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대둔산 산행 - ITC 산악회 (2018.2.24)

남녘하늘 2019. 4. 3. 00:21


 모처럼 ITC 산악회에서 장거리 산행을 떠나기로 해서 관광버스를 빌려서 대둔산을 다녀 왔다. 산악회 회장님이 새로 바뀌고 나서 반기에 한번씩은 원행 산행을 하기로 했는데 첫 원행 산행지를 대둔산으로 정했다. 버스 한대는 가볍게 채울 것으로 생각했는데 그 정도는 아니어서 널널하게 갈 수 있었다. 원행 산행이어서 다른 근교 산행보다는 조금 이른 시간에 출발하게 되었는데 이렇게 일찍 출발하는 것이 내 체질에는 맞다. 아침 6시에 출발한 버스가 중간에 죽암휴게소에 들러서 잠시 쉬어간다.   


 대둔산(大芚山)은 전북과 충남에서 각각 도립공원으로 지정한 산(높이는 878m)으로 산림청에서 선정한 100대 명산중에 하나로 모 등산전문 사이트에서 선정한 인기명산 제6위 오른 명산 중의 명산이다. 충남 금산군과 논산시, 전북 완주군 운주면에 걸쳐 두 도의 경계를 이루고 있는 대둔산은 넓은 들을 바라보며 솟아 있는데 암산이 6㎞가 넘게 이어지는 장관을 연출한다. 몇 년전에 한번 다녀 왔는데 이번에는 동문들과 함께 산행을 떠나게 되었다.   





 관광버스를 대둔산 주차장이 아닌 산행후 뒷풀이를 할 식당에 세워 놓고 조금 걷기로 했다. 입구 바로 앞쪽에 있는 식당이어서 조금 걸으니 바로 입구 주차장이 나왔다. 이번 산행도 집행부에서 미리 답사 산행을 해 놓아서 편안하게 진행된다. 아직 겨울이어서 눈꽃 산행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산 아랫쪽은 눈이 전혀 보이질 안아 조금 아쉽다. 입구에 있는 대둔산 공원 안내도에 있는 코스를 따라서 산행하기로 한다. 오를 때에는 하늘색 1코스를 따라서 오르고 내려 올 때는 녹색의 2코스를 따라서 하산할 예정이다.   






 대둔산에는 1990년에 케이블카가 설치돼 정상까지는 오르지 못하더라고 거의 정상까까이 누구나 쉽게 오를 수 있는 산으로 바뀌었고, 사시사철 등산객으로 붐비는 산 중의 하나이다. 대둔산은 계곡사이에 이어진 구름다리와 삼선계단 등이 유명하다. 산행은 두 팀으로 나눠서 일부 회원은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기로 하고 일부는 걸어서 오르기로 한다. 케이블카 이용요금은 성인 1명당 왕복 9,500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20분 간격으로 운행되고 있어서 사람이 많을 때에는 걸어 오르는 것보다 늦게 올라 갈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오늘은 방문한 사람이 적어서 바로 탈 수 있었다. 나는 당연히 케이블카를 타지 않고 걸어서 오른다. 





 케이블카 하부정류장을 지나 이정표가 있는 산행들머리에서 정상을 향해 올려다보니 삐죽 솟아오른 바위봉우리가 장관을 연출하고 있으며 마천대의 철재로 만든 마천대가 햇빛을 받아 번쩍이고 있으며 삼선계단도 멀리 아련하게 보인다. 입구에서 받은 산행 안내도를 보니 케이블카의 길이는 927m로 되어 있다. 산에서 오르막 1km는 제법 먼 거리다. 하지만 건강한 몸으로 케이블카를 이용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에 절반의 인원은 천천히 걸어 오르기로 했다. 





 계속되는 급한 경사의 오르막을 오른 뒤 원효사가 있는 동심휴게소에서 처음으로 휴식을 취했다. 조금 더 올라가서 쉬었으면 좋겠는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휴게소가 당연히 쉬어 가는 곳으로 판단하고 넓게 펼쳐 있는 평상에서 달콤한 휴식을 취한다. 산 아래와는 달리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한다. 전에 왔을 때에도 원효사에 부처님이 밖에 모셔져 있었는지 조금 헛갈린다. 이번에 보니 바깥에 부처님이 모셔져 있다.  






