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그리스, 터키('14.5)

터키 여행 26-11 (지중해 휴양도시 안탈리아) (2014.5)

남녘하늘 2016. 8. 8. 00:06

 

 아스펜도스에서 안탈리아까지는 대략 40여 km 떨어져 있는데 이곳으로 이동하는 도로는 정체가 상당히 심했다. 터키 남서부 해안에 위치한 안탈리아는 아름다운 지중해와 풍부한 역사 유적지를 바탕으로 유럽여행객뿐 아니라 터키인에게도 인기 많은 휴양지라고 하더니 도시로 들어가는 입구에서부터 정체가 심하다. 안탈리아로 가는 도중에 아스펜도스 원형극장을 구경하고 가느라 퇴근 시간이 되어 더욱 정체가 심해진 듯하지만  이곳이 상습 정체구간인 듯했다. 도시 가까이 와서도 한참을 밀리다가 겨우 도심으로 진입했다.       

 

 

 


 안탈리아 지역은 여름에는 30도 이상으로 올라가지 않고 겨울에도 섭씨 15도 이하로 내려가는 법이 없어 온화한 날씨에 습하지 않아 전형적인 지중해성 기후를 보여 유럽의 여행자들이 많이 찾는다고 한다. 안탈리아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방문한 곳은 아타튀르크의 동상이 있는 광장이었다. 광장은 조금 높은 곳이어서 아래로 이블리 미나레(Yivli Minare)와 마리나 항구가 보였다.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Kemal Ataturk)는 터키를 개혁한 초대 대통령으로, 정치개혁을 단행하여 술탄제도를 폐지했고 터키인들이 최고로 존경하는 사람이다. 그간 터키를 다니면서 아타튀르크 동상을 여러번 보았는데 이곳에서 처음으로 동상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본다.  

 

 

 

 

 토로스 산맥에서 지중해가 멀리 내려다 보였는데 이 광장에 도착하니 바로 눈앞에 지중해가 펼쳐져 있었다. 지중해가 보이는 안탈리아의 구도심의 빨간 지붕의 주택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본다. 이곳이 안탈리아를 가장 잘 표현해주는 전망 포인트가 아닌가싶다. 해안선을 따라서 전망 좋은 곳에는 레스토랑이 많이 보였고, 광장 앞쪽으로는 트램이 다니는 철로도 보였다. 도시의 분위기가 아늑하면서도 야자수도 있고 휴양지답다는 느낌이 전해온다. 

 

 

 

 

광장에서는 셀주크 투르크 시대에 세운 모스크에 있던 높이 38m의 붉은 이블리 미나렛(Yivli Minaret)의 멋진 모습이 보인다. 안탈리아를 상징하는 아름다운 첨탑으로 1230년 그리스 정교의 교회를 모스크로 개조한 모스크의 일부분이었지만 지금은 이 탑외에 다른 것들은 남아있지 않다고 한다. 붉은 벽돌로 지어진 이블리 미나렛은 8개의 원통으로 이루어진 기둥이 독특하여 위에서 내려다보면 꽃잎모양으로 보인다고 한다. 광장에서 미나렛을 조망하고 나서 다시 현장으로 가서 보니 붉은 벽돌로 여덟 줄의 세로 홈이 자세히 보였다. 해안에 높은 건물이 없어서 이 미나렛이 눈에 잘 띄는 것 같다.  

 

 

 

 

 

 이블리 미나렛을 구경하고 나서 조금 더 이동하니 오래된 시계탑이 나왔다. 이 시계탑은 이블리 미나렛과 함께 안탈리아의 랜드마크와 같은 곳으로 안탈리아시의 명물이자 만남의 장소라고 한다. 트램이 다니는 큰길가에 있어서 찾기가 쉽고, 영어가 통하지 않는 터키인에게도 클락 타워라 하면 알아듣고 알려 준다고 한다. 탑은 로마시대에 만들었다고 하는데, 탑의 몸통과 윗부분이 달라 보이는 것은 1942년에 불어 닥친 폭풍우로 윗부분이 무너져서 1945년에 보수하였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계탑에서 뒷쪽으로 빠지는 길에 들어서면 골목이 미로처럼 이어지는데, 오래 전 형성된 칼레이치의 구시가지로 올드타운이다. 길 자체가 워낙에 예쁘고 아기자기한 상점들이 많아서 구경하는 재미가 있었다. 기념품 가게도 많이 있고, 카페트를 파는 상점도 있어 볼거리가 가득한 골목이어서 그냥 성큼성큼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많이 남는 골목이었다. 골목에는 지금도 튼튼해 보이는 성벽을 볼 수 있고 로마시대의 집들도 복원되어 호텔, 팬션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물론 방치되어 부서진 채로 남아 있는 건물들도 가끔씩 만날 수 있었다. 그냥 대충보고 지나치기에는 아쉬움이 남아 저녁때 꼭 다시 와서 여유있게 구경해야겠다.    

