾았다. 차 한대로 움직이면 운전하는 것도 편하고 함께 이야기하면서 오갈 수 있을 것 같아서 승합차를 한대 렌트해서 다녀왔다. 금수산은 제천시 수산면과 단양군 적성면 경계에 월악산 국립공원 북단에 위치한 산으로, 정상에서 보는 조망이 사방으로 시원스러운 산이다. 산 아래로 청풍호반에 둘러싸고 청풍문화재 단지와 호반을 가르는 유람선이 보이는 조망이 정말 멋있는 산이다.


 금수산을 비롯해서 구담, 옥순봉, 청풍호반을 여러번 왔었지만 올 때마다 기분이 좋아지고 멋진 풍광에 감탄하고 가는 곳이다. 산악 마라톤을 하러 몇번 와서 늘 금수산은 풍광좋고 전망 좋은 산으로 기억된다. 오늘 산행은 용담폭포쪽으로 오르기로 해서 수산면의 상천리 백운동마을에서 출발한다. 청풍호반을 끼고 있는 백운동마을은 산수유로 유명한 산골마을로 충북 최초의 슬로시티로 이름이 올라 있는 곳이다. 






 백운동 마을길을 들어서면 노송도 보이고 수령을 알 수 없는 커다란 산수유 나무가 마을 곳곳에 보인다. 마을을 지나 조금 오르다 보면 용담폭포 안내석이 농로 끝에 위치하고 있었다. 등산로는 이곳에서 두갈래로 나뉘어 지는데 왼쪽 길은 200m 거리에위치한 용담폭포를 지나 망덕봉으로 가는 산행길이고, 오른 쪽은 계곡을 따라 정상에 오르는 등산로이다. 우리는 용담폭포를 거쳐 망덕동으로 올라 정상에서 다시 오른쪽 계속을 따라 내려오는 코스를 택하기로 했다.





 한여름 물맞이 폭포로 유명한 30m 높이의 용담폭포를 조망해 본다. 몇 년전 금수산 산행을 왔을 때에는 폭포 아래를 통과해서 지나쳤는데 이번에는 일부러 능선길을 통해서 폭포를 내려다 볼 수 있는 코스를 따라서 바위 전망대에 올랐다. 아직 본격적인 장마철이 아니어서 이 용담폭포에도 수량이 적어 웅장한 폭포의 모습을 감상할 수 없어 조금 아쉽기는 하다.   





 용담폭포에서 망덕봉까지는 2시간 정도 땀을 제법 흘려야 하는 바위 능선이 이어진다. 오를수록 급경사의 능선이 이어지는데, 난코스에는 로프를 설치해 놓아 그리 위험하지는 않았다. 능선길이지만 나무가 비교적 많아 따가운 햇살을 피할 수 있었다. 망덕봉 코스 중터쯤 오르면 계단 너머로 바위 능선이 멋지게 펼쳐진다. 능선을 따라서 오르니 조망도 좋고 볼거리가 많아 힘은 들어도 재미있다. 이런 조망때문에 금수산을 찾게 되는 것 같다.    






 금수산 산행은 독수리 바위와 청풍호를 조망할 수 있는 바위 능선길로 오르는 것이 가장 멋진 코스다. 능선에 소나무와 참나무가 적당히 있어 그늘을 만들어 주고 중간 중간 멋진 조망을 할 수 있어서 풍광이 너무 좋다. 산 아래 상천마을과 논밭도 보이고 청풍호반과 가은산, 월악산도 내려다 보인다. 초반부터 경사가 심해서 편안 산행을 생각하고 왔던 몇몇 동기들은 힘들다고 아우성이다. 그래도 멋진 풍광때문에 참고 오르고 있는 중이다.     





 조금 더 오르니 충주호를 배경으로 특이하게 생긴 바위가 솟아있다. 금수산의 명물 중 하나인 독수리바위이다. 날개를 접고 앉아 먹잇감을 응시하는 독수리를 닮았다고 붙여진 이름으로 금수산의 명물이다. 오늘은 미세 먼지가 심한 편이 아니어서 멀리 있는 산까지도 비교적 잘 보이는 편이다. 요즘은 시도때도 없이 미세 먼지가 심해서 산에 와도 제대로 조망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소나무 숲과 어울어진 풍광이 참으로 멋있다.    






