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여행/인도네시아 ('17.7)

인도네시아 여행 29-2 (자카르타 이스티크랄 모스크, 모나스광장 ), (2017.7)

남녘하늘 2018. 9. 25. 13:48


 성당에서 나와 바로 앞쪽에 있는 이스티크랄 모스크(Masjid Istiqlal)로 이동했다. 이스티크랄 모스크는 1961년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 때 공사가 시작되어 17년 뒤인 1978년 2월 완공되었다. 동남아시아 최대의 모스크이자 자카르타의 대표 모스크로, 12만 명이 동시에 기도를 할 수 있는 거대한 규모이다. 현지인들도 많이 찾아 오는 곳이지만 관광객드로 제법 많이 보인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면에서 세계최대의 이슬람국가다. 그러나 이슬람교가 국교는 아니다. 2억 5천만이 넘는 전체 인구의 88% 이상이 무슬림이기는 하지만 지역에 따라서는 가톨릭 신자나 힌두교도가 절대 다수를 이루는 곳이 있다. 따라서 이들 지역에서는 종교분쟁의 소지가 있고, 분리 독립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그래서 국가의 일체감 조성을 위한다는 정치적 목적으로 국교로 삼지 못하는 것이다.  





 입구에 들어가니 기도시간을 알려주는 알림판이 있다. 모두 맨발로 입장해야 해서 신발을 벗어 들고 들어갔다. 종교 시설이긴 하지만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한 공간과 입구가 따로 있었는데, 후배가 안내를 하고 있어서 편하게 들어갈 수 있었다. 관광객 전용 사무실에 들러 신발을 맡기고, 반바지 차림이라고 초록색의 의상을 걸쳐 입으라고 한다. 사무실에는 에어컨이 시원하게 돌아가지만 사원에는 많이 더운데 옷을 하나 더  걸쳐 입고 돌아다닐 생각을 하니 걱정이 된다.  





 이슬람의 모든 모스크의 예배실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방향으로 향하도록 되어 있는데 키브라(KIBLAT)는 그 교단 전체를 일컫는 말로 메카의 방향을 알려주는 표시판의 역할이다. 전 세계의 모든 이슬람교도들이 모두 한 방향을 향하여 기도를 올리는 것은 전체 무슬림들이 한 형제로 통일 되어있음을 뜻한다고 한다.   




 아랍어로 이스티크랄( Istiqlal)은 독립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중앙에 있는 돔의 지름이 45m인데, 인도네시아가 독립했던 1945년을 기념하기 위해 만든 모스크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작은 수치 하나에도 그 의미를 반영해서 설계된 듯 하다. 2층에서는 사원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는데, 사원 안은 밖에서 보기보다 그 규모가 더 압도적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대단함 그 자체다. 많은 사람들이 와서 기도를 드리고 있었는데 가운데에 펜스가 있어 이를 기점으로 왼쪽은 여자, 오른쪽은 남자들이 예배를 보거나 기도를 한다.







 2층에서 모스크 내부의 모습을 대략적으로 보고 나서 다시 1층으로 내려왔다. 원래 1층은 이슬람신자 이외에는 들어가지 못한다고 들었는데 오늘은 우리가 입장해도 제지하지 않아서 가까이 가 볼 수 있었다. 기도하는 사람이 많지만 누워서 잠을 자고 있는 사람들도 여럿 보였다. 안에서 잠을 자도 괜찮은 모양이다. 중앙에는 오른 쪽에는 알라, 왼쪽에는 마호메드의 이름이 커다란 금속으로 된 아랍서체의 글씨로 쓰여 걸려있다. 그 중앙에는 코란 구절이 걸려있다. 2층에서내려다 본 모습과 1층에 와서 사원을 바라보는 느낌이 많이 다르다.    







 주기도실의 뒤쪽은 회랑으로 둘러싸인 광장처럼 넓은 안뜰로 연결되어 있다. 라마단 기간 기도 할 때에는 저 넓은 광장과 회랑에도 발디딜 틈 없이 신도들로 가득 찬다고 한다. 네모 칸 하나가 한 사람이 기도할 수 있는 자리인데 이 역시 메카방향이라고 한다. 이곳에서 코란을 공부하기도 하고 어린이들을 모아 가르치기도 하며 어떤 장소에서는 문화재 전시를 하기도 한다. 뜨거운 태양에 달궈진 바닥 위에서 맨손과 맨발로 엎드려 기도하는 상상을 해도 엄청난데 역시 종교의 힘은 대단한 것 같다. 





 회랑 한쪽에는 커다란 북이 전시되어 있었다. 요즘에는 다 확성기로 기도시간을 알리지만, 옛날에는 미나렛이라는 첨탑 위에 사람이 직접 올라가서 육성으로 기도시간을 알렸다. 그때 북과 나무통을 두드려서 하루 다섯 번의 기도시간을 알렸던 북이라고 한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고 한켠에 전시되어 있다. 나름 중요한 문화재로 여기고 있는 모양이다.   





 이스티크랄 모스크에는 미나렛이 하나 있는데, 그 높이는 무려 90m 라고 한다. 원래 미나렛은 사람이 올라가서 기도시간을 알리던 용도인데, 지금은 좋은 확성기가 있으니 올라갈 이유가 없을 듯하다. 관람을 마치고 나올 때 옷을 빌려 주었던 곳에서 약간의 기부금을 해야 한다고 해서 약간의 금액을 내고 왔다. 인도네시아어를 유창하게 하는 후배가 함께 있으니 강요는 하지 못하는 느낌이지만 부담이 되지 않기에 동참했다. 사원을 돌면서 엄청 더웠는데 게스트룸은 에어컨이 빵빵해서 더위를 조금 식히고 나왔다.    