 

 

 

 

 안탈리아에 서양사람들이 많이 휴양차 놀러 온다는 것을 구시가지를 돌아다니면서 느낄 수 있었다. 서양사람들이 이곳 저곳에 엄청 많았는데 지중해 바닷가에서 물놀이를 하고 올라오는 가족을 만났는데 아이들이 너무 귀여워서 사진을 한장 찍어도 좋은지 물었더니 괜찮다고 한다. 골목길에 대리석 보도블럭이 깔려 있어서 맨발로 다니고 있었는데 아이들의 하는 행동이 너무 귀여워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  

 

 

 

 

 복잡하게 얽힌 미로를 따라 걷다 보니 칼레이치의 입구에 있는 하드리아누스문에 도착했다. 로마시대 안탈리아를 둘러싼 성벽에는 여러 개의 문이 있었는데, 그 중에서 하드리아누스문이 가장 컸고 유일하게 지금까지 남았다고 한다. 하드리아누스문은 서기 130년에 로마제국의 하드리아누스(Hadrianus) 황제가 이곳을 방문한 것을 기념하여 세웠다. 이오니아식 기둥이 받치고 있는 3개의 멋진 아치문이었다. 문 양옆으로는 사각형의 탑이 있었다. 왼쪽은 로마시대에 지어졌으며 오른쪽은 13세기 셀주크의 술탄 알라딘 케이쿠바드가 세운 것이란다. 역시 꽤 유명한 유적이라서 그런지 이곳에서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이 많았다. 

 

                               

 

 

 

 왼쪽 탑 위쪽으로는 올라갈 수 있는 철제 계단이 놓여 있어서 탑위로 올라가 보았다. 유적을 손상시킬까봐 다소 걱정스러웠는데 가이드가 올라가보아도 된다고 해서 그말을 믿고 올라갔다. 특별한 조망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로마시절에 만들어진 성벽에 직접 올라와 보았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 하드리아누스 문은 기념으로 만든 문이지만 실제 용도는 과거 성벽의 출입구중 하나의 역할을 했었고, 지금은 구시가지로 들어가고 나가는 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통로에는 투명한 유리판이 있는데, 아래쪽에 고대에 만들어진 길 유적이 있다고 한다.   

 

 

 


 하드리아누스 문을 나오면 칼레이치 구시가지를 벗어나면서 도심의 분위기가 홱 바뀐다. 도로도 널찍해지면서 사람들의 왕래도 많다. 도로에는 가로수가 무성하다. 올드타운과 전혀 다른 느낌으로 버거킹, 맥도날드, 스타벅스는 물론이고 패밀리 레스토랑이나 카페들도 줄지어 있다. 길가에 우산을 펼쳐 놓은 거리가 있어 사진에 담아 보았다. 멋진 소품으로 사용해 도시를 아름답게 만들고 있었다.   

 

 

 

 여름철 분수가 나오면 아이들이 뛰어 놀것으로 보이는 분수대가 있는 뒷쪽으로 안탈리아를 건설한 페르가몬 왕국의 아탈로스2세의 동상이 서 있었다. 안탈리아에는 이런 동상이 아주 많이 세워져 있었는데, 오래된 도시여서 기념할 것들이 많은 곳인듯하다.  5월의 날씨가 우리나라 여름철과 비슷하지만 지중해성 기후여서 그런지 그늘에만 들어서면 시원한 느낌이다. 평일인데도 거리에는 사람들이 많이 붐빈다.       