 한참을 오른 것 같은데 이제 상천주차장에서 1.8km를 왔고 1차 목표인 망덕봉까지 1km가 남아 있다. 망덕봉에 가서도 금수산 정상까지는 또 1시간 넘게 올라 가야 하는데...  정상에 도착해 간다고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요즘은 이렇게 표지판이 잘 되어 있어서 거짖말도 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이제부터는 바위 구간이 아니라 편안한 숲길이 이어진다고 이야기 해 주었다.    





 망덕봉(926m)에 오르는 길은 돌길이지만 망덕봉 정상은 평평한 흙바닥이다. 나무에 가려 망덕봉 정상의 조망은 좋지 못하지만 참나무 숲으로 쌓여 있어 시원했다. 주말인데도 생각보다 산행객이 많지 않아서 중간에 단체 사진을 찍을 수가 없었는데 처음으로 이곳에서 오늘 함께한 일행과 함께 단체 사진을 찍었다. 여기서 금수산 정상까지는 오르락 내리락 암봉으로 이어지는 능선길이다. 오른쪽으로 충주호의 풍광과 능선을 넘어 오는 시원한 바람이 함께 한다.  





 망덕봉에서 금산으로 오르는 길에 철제 계단을 설치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 현장을 만났다. 그냥 산에 오르는 것도 더운데 이 더운 날씨에 산행객의 안전을 위해서 공사를 하고 있는 분들께 감사 인사를 하고 지나쳤다. 지난번 금수산을 왔을 때 이 구간이 조금 미끄럽다고 생각했었는데 몇년만에 개선이 되고 있다. 역시 국립공원이 다르다는 것을 느낀다. 이곳을 찾는 사람은 초보자가 아니어서 스스로 조심하겠지만 잘하고 있다는 생각이다.  




 망덕봉(926m)과 금수산(1,016m)은 고도상으로는 100m도 차이가 나지 않지만 망덕봉에서 하산하는 듯, 내리막길을 내려가 다시 금수산으로 오르게 되어 있었다. 금수산으로 향하는 길이 내내 숲길이지만 중간에 암릉길이 나타나기도 하고 경사가 급해지는 등 쉬운 길이 아니었다. 정상에 다가 갈수로고 경사가 급해지지만 청풍호반을 향한 조망이 보이며 멋진 경관이 보인다. 수려한 금수강산에서 '강'자가 빠진 금수산의 아름다음에 매료 된다. 청풍호가 내려가 보이기에 더욱 멋있는 것 같다. 





금수산 정상은 망덕봉과 달리 뾰족한 돌봉우리였다. 데크계단을 올라 서니 옛날에 왔을 때와는 달리 커다란  정상 표지석이 세워져 있었다. 정상 부위도 상당히 비좁았는데 여러명이 있어도 가능하도록 넓게 만들어 놓았다. 몇 년 사이에 여러 공사를 진행했던 모양이다. 우리가 오르는코스로 산행객을 거의 보지 못해서 정상에도 사람이 없을줄 알았는데 정상에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 찍기도 힘들다. 정상에 서면 너른 풍경이 펼쳐지고, 사방을 돌아가며 중부내륙의 산악들을 펼쳐 보인다. 가장 시선을 끄는 건 역시 청풍호다. 망덕봉과는 달리 나무 그늘도 없어 더운 날씨에 오래 있기도 불편해 바로 하산하기로 했다.  





 금수산 정상을 지나 다시 상천리로 향해서 내려 오는 길에 조금 늦은 점심을 했다. 망덕봉 근처에서 식사를 할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오르는 길에 먹는 것 보다는 정상을 지나쳐서 식사 하는 것이 낳을 듯 해서 하산을 하면서 하기로 했다. 정상을 지나 내려 오는 길에 햇살도 피하고 평평하게 일행이 모여서 쉴 수 있는 공간을 찾아냈다. 산행코스가 8km 남짖 되는 거리였지만 생각보다는 힘이 든 산행이어서 휴식과 함께 하는 식사시간이 엄청 즐거웠다. 음식을 분담해서 가져 오지 않고 각자 준비를 해 왔더니 먹거리가 넘쳐 난다.  