 휴식후 조금 더 오르니 왼편에 동심바위가 나타난다. 숲이 우거져 있었으면 바로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큰 바위 위에 또 큰 바위가 곧 떨어질 듯 올려져 있는 동심바위다. 안내판에는 신라시대 고승 원효대사도 이 길을 지나다가 이 바위를 보고는 이 밑에서 3일을 머물다 돌아갔다고 적혀 있다. 아직까지는 계곡 안쪽이라 주변에 볼거리가 크게 없었는데 동심바위가 처음으로 사진을 찍는 배경이 되어 준다. 아직 산에 눈이 많이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왔었는데 생각보다 눈이 없었고 동심바위를 지나면서 아직 녹지 않은 눈이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동심바위에서 조금 더 올라가니 멀리 바위사이로 금강구름다리가 보인다. 두 바위 사이를 금강문이라고 부른다는 표시판도 있었다. 금강문과 금강구름다리는 대둔산의 대표적인 아이콘이다. 주차장으로 들어오는 매표소도 금강구름다리를 형상화 시킨 구조물을 만들어 놓았고, 어디를 가든지 금강구륻다리를 형상화한 것들이 많았다. 이제 정상까지 그다지 멀지 않다. 경사는 여전히 심한 편이다.  







 금강구름다리 앞이다. 이곳 주변의 기암괴석이 금강산과 닮았다해서 금강계곡이라 부르고, 그 위로 놓은 다리 이름을 금강구름 다리라고 한다. 길이 50여m가 된다고 하는데 오늘은 산행객이 많지 않아 밀리지 않아서 지체되지 바로 지나갈 수 있었다. 사람이 많을 때에는 사람들이 빼곡하게 지나가게 되어 통과 적정인원을 최대 200명이라고 제한해 놓았다. 하지만 오늘은 20여명도 되지 않는 것 같다. 설경을 즐기지는 못해도 정체가 없으니 좋다.     






 약간 출렁이는 구름다리는 80m 높이에 길이는 50m이고 폭은 1m 정도이다. 밑을 내려다보면 아찔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무섭다는 느낌은 없다. 다만 고소공포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건너기에 땀을 흘릴지도 모른다. 케이블카를 타고 간 일행들은 일부러 천천히 놀면서 오르고 있었는데, 이곳에서 만나게 된다. 중간과정을 생략하고 편하게 올라 왔던지라 여유있게 케이블카 상부 승강장 주변에서 쉬면서 있었던 모양이다. 반갑게 만나 사진도 찍으면서  함께 산을 오른다.   






 금강구름다리를 지나고 나니 바로 삼선 철사다리가 나온다. 이곳도 금강구름다리처럼 정체가 심할 때에는 엄청 사람들이 많이 몰리게 되어서 최대 통과인원을 60명으로 한정해 놓았다. 아래서 내려다 볼때는 그리높아 보이지 않은데, 올라갈 때는 무척이나 길게 느껴지고, 금강구름다리보다는 조금 더 스릴이 있다. 그만큼 더 불안감을 느끼게 되어 있었다. 바위 위에다 세워 놓은 철사다리의 경사가 체감으로는 상당할 것 같은데 책자에는 52도라 되어 있다. 작은 경사도가 아니다. 사다리에서 주변을 둘러 보면서 올라야 하는데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는 듯하다. 그냥 앞사람의 엉덩이만 보면서 오르고 있는 것 같다.  





 삼선계단을 오르면 세번째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정상 방향을 조망할 수 있는데,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와 여러 기암들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시원한 조망은 기본이고 기암바위의 모습에 어느 방향으로 카메라를 가져 놓아도 모두 작품이 되는 황홀하고 멋진 풍경이다. 삼선계단에서 정상인 마천대까지는 이제 불과 400m 밖에 남지 않았다.   





 삼선계단에서 올라오는 길과 용문골 삼거리에서 마천대 정상을 가는 길이 만나는 삼거리에 자그마한 휴게소가 있었다. 정상까지는 능선길로 150m정도 떨어져 있다. 먼저 올라온 일행은 벌써 정상까지 다녀 와서 후미에서 올라 오는 동문들을 기디라고 있었다. 정상 근처에는 눈도 제법 많이 쌓여 있었는데 바람이 거의 없어서 쌀쌀하지 않았다. 막걸리를 한잔씩 하고 있으면서 정상을 다녀 오라고 해서 이곳에 배낭을 내려 놓고 간편한 복장으로 바로 정상으로 향한다.   






 대둔산의 정상인 마천대는 원효대사가 하늘과 맞닿았다는 뜻으로 이름 붙였다고 하는데 철재(알루미늄)로 만들어 세운 높다란 개척탑이 서 있었다. 무엇을 개척했다는 것인지 설명이 없었다. 내 눈에는 산 정상에 있을만한 구조물이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왜 이 아름다운 산 정상에 세워 놓았는지 모르겠다. 나름의 의미가 있었겠지만 그래도 최소한 자연과의 조화는 생각해야 했지 않았을까 싶다. 멋진 산 정상에의 철재 구조물은 아무리 보아도 어울리지 않는다. 