 

 

 


 길거리에는 소년들이 발로 장난을 치는 모습의 청동상이 보였다. 안탈리아의 거리 곳곳에는 이처럼 청동조각상이 많이 보였는데 우리나라 사람들의 살아가는 모습과 비슷한 것이 너무나 많아서 신기했다. 공기놀이를 하고 있는 동상의 모습도 있었다. 그런가하면 인공연못에는 새들을 실물 크기로 조각해 놓은 곳도 있었다. 구시가지를 한바퀴 돌고나서 다시 도심을 조금 돌고나서는 안탈리아 관광을 마쳤다. 엄청 시간을 많이 투자하고 이 먼 안탈리아까지 와서 아스펜도스 원형극장과 두어시간의 시내 구경과 내일 아침 배를 타고 지중해에서 안탈리아를 한번 조망하는 것으로 관광을 마친다니 참 어이가 없다. 그냥 한도시를 생략해 버리고 한곳에 집중적인 관광을 하는 편이 낳지 않을가 싶다. 안탈리아에 대한 기대가 많았는데 너무 아쉽다. 저녁에 따라 나와서 시내구경을 더 하고 내일 아침에 유람선을 타는 대신에 시내 구경을 더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번 터키여행중 처음으로 도심에 있는 호텔에 묵게 되었다. 겉보기엔 좀 허름하고 비지니스 호텔같은 분위기였지만 걸어서 도심 구경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숙소가 정해졌다는 것만으로도 마음에 들었다. 이 호텔도 한국 여행사들와 협약을 맺고 있는 호텔인지 한국인들이 굉장히 많았다. 어짜피 잠만 자면 되는 곳이니 호텔에 수영장이 없어도 상관 없고, 맛있는 식사가 나오지 않아도 상관없다. 깨끗한 침구만 있고, 도심에서 가깝다면 내게는 최고의 호텔이다. 내부 시설은 특별한 것이 없었지만 객실이 깨끗해서 마음에 들었다.  

 

 

 

 간단하게 짐정리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고 나서 저녁시간을 이용해서 시내 구경을 하기로 했다. 오늘이 여행 6일차로 끊임없는 강행군으로 인해 집사람이 피곤하다고 말하지만 호텔방에 누어서 보내기에는 시간이 아깝고 넘치는 에너지를 그냥 놓아 둘수 없어 결국 밖으로 나왔다. 안탈리아를 여행할때 쉽게 이용할 수 있는 교통수단이 트램이라고 한다. 안탈리아 중심지와 버스터미널을 연결하는 안트레이(Antray)와 동과 서를 연결하며 해안가를 따라 운행하는 노스탈지 트램바이(Nostalji Tramvay) 트램 노선이 운행되고 있는데 우리 숙소가 도심에 있어 저녁에 트램을 탈 이유는 없었다. 

 

 

 

 

  해가 떨어지기 전에 가이드와 함께 돌아 다녔던 거리를 다시 걷게 된다. 먼저 호텔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아타튀르크의 동상이 있는 광장으로 나왔다. 광장 앞쪽에서 조그만 쇼핑몰이 보였는데 쇼핑몰 앞쪽에 있는 '♥ANTALYA'라고 쓰여진 조형물은 제법 예쁘게 보인다. 이곳을 찾는 사람이라면 그냥 지나치지는 않을 듯하다. 쇼핑몰 앞쪽에서 보아야 글씨가 제대로 보일 것 같다. 낮에 일행들과 함께 다니느라 자세히 보지 못했던 안탈이아 구시가지로 이동해서 골목 안을 기웃거리며 천천히 구경을 했다. 구시가를 칼레이치라고 한다. 아침부터 밤까지 짜여진 일정에 따라 움직이다 처음으로 자유롭게 지중해가 보이는 공원도 다시 보고 구시가지 골목길을 걸어보니 기분도 좋고 즐겁다.    

 

 

 

 

 

 트램이 다니는 철로에는 야간에는 트램이 다니지 않는지 마차들이 철로를 차지하고 나와서 관광객을 맞고 있었다. 날이 밝았을 때와는 또다른 안탈리아의 모습을 보게 된다. 해변가 근처로 가서 보니 낮에 보았던 풍경과는 또다른 느낌이 든다. 아무래도 지중해 근처 휴양지다 보니​ 해변가 근처 절벽위로 멋있는 식당들이 보인다. 야간에 조명을 켜 놓으니 주거용 건물과 확실하게 구분이 된다. 낮에 보았던 시계탑을 다시 지나치게 되면서 사진을 한장 남긴다.   

