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 30분에 집에서 출발, 사당역에 도착해서 설악산행 관광버스에 탑승. 함께 가기로 했던 일행이 전날 확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날자를 착각하는 바람에 혼자만의 단독여행이 되고 말았다. 연세가 많은 분이어서 뭐라고 말할 수도 없고, 기분도 나쁘고 화도 나지만 즐거운 여행을 갖지로 마음 먹었다.
달리기를 시작한 이후 집주변의 낮은 산은 가끔씩 오르긴 해도 멀리 있는 높은 산은 갈 기회가 많지 않았는데 몇년만에 설악산에 단풍놀이를 간다는 기쁜 맘을 갖기로 했다.
놀풍놀이 철이 시작되었는지 아침 일찍 출발한 버스가 구간 구간 막히더니 한계령 휴게소에 도착한 것은 11시가 거의 다 되어서이다. 오늘 산행은 한계령휴게소를 출발해 끝청봉, 중청봉, 대청봉, 오색매표소로 내려오는 6시간 정도의 코스이다. 한계령 휴게소 근처에는 단풍이 많이 물들어 있었는데 정상쪽으로 올라가니 벌써 단풍이 끝난 것은 물론이고 낙엽까지 져버려 이미 겨울의 분위기이다. 역시 단풍구경은 계곡을 끼고 있는 물가에서 보아야 예쁘게 물든 단풍을 구경할 수 있는 것 같다.
일행도 없이 혼자서 가는 등산이라 중간에 쉬지도 않고 먹는 시간도 줄여가면서 산악훈련을 한다는 기분으로 앞서 나갔다. 중간 중간 맑고 높은 하늘도 한번씩 쳐다보고 주변의 광경도 둘러보고...
대청봉에서 오색약수쪽으로 내려 올때까지는 이미 정상부근은 겨울 분위기여서 단풍을 구경할 것도 없었다. 산 중턱에서 출발할 때는 청명한 가을날씨였는데 역시 산 위쪽은 낙엽이 질 정도로 심한 바람과 한기를 느낄정도로 썰렁하다. 대청봉 정상에서 바람이 너무 많이 불어 준비해간 자켓을 입을수밖에 없었다.
몇년만에 대청봉 정상에 서보는 것인지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대청봉에서 오색매표소로 내려 오면서 겨우 단풍을 구경할 수 있었다. 설악동의 단풍만큼 예쁘게 물든 단풍은 아니지만 그래도 역시 단풍이 든 산의 모습은 참 보기가 좋다. 그러나 단풍이 물든 구간은 그리 길지가 않았다. 오색매표소 부근은 아직 단풍이 들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대청봉에서 오색매표소로 내려오는 길이 옛날과는 달리 돌계단이 설치되어 있었는데 무릅에 충격이 많이 가는 것 같다. 자연을 자연 그대로 놓아두는 것이 훨씬 낳다고 생각하는데 이런 인공 구조물들이 오히려 사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것 같다.
산에 올라 갈때는 가장 늦게 출발했는데 중간에 휴식을 별로 취하지 않고 내려 왔더니 함께 간 일행중에는 가장 먼저 도착한 것 같다. 함께 출발한 버스 3대중 가장 빨리 서울로 돌아오는 버스에 탑승했다. 먼저 도착하는 순서대로 버스를 출발시키기로 했기 때문이다. 돌아오는 길도 역시 길이 많이 막혀서 서울에 도착하니 밤 11시.
꼬박 하루 가까이 걸린 여행이었지만 맑은 공기와 더불어 산악훈련을 즐겁게 했다고 생각하니 보람찬 하루를 보낸것 같다. 덕분에 설악산의 단풍구경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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