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산악회와는 별도로 산이 좋아 거의 매주 토요일마다 산에 오르는 동료들과 함께 처음으로 함께한 등산모임. 서울에서 가까운 예봉산을 찾았다. 토요일 산에 오를 시간이 되는 회원들에게 참여를 강요하지도 않고 부담주지 않는 원칙하에, 매번 참석할 사람들끼리 그 주에 오를 산을 정해서 간다고 하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이번 첫 모임에 참가하기 위해 미리 약속되어 있던 다른 모임을 다음주로 미루고 함께 산에 올랐다.
예봉산은 높이가 683.2m이며 산행기점은 팔당리와 조안리 및 북쪽 조곡에서 오르는 길이 있는데, 우리는 차량 한대에 5명이 타서 팔당역 근처 식당앞에 차를 파킹하고 출발한다. 출발은 팔당 2리 버스 정류소에서 철로쪽 골목길을 거쳐 굴다리 밑을 지나 팔당 2리 회관 앞길을 따라 올라간다. 정상에서는 한강이 보이고 강 건너 검단산과 예봉산 동쪽의 운길산 등이 보인다고 쓰여 있다.
차량이 다닐 수 있는 도로에서 벗어나자 바로 경사가 심한 등산로가 나온다. 다른 사람들은 모두 긴 바지를 입었는데 열이 많은 나는 반바지를 입고 있다. 더구나 하루전에 마라톤 풀코스를 뛰었던지라 몸에 잔열이 남아 있는지 조금만 걸어도 땀이 나는 기분이다. 이제는 달리기가 생활화 되었는지 풀코스 다음날 이렇게 산행을 해도 그다지 힘들다는 느낌이 들지 않았다.
급한 경사길을 30여분을 오르니 능선길에 이른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는지 사람들이 많이 보인다. 산행하는 사람들을 위해서 벤치가 몇개 있지만 사람들이 이미 다 차지하고 있다. 잠시 숨을 돌리고 다시 산행을 시작. 그렇게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계곡이 없이 뾰족하게 생긴 산이다 보니 생각보다 오르막이 가파르고 상당히 길다. 이마에서 땀이 송글송글 맺히고 등이 젖어옴을 느낀다.
두번째 쉼터. 이번에는 비어 있는 의자를 하나 차지했다. 반팔 반바지를 입은 덕분에 다른 사람에 비해서 땀을 덜 흘렸던듯...
경사도가 심한 길을 오르다가 만나게 된 나무 계단길. 계단길이 끝나는 지점에 있는 전망대에서 오늘 산행을 함께한 지형구님, 최정갑님, 나, 정현태님, 이익수님의 단체 사진. 전망대에 오를 때까지는 나무에 가려 하늘 이외에는 보이지 않다가 처음으로 만난 전망대인데 옅은 구름이 끼어 있어 전망이 그다지 좋지 않다. 맞은 편에 검단산이 있는데 검단산조차 희미하게 보일 정도로 시계가 나쁘다. 산에 올라 시계가 좋지 않으면 일단은 절반의 실패다.
예봉산(禮蜂山)은 수림이 울창하여 조선시대 때는 인근과 서울에 땔감을 대주던 연료공급지였다고 한다. 정상에 오르면 팔당교와 한강, 검단산, 운길산 등이 바라보인다. 오늘은 옅은 구름에 가려 양수리까지 시계가 확보되질 않아 좋은 구경은 하지 못하고 하산했다. 예봉산 정상석을 배경으로...
예봉산에서 바로 옆쪽에 있는 적갑산까지 가면서 가장 눈에 들어 오는 것은 숲 속 이정표였다. 나무로 운치있게 만든 이정표 팻말은 나무판에 새겨 놓은 시인들의 시가 산행에 또 다른 묘미를 안겨준다. 남양주 시청공무원의 센스가 아닌가 싶다. 적갑산은 예봉산과 능선에서 마주보고 이어지는 아기자기한 산이며 능선길로 1.5km정도 떨어져 있다.
철문봉을 지나서 얼마 가지 않은 곳에 나타난 확 트인 전경을 즐길수 있는 공간이 나오는데 이곳이 패러글라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출발하는 할강장이라고 한다. 아직도 남아있는 옅은 구름때문에 전경이 깨끗해 보이지는 않았지만 맑은 날 보았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 멀리 뒤로 하남시의 모습이 보인다.
철문봉(喆文峰)은 정약용, 정약전 형제가 본가인 여유당(남양주 조아면 능내리 마재)에서 집뒤 능선을 따라 이곳까지 와서 학문의 도를 밝혔다 하여 철문봉이란 명산이 전해지고 있다고 한다. 안내판을 배경으로...
차를 가지고 움직이지 않았다면 정상에서 운길산방향이나 또 다른 루트를 찾아 움직일 수 있었을텐데 차가 있는 곳으로 돌아올 수 밖에 없어 중간에 팔당리 방향으로 내려와서 첫 출발지인 팔당역으로 돌아왔다. 날씨가 더웠지만 좋은 사람들과의 4시간 정도의 산행이 매우 유익했다. 차를 파킹해 놓았던 음식점에서 늦은 점심과 막걸리 한잔... 술을 좋아하지 않는 내가 운전하기로 하고 다른 일행들은 부담없이 한잔...
'나의 생각과 생활 > 등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내장산 산행 (2008.10.18) (0) | 2009.08.18 |
---|---|
소요산 산행 (2008.10.11) (0) | 2009.08.17 |
수도산 산행 (2008.9.20) (0) | 2009.08.12 |
지리산 산행 (2008.6.22) (0) | 2009.07.07 |
소백산 산행 (2008.5.18) (0) | 2009.07.05 |