 수원의 고등학교에서 음악을 가르키고 있는 친구가 점심 먹고 나서 쉬는 동안 피폐를 연주하면서 산중 음악회가 열렸다. 다루지 못하는 악기가 없는 친구인데 연주 실력도 수준급이다. 연주를 듣는 우리 수준이 낮아서 문제다. 악기 이름도 나는 처음 들어 보았다. 우리를 지나치는 산객들도 잠시 멈추고 연주를 듣고 지나간다. 산에 오르면서 멋진 풍광을 즐리고 음식도 맛있게 먹고, 연주까지 들으니 부러울 것이 없는 산행이다.   




 하산길은 망덕봉을 올랐던 바위능선과 정반대의 느낌이다. 깊은 숲 속으로 난 흙길인데, 경사는 만만치 않다. 다행히 조금 위험스러운 구간은 모두 계단이 설치되어 있어 그리 어렵지는 않다. 능선길이 아니어서 바람이 잘 불지 않아 내려오면서도 땀을 많이 흘리게 된다.올라갈 때와는 달리 숲속길의 풍광밖에 없어 하산하면서는 사진을 거의 찍지는 못했다. 이 길로 올랐으면 조망도 없이 엄청 지루하고 힘들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용담폭포 안내석이 있는 삼거리에 다시 도착했다. 삼거리 앞에는 커다란 복숭아 농장과 원두막이 있어서 원두막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곳에도 농사를 지을 사람이 없는지 잘 만들어 놓은 복숭아 농장이 금년에는 관리하는 사람이 없는 듯하다. 사람이 보이지 않는 복숭아 밭에는 엄청나게 많이 열린 복숭아를 따 주지 않아 자그마한 복숭아가 엄청 달려 있다. 상품성이 있게 키우려면 관리가 필요한데 인력이 없는 모양이다. 안카까움이 앞선다. 이렇게 농장을 가꾸는데 그동안 엄청 고생을 했을 터인데...   




 백운동 마을을 지나 오는데 마을 여귀에 접시꽃이 엄청 피어 있었다. 산에 오를 때에도 지나쳤던 곳인데 그때는 주의깊게 보지 못해서 그냥 지나쳤는데 내려 올 때 보니 그냥 지나칠 수가 없다. 6월이 되면 피는 꽃으로 시골에 가면 흔히 볼 수 있는 꽃이다. 부용화와 함께 내가 좋아하는 꽃 중에 하나다.   






 상천주차장으로 돌아와서 주차장에 있는 편의점에서 시원한 아이스크림으로 열기를 식혔다. 에어컨 바람이 이럴 때 효고 만점이다. 마을 앞을 지나는 개울에 가서 시원한 물에 발을 담그고 왔으면 한결 좋았을터인데 그늘이 보이지 않아서 실행하지 못했다. 내려 오는 길목에 계곡 그늘에서 쉬었어야 했는데 급히 내려 오느라 족욕을 못해 더 더운 듯하다. 편의점에서는 직접 수확한 오디를 팔고 있었다. 요즘 양잠에 관심이 있으니 오디도 눈에 잘 들어온다.     




 승합차를 렌트해서 왔기에 제천 근처 구경을 할까도 생각했지만 길이 막히기 전에 부지런히 수원으로 돌아가서 차를 반납하고 수원에서 뒷풀이를 하자고 의견이 모아져서 바로 수원으로 되돌아 왔다. 산행을 조금 힘들어하는 친구도 있었지만 아무런 문제 없이 산행을 잘 마쳤다. 내가 금수산을 주장해서 산행이 이루어졌는데 너무 내 생각으로 힘든 산을 다녀 온 것이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산행을 마치고 나니 풍광 좋은 금수산을 다녀 온 것을 좋아하니 다행이다.   




 수원으로 돌아와서 바로 헤어지기가 아쉬워 저녁 식사까지 함께 했다. 광교 신도시 안쪽에 있는 아귀찜 집을 찾아 왔는데 수원에 5년 넘게 살아도 이런 집이 이런 곳에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잠만 집에서 자고 사람은 서울에서 만나니 그런 모양이다. 음식이 그리 맵지도 않고 나에게는 딱 맞았다. 홀 바같쪽으로 데크로 산을 바라볼 수 있는 장소를 만들어 놓아 시끄럽게 떠들어도 괜찮게 되어 있는 구조였다. 날이 밝을 때 시작한 저녁이 한참 어두어져서야 끝이 났다. 산행과 더불어 저녁식사까지 좋은 시간을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