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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면산에서 광교산까지 산악달리기 연습 (2017.4.1)

남녘하늘 2018. 8. 19. 00:15


 4월 8일 개최되는 청남대 울트라 마라톤 대회를 1주일 앞두고. 장거리 산악훈련을 함께 하자는 의견이 있어서 울트라 마라톤대회에 참석하는 수원마라톤클럽 회원 몇 명이 모였다. 우면산에서 출발해서 청계산과 바라산, 백운산, 광교산까지 이어지는 28km정도 산악 달리기를 해 보기로 했다. 클럽의 회원들은 울트라 마라톤을 앞두고 가끔씩 훈련을 해 왔던 모양인데 나는 처음 도전해 보는 일이다. 아직 우면산에 가 본적도 없었고, 청계산에서 광교산까지 하루만에 가 본적도 없었는데 대회를 앞두고 훈련을 조금이라도 해봐야겠다는 절박함에서 함께 하게 되었다.


 거리가 주는 압박감으로 인해 소지품을 가급적 줄여야 한다는 생각에 카메라를 들고 뛰지 못해서 달리는 동안 자세한 기록을 남기지 못해 조금 아쉽다. 회원중의 한명이 스마트폰으로 중간 중간 몇 장의 사진을 남겨주기는 했지만, 기본적으로 내가 찍는 사진의 양과는 차이가 많다. 사진 기록은 남기는 것에 큰 의미를 두지 않으면 찍어 달라고 부탁을 해야 겨우 몇 장 찍어주는 정도다.  


 우면산(293m)도 오늘 처음으로 가 보게 되었다. 산 모양이 소가 잠을 자고 있는 모양이라 하여 이름지어진 우면산은 출발장소가 여러 곳에 있는데 우리는 사당역에서 모여 출발하는 것으로 했다. 산에 너무 낮아서 산책하는 정도로 생각하고 한번도 가보지 않았는데 오늘 와보니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고 울창한 나무와 휴식 공간이 있어 주변 사람들이 많이 찾을 수 있는 산이였다. 소망탑에 와서야 처음으로 사진 한장을 남긴다. 소망탑을 돌며 소원을 빌면 이루어진다기에 울트라 마라톤 대회때 중도 포기하지 않고 뛸 수 있게 해 달라고 기원했다.   






 우면산을 내려와서 청계산으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중간에 산이 아닌 마을길을 지나야 했다. 전체 구간중 유일하게 산악이 아닌 구간을 통과한다. 차를 타고 지나치기만 했던 길을 뛰어서 이동해 보았는데 이 동내가 이렇게 좋은 곳인지 그동안 몰랐다. 마을이 붙어 있는데 서초동과 과천시 주암동이 이어져 있었다. 행정구역 조정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다시 조금 더 내려와서 양재동 화물트럭터미널 옆으로 해서 청계산으로 들어갔다. 청계산 종주를 위해서 가끔씩 가 보았던 구간이라서 이곳부터 청계산 구간은 익숙한 곳이다. 소나무 숲속길을 달려 옥녀봉에 도착해서 다시 한번 휴식을 취하게 된다. 양재동 입구에서 옥녀봉까지는 대략 2.4km정도 되는 듯하다. 일찍 달리기를 시작했음에도 옥녀봉에는 산행객이 많다.   






 옥녀봉을 출발해서 매봉을 지나고 청계산 정상(618m)을 지나 이수봉에 도착했다. 이 구간에는 청계산에 산행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어서 가급적 달리는 우리가 조심을 하면서 뛰었다. 산에 온 사람들이 달리는 우리에게 길을 양보하는 것도 아니고, 산에서 뛰고 있는 것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사람들도 많이 있기 때문이다. 다행히 서로에게 불편함을 주지 않고 이수봉까지 잘 도착해서 다시 한번 휴식을 취한다. 이수봉까지 오면 청계산 구간은 이제 약간의 오르내리막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내리막이 많다. 아직까지는 힘이 든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이수봉을 출발해서 국사봉을 거쳐 하오고개에 도착했다. 이곳부터는 또 처음으로 가보는 코스로 꼭 한번 와서 다음에 혼자라도 가 보았으면 했던 곳인데 오늘 그 소원을 풀게 된다. 하오고개에 클럽의 울트라팀장이 몇일 전에 미리 와서 계단 아랫쪽에 대형 패트병으로 된 물병 몇개 가져다 놓았다. 중간에 뛰면서 급수를 할만한 장소가 없고, 물 없이 산악 달리기를 할 수 없기에 팀장이 수고를 해 주었다. 덕분에 이곳에서 물을 보충했고 구름다리를 지나서 잠시 휴식을 하면서 에너지를 보충한다. 밥을 먹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어서 간식과 준비한 에너지바와 과일을 조금 먹었다. 국사봉을 지나고 나서는 산행객이 거의 보이지 않아서 아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다.  




