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삶을 풍요롭게 하는 모임

제주 여행 6-6 ( 섭지코지, 함덕해수욕장 등 ) (2017.10.16)

남녘하늘 2019. 2. 18. 00:23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와 그다지 멀지 않은 섭지코지로 이동했다. 제주도의 동북쪽 해안선을 따라서 제주시로 들어가서 오늘 저녁에 제주도를 떠나는 일정으로 시간을 보낼 예정이다. 오래전에 모두 방문해 보았던 장소였지만 오지 않는 몇년 사이에 더욱 관광객을 찾기 좋게 만들어진 제주도의 여행지들이다. 사람이 많이 찾으니 그 입장료를 더 투자하게 되어 여행지로서의 선순환이 이루어지는 듯하다. 안내문부터 읽어 보니 제주도 동쪽해안에 자리잡은 섭지코지는 제주 방언으로 '좁은땅' 이라는 뜻의 '섭지'와 '곶'이라는 뜻의 코지가 합쳐져서 섭지코지가 되었다고 되어 있었다.     






 이곳에 올 때마다 느끼는 것인데 사진을 찍으면 배경이 멋진 곳이 많은 곳이다. 그 때문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인데 그나마 요즘 사드 사태로 중국 관광객이 제주를 많이 찾지 않아서 덜 붐빈다고 한다. 그래도 바람이 몹시 많음에도 적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다. 해안을 따라서 걷다 보면 멀리 하얀집이 보이는데 가까이 갈 수로 하얀집이 아니라 알록달록한 느낌의 집이다. 오래전에 드라마 '올인' 의 찰영지라고 했는데 지금은 코지하우스라 해서 아이스크림 파는 곳이 되어 있는 것 같았다. 구경할 것이 많아서 굳이 들어가 보지는 않고 그냥 지나쳤다.   






 전망이 좋은 곳에 이르니 성산 일출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오늘은 성산일출봉은 가 보지 않고 그냥 지나칠 예저이다. 너무 여러번 가 보았고 오늘 가야 할 곳이 많기 때문이다.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곳으로 등대가 보여서 등대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다.    





 드디어 섭지코지를 찾는 여행객이 빠지지 않고 오르는 하얀 방두포등대에 올랐다. 해발 40m에 위치해 있는 방두포등대는 소원등대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섭지코지의 다른 곳에도 바람이 많았지만 등대에 오르니 바람이 어찌나 세찬지 이야기를 나누기 힘든 정도다. 바람이 많이 불어도 섭지코지를 찾은 사람들이 많이 오르고 있다. 방두포등대에서 바라보는 좌우측 해안 모두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아름답다. 등대 바로 앞에 삐죽 솟은 바위는 선돌바위(혹은 선녀바위)라고 불리는데 용왕의 아들과 하늘나라 선녀의 슬픈 짝사랑 전설이 있다고 한다. 제주도 수 많은 전설과 신화가 있는 섬이다. 









 섭지코지 방두포등대 좌측의 해안서도 정말로 멋있다. 해안데 보이는 건물은 글라스 하우스로 건축가 안도 타다오의 작품으로 정동쪽을 향해 있다. 제주에는 안도의 작품이 세개나 있는데 안덕에 있는 본태박물관과 섭지코지의 글라스 하우스, 유민미술관이라고 한다. 글라스 하우스는 바다쪽 산책길을 통해서도 갈 수 있고 큰길을 따라 마차를 타고 갈 수도 있다고 한다. 1층 지포뮤지엄이 있고 2층 민트카페가 있다. 건물 외관은 절제된 직선과 쌩 콘크리트가 조화롭게 어울리고, 2층은 기묘하게 1층에 걸쳐진 상태라 절반이 공중이 붕 떠 있고 통유리이기에 동해바다 전망이 잘 보이는 곳이다. 아주 멋스런 집으로 젊은 연인들 데이트코스로 유명하다고 한다.   






 전망 좋아 보이는 글라스 하우스의 2층의 카페는 연인들에게 양보하고 1층에 있는 지포(라이터) 뮤지움을 방문해 보았다. 들어가는 입구부터 작가들이 디자인한 모형 지포라이터를 볼수 있고, 하얀 지포모형 사이로 홀로그램의 다양한 라이터를 비롯해서 정말 다양한 라이터가 전시되어 있었다. 지포 라이터라는 주제 하나로 이렇게 많은 것을 전시할 수 있나 싶을 정도로 여러가지가 있어 한번은 가볼만 했다. 전시장 안에서 음료 구매도 판매하고 있었는데 아이스크림과 커피,허브차 등도 판매하고 있었다.      







 섭지코지 안쪽에 바람의 언덕이라고 안내판이 써 있었지만 꼭 바람의 언덕만이 아니라 전체에 시원한 바람이 많이 불어서 바람 많은 제주를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주차장으로 되돌아 나올때는 바다쪽 해안 산책로가 아닌 안쪽의 산책로를 따라서 왔다. 흐린 날씨에 비가 내리는 것은 아닌데 강한 바람에 해수가 날려 와서인지 습한 기운이 많이 느껴진다. 흐린 날씨에 방문해서 환상적인 물빛을 보지는 못했지만 해안 산책로를 돌아본 것만으로 보기 좋았던 섭지코지 여행이었다.     