 

 

 

 

 

 오후에 가이드와 함께 지나쳤던 우산거리를 다시 만났다. 그때는 우산이 공중에 많이 매달려 있는 것만 보면서 참 멋있다고 생각하고 지났었는데 저녁에 다시 들러 보니 이곳이 식당가였다. 관광객의 관심을 끌기 위해서 우산으로 장식해 놓았던 모양이다. 골목 양쪽으로는 식당들이 줄지어 있었는데 호객행위가 심했는데 저녁을 먹었다고 하니 더이상 끌지는 않았다. 안탈리아에서 식사를 하게 된다면 이런 곳보다는 훨씬 더 분위기가 좋은 곳이 많아서 굳이 이곳에서 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낮에 사진만 찍고 바쁘게 지나쳤던 하드리아누스 문(Hadrian's Gate)에 다시 도착했다. 기원전 2세기에 세워진 장식용 대리석 아치형 건축물로 로마제국의 영광을 잘 보여주는 유적중 하나다. 로마 황제였던 하드리아누스가 이곳 안탈리아 지역을 통치했던 것을 기념하고자 세웠다고 한다. 아치형으로 된 세 개의 문이라, 위츠 카플라르(세 개의 문)라고도 불리며 구시가지로 진입하는 메인 게이트의 역할을 한다. 낮과는 달리 조명이 들어와서 성문과 성곽이 더욱 멋지게 보이다.   

 

 

 

 

 

 

 신시가지쪽을 돌아다니다가 아이스크림을 팔고 있는 곳이 있어서 오늘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이번에 터키 여행을 와서는 아이스크림을 자주 먹게 되는 것 같다. 상점이름은 돈두르마 듀카느(Dondurma Dükkanı). 돈두르마는 아이스크림이라는 뜻이고, 듀카느는 가게라는 뜻으로 아이스크림 가게라는 단순한 이름의 아이스크림집이었다. 핑크색 간판과 세련된 인테리어가 눈에 띄어서 들렀는데 천연재료를 써서 과일맛이 아주 좋았다. 보통 터키아이스크림과는 달리 쫀득한 질감이 아니라 샤베트같은 느낌의 아이스크림이었는데 가격도 저렴했다. 우유, 레몬, 체리, 무화과 등 종류도 굉장이 많아서 선택의 폭이 많았다. 잠시 휴시을 취하면서 터키의 맛을 느껴 보았다.   

 

 

 

 

 

 다시 구시가지 안쪽으로 들어가서 마리나 항구까지 가 보려고 골목길을 내려가 보았는데 시간이 너무 늦어서인지 사람들도 많지 않고 지도를 들고 나오지 않아서 얼마나 더 가야하는지를 알 수 없어서 중간에 그냥 돌아왔다. 미로같은 골목길은 모두 연결이 되어 있고 아랫쪽으로 가면 해안까지 연결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썰렁한 느낌이 드는 길을 따라 내려가기 싫어서, 내일 아침에 여건이 되면 한번 더 시도해보자고 생각했다.  

 

 

 


 마리나 항구방면으로 가지 않고 구시가지의 골목길 탐방을 이어갔다. 안탈리아의 구시가지 성벽은 이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 유적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모양이다. 터키에 워낙 이런 종류의 유적이 많아서 그 가치를 스스로 깨닫지 못하는지 모르겠지만, 성벽을 이용해서 만든 상점도 있고, 성벽을 개인 집의 담으로 사용하는 곳도 많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서라면 절대 그런 허가를 해주지 않았을텐데 워낙 유적이 흔해서 그런 것이라고 생각이 되었다. 성벽의 출입문을 레스토랑의 출입문으로 사용하고 있는 곳도 있었다.   

 

 

 

 

 

  저녁 식사를 하고 바로 시내 산책을 나와서 너무 오래 걸어다녔더니 집사람이 너무 힘들다고 한다. 밤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공원 벤치에 앉아서 모처럼의 휴식을 취했다. 안탈리아는 관광지라서 그런지 밤 늦은 시간까지도 사람들이 집에 들어가지 않고 공원에도 현지인들이 많이 보였고, 젊은 친구들이 거리공연을 하고 있는 것을 지켜보는 관광객과 현지인이 많았다. 공원에서 약간의 휴식을 취한뒤 내일 일정을 위해 호텔로 돌아왔다. 도심에 있는 모텔급 호텔이어도 도심 가까이 있으니 부담없이 시내구경을 할 수 있어 너무 좋다. 안탈리아 시내를 모두 돌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저녁시간을 잘 활용해서 돌아돈 것에 만족한다. 다음에 터키에 오게된다면 꼭 다시 와 보아야 할 곳에 안탈리아가 두번째 도시로 정해졌다.     

 

 

 

 

 

 

(1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