 모스크를 나오는 길에 맞으편에 있는 대성당의 모습이 보여서 사진을 다시 한장 남긴다.       




 날씨가 워낙 더워서 이스티크랄 모스크를 나와서 바로 근처에 있는 모나스(Monas)광장까지도 차로 이동했다. 날씨가 엄청 덥지만 차를 얻어타고 돌아다니니 이렇게 편하고 좋다. 후배와 차가 없었다면 초행길이라 입구가 어딘지도 모르고 걸어다니면서 땀을 제법 흘렸을 것 같다. 모나스는 메르데카 광장의 중심부에 있는 국가 기념비의 명칭이다. 이 탑은 1961년 인도네시아의 초대 대통령 수카르노(Sukarno)가 만든 기념탑으로 1945년 8월 17일 오랜 식민통치로부터 완전한 독립을 쟁취한 것을 기념하기 위해 세운 것이다. 모나스로 들어가는 입구는 여러군데 있는 듯하다.   






 입구로 들어가는 동안 그 짧은 시간에 여러 현지인들로부터 함께 사진을 찍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 모든 것이 한류의 영향이라고 생각된다. 오기 전에 한국사람이 발리를 제외한 다른 곳에 가면 함께 사진을 찍자는 요청을 많이 받는다고 이야기 들었는데 오늘 하루동안에도 그런 요청을 수없이 받았다. 무력으로 한 나라를 지배하는 것보다 문화의 힘이 몇 배가 더 강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느꼈다. 일정이 늦어지고 귀찮기는 했지만 한국인과 사진찍고 싶어하는 그 사람들의 마음을 헤아려 가능하면 요청에 응해 주었다.  




 독립 기념탑은 처음에는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다가 1975년부터 공개하고 있다. 꼭대기까지 연결되어 있는 엘리베이터를 타고 오르면, 도시의 모습과 함께 멀리 바다까지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다. 모나스 안쪽으로 들어가려면 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지하로 들어가는 입구로 가서 입장권을 구입하고 탑으로 가는 지하 연결통로를 통해서 갈 수 있다. 모나스는 "Monumen Nasional(영어 National Monument)'을 줄인 신조어라고 한다.    





 모나스(Monas)를 둘러싸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역사적 인물들의 부조들. 우리나라는 일제에 의해 36년간의 통제를 받았지만, 인도네시아는 그와 비교가 되지 않는 400년 가까운 식민 생활을 했기에 자유와 독립에 대한 열정은 정말 대단했던 모양이다. 우리나라보다 2일 늦은 1945년 8월 17일 독립한 인도네시아는 매년 8월이 오면 인도네시아 전국이 마을 단위의 축제가 벌어지고 독립의 기쁨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고 한다. 이탑이 서 있는 24만평의 광장은 자유라는 뜻을 가진 메르데카 광장으로 부른다.




 모나스 전망대를 엘레베이터를 타고 올라 갈수 있는데 항상 사람이 많아서 엄청 기다려야 한다는데 오늘따라 사람이 많아 보이지 않아서 기다리 않으면 한번 올라가 보자는 후배의 권유로 갔다니 이미 오늘 올라가는 사람을 제한해서 마감을 한 상태였다. 그래서 줄이 길지 않았던 모양이다. 전망대 엘리베이터는 통제되었지만 계단은 개방되어 있다고 해서 계단을 한참 걸어 올라 갔더니 2층까지만 올라갈 수 있었다. 한참을 걸어 올라 갔는데 겨우 2층이고 모나스 주변을 전망할 수 있는 정도였다. 그것이라도 시도해보지 않았으면 이 높이에서라도 보지 못하고 돌아올뻔 했다.   








 인도네시아는 18,000여개 섬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 중 12,000여개가 무인도이다. 인도네시아의 대표적인 섬으로는 자바, 수마트라, 깔리만딴(말레이시아로는 보르네오), 술라웨시, 파푸아 이렇게 5개 섬이 중심이다. 인구는 2억 6천만여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인구가 많고 87%가 이슬람교를 믿는다. 국교는 이슬람이 아니지만 무슬림국가이다. 그중 절반인 1억 1천만은 자바섬에 살고 있다. 자바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의 중심지이다. 자카르타의 중심부에 세워져 있는 모나스이다. 2층에 사람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는데 그늘도 더워서 주변을 둘러보고 내려 왔다.  





 모나스의 지하에는 역사박물관이 있어, 선사시대부터 현대까지 인도네시아 역사를 간략히 소개하고 있었다. 외부보다는 조금 낳았지만 지하 역시 더웠는데 사람들이 그냥 바닥에 누워 있기도 해서 조금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역사관에는 가운데 네모난 기둥의 4면에 독립선언서 복사본, 인도네시아의 국장, 독립 선언문 그리고 순금으로 만들어진 인도네시아의 지도가 있다. 바깥으로는 자바섬의 탄생부터 대항해시대, 네덜란드에 의한 식민지 지배, 일본군의 점령, 종전후 독립선언등 단일국가가 되기까지의 과정을 모형을 만들어 설명하고 있었다. 







 지하 역사박물관을 둘러 보고 다시 광장을 나왔다. 메르데카 광장 안에서의 장사는 엄격히 금지되어 있는 모양이다. 그래서 광장 울타리 밖에 조그마한 시장이 형성되어 관광객과 현지인을 상대로 장사를 하고 있었다. 더운 날씨에 오랫동안 돌아다녔더니 목이 말라서 이곳에서 코코넛을 사 먹다. 얼음은 이곳의 위생상태가 걱정스러워 가급적 피했고, 약간 미지근하지만 코코넛은 안심하고 먹을 수 있어 괜찮았다. 장사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비싼 얼음을 넣지않고 코코넛만 먹는 우리가 더 반가울 수도 있을 것이다.  







(3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