 섭지코지에서 나와 제주도의 동북쪽 해안선을 따라서 제주시로 이동하기로 했다. 어제까지 비가 내렸고 오늘도 하늘에 구름은 가득했지만 해안선을 따라서 보이는 제주의 풍광은 여전히 멋있다. 점심 식사는 총무님께서 제주에 오기 전에 미리 찾아 놓았던 식당을 찾아 가기로 했다. 김녕해수욕장을 가기 전에 있는 월정리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월정해녀식당이 오늘의 점심 장소였다. 이곳도 맛집으로 꽤 알려져 있는 곳인듯하다. 평일 낮 시간임에도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고 식당에는 사람이 제법 많이 있었다.    





 이번 여행에서는 제주에서 나오는 각종 음식을 골고루 모두 먹는 먹방 여행이 되었다. 월정 해녀식당에서는 갈치구이에 갈치 조림, 그리고 해물뚝배기를 시켜서 제주의 맛을 제대로 즐기고 왔다. 우리 일행들이 제법 기다렸음에도 모두 맛있다고 감탄을 하면서 먹었던 곳이다. 가격은 저렴하지는 않았지만 제주에서 제대로 된 한끼를 먹으려면 서울의 음식가격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것 같았다. 다음에 다시 온다면 재방문 의사가 있는 식당이었다.    






 월정 해녀식당에서 식사를 마치고 차를 한잔 하겠다는 생각에 지난 6월에 스쳐 지나쳤던 함덕해수욕장을 4달만에 다시 찾았다. 해수욕장 한쪽 끝에 있는 델문도라는 카페를 한번 방문해서 차 한잔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오늘은 일부러 이곳을 찾았다. 델문도(DelMoondo)는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에서 제일 좋아하는 해변'으로 꼽는 함덕 서우봉 해변에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카페다. 에메랄드 빛으로 은은하게 출렁이는 바다를 바라보며 맛있는 커피와 빵을 먹을 수 있는 곳이어서 오늘도 일부러 찾아왔는데 나만 그런 것이 아니었던 모양이다.  






 한쪽에는 베이커리 건물이 따로 있었고, 해변에 딱 붙어있어서 위치도 아주 좋다. 카페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다쪽으로 계단을 타고 한층 아래로 내려갈 수 있다. 야외쪽으로 바다를 바라볼 수 있는 테이블도 만들어져 있었는데 오늘은 구름도 많고 바람이 많이 불어서 야외에 있기에는 좋은 날씨가 아니었다. 실내는 통유리창으로 바다 풍경이 잘 보여서 괜찮은 카페라고 생각된다. 평일 낮이라 손님이 그다지 많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들어 갔는데 단체 손님이 앉을 자리는 커녕 두사람이라도 앉을 자리가 보이질 않았다. 보는 눈은 모두 비슷한 모양이다.   






 커피 메뉴도 다양하지만 스무디, 에이드, 맥주까지 판매하고 있었다. 커피를 마시기 위해서 이곳에서 기다리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많이 걸릴 것 같아서 다른 장소를 찾아 보기로 했다. 단촐하게 두어명이 왔다면 조금 기다릴 수도 있겠지만 단체 인원이 한곳에 모여서 차를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었다. 카페 한켠에는 여러 종류의 빵을 판매하고 있었는데, 커피는 마시지 못해도 빵은 맛볼수 있을 듯해서 함께한 선배님이 빵을 사서 나왔다. 다른 카페에서 맛을 보기로 했다. 






 이번 여행에서도 델문도에서 차한잔 하지 못하고 델문도로 들어가는 함덕 해수욕장 근처에 있는 다른 카페를 찾았다. 꽤 넓고 이름 있는 카페였는데 이곳에는 우리 일행 이외에는 손님이 없어서 넓은 매장을 우리가 차지하고 편안하게 대접을 받으면서 차 한잔 할 수 있었다. 위치에 따라서 이렇게 손님이 많을 수도 없을수도 있다는 것을 다시한번 느꼈다. 차와 함께 델문도에서 사온 빵을 함께 먹었다. 바다를 내려다 보이는 장소가 아니더라도 함께 한 일행들과 여유있게 차한잔 함께 할 수 있는 이런 공간이 더 좋았던 것 같다.   





 출장과 오름에서의 트레일런, 그리고 여행을 겸한  3박 4일간의 제주 여행을 마치고 제주 공항에 다시 왔다. 일행중 몇 몇 친구는 어제 서울로 돌아갔고, 또 일부 친구는 하루를 더 보내고 오기로 해서 함께 출발하지 못했다. 바쁜 일상 중에서 마음에 맞는 친구들과 함께 한 제주여행은 꽤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을 추억으로 남을 것이다. 오름에서의 트레일런도 잊지 못할 추억으로 남을 것이고, 제주의 맛집을 찾아다니면서 보낸 몇 일의 일정이 참 좋았다. 1년에 한번씩이라도 이런 기회를 만들어야 할 터인데 또 언제 이런 여행을 기획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새로운 친구를 사귀기 보다는 마음에 맞는 친구와의 관계를 잘 유지시켜 나가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것을 이번 여행에서 다시 한번 느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