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생각과 생활 /등산

망월산 신년산행 (2013.1.1)

남녘하늘 2014. 7. 22. 21:57

 

 신년 벽두에 집에서 빈둥거리지 않고 청양에 있는 이장님 댁에 방문했다. 이장님께서 몇 년 전부터 신년초에 사랑나누기회 회원 몇 몇 사람을 청양에 있는 고향집에 초대해서 식사도 하고, 집 뒤에 있는 망월산(356m)에 올라 시산제를 올리곤 했다. 망월산은 차령산맥의 칠갑산(561m)에서 갈라져 남쪽 끝자락에 주먹같이 뭉친 산이다. 청양군 장평면에 위치하고 청양에서는 칠갑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지만 높은 산이 없는 충남의 산인지라 나즈막한 산이다. 높은 산은 아니지만 산세가 수려하고 숲이 우겨져 주변경관이 아름답다는데 눈이 많이 내린 정초의 산행이라 숲의 모습은 제대로 감상할 수 없었다.

 

 겨울철에도 청양에 여러번 왔었지만 이 곳에 눈이 내리는 것을 거의 보지 못했었다. 하지만 이번 겨울에는 눈이 자주 내렸다고 하고 오늘 아침에도 눈이 또 내려 이장님댁에 방문한 이래 처음으로 눈이 내린 풍광을 볼 수 있었다. 이곳에도 눈이 내리니 제법 고즈넉하고 운치가 있다. 망월산이 높은 산이 아니어서 눈이 내렸지만 오늘 시산제는 계획대로 진행하기로 했다. 큰 길에서 이장님 댁으로 들어가는 길에도 눈이 녹지 않아서 조심스럽게 들어 갔다. 낮에는 많이 추운 날씨가 아니어서 큰 길에는 눈이 모두 녹을 것으로 보인다.     

 

 

 

 

 산행에 앞서 이장님댁에 들러 차를 세워 놓고 산행준비를 마쳤다. 매년 신년 산행을 갈 때마다 인원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는데 올해는 20여명의 인원이 참가하게 되었다. 일년에 몇 번만 내려 오신다는 이장님 댁 마당에도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다른 때 방문했을 때는 느끼지 못했는데 집의 횐벽색이 오늘은 눈과 잘 어울린다.

 

 

 

 아침에도 눈이 내려서 아직 나무에 쌓인 눈이 떨어지지 않아 제법 높은 산에 온 듯한 느낌을 준다. 망월산에는 소나무 숲이 제법 많았는데, 산 아래에는 공주가 가까워서인지 밤나무 농사를 짖는 집들이 많았다. 산 아래는 거의 벌목을 하고 밤나무를 많이 심어 놓고, 나무 사이로 임도를 많이 조성해 놓았다. 산에 상업적 가치가 없는 나무만 심어 놓은 녹화보다는 경제성이 있는 나무나 유실수를 심어 놓은 것이 훨씬 국가적으로 이득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나라도 이제 단순한 나무심기를 뛰어 넣어 경제림을 심어야 한다.    

 

 

 

 

 

 

 밤나무밭에 나 있는 임도를 지나 본격적인 산행이 시작된다. 망월산이 낮은 산이다 보니 등산로 안내판에서 확인하는 정상까지의 거리가 불과 2km 정도에 불과하다. 그것도 면소재지가 있는 도로가에서부터 측정했을 때 2km이지, 우리처럼 동내를 한참 들어와서 출발하게 되면 그보다도 훨씬 짧다. 삼거리에서 한쪽은 900m가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고, 다른 한쪽은 800m 남았다고 표시되어 있다. 거리가 멀면 경사가 급하지 않으리란 생각에 조금 멀게 표시된 왼쪽 능선을 따라서 올라 가기로 했다.