 다시 휴게소로 내려와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이제는 올라갈 일이 없으니 마음이 편하다. 산에서 술을 마시면 안되지만 간단하게 한잔 정도는 허용해도 괜찮은 것이 아닌가 싶다. 안주로 나온 김치맛이 엄청 좋다.  준비한 간식도 함께 나누어 먹고 출발 준비를 한다. 케이블카를 타고 온 일행들은 이곳에서 다시 금강구름다리쪽으로 내려가서 케이블카를 타야 하고, 걸어서 올라온 일행들은 능선길을 따라서 가다가 용문골로 하산할 예정이다. 걸어서 내려가는 팀의 산행시간이 길기에 사진 한장을 찍고 먼저 출발한다.   






 용문골 삼거리로 가는 등산로는 북쪽면에 있어서 눈이 녹지 않아 제법 많이 쌓여 있었다. 아이젠을 하지 않고는 지나갈 수 없을 정도여서 아이젠을 착용하고 이동한다. 정상 부근에서 조금 보였던 산행객들은 모두 올라오는 방향으로 내려 갔는지 이쪽 등산로에는 우리 일행 이외에는 만나는 사람들이 거의 없다. 편안한 마음으로 하산을 시작한다.   






 오르면서도 바위가 많았던 대둔산은 정상 부군애도 온통 바위로 되어 있다. 바위틈 사이에 뿌리를 두고 자란 소나무가 바위산과 어울려 한폭의 산수화를 만들어 놓았다. 케이블카를 타러 내려간 일행들이 즐길 수 없는 풍광을 즐기면서 재미 있는 산행을 이어간다. 정상에서 내려오는 능선길에서 내려다보는 대둔산은 겨울 풍경이지만 바위와 더불어 상당히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본격적인 하산이 시작되었다. 하산길은 칠성봉 전망대를 거쳐서 용문골로 내려오는 코스이다.  잘 정비되지 않고 가파른 길이라 불편은 하였지만 정상을 향해 올라갈 때에 비해서 편안한 하산길이다. 다만 계곡으로 이어져 있어 올라 갈 때에 비해서는 전망이 없다. 이 때문에 대부분은 산행객은 올라왔던 곳을 다시 내려오는 코스로 잡은 모양이다. 우리 일행만 있어도 산행이 재미있다. 내려 오는 길에 칠성봉 전망대를 잠시 들렀어여 했는데 우리 일행이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간 일행들보다 많이 늦어질까봐 칠성봉 전망대를 가 보지 못한 것이 아쉽다. 전망대에 가면 멋진 기암절벽을 구경할 수 있는데...      





 칠성봉 전망대 계곡에서 더 내려 오니 신선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었던 터가 보였다. 몇 년전에 왔을 때에는 암자라고 말하기도 어려울 정도였지만 암자가 있었는데 이번에 보니 모두 철거한 모양이다. 사람이 거주했었다는 흔적만 남아 있을뿐 아무 것도 보이지 않았다. 탑과 물을 길어 먹었던 자그마한 샘터만 보이고 있다. 사진 한장만 남기고 부지런히 하산을 한다. 산행은 오를 때에는 사진을 많이 찍지만 내려 올 때에는 별로 찍을만한 내용이 없다.   






 용문골 등산로 입구로 내려왔다. 이곳에서 정상 마천대까지는 2.2km 거리라고 하는데 산에서 거리는 어떻게 측정이 되는지 모르겠다. 우리가 걸어 내려온 거리가 그 보다는 훨씬 더 많은 것 같은데 2.2km라니.., 용문골 입구에 내려 오니 우리가 타고 왔던 관광버스가 미리 와서 대기하고 있었다. 도립공원 입구까지 제법 멀리 떨어져 있는줄 알았더니 1km도 떨어져 있지 않았다. 그냥 걸어서 와도 되는 거리인데 서비스가 대단하다. 어찌되었든 덕분에 편하게 뒷풀이 장소로 이동했다.   





 도립공원 입구 앞쪽에 있던 대둔산골 이라는 식당에서 식사를 했다. 보통 사람들이 많이 찾는 관광지에 있는 식당들은 손님들이 자주 찾는 곳이 아니어서 뜨네기 손님으로 생각하고 손님맞이에 최선을 다하지 않는 경향이 많다. 경험적으로 알고 있고 의례 그럴 것으로 생각해서 크게 신경을 쓰지 않는데 오늘 방문했던 대둔산골 식당은 정성을 다해서 손님 맞이를 해 주었다. 음식의 맛도 정갈하고 맛있었고, 아낌없이 보충을 해 주어서 감동을 받고 돌아왔다. 대둔산을 방문하는 분이 있다면 숙박단지 바깥쪽에 있는 이 식당을 꼭 추천하고 싶다. 동문들과 뒷풀이를 잘 마치고 서울로 돌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