 하오고개 구름다리를 건너고 나서부터는 산행객이 더욱 줄어 들었다. 다리 건너 바로 오르막길을 힘들게 오르니 능선길이 나오는데 너무 깨끗하고 상쾌한 느낌이다. 이런 숲속길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멋진 산책길이다. 중간에 나즈막한 우담산(발화산)도 쉬지 않고 지나치고 바라산까지 3.2km정도를 뛰었다. 중간에 서울마라톤클럽의 이장호형님 일행을 만났다. 몽블랑 트레킹을 위해서 청광종주 훈련을 하고 있다고 하는데, 이런 산중에서 만나니 너무 반갑다. 바라산에 도착하기 전에 희망 365 계단이 있었는데 올라가는 동안 24절기를 표시해 놓았다. 힘들게 오르니 탁트인 조망이 펼쳐진다. 중간 중간 사진을 찍으면서 가야 했는데 많이 아쉽다. 다음에 따로 산행을 한번 와야겠다.   




 바라산 정상에서 백운산으로 다시 이동한다. 산은 별로 높지 않은 듯한데 계속해서 오르내리막이 이어진다. 특히 백운산 정상을 앞두고 아주 긴 오르막이 시작되었다. 아침부터 한참을 달려 온지라 체력이 많이 떨어져서 더 길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바라산에서 2.2km를 오니 백운산 에 도착했다. 이곳에 수원마라톤클럽의 다른 회원들이 반대편에서 출발해서 미리 도착해 있었다. 우리와 같은 코스를 뛰는 것은 조금 무리라고 생각해서 반대편에서 출발했다고 한다. 청계산을 지난 뒤부터는 사람이 많지 않아서 중간에 지체되는 시간도 없고 스트레스 없이 재미있게 달렸다.     




 백운산 정상에 도착했다. 반대편에서 출발한 여성회원 2명도 기다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다시 물을 보충받았다. 정상에서 광교산 정상쪽으로 가지 않고 헬기장이 있는 능선을 따라서 내려갔다. 아랫쪽 경기도 보건환경 연구원이 있는 쪽으로 하산을 했다. 이곳도 광교산의 자락인데 보통 경기대 반딧불이 화장실쪽으로만 다녔던 광교산과는 달리 완만한 경사에 흙길로 되어 있어서 뛰기에 좋았다. 같은 광교산이지만 이쪽이 훨씬 달리기에 좋았다. 다음에 산행을 하더라도 경기도 인재개발원이 있는 쪽에서 한번 올라가 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내리막길은 넓찍한 길로 되어 있어서 여러 사람이 한번에 달려도 되어서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서 달리기를 마감한다.   





 사진을 많이 찍지 못해서 아쉽기는 하지만 훈련은 제대로 한 것 같다. 1주일 후에 청남대 울트라마라톤을 뛰는데 조금은 도움이 되었을 것 같다. 사당에서 아침 8시에 출발해서 거의 7시간 30분동안 27.97km를 달렸다. 청계산에서 산행하러 나온 사람들이 많지 않았다면 시간을 훨씬 더 줄일 수 있었겠지만 오늘 훈련은 기록을 단축하기 위해서 한 것이 아니라 산에서 장거리 달리기를 하면서 근력도 키워주고 울트라 대비 훈련을 했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혼자서 했다면 엄두도 내지 못했을 훈련인데 함께 하니 재미도 있고 지루하지도 않았다. 더구나 청광종주라고 불리는 이 코스를 한번 가보고 싶었는데 달리면서 그 코스를 알게 된 것도 오늘 훈련의 소득이다. 앞으로 시간이 되면 뛰지 않고 천천히 걸으면서 가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