 

 

 

 

 

 정상 부근까지 오를 때까지 이런 소나무 숲과 잡목의 숲이 이어져서 중간에는 조망이 나오지 않는다. 356m의 나주막한 산이라 조금 우습게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막판에는 조금 급한 경사도 나온다. 물론 1천m 정도 되는 산에 비하면 산도 아니겠지만... 동네 사람 이외에는 망월산에 산행을 목적으로 오는 사람은 굉장히 드물 듯하다. 청양에 온다면 이곳에서 멀지 않는 곳에 워낙 유명한 칠갑산이 있기 때문에, 우리처럼 특별한 목적이 아닌 이상 망월산을 오지는 않을 것 같다. 오늘도 눈내린 망월산에 우리 일행밖에 없었다. 선두에 서니 모처럼 눈에 첫 발자국을 남기는 것도 재미있다.

 

 

 

 


 능선길을 조금더 오르니 사방팔방으로 시원한 조망이 터지는 제법 너른 공간의 망월산 정상(355.9m)이 나타났다. 정상에는 조그마한 정상표지석과 삼각점 그리고 등산로 안내판과 이정표도 세워져 있었다.  눈이 내린 한겨울이지만 막판 능선길에서 급격한 경사로 땀이 났다. 정상석을 배경으로 먼저 인증샸을 찍었다. 이곳에 오르니 동쪽으로 장평면 일대 산야들이 멀리 까지 조망이 되고, 남동쪽 들판 너머로는 멀리 금강도 아스라히 보인다. 최근에 개통한 공주-서천 간 고속도로도 멀리 보인다. 

 

 

 

 

 

 

 정상에는 산행을 온 사람들에게 잠시 쉬었다 갈 수 있도록 평상까지 만들어 놓았다. 오늘은 눈이 많이 내려 앉아서 쉴 수는 없지만 짐을 내려 놓을 수 있는 장소로 활용할 수 있었다. 이런 평상은 개인이 많들었을리 없고 면사무소나 군에서 만들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사람들에게 많이 알려지지 않은 산이지만 등산로를 관리하고 편의 시설을 제공하고 있는 것들이 지방자치를 실시하고 나서 바뀐 것이라고 생각된다.

 

 

 

 시산제를 위해서 크게 준비한 것은 없었지만, 올 한해 우리 모임 구성원 모두 건강하고 무탈하게 한해를 보내게 해 달라고 기원하는 의식을 치뤘다. 돼지머리와 포, 약간의 과일과 술, 떡이 준비 되었지만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김광탁회장님께서 준비해 온 오늘 행사의 축문이었다. 형식적인 축문이 아니라 아주 마음에 와 닫는 장문의 축문을 준비해서 함께 한 사람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축문을 받아와서 한번 더 읽고 싶었는데 다른 선배님이 가져가 버렸다.   

 

 

 

 

 

 이장님과 함께 망월산 정상에서.

 

 

 

 정상에서 내려 올 때는 산을 올라갈 때 갔던 능선이 아니라 정상에서 반대쪽 편으로 내려왔다. 반대편으로 내려가더라도 중간쯤 내려오면 올라갈 때 갈라졌던 곳으로 다시 오게 되어 있는 산길이었다. 등산로가 몇 개 있어서 다른 쪽으로 가는 길도 있는 듯하다. 역시 눈길은 낮은 산이라도 올라 갈 때보다 내려 올 때가 훨씬 미끄럽고 위험하다. 다행이 서울에서 출발할 때부터 눈이 내렸기 때문에 눈산에 오를 수 있는 준비를 모든 사람들이 하고 와서 큰 어려움 없이 산을 내려 왔다.    

 

 

 

 내려 오는 길에 만난 두꺼비 형상을 닮은 두꺼비 바위. 바위에 정식 이름이 붙어 있는 것이 아닌데 보는 사람에 따라서는 거북이을 을 닮았다고 하고, 두꺼비를 닮았다고 해서 제각각이다. 이 바위 앞에서 평상이 설치되어 있었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들이 정상을 앞두고 쉬어 갈 수 있도록 해 놓았다.    

 

 

 

 

 망월산 산행을 마치고 이장님 댁으로 내려와서 점심식사를 함께 했다. 이장님 집을 지켜 주고 있는 분들이 식사준비를 해 주셨는데 너무 많은 것을 준비해 주셔서 잘 먹었다.

 

 

 

 

 

종호 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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